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법정이 우리의 가슴에 새긴 글씨)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법정이 우리의 가슴에 새긴 글씨)

$15.00
Description
붓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법정 스님의 편지.
1998년 2월 24일, 축성 100주년을 맞은 명동성당 제대에 승려가 섰다. 법정 스님이었다. 두 달 전인 1997년 12월 14일에 길상사 낙성법회를 갖는 동안 예고 없이 김수환 추기경이 찾아와 불자들과 음악회를 즐기고 축사를 했던 것의 답례 형식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강론에서 법정 스님은 경제 담론에 함몰된 인간존재의 문제를 제기했다.

법정 스님의 이 명동성당 강론은 명동성당 측에서 녹취를 하지 않아 그냥 묻혀버릴 수도 있었다. 다행히 이해인 수녀가 따로 녹음을 한 CD를 보관했던 덕분에 빛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강론의 일부가 공개되기는 했지만, 전문이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는 7년 전 우리 곁을 떠나간 법정 스님의 알려지지 않은 발자취, 타 종교와 두루 교류했던 이야기, 지인과 도반들에게 보낸 편지와 선시를 손 글씨와 함께 엮은 책이다. 그동안 일부만 알려져 있던 법정 스님의 명동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강론 전문을 실었으며, 현장 스님이 법정 스님의 종교 교류 활동을 조사하던 중 드러난 몇 가지 감동적인 일화가 소개되고 있다. 특히 붓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스님의 편지에서는 지인들의 일상을 보듬는 따뜻한 마음이 묻어난다.
이 책에 나타나는 최초의 편지는 엮은이인 현장 스님이 출가하기 전이었던 1974년의 것이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현장 스님에게 법정 스님은 출가수도자의 올바른 자세를 전하고 훌륭한 수도자가 되기 위해서 공부에 매진할 것을 당부한다. 이 편지는 그동안 현장 스님이 스스로를 경책하는 뜻으로 가끔 꺼내 보던 것을 받은 지 42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저자

현장

엮은이현장은1975년전남순천의송광사로입산출가하여1977년구산선사로부터비구계를받았다.1982년해인사승가대학을졸업하고,월간『해인』과『불일회보』의편집주간으로활동했으며,대원사주지와(사)맑고향기롭게이사장을역임했다.현재대원사회주와대원사티벳박물관관장,(사)아시아문화재단이사장으로재임하고있다.

목차

책을시작하며

우리가선택해야할맑은가난
:법정스님의명동성당강론
가난을배우라|얼마나친절했느냐,얼마나따뜻했느냐?|필요와욕망의차이를가릴줄알아야합니다|욕심은부리는것이아니라버리는것입니다|순례자처럼나그네처럼길을가십시오

사랑은아직끝나지않았다
:법정스님의종교교류활동
자신의믿음에는신념을,타인의믿음에는존중을|종교를바꿀생각은하지마라|호하나없는비구승|길상사의마리아관음이보여주는커다란어울림|성당의제대앞에선승려|참된종교의역할

산이나를에워싸고밭이나갈면서살아라한다
:법정스님이애송한짧은시
무소의뿔처럼혼자서가라|나한칸,달한칸,청풍에게도한칸|산과물을벗하면|달그림자뜰을쓸어도|자신의존재를위해하루한시간만이라도|한몸이가고오는것은|세가지적어야할것|흰구름걷히면|사랑이란이런것|더우면꽃피고|임은내게|둥근달건져가시오|그주인어디에|항상새롭게|차를마시며|척박한환경이우리를단단하게한다네|홀로마시는차|과일을먹을때는|산이나에게이르는말|소박한하루|향기가나는사람|삼귀오계

