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점·선·면

$22.00
Description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을 잇다
20세기를 지배한 이기는 건축에 대항하는
구마 겐고의 입자 건축을 위한 방법서설
2020도쿄올림픽(Tokyo 2020 Olympic) 국립경기장을 설계한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는 지금껏 자연을 소재로 건축과 장소, 건축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이 있게 통찰해왔다. 자연, 사람, 사물과 공존하는 ‘약한 건축’에 이어 ‘자연스러운 건축’ ‘연결하는 건축’ ‘작은 건축’을 다룬 구마 겐고가 세상에 전하는 또 하나의 건축 이야기는 입자의 건축 ‘점·선·면’이다. 딱딱하고 묵직한 콘크리트로 점철된 20세기 건축은 환경에 이기기 위한 건축이었다. 급성장한 경제 규모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수를 감당해야 했던 20세기에는 크고 튼튼한 볼륨 안에 가능한 많은 사람을 밀어 넣는 방식이 기본이었다. 구마 겐고는 이런 볼륨의 속박에서 벗어나 물질과 공간이 이룬 자유로운 흐름에 몸을 맡길 방법으로 점·선·면에 집중해 볼륨을 분해하고자 한다.
세상이 발전하고 급변하는 사이 거대해진 건축. 이는 단순히 거대한 규모만이 아니라 극소에서 극대에 이르는 혼재와 중층이었다. 그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커다란 사물에서도 작은 것을, 작은 사물에서도 커다란 것을 발견하는 자세다. 물리적으로 큰 존재에서 작음을 느낄 건축을 실현할 방법, 그 해답을 찾는다면 빠르게 확장되는 세계에서 모두가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극소와 극대가 중층하는 환경에서 살아나갈 길을 찾는 데 실마리가 된 것은 초끈 이론이다. 두께가 없는 점이나 선은 아무리 더해도 덩어리가 될 수 없다. 진동하는 현을 도입하면 점·선·면의 차이는 진동의 차이일 뿐이다. 점·선·면을 진동시켜 어떻게든 확장해나가면 건축을 넘고 도시를 넘어 세계에 도달한다. 이 책 『점·선·면』에서는 점·선·면 세 가지 분류로 나누어 현의 진동을 기술했다. 그것은 모두 진동이고 진동으로 나타난 결과다.
1978년 겨울, 구마 겐고는 도쿄 대학의 하라 히로시 선생과 사하라사막으로 취락 조사를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건축은 그가 나고 자란 오두막이 심어준 감각과 맞닿아 있었다. 점이 집합한 듯 적당한 거리를 두고 모인 취락과 가늘고 섬세한 선으로 지은 열대 우림의 식물 집, 혹독한 환경에서 유목민을 지켜주는 부드럽고 얇은 천막까지, 새로운 땅에서 만난 사람들의 삶에서 구마 겐고는 미래 건축이 목표로 삼아야 할 모습을 발견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되살리는 소재, 생활을 지탱하는 힘을 만났다. 작고 약하고 덧없는 사물이야말로 이토록 황폐해진 세계에서 우리가 의지해야 하는 대상이 아닐까. 그것이 구마 겐고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저자

구마겐고

1954년요코하마에서태어났다.도쿄대학에서건축을전공했고,미국컬럼비아대학건축도시계획학과에서객원연구원으로활동했다.현재구마겐고건축도시설계사무소대표이며도쿄대학특별교수,명예교수이다.지은책으로『의성어의태어건축』『나,건축가구마겐고』『자연스러운건축』『작은건축』『연결하는건축』『약한건축』등이있다.

