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이선정한‘느낌이빠른시’,‘귀로듣는시’
어떤시가누군가에의해애송된다는것만으로도그것은충분히가치있는일이다.시인들이좋아하는애송시집의출간역시이런맥락에서이해할수있을것이다.『사랑을잃고나는쓰네』는시인들의개인적주관에의한선택이기는하지만,시를보는눈이보다전문적이고주체적인‘현역시인’들의심미안이었기에,한국현대시의정신적스펙트럼을펼쳐보일수있다는의미를갖는다.또한화가가좋아하는그림,영화인이좋아하는영화가있듯이‘시인이좋아하는시는어떤시일까?’라는일반독자가지닌호기심과기대치도메워줄수있을것이다.
거기에더하여,시를직접창작하고있는현역시인246명의보다섬세하고예리한시적감성을확인해보는것자체도또다른즐거움이된다.가장많은추천을받은시인은서정주이지만여러작품에분산되어있는반면,김춘수시인의경우는한작품「꽃」에집중되어있었다.
김춘수시인의「꽃」은존재의아름다움을‘연시의구조’속에담고있다는점에서매력을찾을수있을것이다.이시를연시의일종으로체험함으로써어려운형이상학적인존재의문제는일거에아주보편적이고상식적인차원의문제로바뀌게된다.이것이바로이시가가지는대중적인호소력이아닐까?
연애나사랑의감정구조가가지는감염력못지않게시인들을사로잡고있는것은원초적인괴로움,외로움,그리움같은감정들이다.윤동주의「서시」는순수하지못한세계속에서삶을감내해야하는인간으로서가지는원초적인괴로움에대한한선언이다.
백석의「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은타지에서느끼는외롭고무기력한삶에대한회한을절절하게노래하고있는시이다.「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이라는제목자체가이러한외로움과고독그리고무기력함을북방의정서에실어강하게드러내고있다.
무엇보다이번시집출간의의미는한국의아름다운명시가일반시독자들에게보다많은사랑을받고널리애송되는것에있다.일반독자들에게애송되는‘귀로듣는명시’와‘읽히는명시’등좋은우리시가많아질수록우리사회의정서는순화되고,한국현대시는일상속에서더욱풍요롭고아름다워지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