지금이자리에서이렇게,매일피어나는꽃처럼
:법정스님의편지
죽음은차원을옮겨가는여행같은것|먼저너의눈을뜨라|한겨울오두막에서|보내주신정잘마시겠습니다|부질없는생각만두지않으면|날마다좋은날이루십시오|겨울이깊어가다|홀로지내는시간|탈속의자리를지키고있던그릇들|군불지피고차한잔마시며창가에앉아|세상살아가는도리|자기마음이곧진불임을믿으세요|어린이의마음이천국일세|가을이선명히다가서네|겨울과산,나를들여다보는시공간|연락없이떠나와|외떨어져사니근심걱정이없네|지혜는곧행동입니다|이웃을부처님으로여기십시오|주님이가꾸시는마음정원|고통속에주님의말씀이있습니다|불일암의고요한뜰이그립습니다|산은성큼한겨울입니다|우리만난지오래됐어요|날이날마다좋은날맞으십시오|산승의편지|스님,연꽃으로오십시오

출판사 서평

가끔붓장난을했습니다.
부처님의말씀을되새겨써보기도했고친지들에게궁금한안부를묻기도했습니다.
멀리서고요히침묵하고있는산의자태를담아보기도했고
내앞에놓인찻잔에서풍겨나오는차향을그려보기도했습니다.
원고지에반듯반듯금그어진많은칸들을하나하나채워가는글쓰기와는
전혀다른재미가있었습니다.
_2008년8월

법정스님의명동성당강론전문첫공개
“행복은불필요한것으로부터자유로워질때찾아옵니다”

1998년2월24일,축성100주년을맞은명동성당제대앞에잿빛승복을입은승려가섰다.법정스님이었다.두달전인1997년12월14일에길상사낙성법회를갖는동안예고없이김수환추기경이찾아와불자들과음악회를즐기고축사를했던것의답례형식으로마련된자리였다.강론에서법정스님은경제담론에함몰된인간존재의문제를제기한다.대량생산과과소비의산업구조와부를숭상하는풍조속에서점점의미가퇴색하고있는행복의참된가치를말하며,진정한행복은가난을통해얻을수있음을강조한다.어쩔수없이주어진가난은극복해야할과제이지만,스스로억제하면서선택한맑은가난,즉청빈은아름다움이자삶의미덕이라고.그리고어떻게하면청빈의덕을쌓을수있는지이야기한다.
법정스님의이명동성당강론은명동성당측에서녹취를하지않아그냥묻혀버릴수도있었다.다행히이해인수녀가따로녹음을한CD를보관했던덕분에빛을볼수있었다.그동안여러매체를통해강론의일부가공개되기는했지만,전문이소개되는것은이번이처음이다.
법정스님은살아생전에상대방이알아들을수있는언어로말할줄알아야한다고도반들에게강조하고는했다.‘상대방의언어’란듣는사람의입장에서,눈높이에서언행을구사해야한다는뜻이다.법정스님의이러한지론은명동성당강론뿐만아니라,가르멜수녀원에서행한강연에서도드러난다.당시법정스님의강론과강연을접한천주교신자와수녀들은“눈을감고들으면그대로수사님의말씀”이라고평했다.타종교의성직자나수도자들과허물없이교류할수있었고글로써수많은독자를사로잡을수있었던것은‘상대방의언어’를사용하는데탁월했던법정스님의재능덕분이라고현장스님은이책을통해말한다.

법정스님의종교교류활동
“천주님의사랑이나부처님의자비나모두한보따리안에있는것”