목차

방법서설

20세기는볼륨의시대

일본건축의선과미스반데어로에의선

구성의칸딘스키에서질감의깁슨으로

깁슨과입자

주지주의대다다이즘

운동으로서의시간에서물질로서의시간으로

덧셈의디자인으로서의컴퓨테이셔널디자인

브루노라투르와사진총

건축과시간

운동에서시간을해방하다

칸딘스키에의한차원의초월과삽입

상대적세계와유효이론

건축의확대

금융자본주의의XL건축

건축의팽창과새로운물리학

진화론에서중층론으로

초끈이론과음악적건축

들뢰즈와물질의상대성




큰세계와작은돌멩이

그리스에서로마로의전환

점집합체로서의시그램빌딩

돌미술관의점을향한도전

점에서볼륨으로의도약

브루넬레스키의파란돌

브루넬레스키의점실험

브루넬레스키의귀납법

건축에서의연역법과귀납법

폴리에틸렌탱크와날도래

액체로점을잇다

신진대사와점

선이라부를정도로얇은돌

일본기와와중국기와

점의계층화와노화

자유로운점으로서의삼각형

솔잎원리로성장하는쓰미키나무블록

바둑판무늬가만드는점

선로의자갈이라는자유로운점

바둑판무늬와검약

이산성과사하라사막




르코르뷔지에의볼륨,미스반데어로에의선

단게겐조의어긋난선

선에서볼륨으로퇴화한일본건축

나무오두막에서의출발

가우디의선

점묘화법

열대우림의가는선

모더니즘의선과일본건축의선

전통논쟁과조몬의굵은선

이동하는일본목조의선

중심선치수와안목치수

히로시게의작품속가는선

소나기의건축

V&A던디의선묘화법

살아있는선과죽은선

필식론의선

삶과죽음의경계를헤매는선

한없이가는탄소섬유의선

도미오카창고의비단같은선




리트벨트대데클레르크

반데어로에대리트벨트

사하라에서만난베두인의천

젬퍼대로지에

프랑크푸르트의천으로된다실

프랭크로이드라이트의사막텐트

홋카이도들판의천으로된집

재해로부터사람을지키는카사엄브렐라

풀러돔과건축의민주화

텐세그리티로지구를구하다

세포와텐세그리티

800년후의방장암


참고문헌

도판출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책구성

『점·선·면』은건축의존재방식,그방법을풀어나간「방법서설」에이어작은사물로대표되는「점」「선」「면」,세가지파트로나누어전개된다.그과정에서역사에이름을남긴건축가와예술가의작품,구마겐고의대표작을곁들인설명을덧붙이며흥미를더한다.

「방법서설」에서는서양건축의시작이되는고대그리스로마부터르네상스,모더니즘,현대에이르는시대상황과변화,건축예술사조,과학이론이등장하면서칸딘스키의판화론,복수의차원과차원의경계,물질과시간의이야기를축으로분야와시대를넘나들며구마겐고의입자건축론을펼치기위한방법을서설한다.

「점」에서는돌을쌓아올리는조적조,고대건축물의필라스터기둥,미스반데어로에가사용한수직디테일을언급하며덩어리가아닌독립된점을표현하고자시도한과거의흔적을짚어나간다.구마겐고는일본아시노지역에지은돌미술관,중국항저우민예박물관,신진지?예술관에서독립된점을실현하고자했으며,2008년뉴욕현대미술관전람회출품작워터브랜치를완성하며점을선으로도약시킨다.

「선」에서는목재를엮어가벼움과개방감을살린일본전통건축을내보이며여기에서단서를얻어선의건축을실현한단게겐조와그이후선이사라진일본건축사를훑는다.선을부활시키고자한구마겐고는삼나무목재와얇은종이를이용해주변과점층적으로연결된바토히로시게미술관,자연과도시를잇는V&A던디를완성하며건축과환경,건축과세계를이어주는선의집합을선보인다.

「면」에서는프랭크로이드라이트가사막에지은건축물과홋카이도원주민의생활방식에서영감을얻어세운천으로된집,자연재해가연이어찾아온시대에서사람을지키고자고안한우산돔,시모가모신사에설치한자그마한투명집을소개하며얇은면의건축물이지닌힘을보여준다.


