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 (추정경 장편소설)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 (추정경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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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5%만이 자유롭게 읽고 쓸 수 있는 20××년 대한민국
불의한 세상을 뒤흔드는 열여덟 살 소년의 반란
『내 이름은 망고』의 작가 추정경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가 출간되었다. 2011년 데뷔 이래 추정경은 독립심 강한 십대들이 폭력적인 현실과 대결하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머나먼 캄보디아에서 좌충우돌 모험을 벌이는 ‘수아’(『내 이름은 망고』)부터 느닷없는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테니스 선수 ‘임석’(『검은 개』)까지, 거센 파도를 거슬러 힘겹게 전진하는 어린 주인공은 추정경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신작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에도 현실에 맞서는 십대가 등장한다. 가짜 뉴스와 혐오 표현을 차단한다는 빌미로 ‘9등급 정보보호법’을 시행하고 있는 20××년 대한민국.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조금씩 닮은,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이 세계에서는 정보가 곧 권력이요 계급이다. 열여덟 살 소년 ‘이휘강’이 재개발 지역 아이들에게 허가 없이 작문을 가르친 죄로 ‘AI 재판’에 회부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AI 판사는 중형을 선고하리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뜨리고, 휘강에게 ‘15도서관 720시간 자원봉사’를 명령한다. 법전과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로 정평 난 AI 판사는 왜 이렇듯 가벼운 형을 휘강에게 선고한 것일까? 세간의 수군거림대로 AI 판사에게 오류가 생기거나 해커가 개입한 것일까?
휘강이 15도서관에 도착하면서 의문은 증폭된다. ‘정보 불평등’에 대한 눈가림으로 시행 중인 ‘사람책’ 프로그램,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요일별로 등장하는 마법사·정신과 의사·승려·일용직 노동자·살인자·피아니스트 등의 여섯 가지 사람책, 대중들의 히스테릭한 열광 속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른 연쇄 살인범이자 소설가이자 금요일의 사람책 오태중, 오태중의 자전적인 소설 『나와 살인, 그리고 히아신스』……. 휘강과 친구들의 활약으로 의문의 책과 살인 사건에 얽힌 비밀들이 한 꺼풀씩 벗겨지지만, 비밀 뒤에는 더 거대한 비밀, 음모 뒤에는 더 잔혹한 음모가 은폐되어 있다.
이처럼 이 책은 국내 청소년소설로는 드물게 본격 미스터리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다. 추정경은 그동안 일관되게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반영해 왔다. 그리고 이번 신작에서는 미스터리 작가로서 한층 더 확고한 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더욱 노련하게 비밀과 음모를 조율한다. 충격적인 사건은 굳건한 배경 위에서 개연성 있게 전개되고, 트릭은 놀랍도록 치밀하고 기발하다.
도서관의 살인자와 살인자를 뒤쫓는 소년이 빚어내는 이 이야기를 통해 추정경은 우리 사회의 가장 첨예한 이슈인 신분과 서열 문제, 불평등에 대해 질문한다. 나아가 다음 세대인 청소년들이야말로 불평등을 종식시킬 주체이며, 책이란 모든 인류가 누려야 할 자산이자 불의에 맞서게 하는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미스터리 본연의 재미를 고루 갖춘 이 소설은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는 청소년들은 물론 미스터리 마니아들까지 모두를 사로잡을 것이다.

“나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이 소설에 포획되었다.”
_박현희, 『수상한 북클럽』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 줄까』 저자
저자

추정경

울산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보냈다.부산대학교무역학과를졸업하고,방송작가로일했다.엄마와캄보디아로떠나온열일곱살소녀의모험담을그린『내이름은망고』(2011)로‘청소년문학의미답지를개척’했다는평과함께제4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했다.지은책으로한강대교밑비밀스러운벙커로숨어든상처입은소년들의이야기『벙커』(2013),감가하는돈으로새로운세상을꿈꾸는사람들의이야기『죽은경제학자의이상한돈과어린세자매』(2017),어느날테니스유망주에게들이닥친음모를파헤치는미스터리『검은개』(2019)가있다.

목차

프롤로그7/1장.테러리스트소년17/2장.벌집도서관39/3장.금요일의살인자103/4장.월요일의마법사157/5장.위대한유산227/6장.AI,그리고모든인간의대명제255/7장.지키려는자와내어주는자275/작가의말309

