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을 찾아서 (단재와 구보의 이순신)

이순신을 찾아서 (단재와 구보의 이순신)

$20.96
Description
이 책은 전체 2부로 구성되었다.
1부 〈이순신 서사의 향방〉은 ‘해설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을 축으로 이순신 서사의 내력을 비판적으로 개관하였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등장하는 이순신부터 김훈의 『칼의 노래』에 등장하는 이순신까지, 각각의 책에서 묘사된 이순신의 특징과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자세히 살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단재의 이순신의 차이점도 거듭 설명하고 있다.
2부 〈단재와 구보의 이순신〉은 ‘자료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은 국한문체에 옛 고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간 제대로 된 원전 비평을 거치지 못해 텍스트나 번역이 좀 혼란스럽다. 이 책에서는 1908년 신문 연재본을 꼼꼼히 대조하고, 정확한 교주와 번역 작업을 거쳐 정본 텍스트를 확정하였다.
구보 박태원이 번역하고 주석을 단 『이충무공행록』도 2부에 함께 수록했는데, 박태원의 번역문과 주석을 싣고, 저자의 교주가 필요한 경우 보충하되, 최대한 원문 그대로의 맛을 살렸다. 구보의 문장은 지금은 사라져가는 서울말(경아리 말)의 백미를 보여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

최원식

1949년인천에서태어났다.서울대국문학과를졸업하고,계명대와영남대를거쳐1982년인하대로옮겨2015년에퇴임했으며,현재인하대명예교수로있다.1972년동아일보신춘문예평론으로등단하여,『창작과비평』편집주간,민족문학사연구소공동대표,인천문화재단초대대표이사,한국작가회의이사장등을역임했다.
저서로『민족문학의논리』,『문학의귀환』,『문학과진보』,『한국근대문학사론』,『제국이후의동아시아』,『문학』등이있고,중역본『文學的回歸』,일역본『韓國の民族文學論』,『東アジア文空間の創造』등이있다.대산문학상,임화문학예술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이순신서사의향방

제1장단재로가는길
제2장이순신서사의원점:단재의『수군제일위인이순신』
1.두『이순신』
2.『이순신』이전
3.만신전과일신전
4.임진왜란과칠년전쟁
5.문학적전기
6.영웅주의와탈영웅주의
7.호걸·성현
8.전쟁의시
제3장『이순신』이후
1.벽초홍명희의『임꺽정』(1928~1939)
2.환산이윤재의『성웅이순신』(1931)
3.춘원이광수의『이순신』(1931~1932)
4.구보박태원의『임진조국전쟁』(1960)
5.노산이은상의『성웅이순신』(1969)
6.김지하의「구리이순신」(1971)
7.김탁환의『불멸』(1998)
8.김훈의『칼의노래』(2001)
9.오다마코토의『소설임진왜란』

2부단재와구보의이순신

수군제일위인이순신
水軍第一偉人李舜臣

이충무공행록

출판사 서평

이순신최고의전문가,
단재신채호와구보박태원의‘이순신’!
근대에호출된국난극복의영웅이순신

임진으로부터5~6년동안,왜적이제감히바로양호(兩湖)를찌르지못하기는수군이그길을막기때문이오이다.지금신에게아직도전선열두척이있으니,죽을힘을내어막아싸운다면오히려할도리가있아오리다마는,이제만약수군을전폐(全廢)하여버린즉슨,이는곧왜적이다행히여기는바로,저희가호우(湖右)로하여한수(漢水)에이를것이라,이는신의두려워하는바로소이다.전선이비록적사오나,신이죽지않사오면왜적이감히우리를얕보지못하오리다.
-구보박태원역주,『이충무공행록』중에서

“신에게는아직열두척의배가남아있사옵니다”라는충무공이순신의이유명한말은명량해전을앞두고조정에올린장계에나온다.비록조선수군의전력은초라하지만,이순신이죽지않고막아낸다면왜군이우리조선을감히넘보지못할것이라는충정어린표현이다.영화〈명량〉에서도이부분은이순신의압권이다.
단재신채호(1880∼1936)선생이그의3부작‘동국삼걸전’중하나인『수군제일위인이순신』을세상에내놓은때는1908년,일본의조선침탈이노골적으로자행되고,대한제국은망국(亡國)의길로가는절체절명의때였다.단재가이시기에『수군제일위인이순신』을집필한이유는이책의마지막장에나온다.

이에이순신전을지어고통에빠진우리국민에게양식으로보내노니,무릇우리착한남자와미쁜여자는이를모범하며이를보추(빠른걸음으로달림)하여형극의천지를답평(평지같이다님)하며고해의난관을넘어갈지어다.하늘이20세기의태평양을장엄하고제2의이순신을기다리나니라.

