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넘어서기 (이명재 평론집)

세계문학 넘어서기 (이명재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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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문학의 세계 진출 문제

1970년대 중엽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후 40년 동안 비평 활동을 해온 이명재(중앙대 명예교수)의 7번 째 평론집 『세계문학 넘어서기』가 출간되었다. 이 평론집에서는 국내 문단 담론 일색이던 이전 비평집과 달리 우리문학의 세계 진출 문제를 여럿 다루었다.
한국문학에 끼친 서양문학의 영향 밖에 접근 과제 등을 논의한 것이다. 아울러 노벨상, 맨부커상을 통한 문제도 제기하였다. 1901년 이래 거의 해마다 서양 위주의 문화올림픽으로 시행되어온 노벨문학상 경우는 아시아에서 인도, 이스라엘, 터키, 일본, 중국에 비해 우리는 어떤 처지인가.
일본은 두 번이나 수상하는 사이에 한국은 늘 변방의 타자적 존재로 소외되었고 불편한 스캔들만 남겼었다.

이제는 국가 상호간의 균형과 경쟁력 있는 문학예술의 실체 파악을 위해서 우리 스스로 진지하게 임할 일이다. 한국문학도 세계문학 변방을 서성거리지만 말고 그 중심부에 자리해야 할 계제이다. 한국 문단의 수준은 적어도 노벨문학상 같은 정상을 이미 전세기 말쯤에 넘었어야 마땅한 것이었다.
세계 경제 10위권인 코리아는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상위권에 자리하고 첨단적인 IT분야에선 선두인지 오래이다. 이미 오리엔탈이즘이나 탈식민주의론 등이 일반화된 요즘에 우리는 자성해야 마땅하다.

사실 해마다 지구촌의 노벨상 축제에서 우리는 늘 국외자처럼 박수만 쳐온 처지가 아닌가. 그런데 근년에 유능한 우리 작가들의 한글 작품이 여럿 외국에 번역되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마침 한강의 소설들이 맨부커상 국제부문에서 두 번이나 수상한 소식들은 뿌듯한 보람으로 다가든다.
그래서 이번 평론집에는 모처럼 우리 한글문학의 세계지향 문제를 띄워본 것이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3부로 나눈 21편의 항목을 정선하여 배치하였다. 제1부에서는 근래의 노벨상과 맨 부커상을 비롯한 국내외의 주요 문학상 수상작품론과 작가세계를 탐색했다.
이어서 제2부에서는 현대 한국의 세대별 시인들의 삶과 시문학 세계를 살펴보고 논의하였다. 제3부에서는 문학의 위기에 처한 여러 현안의 문학 담론과 문단의 전향적 과제 등도 다루었다.

이런 문제는 으레 번역작업 등과도 밀접한 외국문학 전공자 측에서 다룰 것을 생경한 한국문학도가 나선 듯싶다. 보람 있는 지구촌의 문학 축제에 의미 있게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물론 이런 문제에는 우선 국제적인 수준을 인정받은 한글작품 번역 작업과 유명 출판사를 통한 원활한 보급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 문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오래도록 문단활동을 겸해온 처지에서 보다 전향적인 견해를 제기한 것이다. 앞으로는 러시아어권의 고려인 3세 김 아나톨리, 영어권의 재미동포 3세인 캐티 송 시인, 1.5세대인 이창래 작가 등을 외국문학 전공자들이 챙겨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세계문학의 벽을 넘어 거듭날 우리문학의 통과의례를 위한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저자

이명재

1977년《동아일보》신춘문예문학평론,2011년한국소설신인상당선.
중앙대정치학사,동대학원문학석사,경희대대학원문학박사.
중앙대학교인문대학국어국문학과교수(대학장)역임,현명예교수.
미국하와이대학교초빙학자,러시아극동대학교초빙교수역임.
한국문인협회평론분과회장,국제펜세계한글작가대회집행위원장역임.
현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국제펜한국본부자문위원.
월간문학동리상,조연현문학상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등수상.
『전환기의글쓰기와상상력』등평론집7권외저서다수.

