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왜 아픈가 : 사랑의 사회학

사랑은 왜 아픈가 : 사랑의 사회학

$30.00
저자

에바일루즈

저자:에바일루즈(EvaIllouz)
모로코에서태어나열살때프랑스로이주해파리10대학교에서사회학,커뮤니케이션,문학을공부하고히브리대학교석사과정에서커뮤니케이션을공부했으며펜실베이니아대학교?아넨버그스쿨박사과정에서커뮤니케이션과문화이론을공부했다.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프린스턴대학교등에서강의하고,베를린지식연구소교수를지냈다.영어,프랑스어,독일어,히브리어,아랍어5개국어를자유자재로구사하며,현재예루살렘의히브리대학교정교수로재직하고있다.『낭만적인유토피아를소비하기』는전미사회학회2000년감정사회학분야최우수도서로선정되었고,『오프라윈프리와고통의광휘』는전미사회학회2005년문화사회학분야최우수도서로선정되었다.2005년에는프랑크푸르트사회과학연구원에서‘아도르노강의’를진행했고,그내용을『감정자본주의』로펴내학계와출판계에서좋은평가를받았다.2009년독일의유력일간지『디자이트』가꼽은“내일의사유를바꿀12인의사상가”들중한명이기도하다.

역자:김희상
성균관대학교와같은학교대학원에서철학을전공했다.독일뮌헨의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와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헤겔이후의계몽주의철학을연구했다.『늙어감에대하여』,『사랑은왜아픈가』,『존재의박물관』등100여권의책을번역했다.2008년에는어린이철학책『생각의힘을키우는주니어철학』을집필·출간했다.‘인문학올바로읽기’라는주제로강연과독서모임을활발히펼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사랑은왜아파야만하는가?
현대란무엇인가?ㆍ현대안에서의사랑,현대로서의사랑ㆍ우리는왜사회학을필요로하는가ㆍ사회학과심적고통

1사랑의일대전환결혼시장의형성
낭만적선택의성격과그도덕생태ㆍ사랑의거대한전환,결혼시장의형성ㆍ신분상승의새로운기준,성적매력

2낭만적선택의새로운아키텍처
여성의신중함에서남성의거리두기까지ㆍ남성성그리고신의의종말ㆍ섹스의배타적독점전략ㆍ쾌락에물든관계공포증ㆍ관계맺음의의지를잃은사람들ㆍ낭만적선택의새로운아키텍처또는의지의해체ㆍ약속지키기와현대의선택아키텍처ㆍ섹스과잉과감정불평등ㆍ즉흥적섹스와자유의아포리아

3인정받고싶은욕구자아의사랑과상처
사랑은왜좋은느낌을줄까ㆍ계급인정에서자아인정으로ㆍ사랑중독혹은인정욕구그리고존재론적불안ㆍ인정대자율ㆍ자기사랑에서자책에이르기까지ㆍ자책감의도덕구조ㆍ잃어버린확실성

4사랑,이성,아이러니
마법에걸린사랑ㆍ과학이되어버린사랑ㆍ정치적해방으로서의합리화ㆍ선택의기술ㆍ에로스,아이러니ㆍ사라진사랑

5낭만적상상에서실망으로
상상력,사랑ㆍ허구적감정의의미와특징ㆍ우리는왜실망하게되었는가ㆍ상상력과인터넷ㆍ그자체가목적이되어버린욕구ㆍ모나드의상상력놀이

에필로그사랑에필요한새로운형식

감사의말|옮긴이의말|주|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감정사회학의대가이자“내일의사유를바꿀12인의사상가”
중한명인에바일루즈의역작
‘감정자본주의’를파헤쳐학계와출판계를놀라게했던그녀가
이번엔‘현대인의사랑’에관한사회학적고발장을던진다!

