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역사에 휩쓸려간 비극의 경계인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역사에 휩쓸려간 비극의 경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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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대의 비극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한 여인의 삶.
3.1운동이라는 독립과 혁명의 찬연한 빛에 매료되었던 한 여인은 상하이, 블라디보스토크, 하와이, 뉴욕, 도쿄, 서울, 로스앤젤레스, 프라하, 부다페스트, 평양으로 줄달음질치며 역사와 자기 운명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렵사리 다다른 평양에서 자신의 기대와는 다르게 '미 제국주의의 고용간첩‘으로 낙인찍히며 처형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뒤로 그녀의 생은 ’한국의 마타하리‘로 호명되며 소설의 통속적 여주인공 이미지로 소비되어 진다.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는 ‘한국판 마타하리’, ‘박헌영의 첫 애인’ 등으로 잘못 소비되어온 현앨리스와 그 시대의 실체적 진실을 추적한 책이다. 독립운동, 재미한인 진보운동에 헌신했던 현앨리스의 비극적 삶과 그 시대를 다루며 4세대에 걸친 현씨 집안의 근대사를 조망한다. 대부분의 책에서 박헌영 간첩사건의 조연으로만 등장했던 그녀를 인생의 주인공으로 재조명해 생에 드리워진 식민, 분단, 전쟁의 굴곡진 근현대사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현앨리스와 박헌영은 사실 사랑과 결혼의 대상도 서로 달랐으며 그녀에게 찍힌 ‘스파이’라는 낙인 또한 어느 나라에도 귀속될 수 없었던 경계적 삶이 가지고 온 비극이었다. 저자는 현앨리스와 마타하리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며, 오히려 그녀의 생을 추적해나갈수록 당대의 비극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생을 마감해야했던 안타까운 여인이었음을 역설한다.
저자

정병준

저자정병준은서울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문학박사)했다.서울대한국외국어대방송대조선대에서강의했고,국사편찬위원회목포대학교에서근무했다.『이화사학연구』『역사와현실』편집위원장,『역사비평』『한국민족운동사연구』『역사학연구』『한국사연구』편집위원,한국문화연구원부원장이화사학연구소소장등을지냈다.현재이화여자대학교사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한국현대사를전공하고있으며,새로운자료발굴과글쓰기가주요관심사다.한국현대사의다양한인물과쟁점이되는주제에대해글을썼다.50여권의한국현대사관련자료집을기획간행했다.『몽양여운형평전』,『미국소재한국사자료조사보고INARA소장RG59?RG84외』,『우남이승만연구』,『한국전쟁:38선충돌과전쟁의형성』,『광복직전독립운동세력의동향』,『역사앞에서:한사학자의6?25일기』(편저),『독도1947:전후독도문제와한·미·일관계』외다수의저서가있다.『한국전쟁』으로제47회한국출판문화상저술상(2007년),『독도1947』로제36회월봉저작상(2011년)을수상했다.

목차

목차
저자의글
서장한장의사진:박헌영,주세죽,그리고현앨리스(1921년,상하이)
1장하와이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라다(1903~1920년)
아버지현순,하와이를유람하다(1903~1907년)
현앨리스,서울에서자?라다(1907~1919년)
1919년현순,상하이로떠나다
현앨리스의상하이행(1920년)
2장3·1운동의후예들(1920~1923년)
상하이에서의조우:박헌영혹은사회주의
어떤결혼:정준과의결혼(1922년,상하이)
극동피압박민족대회(1922년,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로가는현앨리스(1923년)
3장하와이와뉴욕에서의삶(1924~1945년)
하와이로의가족이주(1922~1925년)
웰링턴의출산,사라진모자이크조각(1924~1930년)
