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총7장으로구성되어있다.
제1장「우상과신화」는통일조국건설의화신으로국민에게각인된백범김구의실상을파헤치고있다.김구가추진한남북협상은실효를거둘수없는것으로서애당초불가능한것이었으며,김구자신도그사실을잘알고있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김구는남북협상을강행했다.그럼으로써신생대한민국탄생에재를뿌렸고,결과적으로김일성정권에힘을실어준꼴이되고말았다.
김구는심지어평양에서북한인민군의사열을지켜보고설사남쪽에대한민국이세워진다해도소련제현대식중화기로무장한인민군이밀고내려와순식간에남녘에인민공화국이선포될것이라고예상하고있었다.나아가김일성에게정치적피난처를제공해줄의향이있는지를묻기까지했다.그실상을적나라하게폭로한다.
제2장「스러진거인」에서는일생을통해독립운동에헌신한끝에사실상혼자의힘으로이땅에민족사상최초로자유와공화의나라를건국한우남이승만의진면목을소개한다.이승만은청년시절무기수로한성감옥에서수형생활을할때“대한은태풍을만난배와같다”며나라가위태로운처지에몰려있음을일깨우려『독립정신』을집필했는가하면,한국인최초로미국명문프린스턴대학에서국제정치학박사학위를취득했으며,기미년3?1만세운동직후세워진상해임시정부초대대통령으로추대되었다.이후한국의독립이어떻게세계평화에기여할것인지를국제사회에알리고지지를이끌어냄으로써독립을이루기위해노력했으며,『일본내막기(JapanInsideOut)』의저술로일본의야심이필연적으로태평양전쟁을촉발시킬것임을예언함으로써미국사회를각성시키는한편중경임시정부가국제사회,특히미국의인정을받도록노력했다.
이승만의독립운동은해방정국에서절정을맞는다.독립운동의상징으로서신화의이미지와카리스마로국민을결집시켜한반도전체가소련의수중에떨어지지않도록투쟁함으로써기어이대한민국탄생을성취해내고야만다.일부연구자들외에대다수국민은이러한이승만의독립운동역정을알지못한다.이책은거인이승만을재인식할것을촉구하고있다.
제3장「반동의80년대」에서는수정주의사관이한국현대사를어떻게왜곡했는지를고발한다.『한국전쟁의기원』,『해방전후사의인식』시리즈등수많은저작들이해방당시시대적요청을반제반봉건혁명으로서의공산혁명이라는전제하에한국현대사를왜곡함으로써대한민국의정통성을부인하며대중을오도했다는것이다.그러한인식이계속확대재생산되어오늘에이르고있으며,그결과한국사회의집단의식이뒤틀려졌음을지적하고있다.
제4장「반동의소설『태백산맥』」에서는조정래의소설『태백산맥』이대중에게결정적으로왜곡된한국현대사인식을불어넣었음을폭로한다.『태백산맥』은수정주의사관의『해방전후사의인식』을소설로형상화한것으로작가조정래의말처럼역사의진실을담은게아니라진실을왜곡했다는것이다.외눈박이역사인식으로실제있었던사실과소설의상황설정이나인물설정이역사적진실과는동떨어진것임을통렬하게고발한다.
제5장「잘못된역사정리4·3」에서는정부가주도한제주4·3사건의역사정리가잘못됨으로써특히남로당무장대에의해희생된사람들의유족들의상처를덧나게했다고지적하고있다.살인을주도한사람들까지‘희생자’의범주에넣은것은큰잘못이라는뜻이다.더욱이4·3사건을민중항쟁으로규정하는남로당의폭거를미화하는것이어서역사를왜곡하는것일뿐이라고주장한다.저자는국가폭력을정당화할수는없다하면서4·3사건은남로당의폭거라는작용에대한반작용이라고설명한다.오늘날우리사회의분위기에서이러한주장은용기없이는쉬운일이아니다.
