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 꽃아 문 열어라 (이윤기 우리 신화 에세이)

꽃아 꽃아 문 열어라 (이윤기 우리 신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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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 송이의 꽃처럼 천연하게 열리는 우리 신화의 세계!
우리 시대의 소설가이자 번역가 이윤기가 풀어쓴 우리 신화 이야기, 『꽃아, 꽃아 문 열어라』.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정통한 저자가 수년 전부터 우리 땅의 곳곳을 누비며 모은 우리 신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들려주고 있다. 새로운 감수성으로 상상력의 한계를 허무는 일러스트레이터 권신아의 그림을 함께 담아 아름다움을 풍긴다.

이 책은 우리 신화를 현대적 눈으로 재해석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선사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가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인도한다. 저자에게 우리 신화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저자가 '나'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 것은, 자신처럼 아버지 없이 성장한 슬픈 역사를 지닌 우리 신화 속 '유리'의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였다.

이처럼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신화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탐구하면서, 유교에 의해 사라지다시피하는 등 오랫동안 무관심 속에 놓여져온 우리 신화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를 밝혀내고 있다. 또한 우리 신화 속 유리 이야기를 에티오피아 신화 속 파에톤 이야기와 그리스ㆍ로마 신화 속 테세우스 이야기와 아우르는 등 우리 신화 속에서 세계적인 영웅 신화를 끄집어내 풍부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전체컬러.
저자

이윤기

소설가 ㆍ 번역가 ㆍ 순천향대 명예교수.
저서로는 중단편 소설집『하얀 헬리콥터』『나비넥타이』, 장편소설 『하늘의 문』『사랑의 종자』『햇빛과 달빛』『뿌리와 날개』 등이 있다. 역서로는『장미의 이름』『그리스인 조르바』『변신 이야기』 등이 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미시건 주립대학교 국제대학 연구원(종교사)으로, 1997부터 2000년까지 같은 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연구원(문화인류학)을 지냈다.
1998년 중편소설 「숨은 그림 찾기1 - 직선과 곡선」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는 한국 번역가상, 대산문학상(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는 말 - 정미소 때문에 망한 놈 007

일연 스님을 찾아서 015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 022
아버지 찾아 3만 리 029
신화의 새벽 052
거룩한 짐승, 거룩한 나무 073
곰이여, 그대였구나 080
슬프고도 아름다운 곰 이야기 089
3의 비밀을 찾아서 095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가 하면 102
모든 것은 ‘알’로부터 시작되었다 109
닭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17
문 열어라, 꽃아 125
자궁과 무덤 135
외래인들,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다 142
샤먼과 대장장이 1 149
샤먼과 대장장이 2 157
샤먼과 대장장이 3 164
고주몽, 알에서 나와 세상을 알다 171
버들은 비 오지 않아도 홀로 습하니 178
주몽이 파렴치한이라니 184
신화는 만화가 아니지만 194
편모슬하에서 사람 되기 201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210
칼도막을 찾아서 217
왕이여, 딸을 조심하라 224
호동왕자여, 조심하라 261
도끼자루 깎는 법 266
피리여, 천 년의 피리여 273
돌종과 금솥 290
밭에는 잡초, 컴퓨터에는 버그 300

나오는 말 - 미국 와세다 대학 나온 사람 313
부록 317

출판사 서평

꽃이 문을 열면
한 나라가, 국선(國仙)이 들끓던 한 나라가 찬연하게 열릴 터이다.

우리 것이 되었든, 남의 것이 되었든, 신화는 그런 세계에 핀 꽃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 신화를 읽는 일은 꽃을 통하여 그런 세계의 진상에 접근하는 일이다. -이윤기

이윤기가 풀어 쓴 우리 신화 이야기『꽃아 꽃아 문 열어라』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정통한 그가, 수년 전부터 우리 땅을 구석구석 누비며 모으고 묶은 우리 신화 이야기다. 이윤기는 긴 시간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전념해왔지만, 결국에는 우리 신화 이야기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우리 신화 찾기는 “자신의 본모습 바라보기”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아온 시대의 서글픈 내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비 찾기”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그가 태어난 곳은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쓴 경상북도 군위군의 인각사가 있는 곳이며, 더더구나 그는 아비 없이 자란 아픈 내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윤기는 꽃을 통하여 우리 신화에 접근한다. 이유인즉, “우리 것이 되었든, 남의 것이 되었든, 신화는 그런 세계에 핀 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윤기에게 있어서 신화를 읽는 일은 “꽃을 통하여 그런 세계의 진상에 접근하는 일이다.”
단군과 웅녀, 주몽과 유리 태자, 박혁거세와 알영,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꽃아 꽃아 문 열어라』를 펼치면 우리 신화의 영웅들이 한 송이의 꽃처럼 “찬연하게” 열린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윤기의 우리 신화 찾기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이윤기가 ‘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은 ‘유리 태자’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였다. 50여 년 전, 이윤기의 고향이기도 한 경상북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여남은 살 안팎의 아이들이 ‘유리 태자’ 이야기를 무대에 올렸던 것. 이윤기는 아비 없는 설움 속에서 성장하는 유리 태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것은 “나라고 하는 생물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윤기는 “세상과 더불어 분주”하게 사느라 그 질문을 잊었고,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연구하느라 잊었었다.

