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그림으로 읽는 욕망의 윤리학)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그림으로 읽는 욕망의 윤리학)

$17.80
Description
무한한 가능성의 공백으로 ‘삶의 혁명가’들을 초대하다!
자크 라캉은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윤리라고 말했다. 그것은 다시 말해 강제된 세상의 법과 권력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는 것은 가장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뜻이기도 하다.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은 이러한 라캉의 윤리적 명제―끝까지 욕망하고, 끝까지 저항하라―를 ‘유령이미지’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작품 속에서 풀어낸 책이다.

이때 ‘유령이미지’란 우리가 안주하려는 세계의 허상을 폭로하는 존재로, 라캉 철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가 만든 새로운 인문학적 개념이다. 당대의 질서와 지식 체계, 권력 등에 반항하는 이미지들이 바로 ‘유령이미지’인 것이고, 저자는 이 이미지들을 통해 하나의 예술작품이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윤리적 탐구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유령이미지의 역능이 주체를 매혹해 그를 행동하는 윤리적 주체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데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

백상현

저자백상현은프랑스발랑스의에콜데보자르에서비디오아트를,파리8대학교예술학부에서현대미술이론을각각학사전공했다.파리8대학교예술학부에서〈외재언어적사유:빌비올라Pens?extra-linguistique:BillViola〉(2007)로석사학위를,동대학교철학과에서〈분쟁,증상적문장:리오타르와라캉Lediff?rend,laphrasesympt?matique:Lyotardet
Lacan〉(2010)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와이화여자대학교등에서라캉주의미술비평과인문학을강의했고,현재강남대학교에서고전철학과프랑스철학을강의하고있다.라캉정신분석과관련한논문을지속적으로발표하고있으며,《퍼블릭아트》에예술문화비평‘우리시대의유령은누구인가?’를연재하고있다.각종강의와글쓰기를통해라캉과바디우의인문학을토대로한‘유령학’의정립을시도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루브르에서유령을만나다

1부르네상스,이미지사냥의시대
이미지를길들이는주술로서의회화
마녀사냥,초과하는이미지에대한심판
수학적으로거세된이미지들
응시의저주
카라바조,유령적사건의회화
고야,르네상스의종말과유령이미지
이미지의에티카

2부자본주의,성도착적이미지의시대
광기의상품화
매스미디어,외부없는세계의스크린
거세된이미지의유토피아

3부현대미술은어떻게유령이되었나?
20세기이후,미술과진리의새로운관계
스기모토히로시,이미지의거식증
앤디워홀,20세기의풍경화가
게르하르트리히터,빗금쳐진이미지
소피칼,승화게임
빌비올라,시간의영매

에필로그‘유령되기’필드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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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끝까지욕망하고,
끝까지저항하라!

무한한가능성의공백으로
‘삶의혁명가’들을초대하는
공포스러우면서도매혹적인유령의에티카

우리시대의유령은
어떤모습으로나타나는가?


