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성과 파편성 (프루스트와 문학 장르 | 양장본 Hardcover)

통일성과 파편성 (프루스트와 문학 장르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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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통일성과 파편성』에서 '문학 장르'라는 다소 고전적인 범주를 키워드로 설정한 것은 이 개념이 다양한 영역에서 산발적으로 제기되며 결코 완전히 봉합되지 않는 모순과 분쟁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보여주기에 적절한 일종의 교차로와 같은 범주이기 때문이다. 프루스트의 글쓰기는 소설성의 부정, 장르 혼합, 스토리텔링의 해체, 시적 소설의 지향, 철학적 성찰의 삽입 등 다양한 문학적 고민이 장르라는 범주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이를 통해 근대 소설에서 현대 소설로의 이행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

이충민

저자이충민
서강대학교에서불문학으로학사·석사를받았고
프랑스파리8대학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으며(D.E.A.),
서강대학교에서프루스트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
현재서강대학교와고려대학교에출강하고있다.
주요논문|「프루스트작품의판본정립과한국어번역의상관관계」(《프랑스학연구》,vol.67,2014)
「프루스트의소설은여담적인가」(《불어불문학연구》,vol.104,2015)
「『생트뵈브에반대하여』:끝의시작,시작의끝」(《불어불문학연구》,vol.108,2016)
번역서|질들뢰즈,『프루스트와기호들』(공역),민음사,1997
란다사브리,『담화의놀이들』,새물결,2003
미셸드세르토,『루뎅의마귀들림』,문학동네,2013

목차

서론
1980년대이후프루스트연구경향과문학장르의문제

제1부발생론적접근:자전적자아와반(反)전기주의전략
제1장소설서술과1인칭의사용
제2장자서전적성격의문제

제2부서술학적접근:서술행위의불안정성과장르의애매성
제1장서술자의신뢰성과거짓말쟁이의역설
제2장‘우리가읽는텍스트’와‘써야할책’:자서전,소설,오토픽션

제3부문학사적접근:소설적인것의재규정,일종의소설,일종의반소설
제1장오리안느드게르망트,소설적인것의몽상
제2장『사라진알베르틴』,소설적인것의사멸

제4부문체론적접근:‘에세이적인것’과소설서술
제1장진리지향적글쓰기
제2장공쿠르의『일기』:문체로서의문학
제3장‘에세이적인것’과픽션플롯

결론
장르개념의소멸과무시간적문학사

출판사 서평

젊은프랑스문학연구자의프루스트등반기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잃어버린고리를찾아서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방대한분량의총체적ㆍ백과사전적소설이지만그에못지않게소설장르를근본적으로쇄신한혁신적작품이기도하다.그러다보니작품에대한평가와해석이시대별로달랐던것은물론이고다양한비평적조류가만나는교차점이되어왔으며,오랫동안여러대담한‘이론’이적용되는실험실로유명했다.이처럼픽션과비평,소설과자서전,계시진리와인식론적회의주의,유기체적통일성의미학과현대적파편성의미학등여러상반된요소가공존하고있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제대로읽기위해‘문학장르’라는틀을중심으로원고연구,전기(傳記)연구,서사학,해석학,분석철학,소설사,문체론등다양한접근법을동원해종합적인조망을제시한다.

왜‘문학장르’라는틀인가?

‘문학장르’라는다소고전적인범주를키워드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읽는것은,이개념이다양한영역에서산발적으로제기되며결코완전히봉합되지않는모순과분쟁의양상을종합적으로보여주기에적절한‘교차로와같은범주’이기때문이다.프루스트에게서소설성의부정,장르혼합,스토리텔링의해체,시적소설의지향,철학적성찰의삽입등다양한문학적고민이장르라는범주를중심으로전개되며,이를통해근대소설에서현대소설로의이행이이루어지고있다.
그런데프루스트는소설가를‘시인’이라부르고완성직전의『스완네집쪽으로』를‘에세이모음집’이라부르는등기성의장르분할에얽매이지않는모습을보여주고있다.이점에서프루스트에게장르라는문제는지극히중요한동시에전혀중요하지않았다고까지말할수있을것이다.이와같은장르구별의무효화는공식문학사와의무관성이라는측면에서도바라볼필요가있다.프루스트는전대소설의최고거장인에밀졸라의작품을한권도읽지않았다고주장하고,낭만주의와고전주의의구별을인정치않는다.그에게문학사는장르와유파와무관하게두작가의대화를주선해주는장(場)일뿐기본적으로시대구별이나발전도식과는무관한것이었다.따라서문학사의토대를이루는정전(正典),선후관계,영향,연대기같은관념은프루스트에게아무런의미가없었다.요컨대그의독특한시간관은문학사라는시간에대해서도작용하고있는것이다.
따라서원칙적으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문학사적흐름안에위치시키는것은어려울뿐더러,심지어미셸슈나이데르가말하는것처럼『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가선배거장들로부터나온것이아니라『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통해우리가전대문학의상당부분을발견하게된다고해야할것이다.

통일성과파편성

프루스트의미학에는모순이적지않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가형이상학의개념과논의가본격적으로도입된최초의소설중하나라고는하지만프루스트는미학이나철학의전문가가아니었다.프루스트는후기낭만주의미학을소르본의강의나해설서를통해단편적ㆍ간접적으로만접했으며,이는쇼펜하우어나니체의경우도마찬가지이다.이러한딜레탕트적아마추어리즘은공식적미학과실제작품사이에,스스로제시한논변들사이에괴리와불일치를낳았으며,그결과『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문장이나서술차원에서프루스트가꿈꾸었던‘자동보도’,‘거장의니스칠’,‘행갈이없는책’등과같은연속성의이념과실제구현된작품에드러나는수많은파편성ㆍ이질성사이의충돌과모순점을무수히담고있다.
『잃어버린시간을』에공존하는상반된통일성과파편성이라는두가지미학에대한해석은시대별로작품의수용양상을드러내는시금석과같은것이었다.근백여년간의프루스트비평사를파편성에대한비난(초기비평),통일성과구성의발견(장루세와장-이브타디에),파편성의긍정(질들뢰즈,롤랑바르트),통일성의재복권(안앙리)등두극단사이의왕복으로정리하는것도불가능하지않은것이다.그러나두미학중어느쪽이우세한지에관한끝없는논의를되풀이하는것보다는하나의원리로설명할수없는현재의복잡한체제가만들어지는과정에서양자의긴장과충돌이어떤식으로작용했는지를보려하는편이생산적이지않겠는가?프루스트는이론적모순을해결하지못했지만그모순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담긴상반된요소들을심층에서설명해준다.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우리로하여금현재의부족하고협소한미학적ㆍ장르적ㆍ비평적‘안경’을완전히벗어버리고보다종합적이고독자적인시각으로작품과연구의지평을넓혀갈것을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