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댕강나무 (이구락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꽃댕강나무 (이구락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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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구락 시인의 시는 맑다. 삶을 순화시키는 힘이 있다. 시인은 현실에서 만나는 풍경을 담담한 언어로 써 내려가는데, 오직 풍경의 전달자의 모습으로 써내려간다. 그의 표현대로, 누가 불러주기라도 하듯, 풍경이 그에게로 왔고, 그는 그 풍경을 받아 적는다. 시인이 자신에게 온 풍경을 받아 적는 동안 하나의 길이 생긴다. 그 길은 그의 내면으로 이어진다. 객관적인 묘사만으로도 이구락 시인의 시는 새로운 공간과 심상을 구축해낸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낡았던 공간이 새로워지고, 살아난다. 그의 내면은 마치 낮은 곳을 향해 걷는 구도자처럼 겸허하다. 이구락 시인은 시집『꽃댕강나무』를 통해 시인은 도달하고자 하는 근원을 탐색한다. 또한 바람직한 어떤 것, 관조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심연에 도달하는 과정을 찬찬히 따라가 볼 수 있게 만든다.
저자

이구락

저자이구락은경북의성에서태어나1979년『현대문학』을통해등단했으며,《형상》시동인으로활동했다.경북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대구가톨릭대학교국문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대구가톨릭대학교강사,대륜고등학교교사,대구시인협회회장등을역임했다.시집으로『서쪽마을의불빛』,『그해가을』이있으며,시선집으로『와선』,퇴임기념문집으로『길위의시간들』등을출간했다.대구시인협회상과대구시문화상(문학)을수상했다.

목차

1신나무의추억
시_______10
절벽_______11
세설원_______12
북창아래앉아_______13
박경리토지문화관_______15
그렁그렁울다_______16
꽃댕강나무_______18
풍경하다_______19
호피석이있는창가1_______21
호피석이있는창가2_______22
침묵_______23
유월비_______25
신나무의추억_______27
안보인다_______29

2오래된,낯선풍경
도덕암의서쪽_______32
허공의무덤_______33
서쪽에산이있었네_______35
봄타령_______36
참꽃_______38
고래뱃속같은방_______39
황금빛모서리─박명薄明의시1_______42
약수터에서─박명薄明의시2_______43
오랜일몰속을날다─박명薄明의시3_______45
순천만에서─박명薄明의시4_______47
노천탕에서─박명薄明의시5_______49
오래된,낯선풍경─박명薄明의시6_______50
무너져내리다다시꽃피네─박명薄明의시7_______52
종소리─박명薄明의시8_______53

3아,나는반야월에산다
가을금호강_______56
아,나는반야월에산다_______58
목단꽃처럼,_______60
보민치과_______62
여치와함께출근하다_______64
가장잔인한건기억이다_______66
방천시장─방천연가1_______69
김광석길에서─방천연가2_______70
갈매기골목─방천연가3_______73
선술집바라지의젊은사장은─방천연가4_______74
나물향기─방천연가5_______75
전화가간절할수록고요는더깊어진다─방천연가6_______76
새벽골목의장난─방천연가7_______77
카페플로체─방천연가8_______78
수상한꽃나무─-방천연가9_______80

4길위의시간
길위의시간_______84
대청일박_______85
소청도안개설화_______87
치악산상원사에서_______89
반계리은행나무_______90
자장매─탐매시探梅詩1_______92
와룡매─탐매시探梅詩2_______93
나무지도를가진도시_______94
서풍수마_______95
여차포구_______96
구가구舊가아니라구口라니?_______97
눈감고바라보다_______98
무월달빛마을_______100
허전한빨랫줄_______101

5숨어있는절
봄날의아다지오_______104
첫눈_______105
개심사청벚꽃_______106
가을산_______107
숨어있는절_______108
매화꽃멀미_______109
아미산앵기랑바위소나무의독백_______110
장화가있는논둑_______112
연기를보며_______114
칠보산가는길_______116
마지막수업_______117

|해설|신상조(문학평론가)풍경을완독玩讀하다_______119

출판사 서평

풍경을받아적는견자(見者)의깊고섬세한감성
투명하고도단아한언어로빚은따뜻한서정시

1.사람의삶을순화시키는맑은서정시


“나는이시집에서인생의「절벽」끝에서서흐르는강물을묵묵히침묵으로바라보는한시인의고독한모습을본다.그러나그가바라보는강물이어머니처럼절벽을따스하게휘감아도는시의강물이라면그는이시대의한사람시인으로서한없이즐겁고기쁘리라.”
-정호승(시인)