뉴욕에서의대학시절(1931~1935년)
하와이노동운동,공산주의운동과의조우(1936~1941년)
태평양전쟁기의행적(1941~1945년)
4장서울로의짧은귀환(1945~1946년)
현앨리스,도쿄를거쳐서울로부임하다(1945년12월)
서울로부임한통역현피터(1945년11월)
현앨리스와박헌영의재회
주한미군공산주의자들의박헌영회견
민간통신검열단의현앨리스
현앨리스와주한미군내공산주의그룹
서울에서추방된현앨리스
5장『독립』·재미한인진보진영에가담하다(1946~1949년)
로스앤젤레스로의대이동1946년
재미한인진보진영:중국후원회-조선의용대미주후원회-조선민족혁명당
미주지부-『독립』
『독립』·재미조선인민주전선에서의활동(1946~1949년)
한줄기빛:체코의한흥수
김일성·박헌영에게편지를쓰다(1948년)
6장희망의빛,죽음의길:체코에서의몇개월(1948~1949년)
체코로향하는현앨리스와정웰링턴(1948~1949년)
체코에서의체류와활동(1949년2~11월)
7장파국:박헌영간첩사건에휘말리다(1953~1956년)
북한에서의나날들(1949~1953년)
이강국재판:‘미제의스파이’현앨리스,리윌리엄(1953년)
박헌영재판:알려지지않은현앨리스의최후(1955~1956년)
남북한에비친현앨리스의이미지
8장그후:남겨진자의운명
청문회에소환된‘마오쩌둥의제1요원’현피터
16년간추방위협에시달린현데이비드
북한으로추방된김강,파니아굴위치부부
평양에서실종된곽정순,이춘자부부
사리원에서실종된전경준,송안나부부
60세에추방의기로에선신두식
에필로그:어떤죽음
정웰링턴,세상을버리다(1963년,체코)
남은이야기
주|참고문헌|찾아보기|사진출처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역사와시대의수레바퀴에으깨진한여성의비극적운명
이책은일제하중요독립운동인사였던현순목사의맏딸로제1호하와이출생한국인이자박헌영,김단야등과독립운동,재미한인진보운동?에헌신했던현앨리스의비극적삶과그시대를조망한것으로현앨리스의개인사에서출발해현앨리스와아들정웰링턴의가족사를거쳐4세대에걸친현씨집안의근대사를다룬다.더불어재미한인사,한국독립운동사,한국현대사,북한현대사,냉전사와도일정한교집합을형성한다.
현앨리스는다면적이고중층적이며경계적인정체성을갖고있...
역사와시대의수레바퀴에으깨진한여성의비극적운명
이책은일제하중요독립운동인사였던현순목사의맏딸로제1호하와이출생한국인이자박헌영,김단야등과독립운동,재미한인진보운동에헌신했던현앨리스의비극적삶과그시대를조망한것으로현앨리스의개인사에서출발해현앨리스와아들정웰링턴의가족사를거쳐4세대에걸친현씨집안의근대사를다룬다.더불어재미한인사,한국독립운동사,한국현대사,북한현대사,냉전사와도일정한교집합을형성한다.
현앨리스는다면적이고중층적이며경계적인정체성을갖고있었다.일본의신민,미국의시민,남한의국민,북한의공민으로규정될수없는경계적정체성을가지고있었으며,그결과좌익,북한첩자,미국의스파이라는공존하기어려운극단적정체성을강요당했다.그녀는우연한선택이나돌출적행동으로비극적결말에도달한것이아니라본인의의지와노력의결과그경로에도달했다.그녀는한국근현대사가세계체제와충돌하는과정에서파생된뿌리뽑힌존재였으며,늘조국을찾아방황하는방랑자,이방인의삶을살아야했다.이런경계적삶은한국근현대가경험한파국이반영된것이다.
이책은그간‘박헌영의첫애인’,‘한국판마타하리’등으로잘못소비되어온현앨리스와그시대의실체적진실을찾기위한오랜추적의산물이다.
▶해방된조국에대한열망으로치열한삶을살았으나남과북에서각각
‘공산주의자’와‘미제스파이’로지목되어추방,처형되었던현앨리스이야기
『독도1947』로제36회월봉저작상을수상한바있는정병준교수가오랜시간에걸친추적끝에현앨리스와그가족,당시의상황을복원해낸신간『현앨리스와그의시대』를펴냈다.2000년대초반몇몇일간지를통해‘한국판마타하리’로소개된바있는현앨리스는실상‘마타하리’와는거리가먼인물이었으며그삶을추적해나갈수록오히려당대의비극적소용돌이에휘말려생을마감해야했던안타까움이더부각되는여인이다.정교수는처음엔막연히현앨리스가미국의스파이거나박헌영의애인이었을지도모른다는매혹적상상만있었는데,체코프라하에서중요한문서들을발굴하고1921년박헌영과현앨리스가함께찍은사진을발견하면서실체적진실에가까운모자이크를완성하게되었다고밝힌다.
책은위의사진에관한이야기로시작한다.2열오른쪽에서두번째앳된소녀가바로현앨리스다.그리고1열가운데에보타이를맨인물이박헌형,맨오른쪽은현앨리스의동생현피터다.또한그동안박헌영의부인주세죽으로알려져왔던인물(2열왼쪽에서세번째)은주세죽이아니며,2열맨오른쪽의비스듬한포즈로앉아있는인물이주세죽인것으로밝혀졌다.1921년겨울상하이에서중국에유학중이던한국학생들이모여찍은것으로확인된이사진은원래박헌영이모스크바국제레닌학교재학시절인1929년에각국의혁명가들과찍은것으로알려져왔다.그런데거의한세기만에이사진의실체가이책을통해드러나게된것이다.이로써북한에서주장해온‘박헌영간첩사건’의실마리하나가풀리게된다.
