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문화 박물지

우리 문화 박물지

$17.73
Description
“우리가 사용해온 물건들 하나하나가
서명이 없는 디자인이고 예술 작품이며,
반전을 숨긴 영화이자 책이다”

갓, 문, 한복, 호미… 일상 속 63가지 사물을 통해
이어령이 해독해낸 한국 문화와 디자인의 비밀
최근 K팝, K푸드, K콘텐츠 등 한류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한국 문화의 원형이자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문화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이어령은 일찍이 우리가 태어난 산하의 의미,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모른 채 살아가는 현 세태를 안타까워하면서 “제 것을 모른 채 살아간다면 새로운 삶과 지식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사물을 통해 한국 문화와 디자인을 알아보는 《우리 문화 박물지》는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책이다. 옛것을 잘 알지 못하는 세대에겐 한국의 참모습을, K컬처 열풍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사람들에겐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견할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여 2007년 출간된 이후 수많은 독자들에게 한국 문화의 길잡이가 되어준 책을 새롭게 단장해 내놓았다.
평생을 한국의 문화 원형 연구에 힘쓴 이어령의 《우리 문화 박물지》는 갓, 거문고, 보자기 등 한국 고유의 생활용품부터 바지, 바구니, 종과 같은 동서양 공통의 발명품과 고봉, 한글 자모 ㄹ, 윷놀이 등의 무형 문화, 호랑이, 논길, 박과 같은 자연에 이르기까지 한국인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63가지 유무형의 자산에 대한 탐색기이자 우리 문화 독해서다. 저자는 대대로 손때가 묻어온 물건에서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물건이 갖는 상징성과 이데올로기적 메시지, 도덕성 등을 포착한다. 사전에서도 역사책에서도 읽을 수 없는 독창적인 문화 해석은 도구에 담긴 한국인의 모습과 생각, 혼과 마음을 읽어내려는 시도, 즉 한국인의 문화 유전자 지도를 만들려는 시도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서양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창조적 상상력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은 우리를 문화 문맹에서 벗어나게 하고, 무의식에 잠들어 있던 한국인의 마음을 되살아나게 한다.
저자

이어령

저자:이어령
1934년충남아산에서태어났다.대한민국예술원회원,문학박사,문학평론가,이화여대석좌교수,동아시아문화도시조직위원회명예위원장이며,유네스코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조직위원회위원장등을역임했다.이화여대국문과교수로30여년간재직했고,『조선일보』『중앙일보』『경향신문』등여러신문의논설위원을지냈으며,월간『문학사상』의주간으로편집을이끌었다.서울올림픽개폐회식과식전문화행사,대전엑스포의문화행사리사이클관을주도했으며초대문화부장관을지냈다.1980년객원연구원으로초빙되어일본동경대학에서연구했으며,1989년에는일본국제일본문화연구소의객원교수를지내기도했다.『중앙일보』상임고문,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이사장으로재직중이다.대표저서로『지성에서영성으로』『의문은지성을낳고믿음은영성을낳는다』『어머니를위한여섯가지은유』『생명이자본이다』『흙속에저바람속에』『축소지향의일본인』『디지로그』『젊음의탄생』『짧은이야기,긴생각』『언어로세운집』등이있고,소설『장군의수염』『환각의다리』와시집『어느무신론자의기도』를펴냈으며,희곡과시나리오「기적을파는백화점」「세번은짧게세번은길게」「사자와의경주」등을집필했다.
2022년2월향년89세를일기로별세했다.

