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인간인가

이것이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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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우슈비츠를 통해 인간성의 한계를 성찰한 현대증언문학의 고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화학자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유대계 이탈리아인인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반파시즘 저항운동에 참여하다가 체포당해 아우슈비츠로 이송당했으며, 화학공장이 붙어 있는 제3수용소에서 1943년 12월부터 1945년 1월까지 노예보다 못한 일상을 보냈다. 이 책은 현대증언문학을 대표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저자가 기적적으로 살아돌아온 후,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에서 보낸 열 달간의 체험과 관찰을 기록한 것이다. 체험과 기억에 대한 책임감, 산문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언어의 유려함, 그리고 날카로운 통찰과 유머로 삶을 성찰한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헛되고 거짓된 노동으로 삶을 소진하며 죽어갔다. 하지만 저자는 지칠 줄 모르는 인간에 대한 관심, 반드시 살아남아 자신이 체험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의지 등의 결의로 극소수의 생존자가 될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체험한 공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특유의 절제와 위트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극한의 폭력에 드러난 인간의 존엄성은 물론, 타락 과정을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탈리아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 중 하나인 프리모 레비의『이것이 인간인가』가 리커버: K 특별한정판으로 찾아왔다.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에서 보낸 10개월간의 체험을 기록한 이 책은 1943년 12월 파시스트 군대에 체포되어 포졸리 임시수용소로 이송되던 날부터 1945년 1월 아우슈비츠가 러시아군에 의해 해방되던 날까지의 일들이 담겨 있다. 사소한 습관과 사물들이 제거된 수용소에서 하루하루 좀비처럼 변해가는 수인들의 모습을 예리하게 전개함으로써 프리모 레비는 극한의 폭력에 노출된 인간의 존엄성과 타락의 과정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어 “이것이 인간인가?”하고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자

프리모레비

이탈리아화학자,작가.1919년7월31일이탈리아토리노의자유로운유대계가정에서태어났다.수줍음많은성격에어려서부터학업에뛰어났고유대인이라는별다른자각없이유년을보냈다.1941년토리노대학교화학과를수석으로졸업했지만유대인을탄압하는파시스트정부의인종법때문에학업을중단했다.이후행동당조직‘정의와자유’에가담,파시즘에저항운동을벌이다1943년12월파시스트민병...

목차

목차
작가의말
여행
바닥에서
입문
카베
우리의밤
노동
맑은날
선과악의차안에서
익사한자와구조된자
화학시험
오디세우스의노래
그여름의사건들
1944년10월
크라우스
실험실의세사람?
마지막사람
열흘간의이야기
부록1독자들에게답한다
부록2프리모레비연보
부록3아우슈비츠수용소
부록4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20세기문학을대표하는가장중요한작가프리모레비

국내에처음으로작품이소개되는프리모레비는이탈로칼비노,움베르토에코와함께현대이탈리아를대표하는작가다.그의대표작들은전세계에20여개국어로번역·소개되었으며,이탈리아에서그의작품은중고등학교교과서에가장중요한현대문학작품으로실려있다.지난세기말영국최대서점체인‘워터스톤’이20세기를정리하며2만5,000명의독자를대상으로조사한‘금세기의가장중요한작품100선’에서도이탈리아작가는레비와에코둘만이목록에올랐다.레비의작품은공동28위를차지한D.H.로렌스와『채털리부인의사랑』과버지니아울프의『댈러웨이부인』에이어30위에올랐고,그뒤를블라디미르나보코프의『롤리타』가이었다.에코의『장미의이름』이42위에올랐으니,이탈리아작가로서는가장유명세를떨친셈이다.
또그의작품은안네프랑크의『일기』,빅토르프랑클의『밤과안개』,엘리비젤의『밤』과함께나치즘의잔혹성을고발하는작품으로가장널리알려져있다.특히이탈리아문학사의주요한흐름중하나이자제2차세계대전을배경으로나타난새로운문학의흐름인‘증언문학’이라는범주에서는가장중요한작가로손꼽힌다.이탈리아의어느비평가는증언문학을표방한수많은작품들중에서특히레비의작품이돋보이는이유를이렇게정리했다.

