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 나를 본다 (이태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거울이 나를 본다 (이태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0.00
Description
역설적 자기성찰로써의 ‘즉자-대자’ 아우르기
‘초월에의 꿈’을 화두로
한층 심화된 형이상학적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도정
자연과 내면을 넘나들며 원숙한 서정의 언어로 빚어낸 심상 풍경들
등단 45년의 중진시인 이태수의 열네 번째 시집 『거울이 나를 본다』(문학세계사 펴냄)가 출간됐다. 2016년에 낸 시집 『따뜻한 적막』이후 한 해 동안 쓴 작품들을 가다듬고 재구성해 4부로 나눠 66편을 싣고, 산문 ‘나의 시 쓰기?초월에의 꿈과 그 변주’를 곁들였다. 이 시집은 제목이 암시하듯이, 완만한 역설적 자기성찰로 자연과 내면을 넘나들면서 빚어지는 심상 풍경들을 원숙한 서정의 언어로 떠올린다. 1974년 등단 이후 변주를 거듭하며 추구해온 ‘초월에의 꿈’을 기본명제(중심 화두)로 한층 심화된 형이상학적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도정을 보여 준다.

시인은 “삶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꿈꾸기이며 시는 그 기록들이지만, 그 초월에의 지향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자아 회복에 대한 목마름은 여전하다”면서, “이 세계의 본질과 현상에 천착하면서 신성 환기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도 파토스와 에토스들을 비켜서지 않고 진솔하게 내비치려 했다”고 한다. 표현 기법도 실내악이나 교향악과 같은 음악 형식(A-B-A)을 도입하고, 시의 행과 연의 앞뒤 흐름이 대칭구조를 이루도록 회화적(시각적) 효과를 최대한 살려 형태미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해설 ‘분별의 창을 닫고 관조하는 자아상’을 통해 이진흥(시인)은 “그는 초기의 실존적 방황과 중기의 비속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길 찾기를 거쳐 후기의 침묵과 적막에 이르는 동안 시종일관 서정을 끌어안으며 초월을 꿈꾸어 오고 있다”며, 그의 ‘꿈꾸기’는 이제 ‘꿈꾸듯 말 듯’으로 바뀌면서 주객의 대립과 분별을 사라지게 하고, 이 변화를 통하여 시인은 서구의 논리적 분별상을 동양의 초월적 통합상으로 이끌어온다고 풀이했다. 또한 “시인이 거울을 보는 게 아니라 거울이 시인을 본다는 역설적 표현은 이제 그가 기존의 분별과 판단의 창을 닫고 그냥 거기 그렇게 있는 즉자존재의 입장에 처해 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이는 시인이 자아와 세계의 대립을 지양하고 즉자-대자의 종합을 지향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저자

이태수

저자이태수는1947년경북의성에서출생,1974년《현대문학》을통해등단했으며,《자유시》동인으로활동했다.시집『그림자의그늘』(1979,심상사),『우울한비상의꿈』(1982,문학과지성사),『물속의푸른방』(1986,문학과지성사),『안보이는너의손바닥위에』(1990,문학과지성사),『꿈속의사닥다리』(1993,문학과지성사),『그의집은둥글다』(1995,문학과지성사),『안동시편』(1997,문학과지성사),『내마음의풍란』(1999,문학과지성사),『이슬방울또는얼음꽃』(2004,문학과지성사),『회화나무그늘』(2008,문학과지성사),『침묵의푸른이랑』(2012,민음사),『침묵의결』(2014,문학과지성사),『따뜻한적막』(2016,문학세계사),육필시집『유등연지』(2012,지식을만드는지식),시론집『대구현대시의지형도』(2016,만인사),『여성시의표정』(2016,그루),『성찰과동경』(2017,그루).미술산문집『분지의아틀리에』(1994,나눔사),저서『가톨릭문화예술』(2011,천주교대구대교구)등을냈다.매일신문논설주간,대구한의대겸임교수,대구시인협회회장,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부회장등을지냈으며,대구시문화상(1986,문학),동서문학상(1996),한국가톨릭문학상(2000),천상병시문학상(2005),대구예술대상(2008)등을수상했다.

목차

1
유리창_______10
하늘은언제나_______12
아침한때_______14
아침숲길2_______16
길은멀다_______17
구름그림자_______18
흐렸다갰다_______20
나는안보이고_______22
나의나_______23
천사떠나고_______24
달과별_______25
종소리_______26
보라풍등_______27
아버지,아버지_______28
눈을떠도감아도_______30
유리걸식流離乞食_______31
말동냥_______32

2
월광곡月光曲_______36
오동보랏빛_______38
별밤에_______39
강물위에편지를쓰듯_______40
늦가을저녁에_______42
고엽枯葉_______44
네뒷모습_______45
문상직의양떼_______46
신문광의꽃_______48
변종하의새_______49
풀리비에우리집_______50
심등心燈_______51
강가에서_______52
진창길_______53
잊힌길_______54
내리는눈은_______56
무명無明의잠_______58