‘나’는 내 어머니 아버지의 아들인 ‘나’인 동시에,
한민족의 씨앗을 받은 조선인으로서의 ‘나’이며,
인류의 씨를 위해서 받아 아래로 전할 사명을 지닌 인종으로서의 ‘나’이기도 하다.
신화 또한 그렇다. 차차 밝혀질 테지만 신화는 ‘나’와도 같다.
‘나’는 혼자가 아니듯이, ‘신화’ 또한 홀로 떠다니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신화를 얘기하되 끊임없이 ‘남의 신화’를 얘기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역사에서 탯줄이 떨어진 신화,
곧 신이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아이처럼 늘 들뜬다. -이윤기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신화 찾기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곁에 여전히 우리 신화가 살아남아 있기 때문이다.


살아남는 것에는
살아남는 이유가 있다

이윤기는 살아남는 것에는 살아남는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 신화는 “그 수가 많지 않고 체계화되어 있지도 않아서 빈약하고 어수선하다는 인상”을 주고 유교에 의해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인 신화가 거의 소독”당하다시피 했지만, “문헌”뿐만 아니라 “구비전설”과 “무가”에 살아남아 있다. 서양 신화의 위세 속에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었던 우리 신화를 찾아가는 길을 그는 “본本풀이”라고 말한다.
『꽃아 꽃아 문 열어라』는 우리 신화가 살아남은 까닭을 찾아 떠나는 한바탕 본풀이다.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

이윤기는 우리 신화를 이야기로 풀어내며 “사랑하면 알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는 유홍준씨의 명제를 원용했다고 고백한다. “우리 신화는 극심한 애정 결핍을 앓아온 것이 아니었던가” 하고 묻는다. 단군은 실존인물이 아니었는지도 모르지만 단군 신화는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 실재한다. 이윤기는 그러한 실재를 “신화적 실재”라고 부르며, 단군제에서 사배라는 것을 그러한 “신화적 실재에, 단군 신화에 기울이는 관심과 사랑에 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꽃아 꽃아 문 열어라』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우리 신화의 신화적 실재에 절하는 보배로운 행위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웅들과 뼈대를 견주는
우리 신화의 영웅들

이윤기의 우리 신화가 다르게 읽히는 것은, 우리 신화에서 세계적인 영웅 신화 이야기를 이끌어내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는 ‘유리 태자 이야기’가 결국 ‘파에톤 이야기’이기도 하고 ‘테세우스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결국 우리는 고구려의 유리왕 이야기를 하면서도 실제로는 에티오피아의 ‘파에톤 이야기’, 그리스의 ‘테세우스 이야기’를 아울러 하고 있는 셈이 아닌가?”라고 질문하고 있다.

왜 신화인가?
너는 왜 신화를 읽는가?

이윤기가 풀어 쓴 우리 신화의 미덕은, 우리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신화화하는 데 있다. 그가 누님과 나눈 ‘염제 신농씨 이야기’는 신화가 아주 아주 먼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모듬살이가 진행 중인 바로 지금 이곳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해준다. 신화와 신화적 인물은 그렇게, 우리의 가까이에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감동을 새삼 전해주며.

“이것 봐, 동생, 인간에게 곡식의 씨앗을 내려준 중국의 신이 누군지 알지?”
“염제 신농씨라고들 하지요.”
“그런데 곡식이 왜 잡초와 함께 자라는지 알아?”
“글쎄요.”
“신농씨가 씨앗을 내려줄 때, 씨앗만 준 것이 아니고 잡초 씨앗을 섞어서 내려줬대.”
“되게 심술궂은 신이네? 왜 그랬대요?”
“인간이 게을러질까 봐. 잡초를 뽑아야 하니 게으름 피울 겨를이 없잖은가? 열심히 해야 겨우 입에 풀칠을 할 만하니 자만할 겨를이 없잖아?”
나는 누님 앞에서, 누님 졌소, 하고 고백했다.
곡식의 신 염제 신농이 인간에게 곡식을 내려줄 때, 인간이 게을러질까 봐 잡초 씨를 섞어서 내려주었다……
이것이 바로, 누님과 같은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이 쓰는 신화다.
컴퓨터의 신 빌 게이츠가 인류를 위해 컴퓨터를 대량 생산할 때 인간이 게을러질까 봐 버그를 넣어서 팔아먹었다…… 대략 이런 이야기가 되지 않는가? 하지만 내가 논리적인 말로 일쑤 더하기 빼기를 하면서 쓴 버그 이야기는, 내 누님의 신농씨 이야기에 견주면 얼마나 초라한가?
나는 누님을 만날 때마다 누님이 쓴, 스케일이 큰 신화를 찾기 위해 귀를 기울인다.
-본문 중에서