"비장한아름다움을지닌작품이등장했다.진실하고감동적이고책임감을고무시키는작품이다.선명하고왕성한의식이넘치면서도조심스러운척도를지니고있어,흔히지나친열정이나감정,당파성,혹은비통한감상을보이는유사한다른작품들과는비교가되지않는다.〔……〕라거(수용소)에서의생생한경험에대한그의책을통해레비는우리20세기가성취하고자열망하는회고적이고증언적이고비평적이며창조적인문학의가장클래식한본보기를만들어냈다."(주세페그라사노의비평.이소영,「PrimoLevi의“Sequestoeunuomo”에나타난한계상황에서의인간의가치의식연구」,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석사학위논문,1997,4쪽에서재인용)

고전이라는것이늘그렇듯레비의작품들은다양한방면에서중요한위치를차지하고있다.회고록이라는형식,특히아우슈비츠문학이라는것을본격적인궤도에올려놓은것외에도오늘우리의관심을끄는다른측면들이있다.레비는아우슈비츠생존자로서자신의위치에항상성찰적인거리를두려고했다.그는아우슈비츠를경험한유대인으로서는드물게(경험하지않은유대인들을다합쳐도드물기는마찬가지다)이스라엘의레바논침공과시오니즘의배타적민족주의화에대해비판적인관점을유지했다.간접적으로아우슈비츠를경험한유대인으로서‘타자’의문제에가장본격적으로천착했다고평가되는철학자에마뉘엘레비나스조차도이문제에대해서는“점령의고통스런필연성”이라는수사로얼버무렸다는점을상기해보면,그의성찰이얼마나값진것인지어렴풋이가늠해볼수있으리라.
화학자로서(과학적·기술적)노동및모험에대해품었던그의열정,기대와실망,애정에대한이야기도빼놓을수없는매력이다.또인류학자클로드레비스트로스,구조주의비평가츠베탕토도로프,또철학자알랭바디우와조르지오아감벤에이르기까지수많은이들을매혹시킨다양한철학적해석의가능성역시그의작품이갖는독특한매력이다.하지만무엇보다중요한것은그가이런극단적인개인의경험에서끌어낸심오한통찰을누구나읽을수있는보편적이고때로아름답기까지한언어로풀어내고있다는점이다.

■프리모레비의삶과작품세계

프리모레비는1919년이탈리아의토리노에서태어났다.19세기초스페인에서이탈리아피에몬테지방으로건너온그의조상들은토리노에자리를잡고그곳에서작은유대인공동체를이루었다.(『주기율표』의「아르곤」참조)레비는1940년대초중반을제외하고는평생을자신이태어난집에서살았다.어려서부터특별히화학이라는학문·기술에매력을느껴토리노대학화학과에입학했으며,1941년최우등으로졸업했다.유대계였던그는졸업후일자리를구하지못해한동안방황해야했다.(『주기율표』의「니켈」과「인」참조)몇군데의직장을떠돌며마지막광기를내뿜던파시즘을냉소적으로거부한채살아가던레비는저항의분위기가무르익었던제2차세계대전말정치적인의식을확고히하게되었고,나치스의그림자가밀라노와토리노를뒤덮자파시즘에저항하는파르티잔부대에가담했다.하지만제대로훈련받지못한그부대는별다른활동도하기전에파시스트공화국군인들에게습격을당했고,레비는포솔리임시수용소를거쳐아우슈비츠로이송되었다.(『주기율표』의「금」참조)
레비가이송된곳은아우슈비츠수용소중에서도화학공장과붙어있는제3수용소(모노비츠수용소)로,강제노역수용소인그곳수인들은대부분이헛되고거짓된노동으로삶을소진하며죽어갔다.하지만그는건강한체력,화학박사라는이점,시기를잘맞춘몇번의행운으로극소수의생존자대열에낄수있었다.하지만훗날그자신이인정한대로지칠줄모르는인간에대한관심,단순한생존본능이아닌,반드시살아남아목격한것을다른사람들에게알리겠다는의지,그리고점차동물화·사물화되어가는동료수인들에게서인간의흔적을보겠다는(그럼으로써자신도인간의마지막흔적을간직하겠다는)고집스런결의야말로그의생존을가능하게했던결정적인요인들이었다.(『이것이인간인가』의「부록1」참조)
레비는1945년몇달에걸친힘겨운여정끝에토리노로돌아왔고,돌아오자마자『이것이인간인가』의집필에들어갔다.1947년이름없는출판사에서소량출간되었던이책은거의주목받지못하고잊혀질뻔했으나1957년에이나우디출판사에서재출간되면서부터수많은독자들을만나전세계에서다양한언어로번역·출판되었다.
그는귀환직후부터이미몇군데실험실과공장을거쳐니스·에나멜·합성수지를생산하는공장에취직을한상태였다.작가로서명성을떨치고,아우슈비츠의증인으로서활발하게활동하게된후에도공장을그만두지않았고,1977년퇴직할때까지총감독으로일하며작품들을발표했다.그는근30년동안작가와과학자,혹은작가와기술자로서의“두가지영혼”중어느한쪽도놓치지않았고,그로써과학자와작가라는두개의영혼이상호보완적인차원을넘어불가분의것일수있음을보여주었다.(『주기율표』의「크롬」,「부록1」참조)『주기율표』와『멍키스패너』등의작품에서특히도드라지는이러한과학과기술에대한특별한열정과관심은그의작품세계의또다른흐름을특징짓는다.그리고이는‘인간다움의가장중요한계기로서의노동’,혹은‘거짓된노동을통해파괴되는인간성’이라는주제를통해아우슈비츠경험을다룬작품들과만난다.
1963년에그는수용소에서해방되어집으로돌아오기까지의기나긴여정을주제로한두번째책『휴전』을발표했다.레비의첫작품에반한이탈로칼비노가표지글과추천사를썼고,제1회캄피엘로상을수상했다.1975년세번째회고록인『주기율표』를발표했다.1978년『멍키스패너』를출간해스트레가상을받았다.철탑,다리,석유시추장비들을제작하기위해전세계를떠도는피에몬테출신의노동자를주인공으로한이책은출간후곧바로여러언어로번역되었는데프랑스어판을접한인류학자클로드레비스트로스는다음과같은서평을남겼다.