3
저옥빛하늘은_______62
안보이는손길이_______64
봄전령_______66
부석사사과꽃_______67
아침느낌_______68
봄,낮꿈_______70
높으락낮으락_______72
꽃비와주마등_______73
물망초_______74
이슬방울하나_______75
연못가에서_______76
높새바람분다_______77
황사黃砂한낮_______78
따뜻한마을_______80
외딴마을불빛_______81
부재不在_______82
꿈길을가며_______83

4
반구대盤龜臺앞에서_______86
금문교_______88
먼산타루치아_______90
인터라켄에서_______92
세느강이흐르듯이_______93
그분과미선나무_______94
우두커니_______96
그와나_______98
이미,그러나아직_______100
분지盆地의맹그로브_______102
함성_______104
냄비타령_______106
세상타령_______108
귀를막아도_______110
꿈꾸듯말듯_______112

나의시쓰기|초월에의꿈과그변주_______115

해설|분별의창을닫고관조하는자아상이진흥(시인)____127

출판사 서평

일상적삶을초월하는꿈꾸기이자자아실현의길찾기로써의시

이태수에게시란범속한일상적삶을초월하는꿈꾸기였고,자아실현의길찾기다.맨앞의시「유리창」은그런상승지향의지를완곡하게드러내보인다.여기서그의꿈꾸기는“유리창너머를바라보”는일이며,그럴때“새들이날아들고나무들이다가”서지만“다가가고날아가는건/정작내마음일따름”이라는것이다.이같은비관적견해는투명한‘유리창’이현실과이상을가로막는견고한‘벽’이라는인식때문이다.그러나그런꿈꾸기는부단히지속된다.

유리창은투명하고견고한벽이므로,
견고한만큼투명하고투명한만큼
견고한유리창은
이쪽과저쪽을투명하고견고하게
갈라놓고말것이너무나분명하므로,

하지만오늘도창가에앉아
유리창너머풍진세상을끌어당긴다
-「유리창」부분

그렇다면시인은왜“분할된안팎을아우르는꿈에/안간힘으로날개를달아”보며,“유리창이쪽마음의빈터에나무를심고/새들의노랫소리도불러모”으는것일까?그에게시는범속한일상적삶을초월하는꿈꾸기이며,자아실현의길찾기이기때문이다.
이번시집에서시인은꿈꾸기에대한의식의변화를보인다.그는“사는게꿈꾸기라고생각해왔는데/이젠그생각이좀달라”져서“꿈밖에서서성거리기도”한다.그러나곧이어서“요즘은꿈꾸듯말듯길을나서며”“비바람불고눈보라몰아쳐도꿈꾸듯말듯/한결같은그걸음으로”가겠다고한다.

사는게꿈꾸기라고생각해왔는데
이젠그생각이좀달라지는것같습니다

아무리꿈꾸어도언제나제자리걸음같아서,
꿈은어디까지나꿈일뿐이어서
그런것일까요
꿈을꾸다가지칠대로지쳐서,
그미련마저떨쳐버리고싶기때문일까요

아무튼요즘은꿈꾸듯말듯길을나섭니다
때로는게걸음으로느리게걷습니다

지우고비우고내려놓아야겠다고마음먹으며
꿈밖에서서성거리기도합니다
멍하니서있거나
결가부좌틀고앉아있다가도
이내마음바꿔흐르는물같이가곤합니다

비바람불고눈보라몰아쳐도꿈꾸듯말듯
한결같은그걸음으로가려합니다

(그런데또왜이런꿈을꾸는거지요……)

거울이물끄러미나를본다
-「꿈꾸듯말듯」전문

분별지를내려놓고,꿈꾸듯말듯하는시인은“구름그림자들이지워지고”붉은노을이“제갈길을가고있어도”(「우두커니」)그냥서있거나,“뒤뜰의낡은벤치에앉아덧없이/구름그림자를바라”(「구름그림자」)보면서“구름그림자아래서/서성거릴뿐(「강가에서」)”이다.

바람결에나뭇잎들이흔들린다
흔들리는나뭇가지에
참새몇마리나란히앉아지저귄다

구름은흐르듯말듯천천히가지만
시간은잰걸음으로간다
늘같은속도로비정하게간다

나무그늘에우두커니앉아서
내가나를들여다본다
들여다보면볼수록자꾸만작아진다
-「부재不在」부분

바람결에나뭇잎들이흔들리고,흔들리는나뭇가지에참새몇마리나란히앉아지저귀고,하늘에는구름이흐르듯말듯가고,시간은잰걸음으로가지만그현상들을관조한다.나무그늘에우두커니앉아자꾸만작아지는자신의모습을들여다보며자신에대한관심을내비친다.그런관심이“내안의내가/그바깥의나를쳐다본다”(「눈을떠도감아도」)든지또는“나는미동도않고서있지만/……/미동도않던나는안보인다”(「나는안보이고」)로나타나고있다.