오늘도광장에는사람들이있다.세월호유가족들,밀양할머니들,비정규직노동자들…그러나일상의흐름에서벗어나세계와정면으로맞서고있는이들의목소리는권력의귀에까지가닿지않는다.하루하루의삶을버티듯살아가는우리도이들의호소를애써외면하려한다.세계로부터거부당한채강고한현실의벽주위를배회하는이들은우리에게유령이나다를바없는존재들이다.그런데이들을유령으로만든세상의부조리가앞으로도나만피해갈거라고할수있을까?우리삶을불행으로이끌고더나은세상으로나아갈수없게하는이세계에지금당장‘저항’하지않는다면우리가무시해온그부조리가언제우리를덮칠지아무도모를일이다.결국우리가도처에서마주하는유령들이우리에게던지는메시지는하나이다.당신의존재를제한하는모든것에저항하라,그것만이당신에게강제된유일한의무이다.
자크라캉은인간존재의가능성을제한하는모든것에‘저항’하는것이야말로인간이지켜야할가장중요한윤리라고말했다.그것은다시말해강제된세상의법과권력에무조건적으로순응하는것은가장비윤리적인행위라는뜻이기도하다.《라캉미술관의유령들》은이러한라캉의윤리적명제―끝까지욕망하고,끝까지저항하라―를‘유령이미지’라는개념을중심으로다양한예술작품속에서풀어낸책이다.저자가특별히예술작품들을통해라캉철학을설명하는이유는지배질서에순응하기를거부하는예술의창조활동이라캉철학의핵심과맞닿아있기때문이다.여기서‘유령이미지’는우리가안주하려는세계의허상을폭로하는(비非)존재로,라캉철학에대한이해를돕기위해저자가만든새로운인문학적개념이다.당대의질서와지식체계,권력등에반항하는이미지들이바로‘유령이미지’인것이고,저자는이이미지들을통해하나의예술작품이어떻게우리삶에영향을미치는윤리적탐구일수있는지를이야기한다.그리고결국유령이미지의역능이주체를매혹해그를행동하는윤리적주체로―유령으로―다시태어나게하는데있음을보여준다.
사실정신분석학에기반을둔라캉철학은그난해한개념들―응시,거세,‘대상a’등―로도유명한데,대부분의사람들이그개념들을이해하는어려움때문에라캉읽기를중도에포기하고만다.《라캉미술관의유령들》은이러한라캉이해의어려움에공감하는저자가미술사의명화들과사진,비디오아트를포함한현대미술,여기에다양한소설과영화이야기를곁들여그개념들을설명함으로써라캉철학에한발짝쉽게다가갈수있는길을마련한책이기도하다.하지만저자는라캉을이해하는데서멈추지말라고말한다.라캉철학은난해한지적유희가아닌실천으로나아갈때비로소의미가있는것이기때문이다.라캉이난해한개념들을동원해이야기하고자하는것은결국이런것이다.우리가마주한유령들의이야기에귀기울일것.이세계의한계밖에서사유할것.지금우리가마주한유령들은어떤모습이고,무슨이야기를하고있는가?그들이맞서싸우려는세계의실체는무엇인가?《라캉미술관의유령들》은독자들에게바로이러한질문을던지는책이다.

한시대의권력과지식체계를위협하는
‘유령이미지’란무엇인가


‘유령phantom’이란이세상에없어야하는존재가이승에출현하여놀라움과공포를불러일으키는현상을말한다.phantom은판타즘phantasm(환영)을뜻하는고대그리스어판타스마φ?ντασμα(phantasma)에서파생된단어인데,우리말과의미의차이가거의없다.유령이란결국우리의정상적현실,즉질서로부터받아들여질수없는불길함의대상이라고해야할것이다.유령은우리의삶이좌초할때,‘제대로’흘러가지못할때비로소출현한다.
한시대의질서와지식체계,권력등을위협하는‘유령이미지’를품고있는예술작품들은라캉이이야기하는진리에한발짝다가선작품들로,이를보는감상자에게충격을주고그들의삶에직접적인영향을미친다.있는그대로의세계를재현한듯보이는그림에서세계를전복하는무언가를발견한감상자는자신앞에펼쳐진강고한현실의리얼리티에의심을품을수밖에없기때문이다.
‘유령이미지’는예술작품외에도다양한이미지들속에서설명될수있다.저자에게는어린시절서울역모퉁이에서보았던‘광주민주항쟁의현장사진’이충격적인유령이미지의체험이었다.광주학살의증언들은80년대대한민국에살았던사람들에게자신이발디디고살고있는현실이사실기만적세계라는것을충격적으로보여줌으로써기존정치권력에맞서싸우게했다.이처럼공포와충격의형식으로다가오는유령이미지는
현실의강고한스크린뒤에감춰진진리에도달하고자하는인간의원초적욕망에불을지피는역할을한다.

