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찰을 전하는 아이 - 푸른숲 역사 동화 1

서찰을 전하는 아이 - 푸른숲 역사 동화 1

$12.00
Description
녹두 장군 전봉준은 김경천이 밀고할 것을 알고 있었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를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푸른숲 역사동화」 시리즈 『서찰을 전하는 아이』. 이 시리즈는 교과서 속 한 줄의 역사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꺼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역사를 움직인 의미 있는 사건을 다양하고 흥미로운 소재와 주제, 그리고 매력적 캐릭터로 풀어내 역사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은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서찰을 전하기 위해 홀로 길을 떠난 열세 살 소년을 통해 1894년, 동학 농민 운동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보부상이다. 나의 아버지도 보부상이었다. 나와 아버지는 한 사람을 구할 뿐 아니라, 세상을 구할 서찰을 전하러 전라도로 향하던 중 혼란투성이의 세상과 맞닥뜨린다. 급작스럽게 아버지마저 여읜 나는 혼자서라도 서찰을 전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서찰에는 뜻 모를 한자 열 자만 써 있었는데…….
"녹두 장군 정봉준이 김경천의 밀고로 관군에 붙잡혀 처형되었다."라는 교과서 속 한 줄의 역사를 치밀한 상상력으로 부활시키고 있다. 동학 농민 운동이 벌어진 상황을 무대로, '동학'이나 '농민'과는 거리가 멀었던 보부상인 소년을 중심 인물로 내세운다. 소년의 관점에서 동학 농민 운동을 관찰하듯 그려내고 있다. 부당한 세상과 맞서 싸운 동학 농민군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이끈다. 아울러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다보면 언젠가는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는 위로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뒷부분에는 <동화로 역사 읽기 - 동학 농민 운동이 뭐야?>를 실어 동학 농민 운동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정보를 사진, 지도와 함께 소개한다.

저자

한윤섭

서울예술대학에서극작을,프랑스핸느대학교에서연극을공부했다.극작가와공연연출가,어린이문학작가로활동하고있다.작품으로동화『봉주르,뚜르』『해리엇』『서찰을전하는아이』『우리동네전설은』『짜장면로켓발사』『전우치전』,희곡「후궁박빈」「굿모닝파파」「조용한식탁」「오거리사진관」「수상한궁녀」「하이옌」「전시조종사」「신흥무관」외25편을썼다.『봉주르,뚜르』로제10회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대상을수상했고,전국창작희곡공모전대상,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올해의최우수예술인상,거창국제연극제희곡상,대한민국연극제희곡상등을수상했다.

목차

거인의배꼽
다른날과다른날
혼자길을나서다
책장수노인
정자나무아래나그네
약방주인
천주학어른
양반집아이
김진사어른의부름
행복,처음써본말
곰나루사공할아버지
시간이멈춘우금치
주막에서만난사내
산에서제일무서운것
암자에서길을찾다
떨리는마음
아!녹두여
기억의끝

출판사 서평

[이책의특징]

보부상아이,동학농민군의발자취를좇다

동학농민운동을이야기로풀때면보통전봉준의일대기를보여주거나,당시동학농민운동에참여했던사람을주인공으로내세우기마련이다.
이책은‘동학농민운동’이벌어졌던상황을배경으로두고,‘동학’이나‘농민’과는거리가멀었던보부상아이를주인공으로내세운다.만천하에공개되어있는역사기록의틈바구니에서새로운시선으로동학농민운동을조명해보고자한작가의의지가엿보인다.
보부상인아버지를따라‘한사람을구하고,세상을구할’서찰을전하러전라도로향하는아이.아이와아버지가보게되는세상은혼란투성이이다.아이는관군이왜동학을믿는사람들을잡아가는지,동학도가나쁜사람들이라그런건지궁금하기만하다.

“아버지도동학도예요?”
“누가그러더냐?”
“도방에서아버지가어른들과하는이야기를들었어요.항상동학도를좋게말하잖아요.아버지도동학을믿으세요?”
아버지가천천히고개를저었다.다행이었다.-21쪽

그런데급작스럽게아버지가죽고,아이는세상에혼자남겨진다.아이는아버지대신서찰을전하기로결심하지만,서찰엔뜻모를한자열자만써있을뿐이다.아이는서찰을받을사람이누구인지알아내기위해한자의뜻을찾아나선다.
아이가먹고자는일을해결했던주막에서최고의화젯거리는동학농민군,임금과신하들이다.사람들은제나라백성죽이자고청나라군대를불러온임금과신하를욕하고,동학농민군이난을일으킨사연에대해읊어댄다.아이는이이야기를들으면서,또전쟁터의요란한총소리를듣게되고,전장에서처참하게죽어간동학농민군의시체들을마주하면서서서히알게된다.동학농민군이행복한세상을만들기위해서죽음을담보로싸워내고있다는사실을.