우리삶의일상과현대문화의다각적측면을활발히성찰해온여성사회학자에바일루즈는특히인간의‘감정’연구에몰입해왔다.지금껏‘감정’은주로심리학의연구대상으로여겨져왔던게사실이다.그러나에바일루즈는소비자본주의로기울어진현대사회가결국그구성원들이지닌감정의생산과변형에막대한영향력을행사한다고진단한다.‘현대’라는사회의풍경을감정의‘상품화’혹은‘자본화’라는코드로읽어내는것이다.‘사랑은왜아픈가?’혹은‘사랑은왜사랑에빠진사람을아프게만드는가?’를다루는이책은그녀가진행해온연구를또다른방식으로집대성한독특한성과물이다.‘남녀간의사랑’(이책의표현에따르자면‘낭만적사랑’)이야말로인간의감정이오롯이표현되는영역이므로그이면에숨은‘사회학적통찰’(‘심리학적치료’가아니라!)을감행해본것이다.

에바일루즈자신은그런시도에대해이렇게표현한다.“이책이품은커다란야심은마르크스가상품을가지고벌인일을감정에,적어도낭만적사랑의감정에적용해보고자하는것이다.”즉(사랑의)감정은사회관계들로형성된다는것,감정은아무런제약이없는자유로운방식으로순환하는게아니라는것,감정이빚어내는마법은바로사회의마법이라는것,그리고감정은현대의제도들을압축해낸것임을보여주려는야심인동시에열망이라는이야기다.

현대인의연애와사랑,그현주소는?-‘사랑’이라는매체로들여다본‘현대성’

에바일루즈는세계적인학자답게사랑을주제로다룬이책에서도놀라운박학다식함과특유의성실함을유감없이발휘하고있다.그녀는제인오스틴의여러소설들에서『브리짓존스의일기』에이르기까지다양한책과잡지기사,온라인데이트사이트에올라온숱한고백담과댓글들,연애와불륜을포함한여러부류의‘사랑’경험자들과나눈실제인터뷰를토대로‘오늘날’,즉현대를살아가는남자와여자들이만들어낸‘사랑의현장’으로곧장파고들어간다.그리고거기에그토록많은고통과상실과아픔과눈물이차고넘치는이유가무엇인지대단히치밀하게분석한다.

현대를창출한‘계몽적이성’과‘자유’는삶의모든부분에서,심지어‘감정’이닿는부분에서까지‘합리성’과‘자유로움’을강제한다.그리하여오늘날애인에게버림받은사람은자신이부족한탓이라고생각하게되고(‘합리적/계산적성찰’의결과다)자존감에심각한내상을입게된다.자신을버린상대방에대해윤리적심판을내리는대신에현대의여성들은애인이나배우자의사라짐을자신의가치와자존감과직접결부짓는것이다.하지만에바일루즈는‘사랑의상처’라는경험은그것이아무리개인의마음에서일어나는일이라할지라도지극히‘사회적인’경험임을역설한다.현대사회그자체가제인오스틴이살던빅토리아시대와달리상대방의태도를‘이해’하거나‘심판’하는그어떤도덕적언어도필요로하지않는레퍼토리를강제하고있기때문에그렇다.빅토리아시대에는연애나결혼문제에서현대와달리굉장한‘합리성’을요구하지않았다는것이저자의진단이다.고작해야상대방의재산정도를대략알아보고,상대방의인격과평판을살핌으로써‘배우자’로서‘적당한’인물인지를따졌다.남자든여자든상대에게어떤특정한‘성격’이나‘감정’을요구하는경우가없었다.더구나개인적차원에서배우자를찾는일은거의없었으며,그일은언제나가문끼리혹은특정집단을통해이루어졌다.

하지만제1차세계대전이후현대로접어들면서사랑의문화는성정체성과함께크게변모했다.이른바‘현대문화’는이상적사랑이란일상생활을초월하는일종의권력이되어야한다고여겼다.그러나‘성의평등’과‘섹스의자유’라는두가지정치적이상이애정관계의핵심으로치고들어오자,현대문화는그때껏사랑을감싸고있던의례적경건함과신비스러운후광을벗기지않을수없게되었다.거룩하다고여겨지던사랑이이제는범속한것으로변해버렸으며,그에따라남자와여자의관계지형도도변질되고말았다.에바일루즈는‘현대’이후남녀간의사랑이떠안은이러한깊은분열상에집중한다.어째서현대인은사랑을하면서혹은사랑을끝내면서아파야만하는지를사회라는전체맥락에서,그리고역사변천과정속에서사랑이보유해온이중적측면을거듭고찰함으로써사랑의본질을되묻는것이다.그녀가보기에사랑은한편으로는일상생활을초월해현실의고단함을잊게해주는원천이지만,다른한편으로는성정체성이맞부딪치며권력을놓고싸우는각축장이되어버렸다.그리고이런싸움이야말로현대적사랑이갖는문화적특징이다.그러므로사랑을연구한다는것은결코지엽적인일이아니며,오히려현대성의핵심과기초를연구하는일의중심이라는견해가피력된다.