"매우즐겁게읽었다.내가특히노동에대한대화를좋아하기때문이다.이런점에서프리모레비는위대한민속학자다.게다가책도정말흥미롭다."

아우슈비츠를소재로한또하나의소설『지금이아니면언제?』는1982년출간되자마자비아레조상과캄피엘로상을동시에수상했다.언급된것외에도그는시와소설등다양한작품을남겼으며,번역가로도진지하게활동해레비스트로스,프란츠카프카등의작품을이탈리아어로옮겼다.
미국의유대계작가필립로스는프리모레비의첫인상을이렇게묘사했다.

"작가들이세상다른모든사람들과마찬가지로두부류로나뉘다는사실이〔……〕그렇게놀라운일은아닐것이다.그두부류란바로당신에게귀를기울이는사람과그렇지않은사람이다.레비는귀를기울이는쪽이다.〔……〕사람들이항상그에게이야기들을털어놓는다는것,그리고심지어그모든것이글로씌어지기전에이미충실하게기록된다는것은어쩌면당연한일이다.사람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일때면그는놀라울정도로집중해서꼼짝않고듣는다.마치저돌벽너머천장에서무언가알려지지않은비밀을엿듣는다람쥐처럼."(『주기율표』의「부록1」참조)

작품을통해드러나는그의모습도이와크게다르지않다.호기심많고,유쾌하고,예의바르고,신중하며,인간에대한믿음과자유와합리성이라는근대적가치에대한믿음을지닌낙관주의자.그리고동시에한번뿌리가뽑히더라도다시글쓰기와일과가족과공동체속에안정적으로뿌리내릴수있는힘을지닌사람.총체적이고소외되지않은완전한인간이라는전범(典範)에아주가까이다가간사람.이런그의모습은아우슈비츠라는극단의체험도완전히바꾸어놓지못했다.그는예전의모습을되찾았고자신이해야할모든일에열정적으로매달렸다.그는1986년에아우슈비츠의경험에대한철저한사유와성찰을집대성한역작『익사한자와구조된자』를출간했다.토도로프는이책에서거의극한까지도달한레비의성찰을두고그가“장대(기준)을너무높이들어올렸다”라고썼다.레비는그로부터1년후인1987년토리노의자택에서돌연한자살로생을마감했다.

■역사를왜,어떻게기억해야하는가에대한가장진지한문학적답변

프리모레비의작품에서무엇보다우리의관심을끄는요소는바로그역사적중요성이다.레비의작품은흥미롭고아름답지만,그모든것에앞서현대역사의가장폭력적이고부조리한장면에관한증언으로서가장빼어나다.레비는젊은독자들에게자신이이야기가왜기억되어야하는지설명하면서이렇게썼다.

