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의 정석 : 품격이 힘을 낳는다

연설의 정석 : 품격이 힘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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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대중

저자:김대중(金大中,1924~2009)

대한민국의제15대대통령.5·6·7·8대국회의원을역임한의회민주주의자.

5·16쿠데타이후박정희군사정권과전두환폭압정권하에서납치·테러·사형선고·투옥·망명·가택연금·도청등온갖탄압과고초를겪었으나독재정권에끝까지맞서민주화운동을전개함으로써대중적인지지를받았고,세계적으로도한국의민주인권투사로널리알려졌다.

1971년의제7대대통령선거에서신민당후보로출마하여,향토예비군폐지,미·일·중·소4개국에의한반도전쟁억제보장,노사공동위원회설치,남북한사이의단계적·비정치적교류,대중경제론등획기적인공약으로선풍을일으켰으나박정희후보측의관권·불법·부정선거로패배하였다.

이후3차례더대통령직에도전한끝에1997년제15대대통령에당선된뒤미증유의국가경제위기를무난히수습하였으며,한국의IT산업,한류문화융성의초석을깔았다.2000년6월대한민국대통령으로서는최초로북한을방문,김정일국방위원장과만나남북의평화적교류와화해를모색해대외적명성을높였다.

2000년에는남북의화해분위기조성,한국및동아시아의민주주의와인권증진에기여한공로로노벨평화상을받았고,2002년노무현정권의창출은그의생애에있어화룡점정이라할수있다.



엮음:김학민

연세대재학시절반유신학생운동에투신한이래지금까지민주화와문화예술,인문사회과학출판에천착해왔다.예원예술대학교문화예술대학원장과이한열기념사업회이사장을역임했고,교육부산하한국사학진흥재단,경기도산하경기문화재단이사장을거쳐현재는경기아트센터이사장을맡고있다.

재야및야당지도자시절김대중전대통령의각종발언,대담,연설을정리하여『정책과선택』(1987),『1980년의진실』(1988),『평화를위하여』(1989),『민족의내일을생각하며』(1990),『그래도역사는전진한다』(1991),『공화국연합제』(1991)등단행본으로묶어낸바있으며,

저서로,문집『564세대를위한변명』(1999),청소년독서지침서『길을찾는책읽기:청소년에게권하는100권의책』(2004),먹을거리문제를사회문화적으로다룬음식칼럼집『맛에끌리고사람에취하다』(2004),술칼럼집『태초에술이있었네』(2012),북한의밀사황태성의삶과죽음을파헤친『박정희장군,나를꼭죽여야겠소』(2015,공저),서울법대최종길교수고문치사사건을다룬『만들어진간첩』(2017),서울의술과음주문화소개서『서울의술』(2021)등이있다.

목차

일러두기_
김대중의원의5시간19분국회발언전문_
주석_
5시간19분필리버스터에대한김대중대통령의회고_
관련자료_
1.국회의원체포동의요청의건(수신법무부장관민복기)
2.국회의원체포동의요청의건(수신검찰총장신직수)
3.국회의원체포동의요청의건(수신서울지방검찰청검사장서주연)

해제_‘김대중연설’의기술또는예술_김학민

출판사 서평

연설은‘주장’을펴서다중을‘설득’하는것이요체다.김대중대통령은‘훌륭한연설자’로서가져야할조건과자질을모두갖추고있다.그는강렬하게자기주장을펴서청중을부드럽게설득한다.

첫째로폭넓은지식이다.이는청중에게깊은믿음과안도감을느끼게한다.또한,이는각계각층의청중에게맞춤형메시지를전달할수있게해준다.
둘째로통찰력이다.그는연설시점의정치·사회적정황,청중이갈구하는포인트를정확히통찰하고는확신에찬,그리고당당한어조로그대안과해결책을논리적으로제시하여공감을유도한다.
셋째로언어의소구력(訴求力)이다.그는고전명저의명구(名句)와속담·고사를인용,비유하고,서민의언어와유머를적절하게구사하여자연스럽게청중과소통한다.
그러나무엇보다도그를‘훌륭한연설자’로만든것은‘행동하는양심’으로표현되는그의언행일치(言行一致)의삶이다.말만앞세우고행동하지않고실천하지않는사람의연설에박수를보낼사람은없다.

1964년4월20일,정부는회기만료하루를앞두고‘국회의원(김준연)체포동의요구의건’을국회에제출하고당일이를가결하려고시도하였다.민정당과삼민회,두야권교섭단체는합동의원총회를열어본회의에서의사진행변경발언으로시간을끌어김준연의원의회기중구속을면케하자고결의하고,김대중의원에게대한민국국회최초의필리버스터임무를맡겼다.

