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14.50
Description
한국 문단의 전무후무한 괴물 같은 작가
2년 동안 미친 듯이 집필한 8편의 장편소설을 들고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 작가 염기원의 신작 장편소설
염기원 작가는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장편 집필에만 전념했고, 그 고된 시간을 스스로 ‘창작의 행군’이라 부른다. 행군 기간에 쓴 소설 중 가장 최근에 집필한 작품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를 세상에 먼저 내보냈다.
저자는 창작의 행군을 시작하며 큰 변화를 시도했다. 한 번 집필을 시작하면 초고를 마칠 때까지 아무런 예외 없이, 매일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목표량을 채우면 대개 새벽이었고, 날이 밝기 시작한 뒤에야 잠든 적도 많았다. 작품 하나를 끝내고 퇴고하다 보면 어김없이 다음 작품 소재가 떠올랐다. 호수공원을 달리다가,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중에, 샤워하다 말고, 섬광 같은 것이 머릿속에 번뜩였다. 그걸 빨리 쓰고 싶다는 욕구가 퇴고의 고통을 압도했다. 퇴고를 마치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염기원 작가는 강원도의 동굴, 등대가 있는 어촌마을, 짐바브웨의 마나 풀스 국립공원, 심지어 우주 공간까지, 다양한 배경에서 펼쳐지는 장편소설 여러 편을 연달아 썼다. 쉬지 않고. 십 대 청소년부터, 중년의 우주인, 수상한 연극배우, 복싱하는 여고생, 등장인물도 다양했다. 아프리카 들개나 외계인, 귀신마저 등장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에 깊게 빠져들었다. 독한 몰입 덕분에 창작과 루틴이라는 똑같은 일만 매일 되풀이하는, 극도로 단순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작품까지만 쓰고 휴식 기간을 갖자’라는 다짐을 번복하기 수차례, 차곡차곡 글이 쌓여갔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역시 우연히 내뱉은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어느 일요일 저녁, 함께 영화를 보던 동생 얼굴이 저자의 눈에 새삼스러웠고, 순간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라는 문장이 저자의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저자는 곧바로 몇 분 만에 세운 이야기 뼈대를 네 줄짜리 메모로 정리해서 휴대폰에 저장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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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염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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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오빠꼬추떨어졌다│7
21세기허생│29
고작4kg이라는무게│51
럭셔리브레인│79
모로가도서울만가면된다│105
사기꾼들전성시대│133
인간은무엇으로사는가│167
브레이크없는자동차│195
오빠새끼잡으러간다│221
작가의말│230

출판사 서평

오빠새끼잡으러태백에서왔다
피지컬만렙녀의오빠검거작전!

이후이야기뼈대에태백이라는살을입혀나갔다.대학시절,저자는사업을그만두고글을쓰겠다며홀연여행을떠난적이있다.그때가장깊은인상을주었던태백으로향했다.밤이되면황지근처에있는페투페에가서생맥주를마셨다.옆테이블에있던여자가‘채하나’였다는걸,그때는저자도몰랐다.

“내가태백을좋아하는이유를이책에모두담았다.최근까지도이사를놓고고민을했을정도다.조만간다시들러소설속장소들을방문하고,황지꼴통스멤버들과어울릴생각이다.페투페에서만났던그아가씨는지금쯤내말대로소설을쓰고있을까?”

─작가의말중에서

저자는눈앞에생생한태백을소설배경으로담으며희열을느꼈다.회룡포부터시작해태백곳곳을돌아다니며보고들었던장소와말글을그대로담았다.특별한취재는필요하지않았다.팟캐스트방송을진행하며수많은사기꾼을취재했고,강의시장과스타트업업계에도오랫동안몸을담았으니까.결정적으로,저자에게는서로끔찍이아끼는여동생이있다.

오빠라는새끼는인생에한번도도움이된적이없다.매번원치않는시점에예측할수없는방식으로훼방을놓곤한다.왜하필오늘이란말인가!

“‘경력사기/매출조작/사기꾼신동O의실체를고발한다’라는제목의동영상이었다.혹시나해서섬네일버튼을누르니익숙한얼굴이화면의반을채웠다.역시나오빠새끼였다.좀처럼평정심을잃지않는내혈압을급상승시키는존재는왜다혈육인가.이건또대체무슨일인가.이원수가또무슨미친일을벌인것인가.내모든계획이틀어진건이때부터였다.”