심리학은사랑을혹은개인의자아를어떻게망가뜨렸는가?

에바일루즈에따르면사회학의핵심과제는‘사회적’밑바탕을폭로하는것이다.반면에현대심리학의아버지윌리엄제임스는심리학자란무릇“끊임없이다양한형태로생각하는자세”를출발점으로삼아야한다고주장했다.이때그가말하는‘생각’이란다분히개인적인것,개인으로하여금외부세계의어떤경험을진지하게받아들이고어떤것은무시해도좋은지결정하도록도움을주는것이다.남녀간의‘사랑’을다루거나해석하는방식도심리학(특히정신분석학)과사회학간격차가있다.지금껏많은사회(특히미국사회)에서‘사랑’은심리학적해석대상으로,나아가심리학적‘치유’의대상으로만다뤄져왔다.그런데저자가보기에‘심리학적’방식은개인의감정을치유하고자존을되살리기보다는개인의감정을망가뜨리고자존감을죽이는장치로곧잘활용되었다.특히여성들에게그랬다.에바일루즈는사랑이왜‘심리학적’치유의대상으로퇴화했는지,어째서사랑은특히‘여성’을약자로만들었는지그변화과정을추적하며‘이성애혹은이성관계의밑바탕’을폭로한다.

에바일루즈는이방대한저작을통해‘심리학이지배하는해석모델’에반대한다는뜻을분명히밝히면서진정한사회학자로서의면모를드러낸다.그녀는인간의행동방식을‘아프리오리’,곧선천적으로타고난병리적현상으로다루는설명을의심한다.예컨대프로이트식의논점을거부하는그녀는“성적매력이어린시절의경험을통해가장잘설명될수있으며,어떤사랑을선호하는가하는태도는부모와자식사이에서일찌감치형성된다는주장을강력히내세우는”프로이트문화를비판적시선으로바라본다.이른바‘프로이트문화’의유행으로인해내파트너가내부모와닮았든말든그파트너가곧나자신의어린시절경험이직접적으로반영된결과물이라는어처구니없는생각을갖게된것이사실이며,이로써‘사랑의고통’이란결국‘개인이자초한것’이라는파괴적결말이인간의마음을장악하게되었다는통찰이다.다시강조하자면,사회학은무엇보다사회의틀이만들어낸조건에주목한다.더나아가사회의틀이빚어낸문화모델이전략적으로반응해야하는딜레마가무엇인지에관심을갖는다.에바일루즈역시바로이런틀을만드는현대적사랑의조건을여러각도에서매우깊이있게탐구하고있다.

사랑과섹스의‘거대한’전환-화성남자대금성여자의이분법을넘어서

에바일루즈는사랑의파트너를고르고관계를맺는‘낭만적선택’에일어난변화가경제상황을두고칼폴라니가‘거대한전환’이라부른과정과닮아있다는과감한주장을펼친다.경제관계의‘거대한전환’이란자본주의시장이경제활동을사회와그도덕적이고규범적인기본틀로부터떼어내경제를자기규제의시장으로바꿔버림으로써결과적으로사회를경제에예속시킨과정을뜻한다.이처럼근대에서현대로넘어오면서자율적규제기능을갖는결혼시장이성립했다는것이다.그결과요즘의배우자선택은신체와성적매력을중시하는동시에감정역시소중히생각하는심리학적인것이되고말았으며,배우자를선택하는과정역시더욱주관적이고개인주의적으로변모했다.저자는사랑의‘거대한전환’이갖는일련의특징을다음과같이압축한다.첫째,잠재적배우자를평가하는일에서규범이힘을잃었다.이러한규범이공동체의가치체계로부터떨어져나왔고,배우자의매력과가치를평가하는기준에서는오히려대중매체가막대한영향력을행사하기시작했다.둘째,배우자를감정이라는범주와함께성적매력이라는범주로평가하는경향이너무도강해졌다.여기서결국배우자의감정적소통능력은섹시함에우선순위를내주고말았다.셋째,성적매력의약진이더욱두드러졌다.섹시함이라는경쟁력이결혼시장에서점점더커지는비중을자랑하게되었다.

