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질병은 은유가 아니라 세계다」
- 울시(鬱詩)로 구축한 한 편의 병리학적 서정 -
한의사 이강재의 첫 시집이다. 시집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체적인 소재와 주제는 질병이다. 하지만 질병은 비유나 장치로 소비되지 않는다. 병은 세계를 인식하는 하나의 구조이며, 삶을 해석하는 기층 질서로 작동한다. 한의사이자 체질의학 연구자 그리고 글쟁이이라는 복합적 이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강재는 ‘병리학적 서정’이라는 독자적인 시의 지형을 구축한다.
와우도인은 글쟁이로서 이강재의 별호이다. 와우도인은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의 성격을 스스로 ‘울시(鬱詩)’라 명명했다. 울(鬱)은 우울만을 뜻하지 않는다. 억울함, 막힘, 정체, 과밀한 감정, 몸과 마음이 빽빽하게 압축된 상태 전체를 가리킨다. 「蝸牛道人의 병리학 실험실」의 시편들은 바로 이 울의 상태를 병이라는 경험을 통해 언어로 번역해 낸 기록이다. 질병은 숨기거나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오래 고여 있던 정서를 드러내는 통로가 된다.
이 시집은 흉, 옴, 조울증, 전립선염, 삼차신경통, 크론병, 베체트병 등과 이쁜이수술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의 병명과 의학용어를 시의 제목으로 호출한다. 그러나 병명들은 진단서처럼 냉정하지도 의학적 설명에 머물지도 않는다. 병은 신체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이자, 기억과 욕망, 사회적 조건이 교차하는 장소로 확장된다. 해부학 실습실의 기억, 진료실의 풍경, 일상의 유머와 불안이 뒤엉키며, 몸은 침묵하는 기관이 아니라 감정의 문장을 말하는 발화자가 된다.
와우도인의 시는 아픔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비장해지지 않는다. 임상의의 시선에서 비롯된 담백한 위트와 냉정한 관찰, 그리고 삶을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서정의 끈기가 동시에 배어 있다. 병증의 이름을 빌려온 시들 속에는 삶의 균열을 응시하는 예리함과 그 균열을 견디는 인간적인 따스함이 공존한다.
「蝸牛道人의 병리학 실험실」은 한국 시문학에서 본격적으로 탐사되지 않았던 질병의 세계를 하나의 시적 체계로 조직한 드문 성취다. 이 시집은 병과 함께 살아가는 기술이자, 인간이 자기 내부의 울을 어떻게 사유하고 언어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치열한 문학적 응답이다. 시가 삶을 진단할 수 있다면, 시인이 이 시집을 통해 건네는 위로가 고통의 현실과 끝까지 맞닿아 있음을 증언한다.
- 울시(鬱詩)로 구축한 한 편의 병리학적 서정 -
한의사 이강재의 첫 시집이다. 시집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전체적인 소재와 주제는 질병이다. 하지만 질병은 비유나 장치로 소비되지 않는다. 병은 세계를 인식하는 하나의 구조이며, 삶을 해석하는 기층 질서로 작동한다. 한의사이자 체질의학 연구자 그리고 글쟁이이라는 복합적 이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강재는 ‘병리학적 서정’이라는 독자적인 시의 지형을 구축한다.
와우도인은 글쟁이로서 이강재의 별호이다. 와우도인은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의 성격을 스스로 ‘울시(鬱詩)’라 명명했다. 울(鬱)은 우울만을 뜻하지 않는다. 억울함, 막힘, 정체, 과밀한 감정, 몸과 마음이 빽빽하게 압축된 상태 전체를 가리킨다. 「蝸牛道人의 병리학 실험실」의 시편들은 바로 이 울의 상태를 병이라는 경험을 통해 언어로 번역해 낸 기록이다. 질병은 숨기거나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오래 고여 있던 정서를 드러내는 통로가 된다.
이 시집은 흉, 옴, 조울증, 전립선염, 삼차신경통, 크론병, 베체트병 등과 이쁜이수술에 이르기까지 수십 개의 병명과 의학용어를 시의 제목으로 호출한다. 그러나 병명들은 진단서처럼 냉정하지도 의학적 설명에 머물지도 않는다. 병은 신체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이자, 기억과 욕망, 사회적 조건이 교차하는 장소로 확장된다. 해부학 실습실의 기억, 진료실의 풍경, 일상의 유머와 불안이 뒤엉키며, 몸은 침묵하는 기관이 아니라 감정의 문장을 말하는 발화자가 된다.
와우도인의 시는 아픔을 다루면서도 지나치게 비장해지지 않는다. 임상의의 시선에서 비롯된 담백한 위트와 냉정한 관찰, 그리고 삶을 끝까지 밀고 나가려는 서정의 끈기가 동시에 배어 있다. 병증의 이름을 빌려온 시들 속에는 삶의 균열을 응시하는 예리함과 그 균열을 견디는 인간적인 따스함이 공존한다.
「蝸牛道人의 병리학 실험실」은 한국 시문학에서 본격적으로 탐사되지 않았던 질병의 세계를 하나의 시적 체계로 조직한 드문 성취다. 이 시집은 병과 함께 살아가는 기술이자, 인간이 자기 내부의 울을 어떻게 사유하고 언어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치열한 문학적 응답이다. 시가 삶을 진단할 수 있다면, 시인이 이 시집을 통해 건네는 위로가 고통의 현실과 끝까지 맞닿아 있음을 증언한다.
와우도인의 병리학실험실 (이강재 시집)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