제6장「김용옥은너무몰랐다」에서는도올김용옥의여순반란사건강연과저술을논박하고있다.김용옥은한국현대사연구가가아니다.그럼에도그는거침없이여순반란사건을단순무식하게‘학살’로규정하며대중을선동해왔다는게저자의지적이다.여순사건은명백한반란이며,김용옥의주장은그의무지에서비롯된것일뿐이라는설명이다.
제7장「꼭알아야할것」에서는분단의책임이소련에있으며,사실상먼저정부를수립한건북한이라는점을강조한다.그것도무려2년6개월앞서김일성독재정권이소련에의해세워졌음을조목조목설명한다.나아가민족지상주의의위험성을경고한다.전체주의로변질될수있다는것이다.또한오늘의대한민국사회는과잉민주주의가문제임도강조한다.저자는‘개인’의발견과자유주의의중요성을강조함으로써책을끝낸다.
국민대다수가몰랐던역사적사실을알수있다는점과저자의사유가돋보이는책이라는점에서일독을권한다.
<책속에서>
이책은한국현대사를대상으로해방정국과80년대,그리고오늘을넘나들며쓴에세이다.이책이학술연구가아니라실제역사사실과나의사유(思惟)에의한산물이라는얘기다.오늘의시점에서자유롭게해방정국과8~90년대를오가면서한국현대사의인식을정리하며오늘의몰이성적이고비합리적인현실을고발하고자하는의도로쓴것이라는의미다.
_6쪽
김구의자유에대한이해는아주초보적인수준에머물러있다.국가의법테두리안에서의개인의자유를말하는데에서그치기때문이다.즉,국가의존재를개인의자유를얼마나보장할수있는가에서보는게아니라개인의자유가‘규범의속박’으로서의국가통제안에서만허용될수있다는관점에서있다는것이다.물론국가란규범의속박이라는게틀린말은아니다.내가말하고자하는것은그와같은기초적인수준을넘어서지못하고있다는점이다.규범의속박이라는기본전제하에개인의자유를어떻게보장할것인가의수준으로까지확장하고있지못하고있다는얘기다.
_61쪽
배경이무엇이었든간에80년대는‘반동의시대’라고나는생각한다.시대의흐름을역류하는마르크스·레닌주의,나아가김일성의주체사상이운동권의주류를이루는가운데수정주의사관이한국현대사를지배했기때문이다.그리고그반동의파장은지금까지이어지고있다.
수정주의사관의대표적인책은『해방전후사의인식』시리즈6권이다.물론시리즈에게재된논문이다수정주의사관에의한것은아니다.그러나핵심적인주제가좌파수정주의를기초로한것이기에『해방전후사의인식』을대표적인저술이라고보는것이다.물론원조랄수있는책은브루스커밍스의『한국전쟁의기원』이다.
학생들을필두로한젊은이들은물론재야운동권,심지어일반지식인들에있어서도『해방전후사의인식』은필독서로인식되었고,『해방전후사의인식』이담고있는한국현대사에대한인식을공유하지않으면시대에뒤떨어진사람인양생각되었다.『해방전후사의인식』은마치그간잘못알고있던한국현대사를바로잡아교정시켜주며새로운역사인식의지평을열어준것으로인식되었다.
_124쪽
한국근현대사를공부하다보면숱한내적갈등의중심에‘민족’이라는관념이있음을발견하게된다.해방정국에서빚어진많은갈등과비극의촉발은민족이라는관념에의한것이었다.민족이무엇이길래그어떤가치보다도우선시되었던것일까.그건오늘날에있어서도마찬가지다.민족을최고의가치로여기는민족주의가한국사회를지배하고있지않은가.
대부분의국민이그렇겠지만나도예외없이어려서부터‘민족’에대한교육을받아왔다.민족은역사의주체로자리매김해야할신성한‘그무엇’이었다.누구나기억하고있을것이다.“우리민족은반만년이상의유구한역사를가지고있으며,세계사에서보기드문단일민족국가의전통을이어오고있다.”이러한인식이우리국민의의식속에내면화되어있고,따라서‘민족’을내세우면설명따위는필요없이정당성을갖는것으로인식될정도로민족주의는
강력한이데올로기로서우리사회에똬리를틀고있다.
_3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