출판사 서평

■정보를가진자가독식하는디스토피아
『월요일의마법사와금요일의살인자』는가상의사이트위키드백과에등재된〈한국의9등급정보보호법〉이라는문서로시작한다.‘해커독스’라는정체모를인물이최종수정한것으로되어있는이글에따르면,20××년대한민국은표현의자유가없고,마음대로읽고배울권리도없는디스토피아다.분기별‘등급시험’을통해1등급부터9등급까지정보등급이부여되고,등급이높을수록더많은정보에접근할수있다.반면등급외사람들은글을배울기회조차박탈당한채‘신불가촉천민’으로살아간다.법이시행된지10여년만에정보등급은계급고착화로귀결되고,인구의5%에불과한7,8,9등급이부의95%를소유하고있다.‘9등급정보보호법’이실행된표면적인이유는가짜뉴스와혐오표현차단이지만,진짜목적은5%의특권을공고히하고불평등을눈가림하는데있음을행간에서짐작할수있다.
이처럼이소설은지금현재우리사회를옭매고있는불평등과부의대물림에대해단도직입적으로칼날을겨눈다.‘흙수저’라는자괴적인표현으로대변되는오늘의상황은본질적으로는이소설속의미래상과별반다르지않다.저자는머지않은미래,우리사회를덮친디스토피아를통해오늘의불평등을하루빨리개혁하라고촉구한다.아울러자유롭게읽고쓴다는일이얼마나소중한일인지,그리고표현의자유와책임사이에서어떻게무게중심을잡아야할것인지생각할거리를안겨준다.

§인류의지식은모든인류의것이다.그어느누구도홀로소유할수없고가둘수없으며값을매길수없다.생각을댐안에가두면장고끝의죽음뿐이다.난생은제부리와발톱으로껍질을깨지만인간은누군가그막을찢어주어야하는태생이니우리가서로의허물을벗겨줘야할충분한이유가여기에있다.
그러나지금의우리는멍게가아니냐.정착하여자신의뇌를먹이로쓰며생을갉아먹는그멍게와무엇이다르냐.
_본문262쪽

■불의한세상에균열을내는소년의반란
주인공휘강은중증장애인의자녀에게주어지는사회다양성전형으로특권층의전유물인특사고(특수사립고등학교)에입학한인물이다.반골기질이다분한휘강은위법인줄알면서도재개발지역아이들에게비밀리에작문을가르치다가재판에회부된다.세상사람들이보고도못본척하던불평등한현실,웬만한공격에는꿈쩍도하지않을게분명한괴물을향해저혼자분연히돌팔매질을한것이다.
AI판사의예상치못한판결로인해휘강의반란은15도서관을둘러싼살인사건을뒤쫓는모험으로전개된다.휘강이진실에다가서면다가설수록진실을은폐하려는검은손의방해는극악해진다.휘강이특사고아웃사이더강주노,김도겸,육탄등을차례차례동지로포섭하는과정은『삼국지』도원결의와삼고초려장면을보는듯한재미를안겨준다.열여덟살소년이포문을열고그친구들이힘을합쳐서끝맺는이이야기를통해추정경은우리사회의문제를해결할주역이청소년이라고넌지시말한다.

§“이휘강학생.”
검사가이름을불렀다.법복의남자는시종일관차가운눈빛이었다.
“지난8개월간신정보중앙로72,21-1에서어떤일을했죠?”
“아이들에게글을가르쳤습니다.”
“작문은4등급이상의정보이용자격을가진사람만이배울수있는것이고,등급이충족된경우라도당국의허가를받아까다로운관리감독하에가르칠수있습니다.이렇게자격이되지않은이들에게허가없이작문을가르치는게위법행위란건알고있었나요?”
“네.”_본문211~212쪽

■위기의시대,책의의미와인간의조건
이이야기는언덕위에우뚝서있는벌집모양의거대한건물,15도서관을중심에놓고진행된다.마음대로책을읽을수도없고,글을쓸수도없는,그러나그사실을애통해하지않는사람들이대부분인시대에,도서관은,그리고책은어떤모습,어떤의미일까?15도서관은이소설의또다른주인공이라고해도좋을만큼그자체로흥미진진하게그려진다.불평등에대한눈가림으로시행중인사람책,그중에서도연쇄살인범오태중을만나기위해벌떼처럼밀려드는대중들의모습은지금현재책이처한위기를풍자적으로보여준다.
그럼에도불구하고15도서관에기대어살아가는사서들과여전히좋은책을찾아읽는극소수독서가들의모습은어떤상황이닥치더라도책의생명이면면히이어질것이라고암시하는듯하다.위기의시대에끝끝내읽고쓰고가르치고배우기위해분투하는사람들,즉휘강과할아버지와재개발지역꼬마들의모습은독자들에게뭉클한감동을선사한다.이처럼작가는책의의미와인간이인간다울수있는조건에대해행간에서질문한다.

§오태중의표현을빌리자면도서관이란해부된뇌의전시장.소름돋지만와닿는표현이다.이곳에오래머무르면알지못하는신의세계를엿볼수있지않을까도싶을만큼인간의정수가저장되어있다.
책을꺼내읽는이들의표정은여유로웠다.그들이누리는것은대다수사람들이빼앗겨버린권리이자인류의유산임에도.그생각에잠겨오래도록사다리에매달려있었다._본문91쪽

■벌집미로로이끄는본격미스터리
『월요일의마법사와금요일의살인자』는15도서관을감싸고있는벌집모양외벽처럼겹겹의미로로짜여있다.가면뒤에숨겨진또다른가면,비밀뒤에숨겨진또다른비밀을헤치고가장마지막진실과마주하는순간,독자들은충격과쾌감을동시에맛보게될것이다.허를찌르는트릭과사회적인메시지가동시에살아있는이책을청소년과미스터리마니아모두에게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