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이달라요!―외국인노동자가족의비애
푸른숲청소년문학시리즈‘마음이자라는나무’여덟번째책으로,외국인노동자의자녀이자유색인종이라는이유로폭력과따돌림에시달리는열살짜리소년샘의이야기를다루고있다.피부색이다른외국인노동자가족이겪는폭력과위기감,사회와친구들로부터정신적?육체적으로차별대우를받으며정체성의혼란을겪는아이의심리,그속에서도피어나는따뜻한우정등이섬세하게그려지고있다.
사람들이온통축제분위기로들떠있던어느국경일저녁,난데없이샘의집에돌과화염병이날아든다.그일로샘은자신의피부색과정체성에대해심한혼란을느낀다.갈색피부를지우기위해얼굴에하얀물감을칠해보기도하고엄마의크림을듬뿍발라보기도하지만달라지는것은아무것도없다.그동안스스로를독일인이라생각하며충실하게살아온일이허무하게느껴지고,이제는그어디에도속할수없다는사실에가슴깊이외로움을느낀다.
한편,옆건물에사는같은반친구보리스는샘의집에돌과화염병이날아드는광경을지켜보며속으로적잖이고소해한다.샘이전학온후로번번이일등자리를빼앗겨서잔뜩약이올라있었기때문이다.그러나샘의부재는그를눈엣가시로여기던보리스에게도큰변화를가져오게한다.샘이없는틈을타일등을하게되지만,그것이조금도가치있게느껴지지않는것이다.오히려자신도모르게샘의존재에서서히눈뜨면서,그전까지미처생각지못했던문제들을떠올리며번민하게된다.결국보리스는샘의존재를인정하고,그를찾아가화해의악수를청한다.
이처럼《커피우유와소보로빵》은외국인노동자가족이겪는애환을소박하면서도담백하게잘그려내고있다.특히,까만피부색때문에‘커피우유’라는별명을얻은샘과,얼굴에난주근깨때문에‘소보로빵’이란별명을갖게된보리스가벌이는파란만장한사건들은슬픔의골을지나환한웃음과감동을선사한다.아울러‘인종차별’이라는어려운문제에맞닥뜨린아이들에게어른들이직접개입하지않은채,그들스스로문제점을찾고또해결해나가도록이끄는모습은참많은것들을생각하게만든다.아참,이작품은유네스코에서주는‘평화와관용의상’을수상했다.
인권은누구에게나소중하다
이소설은외국인노동자의처우를개선하자고목소리높여이야기하지않는다.외국인노동자가족이처한불합리한상황들을섬세하게펼쳐보이면서,외부적인조건보다는그들을바라보는사람들의의식변화가더중요하다는데에중점을두어이야기를풀어가고있다.기계를수입한것이아니라‘사람’을끌어온것이기때문에그들을자국민과똑같이존중해주어야한다는것이다.말하자면외국인노동자나그들의가족을하나의인격체로온전히대접해야한다는얘기다.
그리고아이들에게성숙한시민의식을키워주기위해서는부모와교사의역할이얼마나중요한지를잘보여주고있다.무리지은소년들이외국인노동자의집만을가려서돌과화염병을던진문제에관해아이들과대화를나누는선생님의모습은퍽인상적이다.그문제를어떠한시각으로봐야하는지,아이들스스로토의를거쳐문제를제기하고답을찾아갈수있도록안내해주는모습은오래도록진한여운을남긴다.
또하나,이소설의큰장점은문체가간결하다는점이다.인종차별이라는무거운주제를담고있음에도불구하고,문체가가지는가벼움덕분에조금도부담스럽게와닿지않는다.자기와다르다는이유로돌과화염병을던지는소년들,그리고그것을방조하는어른들,그과정에서사람은누구나소중한존재로인정받아야한다는교훈을깨달아가는아이들의모습이잔잔하면서도감동적인울림을가져다준다.
특히나가장극명하게대립관계를보이고있던샘과보리스가음악경연대회를통해서서로의소중함을깨닫고화해하는대목은입가에설핏미소를떠올리게까지한다.외국소설이면서도우리와동떨어진얘기를다루고있다는느낌이들지않게하는것또한이작품의큰매력이다.
출간의의의
이제는바뀌어야할때
지난해말,프랑스무슬림빈민지역젊은이들이일으킨대규모폭력사태가‘관용의나라’로불리던프랑스내부에서자행된인종차별의한단면을보여준가운데,우리나라역시프랑스사태를계기로국내이주노동자들의열악한상황을들여다봐야한다는목소리가높다.
현재국내체류등록외국인은약50만명으로,전체인구의1%를차지할정도로빠르게우리나라는다인종?다민족국가로변화하고있다.농촌지역을중심으로국제결혼이늘어나면서혼인신고10건가운데1건이내국인과외국인의결혼일정도이다.따라서국내거주외국인및그후손들과의사회적융화가조만간사회통합의주요과제로부상할수밖에없는상황이다.
그동안산업연수생제도와외국인고용허가제등을통해대규모의외국인노동자가국내로유입되었다.하지만이들중불법체류자의비중이절반을넘는다.불법체류자들은산업재해,임금체불등고질적인폐해와더불어,결혼해서자녀를낳아도이들역시불법체류자로간주돼의료혜택을받지못하거나학교입학이거부되는등복지의사각지대속에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