규범적아름다움을비틀어낯설고기이한
‘진리’의공백으로안내하는유령이미지


라캉윤리학의핵심을이루는저항의근원에는‘진리’에대한인간의욕망이존재한다.“인간은‘진리’를추구하는존재”이고,“진리는진식체계에난구멍”이라는말로철학사에서거의잊혔던‘진리’개념을자신의정신분석이론에다시불러들인라캉은정신분석이의학이아닌인간실존의가능성의차원을다루는윤리학,나아가정치학의성격을지닌다고주장했다.라캉은강연을시작한1950년대부터사망하던1981년까지줄곧‘진리’에대한언급을멈추지않았다.물론그가말한‘진리’란신학적진리또는임상정신의학이의존하는실증과학적진리개념은아니다.라캉은진리를‘공백’이라는개념과연결시키는일종의전회를시도했는데,이는진리를인간이현실과맺는관계의특수한형식으로서사유하는라캉의독특한진리관의바탕이됐다.이러한관점에서진리는절대적인이데아로서의사유의종착지가아닌무엇이든새롭게시도할수있는사유의창조적출발점으로간주되었다.그런데미술은아주오래전부터라캉이이야기하는‘진리에대한욕망’을실천하는아주효과적인도구로사용되어왔다.저자가알타미라동굴벽화를그린화가들로부터이책의논의를시작하는이유역시화가들의진리에대한욕망을염두에두었기때문이다.그렇다면화가들은어떻게화폭위에서‘진리’에대한욕망을추구했을까?
라캉은‘거세’라는정신분석학적개념을통해인류의문명화과정을설명했다.거세는하나의완결된체계속에안주하려는보수적욕망이그에반하는욕망을억압하고길들이는방법이다.화가들은문명화과정에서벌어지는거세와그에반하는활동을이미지재현의영역에서동시에수행해왔다.이책에서는후자즉,현실의질서를구성하는규범적아름다움의형상을비틀어낯설면서도기이한유령이미지를창조하고,그것을새로운아름다움―라캉이이야기하는‘진리’―의기준으로삼고자투쟁한예술가들을중심으로시각예술영역에서의진리에대한욕망을이야기한다.이들이화폭위로불러낸유령들은전혀새로운아름다움의매혹이존재할수있다는사실을감상자에게일깨우며기존의세계질서속에안주하고자하는보수적인욕망을포기하도록만든다.유령이미지는우리모두가욕망의적극적실천자가될것을요구한다.미래를향한자아의창조는이러한유령이미지의초대를받아들일때비로소시작된다.그초대를받아들일지,받아들이지않을지는오로지각자의선택에달려있다.

카라바조에서앤디워홀까지
유령이미지의미술사


세계의이미지를질서화하려는의지는인간의문명만큼이나오래되었다.서구에서이미지를질서화하려는의지가가장본격적으로그리고완성된형태로나타난것은르네상스시대였다.르네상스시대에발명된‘원근법’은이미지를길들이는가장확실한도구로당대의수치계량적세계관을화폭위에완성하는역할을했다.그러나질서화의의지는르네상스의정점에서부터무너지기시작한다.르네상스고전주의를완성한미켈란젤로를비롯한매너리즘기의화가들이형상을일그러뜨리는방식으로고전주의적시각으로세상을재현하는방식에반기를든것이다.그러나그들이진정한의미의‘진리’에다가가는이미지를만들어냈다고할수는없다.공백으로서의‘진리’로의접근은기존의시각적재현의질서를완전히전복하는유령이미지들을통해서만가능하기때문이다.서구미술사에서진리의공백에가장근접하는유령이미지를창조한예술가는카라바조와고야,그리고이책의3부에서소개하고있는현대의해체주의예술가들이었다.
바로크회화를대표하는카라바조는저잣거리의부랑아들을성화속인물들의모델로삼음으로써1500년동안지속되어온기독교적이미지재현의역사에반기를들었고,고야는‘귀머거리의집’에서그린의미를알수없는‘검은그림연작’을통해오랫동안성서나신화라는고전적의미체계에갇혀있던이미지를해방시켰다.20세기이후유령이미지를창조한현대예술가들은자본주의사회의상품화논리와매끈한진리의평면을형성한매스미디어이미지에대항해진리의공백을다양한이미지들의매혹을통해보여주었다.저자가20세기의진정한풍경화가라고지칭한앤디워홀은반복속에서도결코반복될수없는얼룩을만들어내는실크스크린기법으로대량생산과대량소비체계에반하는유령이미지를만들었고,게르하르트리히터는초점이나간듯한희미한이미지를통해매스미디어이미지의거짓선명함에저항하는유령이미지를만들었다.
물론예술작품속유령이미지를한번본것으로우리를둘러싼기만적현실이일거에무너지는것은아니다.그러나그경험이우리삶에서반복될때,그리고어느날우리가삶속에서스스로유령이되고자할때,우리는행동하는주체로서라캉이이야기한윤리적도약을하게될것이다.그것은우리가존재의가능성을제한하는모든것에대해반항하고,새로운자아의창조로나아가는출발선에섰다는것을의미한다.예술을통한유령이미지의체험이중요한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