○책속으로

20세기를총괄하며비판할생각으로나는2004년『지는건축負ける建築』(한국어판『약한건축』)이라는책을냈다.20세기는‘이기는건축’의시대라서딱딱하고강하고묵직한콘크리트를사용하여환경에이기는것을목적으로한‘이기는건축’이대량생산되었다.그래서이를대신할‘지는건축’을제안한것이다.

「들어가며」,7쪽


그이전시대에는볼륨바깥에다양한행복이있었다.예컨대골목을돌아다니거나툇마루에서빈둥빈둥

노는행복은볼륨바깥이니까할수있는찬란한경험이었다.하지만20세기사람들은볼륨바깥에서

일어나는즐거운일,기분좋은일을모두버리고볼륨안에틀어박혀그것이행복이라고믿었다.

「20세기는볼륨의시대」,17쪽


다양한물질과대화하고,물질이어떻게시간안을흐르고시간이물질에어떻게영향을미치는지계속

주시하는나의일상에서새로운시간론을뽑아낼수는없는걸까?

「운동에서시간을해방하다」,47쪽


작은사물은언제까지고우리가까이에있고,언제까지고가까이끌어당길수있으며직접접촉할수도있다.세계는일방적으로커다란사물로진화하기보다커다란사물이더욱커지고빠른사물이더빨라지면서

우리는작은사물,느긋한사물에매료되어가까이끌어당기게된다.

「진화론에서중층론으로」,66쪽


나에게는돌미술관이여러가지의미에서전환점이었다.우선돌이라는물질과조우했다.지구탄생의수수께끼로까지이어지는돌이라는깊은세계와상대할계기가되었다.묵직한볼륨이되기쉽다는성가신악폐를가진돌을만남으로써오히려점의의미,점의가치를의식하기시작했다.

「점에서볼륨으로의도약」,96쪽


모양과치수는같아도재료를바꾸자마자완전히다른것이되어버리는일은건축세계에서자주겪는일이다.같은모양의점과선이얼마든지다른것이되어버린다.물질과인간의관계는그만큼미묘하다.인간의지각은물질에,그리고그질감에직접적으로신체적으로반응한다.

「바둑판무늬가만드는점」,144쪽


이산성에대한동경,점에대한관심이사하라여행에서내마음속에싹텄다.이산이라는수학개념으로

건축에접근해보니수학이나양자역학이건축을생각할때큰무기가된다는점을실감했다.이산이라는수학개념으로건축에접근해보니수학이나양자역학이건축을생각할때큰무기가된다는점을실감했다.

「이산성과사하라사막」,154쪽


식물이란선집합체였다.아르누보에서가우디에이르는세기말건축가들은그렇게식물에매혹되어돌과벽돌로지은볼륨의건축물대신섬세한선의건축물을짓기시작했다.

「가우디의선」,180쪽


일본전통목조가오랜시간에걸쳐연마한가늘고이동하는선을되찾을수없을까?아니면아프리카열대우림의꼴망태같은가느다란선을현대건축에도입할수없을까?가는선이부활했을때어떤건축이탄생하고어떤도시가생겨나며인간과선은어떤관계를맺게될까?

「히로시게의작품속가는선」,205쪽


겨울밤이면사막의기온은상당히내려간다.베두인은신체와모래사이에천을겹쳐신체를부드럽게지탱한다.그렇게기온변화에대응해부드럽고자그마한신체주변으로누에고치같은영역을형성한다.천이대지와그들신체의관계를정의하고가지로지탱한얇은천이그들과사막의관계를정의한다.

「사하라에서만난베두인의천」,248쪽


『방장기』가완성되고800년이지난지금시대는상당히혹독해졌지만그렇기에우리는다시한번현대의멍석을안고,그유연하고부드러운면을안고이황폐한세계를걸어가야한다.

「800년후의방장암」,2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