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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해
부산에서태어났다.1963년《자유문학》지와《경향신문》신춘문예시당선으로문단에데뷔했다.자유실천문인협의회창립발기위원,한국시인협회회장을지냈다.현대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한국시협상,공초문학상,PEN문학상등을수상했다.시집으로『인간의악기』,『신의열쇠』,『왜아니오시나요』,『천노,일어서다』(장편서사시),『항해일지』,『바람부는날은지하철을타고』,『별똥별』,『풀』,『봄꿈을꾸며』,『눈송이는나의각을지운다』,『모두허공이야』가있다.시선집『누구에게나봄날은온다』,『그대앞에봄이있다』,『무인도를위하여』,『우리들의우산』,『어머니,우리어머니』(김종해?김종철형제시집)등이있다.
1.사람으로서살았던때가있었다사람으로서살았던때가있었다ㆍ14풀잎을보았다ㆍ15푸른별에서의하루ㆍ16외로운별은너의것이아니다ㆍ17살아가는동안에ㆍ19천지만물중에서ㆍ21민들레만세!ㆍ22풀꽃한송이를보다ㆍ23캄캄한봄날ㆍ25봄감기ㆍ27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에대하여ㆍ29밥을위한기도ㆍ302.아내를위해밥상을차리다호놀룰루는아름답다ㆍ34오아후섬진주만에서ㆍ36축복이잊혀지지않는이유ㆍ38아내를위해밥상을차리다ㆍ40아내를사랑하라ㆍ42세밑에서서ㆍ45광화문의달ㆍ47블라디보스톡으로가다ㆍ49베트남다낭을외유하다ㆍ51아우의페르시아행ㆍ53추억은아프다ㆍ553.늦저녁의버스킹늦저녁의버스킹ㆍ58낙산사에서깨치다ㆍ60낯선뒷모습ㆍ62호젓한만찬ㆍ64요리사는괴롭다ㆍ66숨죽이며묻다ㆍ68사라짐에대하여ㆍ70빗속에서ㆍ72떠나기딱좋은날ㆍ74떠남에대하여ㆍ76고향에서다ㆍ78강물이되어흐르라하네ㆍ80반구대암각화ㆍ824.적벽赤壁에서다적벽赤壁에서다ㆍ86이발을하며ㆍ87홀로술잔을비운다는것ㆍ89어머니오시다ㆍ91면도를하며ㆍ93누군가가떠나갔다ㆍ95만추,낙엽들을지휘하다ㆍ97까마귀와함께ㆍ99은행나무와함께ㆍ101혼자점심먹기ㆍ102길을걷다ㆍ104거울앞에서ㆍ106겨울의암호파일ㆍ107
시력57년,원로시인김종해의12번째신작시집“사람몸하나가온갖감정과영혼을담고있는악기樂器”저무는지상의한삶에서인간의고통과환희를연주하다!따스하고아름다운서정으로빚어내는삶과죽음에대한통찰1.간결하고함축된언어,삶과자연의섭리와깨침삶과존재에대한경험적통찰과함께따스하고서정적인시편을발표해왔던한국시단의원로김종해시인이12번째신작시집『늦저녁의버스킹』을묶어냈다.시집『모두허공이야』를간행한지3년8개월만이다.신작시집『늦저녁의버스킹』은간결하고함축된언어로삶과자연의섭리와깨침뿐만아니라시의새로운서사까지담고있어아름다운서정시를읽는즐거움을느끼게해준다.「그대앞에봄이있다」라는시로수많은독자들의사랑을받아온김종해시인은‘사람의온기가담겨있는따뜻한시,영혼의갈증을축여주는생수같은시,눈물이나이슬이묻어있는듯한물기있는서정시,압축되고함축되다가옆구리가터진시,삶의일상에서는말한마디하지않고있다가세상사의중심을짚어내는시,울림이있는시,향기가있는시’를쓰고싶다고꾸준히자신의시론을밝힌바있다.시집『늦저녁의버스킹』에서는인간의죽음과이별에대해깊이명상하는김종해시인과만날수있다.다른한편으로는일상한가운데서삶의의미와깨달음을헤아리는시인과도만나게된다.시인은“영원을[내]것인양붙들지”않으면서도꾸밈이없고소박한시어에기대어‘영원의깨달음’으로느끼게한다.시인의시어가꾸밈이없고소박한것처럼,그의시에서소재가되고있는것도인간사어디서나마주할수있는지극히평범할뿐만아니라작고사소한것들이다.예컨대,때로는풀잎이,민들레와같은풀꽃이,식탁위의밥이,횟집수족관의물고기가,집바깥의까마귀가,거리의은행나무가,여행을하며바라보는세상의모든것이시인의눈길을끈다.「사람으로서살았던때가있었다」,「풀잎을보았다」,「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에대하여」등청정한이미지와짧고긴장된함축미의진수가담긴시집『늦저녁의버스킹』은‘나’를돌아보고‘삶’에대한깊은성찰을하게한다.