간단히말해현대인의사랑에서가장중요한것은전통사회에서처럼‘도덕’이나‘재산’이아니라‘성적매력’이되어버렸다는이야기다.물론과거역사에서도성적매력은사랑받기위한필수조건의하나였다.하지만오늘날우리가상대방을평가하고배우자로선택하는데결정적역할을하는‘섹시함’이라는범주는연인이나섹스파트너를평가하는전혀새로운방식으로등장한것이다.문화의범주로서‘섹시함’은‘미모’와다르다는것이에바일루즈의견해다.그녀에따르면19세기중산층여인들은그‘아름다움’때문에매력적이었지‘섹스어필’로매력적이지는않았다는것이다.그당시사람들은아름다움을몸과마음의특성으로이해했으나오늘날은그렇지않다.한마디로‘섹시함’이란현대에서남자도그렇지만특히여자의성정체성이일련의의식적이고의도적인신체·언어·복장코드로이뤄지는섹스정체성으로변모했음을드러내는표현이라는이야기다.그리고현대의소비문화가성의해방을부르짖는페미니즘의요구와나란히,여성의(그리고결국남성의)성적측면을강조하는데기여한가장강력한문화권력이라는것이다.앞서말한심리학적측면과더불어현대자본주의적소비문화는현대이전의사회에서이상적으로여겨지던‘애정관계’의내용과형식을모두뒤바꾸고말았다.오늘날사랑은“두개의자율적의지가서로감시하고감독하면서개인의심리적기질과욕구에맞춤한관계”가되어버렸다.그결과사랑은초월성과연관되던관점,곧개인의특별한욕구와의지를초월하는힘이곧사랑이라는생각은깨끗이사라졌으며,따라서사랑에존재하던환상도말끔히소거되었다.이제사랑은단지‘애정관계’에그칠뿐이다.저자에따르면여기서‘애정관계’란“개인의자율성을최대한보장하고낭만적결합안에새겨넣으려는목적으로감정생활이행동의규칙을따르도록강제하는관계”를뜻한다.

저자스스로말하듯이책은과연“모든면에서현대의사랑을겨눈고발장”처럼보일수있다.확실히이책은사랑에관한기존의지배적선입견,즉“남자는심리학적으로나생물학적으로본래깊은관계를맺지못하는존재이며여자는자신의심리학적본성을따르기만하면사랑을찾기가쉽고또더욱잘유지할수있다”라는통념에저항하려는중요한시도로읽힌다.그러나저자는생물학과심리학은남자와여자가맺는낭만적관계의어려움을실질적으로풀어주고보듬어주는방법이아니라오히려문제의일부에불과하며해결책도아니라고주장한다.남자와여자의감정적불평등을생물학과진화론혹은심리발달로설명하려는태도는오히려이런차별을상당히부풀리는결과만낳는다는주장이다.금성과화성운운하는이야기가여자와남자의차이를설명함으로써그차이를극복할수있게해주지만,실제한남자와한여자에게는아무런도움이되지않는다는것이다.결국저자가이책에서궁극적으로강조하는바는“아픔없는열정적사랑이란있을수없으며이아픔을두려워하지말아야한다”는것이다.바로이것이그간‘상처의치유’에만주력해온심리학이놓치고있는중대한결함이라는것이다.에바일루즈는작가조너선프랜즌의입장에흔쾌히동의하며그의말을소개한다.“고통이아프기는하지만그렇다고고통으로죽는것은아니다.마취를한채기술의힘을빌린자급자족의꿈이라는대안이과연바람직한지생각해본다면아픔은자연의산물이며모순으로가득한세상에서살아있음을확인해주는자연의지표다.아무런아픔없이인생을헤쳐왔다는말은살아보지않았다는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