목차

제1부국내외수상소설의실체탐색
1.폭력대응과생명의식의소설미학
한강의『채식주의자』『흰』읽기담론
2.예술가소설등으로다양한모색
가즈오이시구로의문학탐색
3.단편서사를통한자전적서민세계
엘리스먼로의삶과문학
4.수난시대민중적리얼리즘과향토성
김정한작가의삶과문학
5.‘장마’의내밀한구성과주제의식
윤흥길작가의깊이와폭
6.고독,죽음과그극복모색
2012년신춘문예당선소설총평
7.소설작품의경연과향연
2017년하반기소설총평(초)

제2부한국시문학의어제와오늘
1.우리신고전새로읽기
김소월의「진달래꽃」
2.민족수난기항일문학의표상
심연수시인탄생100주년에
3.승화된한의서정미학
이수복시문학론
4.한국문학의폭넓히기와위상높이기
문효치의시문학세계
5.수난적삶과향수의서정미학
이삼헌첫시집을손에들고
6.새로운전통시미학의구현
김창완의선시집『靑雨詩選』을읽으며
7.그리움과추억의서정세계
정순영시읽기

제3부다양한문학담론의세계
1.정지용시인의산문지향양상
소설,수필,평론을중심으로
2.괴테와실러의긴문학여정
독일근대문학을세운두기둥
3.작품속에담긴독도(獨島)의양상
근래의우리시와수필중에서
4.문학나무를빛내는잎의미학
현대수필문학의위상
5.한반도밖의한글문단
세계한글작가대회에부쳐
6.전통문화와한국소설의세계화
가장민족적이고세계적인것
7.한국문학의전향적인과제와전망
작품의시공간넓히기와새기법

출판사 서평

2.한국문인과외국작가를대비한주요항목별내용

―한강의『채식주의자』,『흰』읽기담론,본문중에서

한강의『채식주의자』가2016년맨부커인터내셔널문학상에뽑힌데이어2018년에도역시한강의문제작인『흰』으로위와같은상을수상한것이다.
사실세계최고의영예로빛나는노벨문학상에버금가는맨부커국제부문상의잇따른우리작가수상은여러해동안늦가을의노벨문학상발표에서실망만을맛보았던우리에게크게고무될일이아닐수없다.
더구나다음에살펴볼엘리스먼로나가즈오이시구로보다수십년젊은나이에맨부커문학상을수상한수년후에노벨문학상의주인공이된사실도참고가된다..

제목에서산문적성향을띈『채식주의자』연작을통한장편은여러모로실험적이고시적수필적혼합문체인중단편분량의『흰』과는대조적이다.『채식주의자』시리즈가억센가정문화와사회관습에의한파괴적광기나폭력의실상과후유증을고발한것이라면「흰」은가장원초적이고여린생명의존엄을기리며사랑으로영혼을부활시키는소설미학이다.강보배내옷눈소금수의은하수등,흩어진채흐르는가장순수한이미지들을퍼즐맞추기식으로빚어낸진주의미학성과를우리는이작품과함께더새롭게만난다.
특히이작품『흰』에두드러지게나타난한강의실험적인새소설쓰기특성들은여러면에서중요하게다가든다.(설명본문)

1)탈장르적인하이브리드소설
2)글쓰기과정과자신의삶을담은메타소설
3)옴리버스형식의모자이크
4)이미지가선명한소설
5)간절한걸호흡대로쓴문체

―「가즈오이시구로의문학탐색」중에서

2017년도노벨문학상을수상한일본계영국인인가즈오이시구로와그의작품세계를개괄해서살펴보았다.특히음악에조예가깊은작가로서스스로세계적인재즈보컬팀의전속작사가로활동하는이시구로가일본미술분야에도천착해서펴보인예술가소설들도들었다.
또한이시구로는런던의품격있는요식업집에서자아를잃고종사하는현대인의모습이나복제인간이나몽환적인SF성향을곁들인미스터리풍의미래소설도다양하게모색하는면을알아보았다.

아울러그보다는12년젊은1.5세대한국계미국인으로서영어로창작활동을하는이창래경우와도대비해서접근해보았다.같은동양계출신작가처지로영어권문단에서창작활동을펴는엘리트작가로서문학의식이나창작태도와직결되는사안이다.
이런문제는동양계출신작가에있어서영미사회속의자기정체성문제등은소설의제재나사건및문체등에앞서선결요건이기에국제화시대의바람직한문학모색에좋은지침이될수있을것이다.

―「엘리스먼로의삶과문학」중에서

스웨덴한림원은2013년10월10일,그해노벨문학상수상자를앨리스먼로(AliceAnnMunro)로발표하였다.노벨상이시행된1901년이래캐나다국적의문인에게는처음이며세계대전중몇년의휴지기를제외하고110여년의전통을지닌노벨문학상에서여성으로는13번째수상자이다.
더욱이이번에는‘캐나다의안톤체홉’으로지칭되는앨리스먼로에게맨처음으로단편소설분야에시상된다는점에서특이하다.