또한연작시「항해일지」를쓸무렵의숨겨진이야기를시로쉽게풀어쓴시설詩說「동해망상해수욕장」,「높새바람이부는날을조심하라」등의시편들은독자들에게쏠쏠한읽을재미를던져준다.2.삶과죽음사이를넘나드는극적劇的인서사敍事와멜로디김종해시인의시편을읽다보면그의시속에서아름다운음악이들려오는듯하다.시속에내재된음악적인운율과진솔한시각의감성이만나빚어내는앙상블이독자의마음을흔들어놓는다.이번시집의표제시인「늦저녁의버스킹」에서,독자들은자신의삶과존재의미를되새기는시인과만날수있다.시인은‘인간으로서의자신’을향한시야를‘시인으로의자신’에게로좁히고있다.나뭇잎떨어지는저녁이와서내몸속에악기樂器가있음을비로소깨닫는다그간소리내지않았던몇개의악기현악기의줄을고르는동안길은더저물고등불은깊어진다나오랫동안먼길걸어왔음으로길은등뒤에서고단한몸을눕힌다삶의길이서로저마다달라서네거리는저혼자신호등불빛을바꾼다오늘밤이곳이면적당하다이거리에자리를펴리라나뭇잎떨어지고해지는저녁내몸속의악기를모두꺼내어연주하리라어둠속의비애여아픔과절망의한시절이여나를위해내가부르고싶은나의노래바람처럼멀리띄워보내리라사랑과안식과희망의한때나그네의한철시름도담아보리라저녁이와서길은빨리저물어가는데그동안이생에서뛰놀았던생의환희내마음속에내린낙엽한장도오늘밤악기위에얹어서노래하리라―「늦저녁의버스킹」전문버스킹(busking)은‘길거리에서공연하다’라는의미의버스크(busk)에서유래된용어다.공연자인버스커(busker)들은악기,작은마이크,휴대용앰프등을들고다니며거리곳곳에서관객과소통하면서자유롭게음악을즐긴다.김종해시인의「늦저녁의버스킹」은그런버스킹의상황을비유적으로끌어와서화자자신이가진내면적세계를드러낸시다.시속에서화자는“나뭇잎떨어지는저녁”‘네거리’에도달하자마자자신이하나의악기가되어있음을감지한다.‘버스킹의시간’그러나이버스킹은“나를위해내가부르고싶은나의노래”로써주체자도자신이고관객도자신일뿐이다.서정시가일인칭자기고백의성격이강하기에시인은화자만이느끼는‘몸관악기’의상황을통해자신의내면에깃든서정의무늬를토로하고있다.숙명적이고필연적인삶을살았던화자는죽음이가까이도달해있음을예견한다.모든것을숙명적으로받아들이려는인식을가지고현존과현존이후의상황을언술한다.“오랫동안먼길걸어왔음으로”‘나’의“길은등뒤에서고단한몸을눕힌다”.인고의세월내내화자가깨달은것은무상無常이다.“삶의길이서로저마다달라서/네거리는저혼자신호등불빛을바꾸”고각자의‘길’을살게한다.그곳에서화자는자신안에있는모든‘악기’를꺼내연주를준비한다.마치마지막버스킹을하려는듯이…….왜하필‘거리’인가?화려한무대가아니라인산인해를이루는평범한거리에서자신의마지막을소진시키려하는가?“어둠속의비애”나“아픔과절망의한시절”을모두잊고자신을완전히휘발시키려는무욕의정신이시인에게있어서일것이다.자신의생을되돌아봄에있어“이생에서뛰놀았던생의환희”는물론“마음속에내린낙엽한장도”“바람처럼멀리띄워보내”려는의지를보였기때문이다.‘나’의몸은‘나’의의지에따라서가아니라‘나’의몸을받아주고자하는‘길’의다감한마음에이끌려‘눕히어진것’이다.‘나’와‘나’를받아주는‘길’사이의따뜻한마음나눔이감지되지않는가.여기서감지되는따뜻함은사실김종해시인의이번시집전체를감싸고있는기본정조다.시의마지막을장식하는‘나’의다짐에서우리는김종해시인이시인으로서스스로자신에게어떤다짐을하고있는지를생생하게감지할수있다.어찌보면,시속에서이어지는‘나’의다짐은이번시집의시세계에대한시인김종해의다짐을드러내는일종의‘서시序詩’로읽히기도한다.하지만어찌이같은다짐이이번시집『늦저녁의버스킹』에만해당하는것이랴.앞으로도계속이어질시인의시세계에대한시인의다짐일수도있고,또한새롭게이어질시세계에대한‘서시’일수도있다.이번시집에서어떤작품도소홀히여길수없지만,특히「아내를사랑하라」라는시는시인의어느작품보다더사랑스럽다.