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월룡

변월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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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시 한 번 변월룡을 마주하며
지난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한국근대미술 거장 ‘변월룡’의 첫 전시가 열렸다. 코리아 디아스포라로 냉전시대를 살다 간 화가의 이름은 낯설었지만 그의 작품은 친근했다.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소재인 소나무의 사용과 분단 직후 평양의 모습, 렘브란트를 연상케 하는 그림 기법까지, 동양화와 서양화를 넘나드는 능수능란함에 인간적인 시선을 지닌 거장의 등장에 대중과 평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예술가의 초상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변월룡』은 그 전설의 시작이 된 이야기를 일부 보완하고 새롭게 디자인해 재출간한 책이다. 국내에 그의 이름을 알리는 데 기여한 이 책은 절판된 뒤로 여러 차례 복간 요청이 있었다. 우리에게 철저히 잊힌, 그러나 더는 잊혀서는 안 될 변월룡의 작품 세계를 발굴하고 고증한 미술평론가인 저자 문영대는 재출간 소식을 듣고 “변월룡의 이름으로 한국미술계가 더욱 풍성해졌으면 하는 마음뿐”이라는 소회를 전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오늘날, 국가와 인종, 냉전과 해방, 통제와 자유 그리고 일상과 이상, 모든 경계와 혼란에서 중심을 지키며 주어진 생을 충실히 살다 간 화가의 삶이 겸허한 위안을 준다.
저자

문영대

현대백화점현대미술관큐레이터와동아갤러리수석큐레이터를역임하며‘부르델조각’‘모딜리아니와에콜드파리’‘카미유클로델과로댕’등의전시를기획했고,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게르첸국립사범대학교유학중에는러시아예술아카데미의후원을받아‘거장으로의길’을개최했다.고려인화가변월룡이란존재를발굴해지금까지연구에매진하고있다.지은책으로『변월룡』외『러시아한인화가변월룡과북한에서온편지』『북한미술의뿌리,변월룡』등이있다.경상남도미술대전심사위원과경남대학교미술교육과겸임조교수를역임하고,제8회홍진기창조인상을수상했다.현재미술평론가로활동하고있다.

목차

글을시작하며
프롤로그-잊을수없는고국의추억

1장교과서삽화를그리던연해주의조선소년
유랑촌에서유복자로태어나다
천부적재능,예고된화가의길
주독야화

2장홀로서기를배운유학시절
스베르들롭스크로유학을떠나다
중앙아시아강제이주사건
고난의세월
유학이가져온행운과기회

3장소련의심장부에서예술가의길로
쉬운것에서어려운것으로
가족상봉과레닌그라드봉쇄
사랑의결실을맺다
변월룡이존경한교수들
졸업작품〈조선의어부들〉
레핀미술대학의교수가되다

4장꿈에그리던고국의품에안기다
동경하던고국으로
평양시절
평양미술대학학장겸고문으로추대되다

5장북한미술계의거대한산이되다
송정리시절의평양미술대학
동양화에관심을돌리다
모든학과에영향을미치다
데생의중요성
한.중.일서양화도입에관해
한국구상미술의현주소
변월룡의위상

6장지란지교를나눈북한의화가들
세사람의벗
화가문학수
화가정관철
북한미술계의삼두마차가되다
또한명의학장김주경
과로로쓰러지다
북한으로온아내
고국을떠나오던날의풍경

7장고국으로돌아갈날만을기다리며
귀국
의혹
동양화연구에몰두하다
소련의한인화가
고국을생각하며
갈망

8장역사의소용돌이속에꺾인꿈
북한당국의‘귀화’권유
개인화실을얻다
레닌그라드에서다시만난정상진
소련대사이상조에게희망을걸다

9장그리움을그림에담다
그림에마음을담다
동판화제작에전념하다
해외동포고국방문단
1960년새해를맞다
정체성을찾아연해주로
연해주에서탄생한그림들

10장한국미술사의위대한거장
얻은것과잃은것
예술기행을떠나다
사랑하는가족
교수로서의일상
화가로서의삶
다양한장르의인물화
정관철과북한미술

11장타국에서큰별지다
삶의황혼기

글을마치며
변월룡등장의의미
역사적관점의작품들
그밖의변월룡작품의특징
간간이발견되는변월룡의흔적

변월룡연보
다시한번변월룡을마주하며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글]
러시아레핀미술대학교수이자인성과실력을겸비한서양화가
한국인최초의미술학박사이자이민족출신이라는한계를딛고무려35년동안러시아명문레핀미술대학의교수직을맡았던한국인이있다.사실주의화가변월룡,그는러시아미술계의거장으로서존경과인정을받았으나정작너무나사랑했던조국으로부터는버림받은존재였다.북한에서는귀화를거부했다는이유로제명되었으며,남한미술계에서는그존재조차알지못했다.
1916년,이중섭과같은해에태어나서로다른장르에서미술계의신화가될수있는인물이었지만머나먼이국땅러시아에서작품활동을펼쳤기에잘알려지지않았던천재화가다.그는이주민의자손으로연해주에서태어나평생을냉전시대의소련땅에서살았으나,죽을때까지한글이름을고집했고자신의그림마다한글을새겨넣었을정도로한국인으로서확고한정체성을가지고있었다.
한국적인소재인소나무를즐겨그렸고,한국전쟁후포로교환의현장에서역사의아픔을기록화로남겼으며,수많은한국인의인물화를그렸던그의작품하나하나에는한국적인정서가가득하고고국에대한향수가진하게배어있다.고국에대한애정이각별했던변월룡은북한미술의초석을놓는고문역할로1년3개월평양을처음이자마지막으로방문했다.이후단한번도다시가지못한고국을평생그리워한나머지,해마다수천킬로미터의먼여정을마다하지않고연해주를찾을정도였다.그러나그절절한그리움을그림으로밖에담아낼수없었던비운의천재였다.유화,판화,데생,수채화,포스터에서부터내용으로는인물화,풍경화,전쟁화,역사화에이르른다.또한동판화와석판화,연필화,파스텔화,펜화등변월룡의작품은한사람이그린것이라고는믿어지지않을만큼방대하고훌륭하다.그중동판화는변월룡이생전에가장존경했던화가렘브란트와견주어도손색이없을만큼뛰어나다.