거울이물끄러미나를보는역설적관조

이번시집에서시인은꿈꾸기에대한의식의변화를보인다.그는“사는게꿈꾸기라고생각해왔는데/이젠그생각이좀달라”져서“꿈밖에서서성거리기도”한다.그러나곧이어서“요즘은꿈꾸듯말듯길을나서며”“비바람불고눈보라몰아쳐도꿈꾸듯말듯/한결같은그걸음으로”가겠다고한다.

사는게꿈꾸기라고생각해왔는데
이젠그생각이좀달라지는것같습니다

아무리꿈꾸어도언제나제자리걸음같아서,
꿈은어디까지나꿈일뿐이어서
그런것일까요
꿈을꾸다가지칠대로지쳐서,
그미련마저떨쳐버리고싶기때문일까요

아무튼요즘은꿈꾸듯말듯길을나섭니다
때로는게걸음으로느리게걷습니다

지우고비우고내려놓아야겠다고마음먹으며
꿈밖에서서성거리기도합니다
멍하니서있거나
결가부좌틀고앉아있다가도
이내마음바꿔흐르는물같이가곤합니다

비바람불고눈보라몰아쳐도꿈꾸듯말듯
한결같은그걸음으로가려합니다

(그런데또왜이런꿈을꾸는거지요……)

거울이물끄러미나를본다
-「꿈꾸듯말듯」전문

분별지를내려놓고,꿈꾸듯말듯하는시인은“구름그림자들이지워지고”붉은노을이“제갈길을가고있어도”(「우두커니」)그냥서있거나,“뒤뜰의낡은벤치에앉아덧없이/구름그림자를바라”(「구름그림자」)보면서“구름그림자아래서/서성거릴뿐(「강가에서」)”이다.

바람결에나뭇잎들이흔들린다
흔들리는나뭇가지에
참새몇마리나란히앉아지저귄다

구름은흐르듯말듯천천히가지만
시간은잰걸음으로간다
늘같은속도로비정하게간다

나무그늘에우두커니앉아서
내가나를들여다본다
들여다보면볼수록자꾸만작아진다
-「부재不在」부분

바람결에나뭇잎들이흔들리고,흔들리는나뭇가지에참새몇마리나란히앉아지저귀고,하늘에는구름이흐르듯말듯가고,시간은잰걸음으로가지만그현상들을관조한다.나무그늘에우두커니앉아자꾸만작아지는자신의모습을들여다보며자신에대한관심을내비친다.그런관심이“내안의내가/그바깥의나를쳐다본다”(「눈을떠도감아도」)든지또는“나는미동도않고서있지만/……/미동도않던나는안보인다”(「나는안보이고」)로나타나고있다.
시인은“거울이물끄러미나를본다”고진술한다.대자존재인‘내’가거울을보는게아니라거울이나를본다는전도된진술을통해서시인은즉자-대자의위치를바꾸어보고있다.이역설적표현은이제그가즉자존재의입장에처해보겠다는의미다.그렇게자아와세계의대립을지양하고즉자-대자의종합을지향한다.

새들이나뭇가지에서조잘거린다
해가지고날이저물자
누군가어둠살을헤집으며걸어온다
산모롱이를돌고돌아
그휘어진길을끌면서다가온다

그는잠시손을흔들더니
두손을호주머니에깊숙이찌른다
저만큼서멈춰서버린다
새들이하나둘나뭇가지를떠나고
점점두터워지는어둠살

불러도그는아무런표정도없이
어둠저편으로가버린다
눈을감은채어둠속에홀로서서
내가나를들여다보면서
그가바로나였다는걸깨닫는다
-「나의나」전문

날이저물자어둠속에서누군가다가와서잠시손을흔들더니아무런표정도없이어둠저편으로가버린다.알수없는사람,어둠살을헤집으며다가와서잠시손을흔들다가아무런표정도없이어둠저편으로가버린“그가바로나”였다고깨닫는장면에서,시인이자신의실존과조우하는모습을보게된다.
그러한조우는환한빛(이성혹은논리)속에서가아니라날이저무는어둠(감성또는신비)속에서이루어진다.빛이아니라어둠속에서그는“잠시손을흔들더니/두손을호주머니에깊숙이찌”르고멈춰섰다가“아무런표정도없이어둠저편으로가버린”것이다.그때시인은“눈을감은채어둠속에홀로서서/……/그가바로나였다는걸깨닫는”데,여기서주목해야할것은어둠속이라는상황이다.어둠속에서는사물을분별할수없다.분별할수없어서분별하지않았을때,시인은‘그’가바로‘나’임을깨달았다는것이다.
여기서“그가바로나”라는것은주와객이불이不二라는것이다.시인은자아와세계가대립하는범비극적삶을극복하고,즉자-대자의종합에이른다.이것이그동안“안보이는길을찾으려고/이다지꿈을좇으며왔다”(「그와나」)는그의시적목표로서,그의꿈꾸기이자길찾기였다.이제그는세속의분별지를버리고,꿈꾸듯말듯우두커니앉아서,거울이물끄러미나를보는것처럼,그렇게역설적으로세상을관조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