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서울엔 (82년생 서울내기가 낭만하는 기억과 장소들)

내 고향 서울엔 (82년생 서울내기가 낭만하는 기억과 장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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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서울도 고향으로 추억될 수 있을까?

때로 낭만적이다가도
이따금 전투적이길 마다하지 않는
우리 세대의 초상

서울이 이렇게 로맨틱했나?

“X, Y, Z 우리를 무어라 부르든
우리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것이다.”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저녁을 먹으라며 친구들의 이름을 불렀고, 아이들로 시끌벅적했던 동네는 이내 조용해졌다. 저녁을 먹고 난 후에도 아직 체력이 남은 친구들은 ‘껌껌이’(야간 술래잡기)를 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놀고 체력이 방전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집에서 400미터가량 떨어진 성북역에서 야간 화물열차가 철로 이음매와 마찰하며 내는 덜커덩덜커덩거리는 소리가 대기와 땅으로 전달되는 것을 들으며 잠들었다.” -반달 모양 월계동 중에서
저자

황진태

1982년서울에서태어났다.동국대(학사),서울대(석사),독일본Bonn대학(박사)에서지리학을전공했다.자기만의독특한사회-공간변증법적시선과지리학적상상력을바탕으로사랑스런고양이를비롯한비인간nonhuman부터사회운동,자연재난,수자원,기후변화,에너지,인류세,북한도시,젠더,(탈)발전주의,국가이론,행성적도시화등에이르는주제를연구한다.그만큼관심영역이넓다.도시및환경분야의국내외저명학술지에실린50여편의논문과『도시와권리』,『강남만들기,강남따라하기』,『위험도시를살다』등의책에사유의흔적이새겨져있다.현재서울대아시아연구소에서연구하고,서울대,이화여대등에서강의한다.제1회한국지역지리학회학술상을수상했다.지금도서울어딘가를배회하며‘머리안쓰는공간’(www.instagram.com/iswasarewere)에서울의감각을기록하고있을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서울을서울이라부르지못하는-우리동네
반달모양월계동
학원별곡1
학원별곡2
우리동네‘아파트공화국’의기원1
우리동네‘아파트공화국’의기원2
편의점-당신의꿈과방황을궁금하게만든
장위동이지만장위동이아닌장위동
우리동네김정일위원장

2장당신이누구든무지개아래서당신의낙원을발견하기를-종로일대
아상블라주종로
다시세울세운상가
언더더레인보우,낙원상가
익선동그리고기타동동
순라길,너만봄!
북촌방향
남산위에저서울타워
옥스브리지대학로
동대문시장,동대문운동장그리고HurryGoRound!

3장수요일의신촌은너라는영주가부재해도너의영토-신촌ㆍ홍대
밀푀유신촌
신촌역과신촌역사이
1987년,1996년,2008년그리고오늘의연세대
이화여대앞엔개복치도있고……
홍대없는홍대거리1
홍대없는홍대거리2
신촌역7번출구를핑계로

4장한번도제철을만끽하지못하고시들어간연인의젊은얼굴-영등포구로구
예외공간,‘영등포구로구’
구로공단과구로디지털단지사이
대림동의숨겨진지명들-바드고데스베르크,바이로이트,아디스아바바
노량진은황달색
여의치않은여의도

5장강남은대한민국이꾸는꿈-강남
강북의거울,강남
88강남올림픽
비강남인을위한연극무대,강남고속버스터미널
한장의사진속을다녀오다
시네마오즈
이디야의배신과강남따라하지않기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서울을고향으로추억하는세대가출현하다
서울도고향으로추억될수있을까?베이비붐세대이후,1970년대후반에서1980년대초ㆍ중반에태어난청ㆍ중년세대에의해서울이고향으로기억되고있다는게필자의견해다.『내고향서울엔』은서울을고향으로기억하는세대가공유하는서울의장소와공간에대한개인적이고그래서더치열하게정치적인에세이다.