─본문중에서

유튜브를보는데집나간오빠새끼가나온다.1년반동안연락도없더니베스트셀러작가,스타트업대표,교수를가르치는인기강사,이사기꾼3관왕타이틀을달고최강천재라는이름으로나타나다니.친구미주를불러하소연하자오빠편을든다.21세기허생이라나.허생은무슨,사기를당한게분명하다.하루하루투포환을내던지듯힘을쥐어짜며살아가는청춘채하나.사기꾼(?)이된오빠를구하기위해서울로간다.

“딱기다리라고그래.오빠새끼잡으러간다!”

─본문중에서

사기꾼전성시대,
온세상이사기꾼천지다

재미,유쾌,몰입,사이다같은청량함,그리고여운까지…
우리시대의웃픈자화상을그린『오빠새끼잡으러간다』는등장인물의변신과반전,아이러니한상황전개로단숨에독자를이야기의세계로빠져들게한다.

『오빠새끼잡으러간다』는저자의소설중알레고리요소가거의없는유일한작품이다.남매가서로화해하는이야기골자를시간순으로따라가며읽으면그만이다.물론‘인간은무엇으로사는거같냐’라는남매의대화처럼,중간중간독자에게던지는질문이있긴하다.어쩌면하나는그질문하나에붙들려,내내그답을찾으며살았는지모른다.
강천역시마찬가지였다.99년생채하나는건강하고평범하며젊은여성이다.투포환선수를하다가공장노동자로일하는특이한이력을가졌다.오빠가하는일이라면색안경을끼고보는모습이초반부터나오는데,걱정되기때문이다.오빠를죽도록싫어하면서,또그만큼사랑하니까.가족이나연인,특히형제간에는서로에대한사랑과증오가동시에작동하기도한다.같은발원지에서상반된것들이용출되는,역설과모순이다.
작중인물이갈리는지점은시대질서에순응하느냐,아니면거부하느냐에있다.하나와강천남매는세상의관성에서벗어난사람들이다.궤도에서이탈해자신이가고싶은길을택했다.그만한대가를치러야한다는걸모를리없기에‘용감한남매’라고도할수있겠다.
하나는운동을스스로포기했다고얘기하지만,경쟁만이유일하고절대적인질서인승자독식시스템을거부한것이기도하다.남들의욕망을내기준으로삼지않는인물이라는건그녀의음식취향에서도나타난다.그녀가선택한직업역시그렇다.정직하게일해정당한대가를받을수있다는점때문에공장일을좋아한다.그래서그곳에서일하는것에불만이없다.
강천의생각은달랐다.오히려사랑에힘이있다는증거라면서,자신을잡으러온동생을향해그는반박한다.두사람의말중무엇이옳은지가려낼수는없는이유는그것이검증가능한명제가아니라선택의차원이기때문이다.

강천은천민자본주의에순응하는걸거부하고시대와불화하는뾰족한인물이다.작중에나오는‘책기꾼’정도는사기꾼이아니라고도할수있겠지만그는단호하다.‘만인에대한만인의사기행위’를조장하는시스템을방치하고심지어조장하는,플랫폼사업자들역시사기를조장하거나사기를치고있다고본다.이용권을지급해호의적인리뷰가쌓인식당이맛집이되고,각종체험단을운영해별점을높이면인기상품이되기때문이다.

“포털에서맛집이라고해서찾아간식당은대개형편없다.가성비가좋다는리뷰를보고구매한제품이오프라인상품보다더비싸고조악한경우가많다.강천은그런현실을푸념하는선에서멈추지않고변화를추구한다.단번에뒤집어엎을수는없더라도,한발짝씩나아가면세상이나아질것이라고믿는다.”