이구락시인의시는맑다.삶을순화시키는힘이있다.시인은현실에서만나는풍경을담담한언어로써내려가는데,오직풍경의전달자의모습으로써내려간다.그의표현대로,누가불러주기라도하듯,풍경이그에게로왔고,그는그풍경을받아적는다.시인이자신에게온풍경을받아적는동안하나의길이생긴다.그길은그의내면으로이어진다.객관적인묘사만으로도이구락시인의시는새로운공간과심상을구축해낸다.그의시선이닿는곳마다낡았던공간이새로워지고,살아난다.그의내면은마치낮은곳을향해걷는구도자처럼겸허하다.
이구락시인은시집『꽃댕강나무』를통해시인은도달하고자하는근원을탐색한다.또한바람직한어떤것,관조적이면서도아름다운심연에도달하는과정을찬찬히따라가볼수있게만든다.
비극적인현실속에서부유하는실존의덧없음을그린첫번째시집『서쪽마을의불빛』(1986),자연과소통함으로써삶을정화하고자기화하려는『그해가을』(2002)에이어세번째시집인『꽃댕강나무』는겸허한자기비움을그려내고있다.부박한현실과세계와의불화,그리고스승이자삶을반영하는거울로서의자연사이에서그의시는점차자연으로귀결된다.현실을외면하려는것이아니라자연과소통함으로써현실의삶을정화하려는욕망의소산이다.
서정성짙은동일성의시학은흔히풍경에인간의삶을적절히결합함으로써인생의단면을그리기마련이다.하지만이구락의시는대상을대상자체로바라보며손쉬운유비를허락하지않는다.이는시마(詩魔)에사로잡힌심정을바탕으로친숙한대상을‘깨달은’데서오는유예다.

한밤중에깨어앉아책을읽으면
글자사이에서물소리들린다
호수에서듣던바로그물소리다
이런날밤시를쓰면
물소리가행간에차올라
시는한줄도써지지않고
시마(詩魔)에씌어잠들지도못한다
―「시」부분

2.시작(詩作)은‘오롯한말씀’을받아적는일

시인은자신의시작(詩作)이“오롯한말씀”(「절벽」)을받아적는일이라고고백한다.그는외부의풍경을받아적기위해날마다길을나선다.현실적인삶의터전그밑바닥에깔린방랑자의식은,외부를향하는길이실상자신의내면으로수렴되는길이다.

나의기차는자주길위에서잠들고
다시오래꿈꾸며풍경할것이다
―「풍경하다」부분

서정시가근대기계문명의집약판인도시를지양하고자연과전원을노래함은,문명의위기속에서도인간본성을망각하지않으려는노력이다.이구락의『꽃댕강나무』는일상화한풍경속을천천히‘걷는’과정을통해반기계문명의길을모색한다.‘오래된,낯선풍경’으로‘발견’하며걸어가는이구락의시는내적인아름다움으로용해된따뜻하면서도예리한‘길의미학’을보여준다.시인은세상에는어제와똑같은풍경은다시없”기에“나는늘풍경諷經하는구도자가될수밖에없다”라고고백한다.

3.섬세하고부드럽지만낮고단단한시

이구락의시는섬세한부드러움을특징으로한다.대부분의시들은정적인풍경을소재로하고있고,그것을눈여겨보는시인의감성은투명하고도단아하다.그의시는덧붙이거나모자란부분이없이잘정제된모습으로인간적인이해와공감을불러일으킨다.
대구의방천시장인근골목길에대한그의시<방천연가시리즈>는이런특징을잘보여주고있다.시장뒷골목의허름한술집,가난한사람들,여종업원에게수작거는남자들의모습을날것그대로섬세하게묘사한다.

방천시장갈매기골목안선술집바라지의젊은사장은꼭내작업실문앞에와전화를건다집안에내가있는지없는지는전혀관심없다는듯그의목소리는조심성이없다그런데도목소리가참착하다아가씨에게수작거는내용인데도밉지가않다이따금터뜨리는웃음도,비갠아침나뭇잎에맺혔던물방울이떨어지며햇살을사방으로흩뿌리듯,순간적이며폭발적이다눈부시기까지하다
-「술집바라지의젊은사장은-방천연가4」부분

김광석길윗마을벽화중에서제일눈길끄는것은오토바이타는그림이다그가마흔이되면꼭하고싶다던,하얀반팔티셔츠에까만통기타가방을메고할리데이비슨오토바이를타고세계일주를떠나는그림─그의등뒤로푸른지구가조그맣게떠있지만,활짝웃고있는그의얼굴은너무젊고그의표정은오랜꿈을이루는설렘도없이너무가볍다하기야마흔이된김광석을본사람은아무도없으니,고무신끌고마실나가듯가볍게그릴수밖에없겠다
-「김광석길에서─방천연가2」부분

섬세하고도간결한언어가그의높은심미안을나타낸다면,나지막하면서도단단한어조는시인의지나칠정도로결벽하고신중하다고알려진기질에서비롯하는걸로여겨진다.평교사로정년퇴임한그의시「마지막수업」에잘드러난다.

만약교장이었다면,공장장이었다면,국회의원이었다면
이토록맑게살수있었을까
이렇게눈치보지않고꼿꼿하게살수있었을까

남의지위를부러워하지않았고
돈과여자를탐내지않았고
가난한사람을내려다보지않았다

아,선생이아니었다면,아니었다면
마음이움직이는대로살아온
이살진자유를어찌감당했으랴
-「마지막수업」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