이윤기는 오늘도 누님과 이웃들이 쓰는 스케일 큰 신화를 찾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버지 찾아 3만 리
주몽과 유리 태자

“아비 없음”의 유년 시절을 살았다는 점에는 이윤기는 유리 태자와 성장 배경이 같다. “아비 없음”과 “아비 찾기”는 영웅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로, 그것은 생물학적 존재로서의 아비 찾기일 수도 있고 “모듬살이의 근본 찾기”일 수도 있다. 적국에서 아비 없는 자식으로 자라나 아버지 주몽을 찾아가는 유리 태자. 그는 떠나고?시련을 당하고?모듬살이로 돌아오는, 삶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들어오는, 의미심장한 드라마를 발생시키며 “큰사람”의 면모를 보여준다.

모든 것은 ‘알’로부터 시작되었다

“우주적인 알, 즉 ‘우주란(宇宙卵)’은 생명원리의 출발점이다. 분화되지 않은 전체성과 잠재성의 상징이자 존재의 숨겨진 기원과 비밀의 상징이다.” 신라의 시조는 박혁거세는 “알 속에서 오래 있어서 ‘박’으로 성을 삼”은, 알로부터 탄생한 인물이며, “김씨 성을 처음 있게 한” 김알지 또한 알에서 나왔다. 석탈해와 “심지어는 가락국 수로왕 신화에 이어 또 알이 등장”한다. “우리 조상들은 ‘알’ 이야기 빼고는 신화를 쓰지 못할 분들 같다는 인상까지” 준다. 이윤기는 그 까닭을 고대인들의 조류를 바라보는 방식에서 찾는다. “고대인들에게 하늘을 나는 조류”는 “비상(飛翔)과 초월의 상징이었다”라고 그는 해석한다. 어디 그뿐인가. “제우스의 신조는 독수리이며, 태양신 아폴론의 신조는 까마귀”이고 “알타이인 거주 지역 전역의 샤먼은 새 모양을 본뜬 의상(鳥型衣裳)을 입은 채로 접신(接神)한다(M. 엘리아데).” 또한 해모수가 머리에 쓰던 것은 “까마귀깃털관(烏羽冠)”이었다. 까마귀는 더구나, “세발까마귀(三足烏)는 태양을 상징하는 너무나도 유명한 새다.”


샤먼과 대장장이
우리 조상은 본디 대장장이였다

신라 제4대 왕 탈해 이야기는 “세계 여러 나라 신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문화 영웅, 곧 ‘샤먼과 대장장이’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가 대장장이였다는 암시는 여러 차례 보인다. “금 궤짝에 든 채로 배에 실렸다”는 대목만 해도 그렇다. 이윤기는 이때의 금이 황금이 아니라 “쇠였기가 쉽다”고 한다. 그리고 “숫돌은 쇠를 갈아내는 데, 숯은 쇠를 녹이는 데 쓰이는 필수품”이다. 탈해는 토암산에서 이레 동안 머물고, 호공의 집을 찾아가 그 집 옆에다 숫돌과 숯을 묻고 자신의 조상이 살던 집이라고 말한다. “우리 조상은 본디 대장장이였는데, 다른 곳에 나가 사는 동안에 다른 이가 집을 빼앗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땅을 파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집터를 파보니 숫돌과 숯이 나왔고 탈해는 그 집을 빼앗아 살았다.
남해왕, 노례왕, 탈해왕, 김알지는 거의 같은 시대를 살던 인물들이다. 탈해는 철기 문화를 일으킨 대장장이 샤먼, 즉 야장무다. 이윤기는 “남해왕, 노례왕, 탈해왕, 김알지 신화에서 철기 시대가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고 말한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왕이여, 딸을 조심하라

호동왕자 말채찍은 충성 충(忠)자요
낙랑공주 주사위는 사랑 애(愛)잘세
충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