한국미술사의빈약한뿌리를세우고기틀을마련한거장의귀환
서양화의역사를나무에비유하면르네상스에서사실주의까지를뿌리로,인상주의는줄기로,후기인상주의이후를가지로볼수있다.우리나라에는20세기초반에야비로소서양화가도입된데다그것도일본을한번걸쳐변형된서양화를받아들였다.정통서양화기법에대한단단한기초와체계없이소위현대미술이라일컫는후기인상주의이후의유파부터받아들인한국서양미술은태생적으로한계와취약점을가질수밖에없었다.피카소가〈게르니카〉를통해조국스페인의잔혹한참상에항거하고,심지어한국전쟁을주제로한〈한국에서의학살〉이라는작품을남길때,한국전쟁을직접겪은우리에게는마땅히내세울만한인물화나역사화,기록화가남아있지않았다.물론조국의현실을외면한한국화가들의역사인식이부족했던것도간과할수없겠지만,실제로그런복잡한구도와웅대한규모의작품을감당할수있을만한화가의부재가더정확한이유라하겠다.그렇기에변월룡의존재가더욱놀랍고소중하다.무엇보다이렇게허약한한국서양화의뿌리를튼튼히해준다는점에서의의를지닌다.러시아의대표화가샤갈도입학하지못했다는레핀미술대학에서학생으로12년간수학하고미술학박사학위를받은뒤35년간레핀의교수를지낸이거장은,그탁월한실력을고국에관한기록화와인물화를남기는데발휘했다.특히〈북한에서〉〈포로교환〉〈판문점〉〈평양복구〉〈남북분단의비극〉〈남조선의자유와통일을위해전진!〉〈북조선해방기념일1945년8월15일,평양〉등이그것이다.그가지녔던시대정신과역사의식을엿볼수있는이수작들은당시북한의시각을반영한것이지만,이또한우리역사속의엄연한현실이었음은누구도부인할수없을테다.변월룡은한국의역사적인물들의초상화도많이남겼다.전설적인무용가최승희를비롯해문학가인벽초홍명희,민초이기영,화가이자수필가로유명한근원김용준,남북의부자‘새박사’로유명한원홍구박사초상등의인물화는한국미술사의면면을다채롭게물들인다.

평생을한국인으로살았고죽어서도한국인이기를원했던진정한민족화가
변월룡은1953년소련과북한문화교류의일환으로북한의초청을받고꿈에도그리던고국땅을밟았다.북한과짧은시간교류를가졌을뿐이지만,평양미술대학의기초를세우고북한의화가들을지도한스승으로서북한미술의발전에기여했다.정치와선동을목적으로하지않고고국의풍경과인물,아픈역사를담아내는데헌신을다한그의이름은신화이자전설로남아야했지만,영구귀화를거부했다는이유로숙청되었다.안타깝게도공헌의기록은삭제되고그의흔적은잊혀갔다.또한분단으로경직된정치적이데올로기는공산국가소련의화가인변월룡의존재를또하나의조국남한에서조차완전히지워버렸다.1990년5월25일,변월룡은뇌졸중으로타국에서세상을떠났다.살아생전그토록보고싶어하던한반도의나머지반쪽은영원히밟아보지못한채,더욱이4개월후면한국과러시아간에수교가체결되는사실조차모른채영면에들었다.죽기전남긴유언대로무덤비석에는그의이름이한글로새겨졌다.고국은그를버렸을지언정그는고국을버리지않았다.냉전시대에평생남의땅에서한국인의긍지와자부심을지키며살아가기란결코쉽지않았을것이다.우리가그를진정한‘민족화가’로인정하고존중해야마땅한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
평소한국의소나무를그토록좋아했고렘브란트를존경해마지않았던변월룡,한국인보다더철저한한국인으로살았던그가세상을떠난지도어언30년의세월이흘렀다.하지만러시아미술의심장부에서인정과존경을받았던위대한작품세계와한국미술사에서의중요한위치에비해그의이름은아직널리알려지지않았다.처음만난순간부터매료되어오랫동안변월룡을연구한필자문영대는과거화가의이름과작품을알리고자여러차례시도했으나,예술을예술로보지않고정치적으로바라보는시선으로인해번번이무산되었음을상기한다.분단이라는특수한상황에서오는이데올로기의대립으로완전히잊혔던우리미술사의숨은보배변월룡,이제는그이름석자가이땅에확고하게자리매김하게되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