■낭만을삶의전략으로삼다-파편화된삶의복원과자기삶의주체선언
저자황진태는『내고향서울엔』의집필의도에대해“‘이미친세상’에서파편화된세대안의기억들을공유할수있는마중물을마련하고싶다”(14쪽)라고말한다.저자가서울에대한추억을공유하자고하는것은뿔뿔이흩어진‘우리’삶의파편들을모아삶의근거로삼을구심점을만들어보자는제안이다.함께기억한다는것,추억할것이있다는것은파편화된삶의역사를복원하는것이며,삶을지속할수있는동력을만드는일이기때문이다.세대의기억공유와세대간연대를주장하는일은X,Y,Z등모호한이름으로불리고외부의기준에의해재단되는것이아닌,스스로자기삶의주체임을선언하는것이다.

■우리동네‘아파트공화국’의현장을목격하다
월계동은저자에게최초의서울이자,원향(原鄕)으로서의의의를띤다.유년의공간으로세계의중심이었던‘골목’과‘동네’를기억하는것은서울이자본에의해인위적으로개발,구획되기이전에는자생적인마을공동체로존재했음을증거한다.
‘국민학생’이었던저자조차주택과아파트거주라는기준에따라친구들을구별했다는것은‘아파트’가한국사회에서계층구분의성격을강하게띠었음을의미한다.저자는‘우리동네아파트공화국’의기원을추적하며,주택에살았던어린꼬마마저아파트를선망했음을떠올리고‘비교하기’와‘구별짓기’의힘이‘아파트공화국’을추동시킨힘이었다고말한다.공적역사의기록에서는찾기힘든,1980년대생강북키드가직접보고경험한것을토대로기록한서울의내밀한속살이자구체적모습이다.

■강남의형성과88강남올림픽그리고한국사회의계급과불평등
저자는강남을‘꿈’과‘연극무대’로서의이미지,차이로서의구별짓기,모방으로서의따라하기등으로설명한다.한편1970년대강남개발을본격화하기시작했을때부터올림픽개최를염두했다는지리학자가아니고는알기어려운희귀한정보를제시하며,강남형성의막후과정을들춰낸다(300쪽).저자가88서울올림픽을88강남올림픽이라고부르는소이기도하다.도곡동타워팰리스와개포동구룡마을이한장의사진속에서공존하는한국사회에서강남을빼고계급과불평등의문제를말하기는불가능해보인다.

■거대한거미줄로얽힌아상블라주종로
종로는교보문고,종로서적,영풍문고등대형서점들이모여있고낙원상가,세운상가,북촌등서울의랜드마크가운집해있다.저자에게종로일대는남산서울타워,동대문운동장까지확장되어기억되는데,여기에질서정연한공간적논리는존재하지않는다.마치거미들이만들어놓은거미줄이복잡하게얽혀있는것과같아,뒤죽박죽한집합체즉아상블라주그자체다.
종로에대한저자의기억도책,영화,음악등의여러주제와학창시절부터성년에이르기까지의광범한시간에걸쳐있어,다종다양하고경계를넘나든다.낙원상가를찾아서는익히알려진음악과영화의‘낙원’으로서의성격을논하다가가까이있는게이들이주로찾는‘고추잠자리’골목을언급하고,낙원상가의아치형기둥구조를무지개모양으로연상하며성소수자또는성적다양성의그무지개로이야기의가지를뻗는다.

■천겹의다디단잎사귀와쓰디쓴청춘의맛,신촌에서보낸한철
‘천겹의잎사귀’밀푀유는프랑스과자를말한다.저자에따르면복잡다단하면서도젊음의단맛이나는신촌은밀푀유를닮았다.
신촌과홍대는젊은날추억의편린이있는달콤한공간이기도하지만,한국현대사의아픔이남아있는장소이다.1987년6월항쟁의도화선이된이한열의죽음은‘연세대-신촌로터리’라는장소로연상된다.또한가지는1996년여름연세대에서있었던‘한총련사건’이다.1996년이후학생운동이퇴조하고1997년IMF경제위기를맞이한한국사회는비정규직과노동시장의유연성등이전에는없었지만지금은당연시하는제도를받아들였다.이것이과연우연인걸까,저자는묻는다.
신촌은이렇게쓰디쓴기억마저도‘청춘’의의미와깊이연관되어있다.서울에서가장힙한장소가이대와신촌,홍대였음을‘우리’세대는잘알고있다.우리의웃음과눈물이어딘가남아있다는사실도.그리고그젊음의열기로데워진신촌ㆍ홍대거리의활기가상업적이윤논리와자본에의해황폐화되고있는모습을지금목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