목차

들어가며

가위_엿장수가위의작은기적|갓_머리의언어|거문고_누워있는악기|고봉_무한한마음을담는기법|골무_손가락의투구|나전칠기_어둠속에빛을상감하는법|낫과호미_자기로향한칼날|논길_팽창주의를거부하는선|다듬이_악기가된평화로운곤봉|달걀꾸러미_포장문화의원형|담_일인칭복수의문화|담뱃대_노인들의천국|돗자리_하늘을나는융단|뒤주_집안의작은신전|떡_마음의지층|ㄹ_통합,그리고연속의무늬|매듭_맺고푸는선의드라마|맷돌_분쇄의기술|무덤_죽음의순서|문_문풍지문화|물레방아_환상의바퀴|미륵_50억년의미소|바구니_뽕도따고님도보고|바지_치수없는옷|박_초가지붕위의마술사|버선_오이씨가된발|베갯모_우주와사랑의꿈|병풍_움직이는벽|보자기_탈근대화의발상|부채_계절을초월한아름다움|붓_정신의흔적|사물놀이_우주와사계절의소리|상_억제와해방의미각|서까래_안과바깥의매개공간|수저_짝의사상|신발_문화의출발점|씨름_긴장속의탈출구|연_빈구멍의비밀|엽전_우주를담은돈|윷놀이_우연의놀이|이불과방석_사람과함께있는도구|장롱_심연의밑바닥|장독대_가정의제단|장승_수직과짝을염원하는삶|정자_에콜로지의건축학|종_여운을만들어내는정신|지게_균형과조화의운반체|창호지_나무의가장순수한넋|처마_욕망의건축학|초롱_밤의빛|치마_감싸는미학|칼_무딘칼의철학|키_이상한돛을지닌배|탈_삶의볼록거울|태권도_허공에쓰는붓글씨|태극_가장잘구르는수레바퀴|팔만대장경_칼을이긴인쇄문화|풍경_대기를헤엄치는물고기소리|한글_기호론적우주|한약_생명을위안하는상형문자|항아리_불의자궁에서꺼낸육체|호랑이_웃음으로바뀌는폭력|화로_불들의납골당

나오며
항목풀이
사진출처·이책을만드는데도움주신분들

출판사 서평

융합,생명,융통성…
문화유전자지도를통해읽는한국문화의본질

저자의생각의궤적을따라가다보면한국문화에관한몇가지핵심키워드를발견할수있다.융합과생명,융통성등이그것이다.융합은대립과모순을중화시키고,그과정에서아름다움이태어난다.바구니는노동과놀이를통합한도구이고,장독대는볕과바람이들되은밀한곳이어야만하는조화의공간이다.키는곡식을모으는동시에쭉정이를날리는모순적인기능을융합함으로써아름다운모양새를갖추고,베갯모에서는십장생이서로어우러지는화합의세계가펼쳐진다.
생명은투쟁과정복이아닌성심과포용의소산물이다.한국논길의구불구불한모양은지극한정성이필요한벼농사가만들어내는생명적인곡선이고,종소리는인간의생명을구원하고영혼을씻어준다.
융통성은인공적인기계성의대척점에서있다.정확한치수를재지않고넉넉하게만든한복바지와치마는몸에맞춰입는신축자재성이특징적이고,보자기는쓰임에따라가방이되기도하고두건이나끈이되기도한다.이렇게저자는뛰어난통찰력을발휘해한국문화의본질을꿰뚫어본다.

읽는즐거움을가져다주는
이어령특유의시적직관과상상력

미학과인문학을넘나드는글은이어령글쓰기의장점을여지없이드러낸다.저자가펼쳐내는한국문화론은방대한지식에특유의직관과감성,상상력이더해져흡인력을갖는다.고봉의원추형은정이라는마음을시각적으로표현한것이고,빛이퍼지지않게사방을막은초롱은어둠을몰아내는것이아니라밤의어둠을즐기기위한조명기구다.
국어국문학자인저자는언어적상상력을바탕으로문화코드를해독해나가기도한다.한국인은고립무원의상태를“끈이떨어졌다”라고말하는데,이를통해한국인의인간관을맺고풀고잇는끈의관계로풀어낸다.또한한국어에는내일이라는말이없지만모레와글피라는말이있는것에서눈앞의현실이아닌먼미래를새기며살아가는한국인의미륵신앙과연관짓는다.이러한자유로운상상력은이성적인사유를뛰어넘어현상과의미를자연스럽게결합한다.
저자가이끄는대로사물과풍속의세계를탐험하다보면우리의심상은과거의들판으로,초가집지붕위로,겨울밤화롯가로,꿈과몽상의자리로옮겨간다.잊혀갔던것들이되살아나고,평범한사물이한국인의혼과마음이담긴특별한물건이된다.더이상전통문화는박물관속유물이아니라새로운생각과디자인이태어나는요람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