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꼭맞는집을갖는다는건더잘살고싶다는바람이니까요”
저자가월간<행복이가득한집>과3년넘게함께한건축탐구의기록!
제대로만들기만하면집은그안에사는이의삶에개입하는인격적존재가된다.행동이든감정이든무언가를불러일으키는인격적존재.무엇보다지혜로운공간은지혜로운삶을,경쾌한공간은유쾌한일상을,경건한공간은고요한시간을만든다.그렇다면그집을‘나의라이프스타일에꼭맞춰가며’실력있는건축가와함께짓는다면?
“누군가를만나내가꿈꾸는걸원없이이야기하고그에기반한결과물을총체적으로제공받는서비스는집짓기밖에없는것같습니다.일상을직조하는고도의비스포크라고할까요?”저자의말처럼나와맞는건축가를찾아,제대로집을지어가는일은단지건축설계와시공에국한된이야기가아니다.‘어떤집에살고싶다’는곧‘어떤사람이되고싶다’와동의어같아서,삶의지향점을건축가에게제대로만들려준다면건축가는훈련된영혼으로‘내게어떤공간이필요한지’알려주고구현해준다.
저자정성갑은아파트,빌라,한옥등다양한주거형태를경험했고,서울서촌과양평에작은삼층집과오두막을‘지어봤다’.하이엔드라이프스타일매거진<럭셔리>의에디터로,NAVER‘디자인주제판’과<공예+디자인>편집장으로일하면서좋은집,훌륭한건축가,아름다운사물과작품을접했다.특히3년여전부터<행복이가득한집>의대표칼럼‘건축가가지은집’을매달취재하며실제로건축가가건축주와합심해지은집을만나왔다.이책은<행복이가득한집>연재칼럼중으뜸이라꼽을만한건축가스무명(팀)의집스무채이야기,그리고그동안그에게쌓인집과건축에대한사유를묶은‘건축탐구집’이다.
국내대표건축가20인이지은‘집중의집’
김대균강사라김학중네임리스건축노말건축사사무소백에이어소시에이츠서승모
어번디테일건축사사무소이병엽이병호이승호정재헌조남호조병수조정구조정선
최민욱최봉국최욱카인드건축사사무소
저자가만난스무명(팀)의건축가는명실상부대한민국대표건축가라불리는이들이다.저자는이들이지은집을보고거닐고들으며그건축가의‘세계’를발견해낸다.그중에는공학과미학그리고인문학이톱니바퀴처럼맞물린세계가있는가하면,공간깊숙이영성이스며든세계도있다.일상살림처럼따뜻하고정감가는세계도,최소비용?최대효과를위해하루하루투쟁하는세계도있다.저자가들여다본그세계속에서거장은거장대로,젊은건축가는젊은건축가대로그마디마디기쁨과고민의순간을즐긴다.무엇보다저자가남다른친화력과통찰력으로찾아낸건축가들의면면은이책이주는또다른즐거움이다.땅속에박힌듯한지중하우스‘땅집’과밖으로창문하나없이막힌‘ㅁ자집’을둘러보고저자는“간소한옷차림에검은색뿔테안경을쓰는건축가조병수는언뜻차분하고반듯해보이지만,실은굉장히전위적이고파격적인사람이아닐까싶었다.나는그의건축을보며늘로맨틱한면면을보는데….”라고쓴다.‘어둠이섞인빛아래서책을읽을수있는,시적인집’을바란미술평론가유경희를위해내외부로자연스럽게뻗어나가는대강(대충과다른,기본적부분만을따낸줄거리)의집으로화답한건축가김대균에게저자는“상담가이자심리학자”라는호칭을더한다.
정답도오답도없는스무채의집짓기이야기
주목할것은그세계를담은그릇이‘집’이라는사실이다.때로는건축주(혹은건축가)와씨름하고,허가절차와싸우고,시공자와부딪치며그안에개인의라이프스타일을응축해야하는‘집’말이다.이책은집의갈래를다섯개의챕터로나누고들여다본다.조병수.최욱등이름난건축가의자택을소개한‘건축가가짓고,건축가가사는집’,미술평론가유경희.금속공예가김현성작가고경애처럼일하는사람의‘일터가된집’,양평.김포.파주.이천등지의‘자연속에지은집’,서울외곽오솔길이나한옥촌골목길에면한‘서울속,서울같지않은집’,거주대신체류를경험하는‘잠시머무는집_스테이’.그것이품은세계가‘집’이기때문에우리는이책에서각별함을발견하게된다.바로한가족(혹은개인)의기억,추억,문화가더해져야비로소완성되는,정답도오답도없는스무채의집!
저자가취재를통해얻게된‘나만의건축가를찾아내는비법’,두채의작은집을건축가에게의뢰해짓고살기까지생생한경험담,‘큰스트레스와상처없이즐겁게집짓는방법’에대해건축가김대균과나눈대화도놓치면안될덤이다.
(인용문)
누군가를만나내가꿈꾸는걸원없이이야기하고그에기반한결과물을총체적으로제공받는서비스는집짓기밖에없는것같습니다.일상을직조하는고도의비스포크라고할까요?(6쪽)
공간과시간은서로붙어있어한쪽이행복하면다른한쪽도덩달아행복해지지요.좋은공간에서는자동으로좋은시간이만들어집니다.많은공간중에서도집이지니는의미와중요성은절대적이고요.그런공간을실력있는건축가와함께짓는다는건인생의이벤트이자하이라이트가아닌가같습니다.(6쪽)
두집을둘러보고새삼건축가란무엇인가하는질문을품게됐다.모든건축가가‘인간중심’의건물을설계하지만,그내용은건축가마다다를것이다.몸의편리함에방점을찍는건축가도많을텐데조병수건축가는인간의몸보다마음에훨씬많은관심이있어보였다.몸을조금불편하게해서라도더큰것,더소중한것을잘보고잘느끼는것이훨씬중요하다고믿는것같았다.(24쪽)
“몇년전몸이안좋았는데,그시기를지나면서인생이유한하구나생각했어요.의미있는일을해야겠다싶었지요.아내에게명상의방을지어준것도그무렵이에요.열망이생기지않는프로젝트는하지않는다는원칙도정했지요.사실‘집’을짓는다는건대단히매력적인일이에요.몸의스케일을기준점삼아다양한변용을실험해볼수있으니까요.”(71쪽건축가최욱의말)
“남의것을보면안되고내것을봐야해요.내생활을담는거지시각적으로멋진집을짓는것이목표가아니잖아요.집에산다는게뭘까,멋진집이란어떤걸까도찬찬히생각하면좋아요.건축가랑은그걸중심에두고커뮤니케이션을하고요.그러다보면세월이흐르면서집을잘‘에이징’할수있는방법을고민할겁니다.또하나,처음부터모든걸완비해야한다고생각하지않으면좋겠어요.(중략)특정한목적과기능없이비워둔보이드공간이많아야더윤택해질수있습니다.”(252쪽건축가김대균과의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