희수喜壽를앞둔노년의나이눈도귀도몸마저조금씩돌아가는그나이지나온세월이남긴행복과불행을묻지도말고생각지도말라반려자없이혼자살아가는노년은얼마나슬픈가아내가죽어서없는것보다아내가살아있는삶이나는행복하다아내와함께하는세상의삶이내게는은혜롭다프로야구에빠져거실의TV를보다가도아내가좋아하는드라마방영시간이면방을옮겨라주중엔집안에오래머무르지말며없는듯지내고,소리내지말라아침에아내가외출하면행선지를묻지말며귀가시간을묻지말라아내의쇼핑아내의해외여행경비지출에조금도불편한내색을보이지말며압력밥솥의밥은손수퍼서식탁위에서조용히먹을것먹고난뒤그릇들은즉시씻어둘것아내의눈치를보며반주飯酒상을차리려면아내도함께즐길안주감을장만할것한주에한두번수산시장에가서아내가좋아하는바다생선류들을장보아올것생선내장을빼고말리거나냉동실에넣기위해손질할때도칼잡은손을놓지말며도마근처에서떠나지말것낮시간에가끔영화관도함께가라가서,눈가에감도는눈물도아내몰래닦아내라아내가죽어서없는삶보다아내가생기있게살아있는삶이나는행복하다아직은아프지않고이세상에서아내와함께하는삶이나에게는은혜롭다―「아내를사랑하라」전문“아내를사랑하라”는굳이현자의조언으로읽힐성질의것이아니다.세속의삶을살아온사람이라면누구나할법한조언이기때문이다.또한“눈도귀도몸마저조금씩돌아가는”나이에이르러“반려자없이혼자살아가는노년은얼마나슬픈가”는주변홀아비노인들의모습에서쉽게확인할수있는바이기도하다.그럼에도,많은이가“아내가죽어서없는삶보다/아내가생기있게살아있는삶”이얼마나행복한것인가를,“아직은아프지않고/이세상에서아내와함께하는삶”이얼마나은혜로운것인가를실감하지못한다.그런이들에게시인은아내를사랑하는일이‘당위’임을일깨운다.그리고‘이세상’을함께하는아내를사랑하는법을구체적으로일러준다.세간을떠도는‘두려운아내앞에서의처신요령’을‘아내를사랑하는법’으로새롭게각색해놓은시인의조언은우리의입가에웃음을자아내기도하지만,시인의진심에새삼다가가게도한다.누구든아내와함께하는사람이라면이시를손수옮겨적은종이를벽에붙여두고때마다읽고되새길것을권고함은어떨지?3.김종해시인의시세계―“무슨말을어떻게해도시가되는경지”신경림(예술원회원)시인은“김종해의시는한마디로시를읽는즐거움을만끽시켜준다.사람들은왜시를읽을까.나는종종이문제를생각해보지만,적어도나의경우아무리그내용이훌륭한것이라하더라도시를읽는즐거움을주지못하는시라면읽지않는다.어떤시가어떻게즐거움을주는가를따지기란쉬운일이아니겠지만,분명한것은,그것은산문이나그밖의사회과학이주는즐거움과는판이하게다르다는점이다.김종해의시편들은전체적으로아름답다.아름다울뿐아니라넉넉하고따뜻하다.”고이야기한다.또유종호(예술원회원)문학평론가는김종해의시를거론하며,“과장과요설없는시인의세계는고유의간곡함으로부가적의미를얻게된다.젊음의노도질풍기와중년의신산함을지나노년의시인은이제평정과평온의심경에이른다.세상이치에대한화해와거기서유래한인간긍정과세계긍정이성취한정신의경지다.봄꿈을기다리는동안행복할수있는심경이쉽게이루어지는것은아닐터이다.그것은시인의평생경험이안겨준모색과태도형성의결과일것이다.그리하여김종해의시집은은은하고탈속한삶에대한송가가되어주고있다.”라고말한다.이남호(고려대교수)문학평론가는“김종해시인의시집에는김종해시인의반백년시력이편안하게숨쉬고있다.삶의산전수전뿐만아니라시의산전수전도다겪은노시인은편안하고자유롭고오히려천진해졌다.시인은이제높은뜻을만들려고긴장하지않으며,멋진기교의언어를구사하려고애쓰지도않으며,새로운시의비경을찾아헤매지도않는다.반백년의시력은시인으로하여금일상의느낌과생각이그대로시가되게하였고,시와삶이하나가되게하였다.‘나는붓을던져도그림이된다’고중광스님이말한바있지만,김종해시인이야말로‘나는무슨말을어떻게해도시가된다’고해도될것같은경지를보여주고있다.”며노시인의공력에찬사를보낸바있다.이번시집의해설을쓴장경렬서울대학교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시집『늦저녁의버스킹』에게재된시「숨죽이며묻다」를언급하며“시인은인간조차‘한생명이한생명에게제몸을밥으로바치는헌사’일수도있음을,‘난도질’이기다리는‘도마위’가‘돌아갈자연’일수도있음을‘역지사지의입장’에서짚어본다.어찌이보다더생생하고명징하게우리네인간에게삶과죽음이종국에는어떤의미를갖는것인가를꿰뚫어볼수있겠는가.”라며“시가우리에게‘영원의깨달음’으로인도하는문학적장치라면,이보다빼어난시는어디서도찾아보기어려울것이다.”라고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