오후2시37분에시작하여저녁7시56분에끝난,장장5시간19분에걸친김대중의원의이필리버스터는그야말로‘연설의전설(LegendofSpeech)이자연설의정석(ArtofSpeech)’이었다.

첫째,김대중의원은사건의근원적발생원인을정확히짚었다.당시한·일국교정상화교섭이밀실에서이뤄져국민은물론야당국회의원조차그교섭내용이나과정을알지못해이런저런풍설이흘러나오게될수밖에없음을질타하고,이는집권정부여당의책임임을분명히했다.
둘째,김대중의원은발언내내의회민주주의자임을견지했다.국회의원하나하나는헌법기관으로서국민을대변하기때문에총체적으로존중되어야하며,민주주의의근간인삼권분립정신에따라의회와관련해서는1차의회가조사하고결정해야한다고주장했다.
셋째,김대중의원은어떠한경우라도인권이보호되어야함을주장했다.구속동의대상자인김준연의원에대해일본제국주의하의독립운동투신과투옥,정부수립시의공헌,민주주의확립에대한기여등을들어수차례구속의부당함을주장하였다.
넷째,김대중의원은역지사지의사례를들어집권세력을이해하고다독이면서대승적으로결단하도록유도했다.장면정권하의소급입법을반성하면서군사정부의정치정화법을비판하며,모든사안을역지사지의시각으로협의하여국가발전을이뤄나가자고주장했다.
다섯째,김대중의원은행정부와의회,여당과야당이국가발전의공동운명체임을설득하는한편,정부여당의독선에대해서도단호하게지적했다.당시학생시위가격화하는상황에서야당을배려하지않고집권세력이독선으로치닫는다면파국이올것을엄중하게경고했다.

김대중의원의이필리버스터국회발언을책으로기획·편집하고주석과해제를붙인김학민경기아트센터이사장은야권지도자시절김대중대통령의연설문집을여러권엮어낸바있다.

주해/김학민

말,연설,웅변

모든동물중에서사람만이‘말’을한다.사람이만물의영장이된것도말을하게된데있다고할수있다.사전적의미로서‘말’은‘사람의생각을목구멍을통하여조직적으로나타내는소리’로정의된다.사람에게그리도중요한‘말’이이렇게당연하고도간단한구절로정의되지만,사람의일생에서목숨을지키는데필요한공기와음식을빼놓고말만큼사람의삶과밀착된것도없다.한마디로말이없는개인생활이나사회생활은상상조차할수없는것이다.

연설Speech,演說은사람의사회생활에개입할수밖에없는꼭필요한‘말의묶음’이다.곧연설은‘불특정다수또는소규모공동체성원들앞에서자신의견해나주의,주장따위를얼개를세워조리있게정리하여말하는행위’이니,사회적동물인사람으로서는모두가나름의‘연설’을할수밖에없는것이다.그리고웅변Oratory,雄辯은듣는이들앞에서자기의주의,주장을당당한몸짓과유창하고우렁찬목소리로호소하는보다‘기능화된연설’이라할수있다.

연설은궁극적으로‘설득’을목표로하기때문에듣는사람과의관계를살피고,그반응에즉각적으로조응해야한다.그래서아름다움과즐거움을추구하는문학작품과는달리연설은도구적·실용적인목표로사용된다.이때문에‘훌륭한연설자’는당대의정치사나사회사를대변해주는사람이될수도있다.수사학修辭學은그러한‘훌륭한연설자’가되기위한,곧효과적으로‘말’을사용하는기술을연마·습득하는고전적웅변술의이론이다.

우리나라에서도구한말개화기에독립협회가종로네거리에서만민공동회를연거푸열자,‘자기표현’에관심을가진개인들이속속나타났다.수백년봉건체제아래서‘자아’를드러낼수없었던대중이‘연설’에뛰어들었고,그바람을타고연설방법에관한서적도발간되었다.『금수회의록』을지은안국선이1907년에펴낸웅변입문서『연설법방演說法方』이다.이책은연설자의태도,연설의역사,연설준비등에대하여동서양의명연설문을인용하면서자세하게설명하고있다.

또한,이책은‘웅변가의최초’,‘웅변가되는법방法方’,‘연설자의태도’,‘연설자의박식’,‘연설자의감정’,‘연설의숙습熟習’,‘연설의종결’등으로나누어웅변술요령을설명하고있다.말미에는‘청년강습회의연설’,‘낙심落心을계戒하는연설’,‘정부정책을공격하는연설’,‘단연연설斷烟演說’,‘학교의학도를권면하는연설’등당시시대상을반영하는연설예문도수록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