1955년북한에서김일성의최대정적인박헌영을숙청하는과정에서현앨리스는1920년상하이시절박헌영의‘첫애인’이자미국정보기관의첩자로등장했는데,이는현앨리스가미국정보기관의공작원으로북한의부수상겸외무상인박헌영을포섭하는‘한국의마타하리’역을맡게되는순간이었다.그러나실상박헌영과현앨리스는어릴때부터독립운동의꿈을함께키워온오누이같은사이였으며사랑과결혼의대상도서로달랐다.이후25년여동안만나지못하다가박헌영이미군과정보기관에서근무한경력이있던현앨리스와이사민을북한에입국시켜주고,이들에게외무성,조선중앙통신,조국전선등의일자리를주선해준것이빌미가되어결국혁명동지들의손에처형당하는비운을맞이하게된것이다.
▶신민,시민,국민,공민,그무엇도될수없었던시대의희생양‘현앨리스’를통해본한국근현대사의비극적드라마
-현앨리스와그가족의파란만장한일생
현앨리스의아버지현순은‘조선독립단’의상하이특별대표로활동하며3?1운동의발발과임시정부수립소식을중국?미국?유럽등지에전하는한편해외정보를국내에전달하는역할을맡았던주요독립운동가로상하이임시정부수립에도기여한인물이다.1919~1920년에는상하이임시정부에서가장중요한이승만의지지세력이자응원자의한사람이었으나후에는외교적방략과정치적견해차로이승만진영과갈등을빚기도했다.1963년에건국훈장을받았고1968년에로스앤젤레스에서작고했다.이후1975년에국립묘지애국지사묘역에안장되었다.회고록인『현순자사』玄楯自史를남겼다.
현앨리스(현미옥)는현순목사의여덟자녀중맏딸로1903년하와이에서태어나교회와기독교학교에서성장했다.그영향으로자연스럽게미국?기독교?민족주의가그녀의존재론적기반을이루었다.다섯살이던1907년가족과함께다시한국으로돌아와서울에서성장하며이화고보를졸업했고,이화대학을다니던중1919년3?1운동직전상하이로망명한아버지를찾아이듬해남은가족과함께상하이로건너갔다.3?1운동의진정한후예였던그녀는상하이에서사회주의?공산주의?러시아?혁명등의뜨거운에너지와대면했고,이후진보주의자와혁명가로서의삶을열렬히추구했다.그녀는상하이의독립운동과사회주의운동,하와이에서의노동운동,재미한인사회에서의공산주의활동,해방후남한혁명운동의민족주의적에너지에매료되었고,진보운동에헌신했으며,강한생활력과의지력을바탕으로가족을이끌었다.특히동생인현피터와는1930년대후반부터현앨리스가체코로떠난1949년까지인생의행로를함께했다.남매는1930년대하와이에서노동조합운동?미국공산당과관련되었고,해방이후재미한인사회에서가장급진적인집단에속하게되었다.나아가1948년에는미국공산당당원으로기록되었다.
한편개인적?가족사적으로현앨리스에게는불행이끊이지않았다.행복한대가족에서성장한현앨리스는일본유학시절에만난정준이라는양반의후예와결혼했지만봉건적구식생활과나태한지주생활에젖어허송세월을하는남편을견디지못하고이혼을택했다.한때독립투사였던정준이결혼후조선총독부산하의관리가된것도네살난딸을두고떠날결심을하게된계기였을것이다.이혼당시그녀는태중에아들이있었으며하와이로건너와혼자아들을낳았다.두번의임신과출산,이혼과정을겪으며불행과좌절을겪어야했던그녀에게남겨진아들정웰링턴은불행한결혼의유산이었지만,그녀의삶을증명하는유일한희망의끈이기도했다.이후외조부모의손에자라난정웰링턴은체코로건너가고투끝에외과의사가되었다.한때어머니인현앨리스와함께‘사회주의의이상향’평양으로들어가기를희망했으나그꿈은끝내이룰수없었으며,1963년에자살로생을마감했다.
-한국적디아스포라의또다른상징
현앨리스는일본인이나미국인이되길거부하고해방한국의진정한한국인을꿈꾸었다.이상주의자이자비현실적인낭만주의자였던그녀는상하이에서사회주의를접한이래서울과상하이의‘혁명동지’들을꿈꾸며현실을극복하고자했지만1930~1940년대식민지한국과는격리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