2010년9월3일연세대학교백양관에서는‘이웃종교의같음과다름’이라는주제로학술회의가열렸다.발제를맡은현장스님은종교교류의모범적인활동을보인불가의승려로법정스님을꼽고과거의행적을조사했다.이과정에서법정스님이크리스천아카데미의운영위원과,함석헌선생이펴낸교양잡지『씨알의소리』편집위원으로활동했던사실등을알아낸다.
또현장스님은천주교신자들과법정스님의인연에대해서도소개한다.불일암을찾아오는법정스님의독자팬중에는유독천주교신자가많았는데,그들은스스로를‘천불교신자’라고지칭했다.법정스님역시천주교와개신교신자들을배려하는마음이컸다.
법정스님의다비식을치른뒤현장스님이불일암에올랐을때였다.한천주교신자가묵주를돌리며불일암마당을거닐고있었다.그는초당대학교의문교수로,대학교에다니던시절에법정스님이한번도빼먹지않고대학등록금을대준덕분에학업을마칠수있었다고털어놓았다.그뿐만이아니었다.법정스님은어려운처지에있는친구가있으면더소개하라고하여세명의친구역시도움을받았다.교수가되고의사가된그들은절대입밖에내지말라는스님의뜻에따라지금껏함구하고있다가스님입적후에야사실을밝힌다고현장스님에게전했다.
이런일도있었다.문교수는성당에서세례를받은날교통사고를당해5개월동안치료를받아야했다.내심마음이상했던그는불일암으로법정스님을찾아가“하느님이계시다면어떻게세례를받은날교통사고가나게할수있습니까?”라고불만을토하며불교로개종하겠다고했다.그러자법정스님은“천주님은더큰시련을이겨낼수있는힘을주시려는것”이라며종교를바꿀생각은하지말라고당부했다.
이외에도길상사의관음상이가톨릭미술가협의회회장이었던최종태교수에의해만들어진일(그래서사람들은이관음상을‘마리아관음’이라부른다),이해인수녀와오랜세월나누었던우정등법정스님의다양한종교교류활동이현장스님의발제를통해드러나고있다.

법정스님의편지와선시
“연락없이떠나와죄송합니다.날마다좋은날이루세요.”

법정스님은생전에붓으로글씨쓰는것을즐겼다.법정스님은이붓글씨쓰는것을스스로‘붓장난’,‘먹장난’이라불렀는데,지인과도반들에게편지나연하장을보낼때면정성스레한자한자써내려간글을보내고는했다.전기도물도들어오지않는곳에서수도하는산승에게지인들과함께한시간동안쌓인정은끝까지버리지못한마지막것이었으며그들의안부를묻는‘붓장난’은유일한낙이었으리라.
이책『시작할때그마음으로』에나타나는최초의편지는이책의엮은이인현장스님이출가하기전이었던1974년의것이다.당시고등학생이었던현장스님에게법정스님은출가수도자의올바른자세를전하고훌륭한수도자가되기위해서공부에매진할것을당부한다.출가하고자하는조카의의지를염려하는따뜻한마음이묻어난다.이편지는그동안현장스님이스스로를경책하는뜻으로가끔꺼내보던것을편지를받은지42년만에처음으로공개하는것이다.
법정스님의편지와연하장은하나하나가작품이다.지인들은법정스님이보내온글을표구하는등나름의방식으로살뜰히간직해오다가2010년에현장스님과뜻을모아대원사티벳박물관에서‘무소유의향기’라는이름의법정스님선묵전을열었다.이책에실린법정스님의손편지와연하장은이때의자료를바탕으로한것이다.
이책에실린법정스님의편지와연하장에서는지인들과함께한소소한일상과그들을생각하는마음의풍경이엿보인다.홀로수행하는상좌를걱정하고,수도자의자세를다듬도록격려하며,세상의지인들에게감사하고,그릇된행위를질책하고,어려움에처한이들을응원하는다양한이야기들이법정스님의꼼꼼한글씨속에담겨있다.이글들을읽다보면우표가도착한날세상을다얻은듯기뻐하는어린아이같은법정스님이보이고,산과새와꽃과풀,구름말고는아무도없는외진곳에서도흐트러지지않으려는수도승의피땀어린정진이보인다.
이책의끝에는이해인수녀의추모사를실었다.오랜세월법정스님과오누이같은정을나누었던이해인수녀의그리움이마음을적신다.우리시대의어른이자선승,명수필가라는이름에가려져있던한없이친절하고소탈했으며사랑이깊었던한사람을이책을통해만나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