먼로의소설은단편서사를통한자전적인삶의서사에서민들의애환이나인정과남다른감성적후각묘사가특색이다.여기서문득앨리스먼로작가와수년전작고한박완서작가가나란히환하게웃는사진영상으로떠오른다.
서로동갑일뿐아니라늦깎이등단에아기자기한서민여성들의애환을즐겨써온이야기꾼인데다가냘픈얼굴까지닮아서일까.그럼에도노벨상과의인연에서두작가는너무나남남이다.

―「심연수시인탄생100주년에」

2000년봄과여름철,두만강건너중국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는새천년문화의화두처럼연일새로운항일시인출현과유고작품소개로달아오르고있었다.그것은선구자의땅인용정시한조선족집마당밑의항아리속에서자선시집등8권의창작노트와원고묶음을포함한일기장,편지철등의육필원고들을발굴해냈기때문이었다.이원고들은1945년해방을일주일앞둔긴박한정세하에서영안현에소재한소학교교편을잡다가강제징집을피해용정집으로오는도중왕청현춘양진에서일제앞잡이총에희생된심연수시인을환생시켰다.

심연수(沈連洙,1918.5.20~1945.8.8.)는모름지기일제말엽한국민족문학을지켜오다가끝내이국에서숨진윤동주와더불어항일민족시인의반열에우뚝선다.더욱이민족수난의삶과항일적인작품실적등에서그는결코윤동주와우열을가리기힘들정도로일제말의한글문학을지켜온쌍벽이었다.
심연수는특히일제강점하의암흑기민족문학의불씨가사그라져가던한반도문학을중국대륙북간도땅에이어받아한사코한글문학으로불밝힌우리민족문학최후의수호자이다.

―「정지용시인의산문지향양상」에서

정지용의문학은1919년삼일운동직후18세이던고보재학때처녀소설인「三人」의활자화로시작해서20대중반이던1926년일본유학때시「카페프랑스「鄕愁」등을발표하며10여년동안본격적인시문학을왕성하게꽃피워나갔다.
그리고『정지용시집』등을펴내던1930년대중반전후들어서며여러신문잡지에수필과평론을숱하게많이연재하였다.30대중반이후각지방을순례한‘愁誰語’‘畵文行脚’등은일종의‘旅窓短信’같은기행수필연작들이다.
그리고1940년대전후에는「詩와言語」「朝鮮詩의반성」등을앞세우며다방면의평론에도참여하였다.

이런사실들을감안해서우리는적어도정지용이스스로장르적선택에서얻은결과를두고객관적인득실을생각해볼만하다.정지용은본디다재다능한데다여러장르를함께겸하기벅찬처지에서분주하게생활하며신문잡지에글을발표하느라창작재능의집중력을분산시키고말았다는점을발견하였다.
시인으로일가를이룬정지용자신은후배인이태준을의식하며산문문학에애착을가지고소설에서시작해서중후반기부터는시보다수필,평론에더치우쳐있었음을확인할수있다.

―「한국전통문화와세계문학」항목에서

원래민족문학(WeltLiteratur=nationalliterature)이란개념은독일의문학가였던헤르더(1744~1803)가독일과러시아접경지역(리가)의민요채집을하던중게르만족과슬라브족의것이상이한점을발견한데서비롯되었다.
그리고동시대의이렇게상이한여러민족의문학을합하면세계적인문학이된다는점에착안한괴에테(1749~1832)는1827년에그의일기장에다최초로세계문학(WeltLiteratur=worldliterature)이란명칭을써서일반화되었다.
그리고그후에는나아가서1930년대에들어서각민족문학사이의상이점이나교류와영향관계를대비하는프랑스의방띠겜이세운비교문학(comparativeliterature)관을비판한미국의신비평가그룹으로꼽히는르네웰렉등은‘문학의이론’에서동서고금의인류모두에게보편성을띤일반문학(generalliterature)개념까지정립하기에이르렀다.

[이명재평론가에대하여]

이명재평론가가집행위원장을맡아본우리의모국어인한글과우리문학의세계화에상관된일로서는1985년가을에3박4일동안국제펜한국본부주최로경주에서열린‘제1회세계한글작가대회’가있다.
이미한반도밖으로나가서이민족들과함께생활하는재외동포작가를비롯해서국내문인들까지15개국에서5백여명이참가한대회였기때문이다.
그야말로글로벌시대에해외의각지역에이민나가서살거나또는선조대부터강제이주당한채디아스포라의삶을영위해오면서도한인타운중심으로손수모국어인한글로현장감넘치는글을쓰며여러권째의종합문예동인지를펴내는노력은가상한일이다.
이제한국문학사는한반도에서이루어진문학만이아니라세계각지역에이민을나가서거점을이루고사는한인들의한글작품도그대상으로포함시켜야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