“동학농민군이말하는것처럼좋은세상이올까요?양반도없고상것도없고,서양인도일본인도우리를넘보지않는세상이요.”
“넌그럴거라믿느냐?”
“믿어요.그래서지금강을건너려고하는거예요.”-111쪽

아이는동학농민운동을통해희망을꿈꿨지만,직접마주하게된동학농민군의처참한최후는절망만을안긴다.하지만어른이된아이의기억속에서동학농민운동은절망적으로만기억되지는않는다.

녹두장군은그이듬해도성에서장군의동지들과함께처형당했다.그러나내가장터를옮겨다닐때마다,녹두장군의노래가들리지않는곳은없었다.
아직도눈을감으면동학농민군을이끌던녹두장군의기상이눈에선하다.-161쪽

작가한윤섭은아이의시선으로동학농민운동을관찰하듯그려낸다.아이의시선은어쩌면지금아이들의시선이될수도있을것이다.주인공아이가그랬듯,어린독자들이부당한세상과맞서싸웠던동학농민군들의마음을이해하고공감한다면지금아이들이알게되는동학농민운동은조금다를것이다.머리로외우는데급급했던‘전봉준’‘동학’‘농민봉기’같은단어들이가슴을울리는뜨거운말들로가닿을수있지않을까?또더좋은세상을만들수있다는희망을가지고죽음을각오하면서까지전장에나선동학농민군들의간절한마음을가슴깊이느낄수있지않을까?

아이가만들어나간행복의길

아이가가는길의중심에는‘서찰’이있다.서찰때문에길을떠나왔고,서찰을전해야이여행을끝낼수있기때문이다.서찰을전하는일은그리만만치않다.목적지와받을이를알아내야하고,동학농민군과일본군의전투로위험천만한길도헤쳐나가야한다.하지만아이는포기하고되돌아설법한일들앞에서도자기길을오롯이걸어나간다.

“피노리는못찾았지만,가야할곳은찾았어요.저는공주로갑니다.”
“거기는지금갈수가없단다.저기저군사들을봐라.공주로가는군사들이다.게다가관군도그곳에서동학농민군과전쟁을하기위해준비하고있단다.”
“그래도제가가야할곳은공주예요.”
“가야할곳을정확히찾은것같구나.자신이가야할길을안다는것은아주중요한일이다.앞으로도그길을잃지마라.”-102쪽

이길에서중심이되는사건가운데하나는서찰속한자의뜻을찾아가는일이다.아이는서찰의비밀이새어나갈까봐,한자열자를둘,셋으로쪼개어차례차례뜻을알아나가기로한다.그리고는열심히한자두자를외워,주막에서만난책장수노인에게그뜻을묻는다.헌데돌아오는대답은‘대가를내라’는것이다.그뒤,한자뜻을묻게된나그네나양반집아이도마찬가지였다.처음에는글자몇자를아는데대가를지불해야한다는사실이속상하기도했지만아이는점점깨닫게된다.배움이란그만큼의대가를지불해야진짜제것이된다는것을.

“아이야,그런데한자석자를아는데,한냥을내는이유가무엇이냐?값을그렇게매긴이유가무엇이냐?”
“너무비싸도안되고,또너무싸면글자를쉽게잊어버리게될것같아이정도매긴것입니다.사실지난번보다싸게매겼지만제가가진것이그뿐입니다.”-65~66쪽

목적지에가까워지면서아이는강하고굳센자신을만나게된다.세상에홀로남겨져두려웠지만,끝이보이지않는길을혼자서도썩잘헤쳐온자신을보며저절로기분이좋아지고,발걸음도가벼워진다.아이는그길의끝에다다르게되면서이전에한번도써본적이없었던“행복하다”는말을입에담게된다.

나는웅덩이안을들여다보았다.그안에는열네살의아이가들어있었다.나는그아이의얼굴이좋아졌다.
“보부상의아들인네가자랑스럽다.”
내가말했다.물속의아이는웃고있었다.-160쪽

아이의여정은독자들에게깊은울림을준다.어려운처지에놓이더라도꿋꿋하게자기길을가다보면언젠간행복이찾아올거라고살며시위로와응원을보내는것이다.그리고세상의모순을마주하게된아이가절망의늪에빠지지않고희망을찾아가는과정이아이들로하여금이사회를,역사를어떻게바라봐야할지생각해보게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