─작가의말중에서

숨가쁜전개,사이다같은청량함그리고반전(전체줄거리)

여자투포환국가대표상비군까지했던‘나’는태백에있는공장에서조장으로일하고있는고졸노동자다.구내식당에서저녁을먹고유튜브를보던중이었다.베스트셀러작가이며스타트업대표이자교수를가르치는인기강사라는사람의얼굴이낯이익다.단짝미주에게문자를보낸다.“오빠새끼잡으러간다.”태백시내에서멀리떨어진허름한연립주택으로돌아왔다.아빠가집안을말아먹는바람에이사온곳.동영상몇개를이어서보니대졸백수인오빠,채강천이‘최강천재’라는이름을달고요사스럽게혀를굴린다.친구에게사기를당한것도모자라카지노에재산을탕진한아빠가그랬듯,별안간집을떠났던오빠가사기꾼3관왕타이틀을달고나타난것이다.다음날아침,아빠와마주치기싫어일찍집에서나와돌아다니다가황지시내로가는버스를탄다.아파트경비원인아빠의뒷모습이보여뒤를쫓으니여자입주민에게갑질을당하면서도좋다고헤헤거리고있다.노래방을하던과부의기둥서방까지했던아빠,그런아빠때문에고생만하다화병으로죽은엄마가떠올라화가난다.
미주가퇴근하기를기다리며공원에서캔맥주를마시다동동주집에들어갔다.벽을채운낙서중에오빠글씨가보인다.“오년을작정했으나겨우삼년.이제풍운을품고서울로간다.채강천.”단골카페에서만난미주는오빠가21세기허생같다고한다.

‘황지꼴통스’모임의핵심인미주는강원랜드호텔에서일하고있다.금수저아버지에의사오빠를둔녀석이우리오빠를왜좋아하는지이해할수없다.미주에게하소연하자오빠편을든다.21세기허생이라나.미주폰을뺏어오빠에게전화하니아직대업을이루지못했다며조금만기다리란다.자고나서일찍서울에가기로마음먹었다.선릉역에도착했다.오빠가만들었다는회사이름은주식회사럭셔리브레인.이름부터사짜냄새가물씬풍긴다.사업자등록번호로조회하니대표이사는진동호,오빠이름이아니다.그러면그렇지.회사주소로찾아가니공유오피스.역시사기를당한게분명하다.성공한사업가가그런곳에서일할리없다.기지를발휘해사무실에잠입하니럭셔리브레인사무실은텅비어있고젊은여자가내게말을건넨다.명함을보니신수진,내기억이맞는다면오빠가태백집에데려왔던부잣집딸이다.CFO에CPA가된그녀는오빠가고객의장례식장에갔다며,올해만도여러번째란다.겁이덜컥난나는반장언니에게전화해여름휴가를쓰기로한다.
자초지종을들은미주가자기도휴가를냈다며서울에온다.꼴통답게택시비25만원을들여서.고등학교동창이었던우리는졸업을앞두고급속도로친해졌다.의대본과생이었던미주의오빠를보자마자나는사랑에빠졌고,미주도우리오빠를짝사랑했다.넷이여행도다녀올정도로친해졌다.

미주를만나술을마신뒤특급호텔에서잔다음날,진동호대표를만난다.사전약속없이는오빠를만날수없다며,올해연말까지일정이꽉찼다고한다.저녁이되어황지꼴통스의창립멤버인하연언니를만나술을마신다.그녀는각종사기사건을들려주며세상이온통사기꾼천지라고한다.오빠가‘책기꾼’으로의심된다며나를도와주겠단다.다음날아침,오빠와인터뷰를한다며하연언니에게서연락이온다.간밤에이메일을보냈는데답장이왔단다.미주와함께강남에서불금을보낸뒤하연언니와술을마신다.직접만난오빠는책기꾼을잡는사람이었다며진짜멋진오빠를두어좋겠다고한다.그럴리가없다.미주는오빠가사기를당한게아니라사기를치는것같단다.혼란스럽다.SNS를통해오빠의행적을추적한나는미주와함께북콘서트가열리는곳으로향한다.드디어만난오빠는미주를먼저보낸뒤해장국집으로나를이끈다.난생처음보는진지한얼굴이다.술잔을기울이며허심탄회한얘기를한다.오빠는그동안자신에게벌어진일을들려주며사기를예방하고있다고한다.나는여전히오빠말을믿을수없다.오빠가동동주집에낙서를남긴날,나도그자리에있었다는데기억이가물가물하다.서울행을놓고고민하던오빠에게내가남자답게큰일하라는말을했고,오빠는그길로서울에올라가진동호대표를만나럭셔리브레인이라는회사를설립했단다.진동호,신수진,럭셔리브레인,내가의심했던존재들에대한오빠의얘기는앞뒤가척척맞는다.