"불관용·압제·예속성등을내포한새로운파시즘이이나라밖에서탄생해살금살금,다른이름을달고이나라안으로들어올수있다.혹은내부에서서서히자라나모든방어장치들을파괴해버릴정도로난폭하게변할수있다.그럴경우지혜로운충고따위는아무쓸모가없다.저항할힘을찾아야한다.이때,그리멀지않은과거에유럽의한복판에서벌어졌던일에대한기억이힘이되고교훈이될것이다."(『이것이인간인가』「부록1」중에서)

레비의작품은개인의경험을다루면서도줄곧목격자·증언자로서의거리를유지하며인간군상의모습들을담아내고,인간의파괴와파멸에관한놀라울정도로차분한고찰을증류해낸다.그는결코고통을전시하지않는다.그것의근본적인조건을,그생생한상황을목격하고기록할뿐이다.철저하게냉정하면서도인간적인시선으로가장생생하고가장가슴아프게.그럼으로써그의작품은우리가지금다시아우슈비츠를생각해야하는것은단순히유대인을동정하기위해서나독일인을비난하기위해서가아님을,생존자를칭송하기위해서아님을보여준다.그것은우리로하여금그고통을인간의차원으로보편화하여우리의역사적상처로받아들이고진정으로극복해야한다고설득한다.게다가애초에그가목격한광기와폭력의본질은개인적분노를투사할수있는대상이아니었다.그것은한나아렌트가“악의평범성”이라는말로정확히표현했듯이,사악한한마리괴물에게서기인하는것이아니라평범하고선량하고순종적인시민들의집합적힘에서기인하는것이기때문이다.

"그들의생각은대개비정상적이거나어리석거나잔인했다.하지만그것들은환영받았고그들이죽을때까지수백만의추종자들이그들을따랐다.비안간적인명령을부지런히수행한사람들을포함한이런추종자들은(몇몇예외를제외하고는)타고난고문기술자들이나괴물들이아니라평범한인간들이었다는점을기억해야한다.괴물들은존재하지만그수는너무적어서우리에게별위협이되지못한다.일반적인사람들,아무런의문없이믿고복종할준비가되어있는기술자들이훨씬위험하다.아이히만이나아우슈비츠수용소장이었던회스,트레블링카수용소소장이었던슈탕글,20년뒤알제리에서학살을자행한프랑스병사들,30년뒤베트남에서학살을자행한미군병사들이바로그런사람들이다."

“만일레비가자살하지않았다면모든것은훨씬더단순명쾌했을것이다.”토도로프의말이다.레비는작품전반을통해서,또그죽음을통해서까지‘역사의증인이된다는것은어떤것인가’,‘역사를왜,어떻게기억해야하는가’라는화두들을던져준셈이다.

"『이것이인간인가』는아우슈비츠강제수용소에서살아남은자의증언이다.이책은개인적인체험기로도뛰어나지만,그틀을넘어서더근본적이고보편적으로현대‘인간’그자체의위기를증언한다는점에서중요하다.이책은과거에잔혹한사건이있었다는사실뿐아니라한걸음더나아가그증언이전달되지않을지모른다는섬뜩한위기에대해서도증언하고있다."(『이것이인간인가』「작품해설」중에서)

이러한레비의치열하고섬세한성찰은과거의기억,역사의해석을두고요즘우리사회에서일어나고있는대립과갈등에대해서도시사하는바가적지않을것이다.

■“자신은소리치지않으면서독자로하여금비명을지르게만드는”증언문학의정수,『이것이인간인가』

이책은레비가폴란드의아우슈비츠제3수용소에서보낸10개월간의체험을기록한것이다.빨치산부대에서활동하다가파시스트군대에체포되어포졸리임시수용소로이송되던1943년12월부터러시아군에의해아우슈비츠가해방되던1945년1월까지의일들이담겨있다.각장은하나의주제를두세개의에피소드와등장인물묘사를통해예리하게전개해나간다.인간사회를유지시켜주는모든평범하고사소한습관과사물들이제거된수용소에서는수인들이하루하루좀비처럼변해간다.그들은기계부품처럼죽어가고또그만큼금방채워넣어진다.그곳에서필요한노동력을제공하지못하는자들은가차없이가장효율적인방법에의해제거되며,살아남는자들은나름의책략을마련한다.형제애나동지애는없지만필요한물건들을공급하고수급하기위한지하경제는원활히돌아가며그주된동력은절도와사기다.그는자신이목격하고감내한공포를세세하고사실적으로묘사하면서도특유의절제와위트를잃지않는다.그럼으로써극한의폭력에노출된인간의존엄성과타락의과정을생생하게마주할수있는귀중한기회를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