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부르는 시간

이름을 부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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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극작가 최기우의 다섯 번째 희곡집 「이름을 부르는 시간」(평민사ㆍ2023)에는 동학농민혁명, 전주3ㆍ1운동, 옥구농민항쟁, 조선어학회사건, 전주518민주화운동 등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역사적 사건과 그 속에서 고귀한 삶으로 우리에게 긍지를 갖게 한 선인들의 자취가 담긴 다섯 편의 희곡 「들꽃상여」, 「거두리로다」, 「1927 옥구 사람들」, 「수우재에서」, 「아! 다시 살아…」가 실려 있다.
저자

최기우

극작가최기우는2000년전북일보신춘문예(소설)로등단,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등무대극에집중하며100여편의작품을무대에올렸다.우리민족의역사와설화,인물과언어,민중의삶과유희,흥을소재로한집필에힘을쏟고있다.희곡집「상봉」(2008),「춘향꽃이피었습니다」(2009),「은행나무꽃」(2021),「달릉개」(2021),어린이희곡「뽕뽕뽕방귀쟁이뽕함마니」(2021),「노잣돈갚기프로젝트」(2022),「쿵푸아니고똥푸」(2023),오디오북〈들꽃상여〉(2022)등을냈다.대한민국연극제희곡상,전북연극제희곡상,불꽃문학상,작가의눈작품상,천인갈채상,전주시예술상등을수상했다.전북일보사기자와전주대학교겸임교수,㈔문화연구창대표등으로일했으며,최명희문학관관장이다.

목차

○책머리(작가의글)

○들꽃상여-동록개와동학농민혁명
○거두리로다-이보한과전주3·1운동
○1927옥구사람들-장태성과옥구농민항쟁
○수우재에서-이병기와조선어학회사건
○아!다시살아…-이세종과전주의5·18민주화운동

출판사 서평

우리민족의상처이고옹이였던이사건들은숱한이들의한숨과눈물,흐느낌과절규,피와목숨을내어준덕에자랑스러운역사로아물었지만,온몸을던졌던사람들은온갖풍상속에서조금씩사라졌고잊혔다.이름은기록돼있어도서너줄의똑같은약력으로남은사람들,이름도불리지않고기억되지도않는사람들,이름도짐작할수없이허공속에서맴도는사람들….우리역사는이름마저잊힌사람들이끌어온상처의결과다.
「이름을부르는시간」의다섯작품은우리가지금당장그들의이름을찾아크게외쳐야하는이유를명확하게알려준다.이름을부를때마음이닿는다.죽창을쥔동학농민군의억센주먹을내손으로감쌀때,3ㆍ1만세운동에선이들과두손번쩍들고외침을함께할때,죄없이잡혀간동무를구하기위해달려나가는옥구소작농들과걸음을맞출때,우리말과우리글의가치를지키기위해고초를당한학자들의상처를닦아줄때,대한민국의자유와민주와평화를외치며쓰러진이들의어깨를겯고함께일어설때,두렵지만기필코나서야만했을이들의절박함에공감하게된다.하염없이첩첩했을그들의이름을부를때막막함속에서도당당했을그들의눈빛을마주할수있다.지금,우리가소리내부르지않으면아무도기억하지않는다.

「들꽃상여」에는신분차별없는세상을위해싸우다가이름도남기지못하고스러져간동학농민혁명의넋들이있다.자신의집을자치행정기관인집강소로내놓은김제원평의동록개와여성장군이소사,소년장사이복룡,판소리창우부대의또랑광대소리쇠등이다.「들꽃상여」는2021년봄,극단까치동이초연했으며,㈔한국극작가협회의‘2021한국희곡명작선’과전주문화재단의‘미디어북콘텐츠제작지원사업’에선정됐다.2022년오디오북으로제작돼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에서우수상을받았다.
「거두리로다」는자비로운선행과투철한민족의식으로전주사람들의존경을받던걸인성자이보한(1872∼1931)의삶을다룬다.특히,1919년3ㆍ1운동을전후로서울과전주에서활동한행적을중심에둔다.일제강점기전주,들풀같으면서도동구밖정자나무처럼버티고서있던한사람과그를둘러싼사람들이이야기의중심에있다.2023년가을,극단까치동이무대에올렸다.
「1927옥구사람들」은군산ㆍ옥구의열혈청년장태성(1909∼1987)과일제강점기우리농민의대표적인저항운동으로꼽히는옥구농민항일항쟁을다뤘다.이항쟁은농민과청년5백여명이참여한것으로알려졌으나,이름이드러난사람은재판기록이남은34명이전부다.이들은10대3명,20대16명,30대12명,40대3명으로평균나이는29세였다.옥구농민항일항쟁은불의에비분강개한청년들의투쟁이며,작은혁명이다.
시조시인가람이병기(1891∼1968)의생가를배경으로한「수우재에서」는「조선어큰사전」편찬작업을하던조선어학회를항일독립운동단체로몰아관계자들을체포ㆍ투옥했던조선어학회사건이소재다.가람이일본경찰들에게끌려가심문을받는내용이지만,그속에서가람을상징하는일기,조선어학회,우리말강의,창씨개명,난초등을소재로그의자취를좇고,민족의말과글을보존하는데노력했던그의강인한의지를살핀다.이작품은2012년수우재에서상설공연된악극〈백세지사(百世之師),가람이병기〉를다시쓴것이다.
「아!다시살아…」는5ㆍ18민주화운동의첫번째희생자인전북대학교학생이세종(1959∼1980)과1980년5월17일ㆍ18일전주의처절한밤을담았다.2007년이세종열사와전북의5ㆍ18민주화운동을기억하고기념하기위한문화제에서올린추모영상극의대본을수정했다.작가는“희곡의인물과언어는실체를명확하게담지못하고겉핥기에불과하지만,경험자들이말하는진실혹은사실만이라도들려주는것이시급하다는생각이들었다.”면서“불안한출발이지만,이러한시도를시작으로훗날더깊고너른내공을가진작가가적확한서사로작품을다시쓸것이라고믿는다.”라고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