단재가이전을지은뜻은단지이순신을불세출의영웅으로기리는데에만있지는않았다.이순신을따라서국민하나하나가제2의이순신이되는것,곧국민영웅을바란것이다.코로나19로전세계가유례없이어려운지금,이순신에기댄단재의염원은현재도유효하다.마침다가오는4월28일은이충무공탄신일이다.

이순신최고의전문가,단재와구보의이순신

이순신의영웅이미지는광화문의이순신동상처럼우리뇌리에단단히박혀있다.그렇다면,이순신은1592년임진왜란이발발한이후로쭉이러한이미지로우리에게남아있었던것일까?임진왜란이후의논공행상과실록등의역사적기록을살펴보면,근대이전의이순신은민족,국민보다는임금에충성하는신하로서의이미지가강했다.이러한이순신을민족의영웅으로,국민의영웅으로처음호출한이가바로단재신채호다.『수군제일위인이순신』은1908년5월2일부터8월18일까지국한문판『대한매일신보』에금협산인이라는필명으로연재되었는데,단재의이작품은이후로이어지는충무공숭배의원점이되었다.단재의작품이후이순신은국권회복의국민영웅이되었다.
이처럼,이순신숭모는근대적인현상이다.물론임진왜란을계기로‘nation’에대한담론이비로소등장했다는측면을감안해야하겠지만,그럼에도단재이전의이순신의상(像)은어디까지나중세적충(忠)의테두리안에있었다.단재는임금보다는나라또는인민에충성하는‘이순신’을다시서사함으로써근대적영웅으로재창안하는한편,이전을읽는독자들하나하나가제2의이순신이되기를바라는강력한염원을묻어놓았다.
단재이후최고의이순신전문가는소설가구보박태원(1909∼1986)을꼽을수있다.그는해방직후부터이순신전을여러번연재했는데,북에서출판한『임진조국전쟁』(1960)이그종결판이다.그런데소설보다중요한것이구보가서울에서출판한『이충무공행록』(李忠武公行錄,을유문화사,1948)이다.이순신의조카이분(李芬,1566∼1619)이지은「행록」(『이충무공전서』,1800년刊)은이순신을대상으로한최초의전으로서이후모든이순신전의시초라고할수있는데,구보의『이충무공행록』은바로이분의「행록」을번역하고주석을단것이다.번역문장과주석이모두훌륭하다.구보의번역이후로도이분의「행록」은여러번역본이나왔지만구보를넘는본은없다.

단재의『수군제일위인이순신』이후

이책의저자최원식은단재의『수군제일위인이순신』이후이순신을다룬책들을검토하여이순신이야기의변모를통시적으로살폈다.벽초홍명희의『임꺽정』(1928~1939),환산이윤재의『성웅이순신』(1931),춘원이광수의『이순신』(1931~1932),구보박태원의『임진조국전쟁』(1960),노산이은상의『성웅이순신』(1969),김지하의「구리이순신」(1971),김탁환의『불멸』(1998),김훈의『칼의노래』(2001)를출간시기를기준으로다루었고,이와함께일본작가오다마코토(小田實,1932~2007)의『소설임진왜란』(1992)도다루었다.
대한제국이일제의침략으로위기에빠진20세기초에국권회복의메타포로선택된이순신은일제강점기에는민족해방의상징으로,해방이후에는국민국가건설의영웅으로받들어졌다.그런데이저항의이미지가박정희(朴正熙)시대에노산이은상(1903∼1982)의부용(附庸)으로개발독재의체제서사로전환되었다.광화문에이순신동상이세워진것도이때다.이순신을빙자하여임시정부에서이탈한자신을변호할속셈을감춘춘원이광수의『이순신』이그기원일것인데,마침박정희가그애독자라고전해진다.춘원에서박정희의뜻을받든노산의이순신을거쳐김훈에까지드리운이경향은이순신을자신과동일시함으로써스스로를박해받는수난자로자리매김하고있다.
그런데기존이순신연구자들은이러한경향의원조로단재의『수군제일위인이순신』을든다.하지만저자는단재가서술한이순신은춘원의이순신,그리고박정희이후선양되기시작한성웅이순신과는질적으로다르다고말한다.단재는스스로를이순신에비기지않았기때문이다.
저자는이러한오해가단재연구의부실함에서기인한다고본다.단재신채호는임시정부시절미국의힘을빌려독립하려는이승만과대립했으며,민족주의자에서무정부주의아나키스트로급진화하면서이승만과의사이도결정적으로멀어졌다.6·25전쟁이후더욱경직된반공친미노선속에서단재는철저히외면되었다.이런단재가다시조명되기시작한건아이러니하게도친일파박정희에의해서다.5·16쿠데타세력은남북체재경쟁에서승리하기위해4월혁명이후남한민중속에서고조된민족주의적동력을일정하게수용하기위해단재를복권시켰다.신채호를민족주의자로고정시키면서그의다양한사상적변모과정과사적들이연구되지못했고,국한문체로집필한그의작품『수군제일위인이순신』도여태껏제대로연구되지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