인간은무엇으로사느냐고오빠에게물었다.예전에둘이술을마실때오빠게내게한질문이다.오빠의답을들은나는눈물이쏟아지기시작한다.사랑에는힘이없다며울먹이는내게오빠는사랑에는힘이있다며엄마의죽음에대한자신의생각을들려준다.그말을듣는순간정신이아득해진다.태백에돌아온나는또미주를만나술을마신다.다음날출근준비로미주는먼저집에가고,혼자동동주집에들렀다.오빠가남긴낙서밑에나도한줄을남긴다.“오년을작정했고드디어일년남았다.채하나.”

가을이되었다.공중파에연달아출연하며유명인이된오빠가삼년만에태백에돌아오는날이다.미주네아버지가불러서오는것인데,정작미주는앞으로운영하게될호텔리모델링때문에서울에있다.
저녁때가되어오빠에게연락이온다.미주네아버지가자신이활동하는정당대표의딸을소개해주겠다고했단다.그사실을미주에게알리자번개같이답장이온다.내가요즘쓰고있는소설의제목과도같은내용이다.오빠새끼잡으러간다.

급진적혁명가를꿈꾸던소년,괴물작가로변신하다

처음쓴장편소설로5,000만원상금이걸린문학상에당선된신인작가염기원.IT업계에서잔뼈가굵은그는사실열세살때《작은손작은글》이라는제목의책을낸이력이있다.아동문학가윤수천선생님의추천으로글짓기대회수상작만모아책으로엮었다.이후그가겪은삶의편력은평생쓸소설을위한취재였고,글곳간에담을소재를채집하는일이었다.지독한불운도겪었지만,나중에꼭글로쓰리라다짐하며버텨냈다.그리하여그의소설에는이시대의청년,특히온갖시련과마주하는이들이등장하곤한다.그가꼽는소설의첫번째미덕은재미다.주인공이재난에가까운일을겪는와중에도독자의입꼬리를올리는유머가나온다.우울하고,슬프고,아프고,날카로운얘기들을펼쳐놓으면서도해학을잃지않는다.부드러우면서도딱딱한식감이공존한다.궤도에서이탈한평균이하의인물,그들이겪는잔혹한현실을서사로풀어놓는그의시선은늘따뜻하다.절망을보여주면서도희망을말하는걸주저하지않는다.

독자들의서평중에는유독“하이퍼리얼리즘재난소설같다”,“어떤스릴러보다무섭다”같은표현이자주눈에띈다.몰입감이좋아순식간에다읽게되었고,소설속주인공이된것같다는착각이들었다는평이줄을잇는다.사실주의작가로서그는핍진하면서개성있는캐릭터를구성하고,무섭도록구체적인묘사로독자의마음을후벼판다.화자의입을빌린화려한드리블은읽는이로하여금정신을차릴수없게만든다.독서를하는것이아니라작중화자를실제로만나긴얘기를듣고있는것같은착각을불러일으킨다.과거와현재,주인공과주변인물,단조와장조를오가는빠른변주로사람의혼을쏙빼놓는다.바탕에는자신만의두꺼운철학과세계관을깔아두었다.그의소설의특징중하나,알레고리다.이를모르고읽어도충분한효용을주지만,텍스트뒤에살며시숨겨놓은작가의의도를발견하는재미가있다.때로는전복적인결론에다다르게도한다.소년시절급진적혁명가를꿈꾸던그는이제견고한체제에작은균열하나를일으키려한다.위험한인물인건여전하다.

2년에걸쳐무려8편의장편소설을쓰는동안그는매일엑셀로집필진도를관리했다.자신의기질과몇만광년거리가있는줄알았던농업적근면성을발휘했다.글쓰는것외에피아노,근력운동,달리기만했다.자신만의호흡을유지하기위한루틴이다.오늘도그는흰건반과검은건반을오가는변주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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