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근대, 일상의 모험 (개념사로 읽는 근대의 일상과 문학)

매혹의 근대, 일상의 모험 (개념사로 읽는 근대의 일상과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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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매혹의 근대, 일상의 모험』은 개념사와 풍속·문화론적 문학 연구를 결합하여, 일상 개념사 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이론적으로 마련하고 그 구체적인 사례를 탐구한 책이다. 일상 개념사라는 연구 영역을 정초하기 위한 논리와 체제 및 방법론을 제시하고, ‘연애’, ‘청춘’, ‘탐정’, ‘괴기’, ‘명랑’이라는 일상 개념의 표상을 통해 근대의 삶과 생활의 기저에 있는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힘들의 다채로운 역학을 탐사한다.
저자

김지영

저자김지영은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한국현대소설을전공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UCLA,미시건대학교에서객원연구원을,고려대학교,서울대학교,한림대학교에서연구교수를역임하고,현재대구가톨릭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에서학생들을가르친다.중등학교국어교육이어떻게이루어져야하는지학생들과함께고민하고있다.문학을감상하는일이작품의미적구조나작가의세계관을이해하는것이기보다는우리가살아가는사회와인간의마음,관계,만남에대해더깊고진실하게고민하고성찰하는계기가되어야한다는생각으로문화론적문학연구에관심을가지게되었다.연애소설,탐정소설,명랑소설,각종괴기서사물을읽으면서대중적감성이어떻게역사적으로변화해왔는지공부하고있다.개념사,문화사,문학사의접속에관심을가지고있으며,대중서사와대중적감성의관점에서한국문학사를다시금사유하는연구를지속하고자한다.

목차

책을펴내며-‘일상’을가로지르는사유의모험

1부일상개념연구를위한시론

1신문화사,개념사,그리고일상공간
신문화사의대두와일상에대한관심
개념사와일상은어떻게만나는가

2개념사로부터일상개념연구로
코젤렉과라이하르트의거리
일상개념,욕망과경험의육화그리고너무나정치적인

3풍속ㆍ문화론적연구가걸어온길
근대성에대한고고학적탐색
개념과현실의역동적상호작용

4일상개념,다른생각과실천의가능성
개념사로의접속과전환
개념의시대적맥락과역사적변화
번역어이동과개념편성체계
개념표현의수사적맥락과정치적역학관계
데이터베이스축적과통계활용을통한양적분석
다른생각과실천의가능성을위하여

2부개념사로읽는근대의일상과문학

1‘연애’란무엇이었는가
‘연애’라는신조어
‘신성한연애’의상상력
식민지의사랑
연애,문학,근대인

2‘청춘’,개인적감성과사회적이상사이에서
젊음의표상,‘청춘’과‘청년’의거리
‘청년’과‘청춘’의분화,그리고감성의공공화
해방과불안의감성적딜레마
모던청춘,환멸과냉소의다른이름
통속서사의청춘,슬픔과연민의표상
개인적감성과사회적이상사이에서

3‘탐정’의탄생
식민지탐정소설의형성
‘정탐/탐정’,첩보ㆍ치안에서취미ㆍ흥미기호로
‘정탐/탐정’의분화와탐정소설장르의등장
탐정소설취미,계몽과흥미의이율배반적접속
‘기괴/괴기’의의미이동과그로테스크탐정물의성립
울트라모던괴기탐정의시대

4‘괴기’,공포취미와환멸의모더니티
괴기혹은근대내부의타자들
‘기괴/괴기’의기원과변천
과학적탐구대상으로서의‘기괴/괴기’
그로테스크개념의유입과공포의취미화
‘에로―그로’의세계상과환멸의모더니티
‘괴기’의근대성

5‘명랑’,규율과통속이만나는지대
‘명랑’의서로다른얼굴들
중세의‘명랑’개념
식민지적규율과자본의포획
해방후의‘명랑’과신사회건설의활력
국가주의의귀환과‘명랑’의혼종성
명랑장르코드는어째서특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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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신성한‘연애’와괴기‘탐정’의시대,
‘울트라모던’일상을가로지르는사유의모험

일제시대에괴기탐정소설이인기있었던이유는?
‘청춘’은언제부터낭만과슬픔의대명사가되었을까?
권위적인한국사회가그토록‘명랑’을강조했던까닭은?

■‘연애’ㆍ‘청춘’ㆍ‘탐정’ㆍ‘괴기’ㆍ‘명랑’의개념사로읽는근대

『매혹의근대,일상의모험―개념사로읽는근대의일상과문학』은개념사와풍속ㆍ문화론적문학연구를결합하여,일상개념사연구의새로운영역을이론적으로마련하고그구체적인사례를탐구한책이다.일상개념사라는연구영역을정초하기위한논리와체제및방법론을제시하고,‘연애’,‘청춘’,‘탐정’,‘괴기’,‘명랑’이라는일상개념의표상을통해근대의삶과생활의기저에있는정치적이고문화적인힘들의다채로운역학을탐사한다.

■일상개념사의방법을처음으로제시,규율과욕망이뒤얽힌일상을면밀하게독해
이책의저자인소장학자김지영은‘일상’을개념사의방법론으로면밀하게독해하는학문적모험을시도한다.한국에서일상은연구의대상으로진지하게다루어지지않았다.이는서구학계의사정도크게다르지않은데,사회학자앙리르페브르,신문화사라고불리는조류,미셸푸코등의선구적인연구가있기전에일상은별로주목을받지못했다.하지만역사는왕조와정치체제가전부는아니다.오히려대부분의인간은평범하고매일매일반복되는일상속에서자신의역사를써나간다.일상은사회의규율과개인의욕망이뒤얽혀있는역설의공간이다.친숙하기때문에자명하다고생각될수있는일상은우리를강하게구속하고있는한편,체제에대한저항과전복의욕망이꿈틀대기에불온하다.

■근대의일상을분석하는데개념사가유력할수있는이유
개념사란긴시간의흐름속에서언어개념의형성과부침을현실과의상호관계속에서파악하는역사방법론이다.개념은시대현실을표상하는동시에,현실에적극적으로개입한다.개념사가언어와현실간의상호역학을고찰하는데탁월한이유이다.가령,‘연애’는일본을통해유입된개념인데,일제식민지시대에쓰이던‘연애’는당대의사랑의담론을표상하기도하지만,서구적근대에대한식민지엘리트청년들의열망이담긴매우정치적인전략이기도했다.즉,개념은현실을표상할뿐아니라직접현실에영향을미친다.
일상은단일하고고정된실체로존재하지않고,일상을살아가는인간주체들에게영향을미치는동시에,그주체에의해만들어진다.개념사의방법론은이러한일상을“개념의차원에서분절”하여자세히분석하고,이를“근대적앎의형성과정”속에서객관화시킨다.그리고개념과현실이맺고있는상호관계를검토하여개념의“사회ㆍ정치적실천”(59쪽)의의미까지밝혀낸다.근대의일상을분석하는데개념사가유력할수있는이유는바로여기에있다.

■‘연애’,구체적경험이아닌추상적사고로존재하다
‘연애’는일본의번역어에서그기원을찾을수있고,한국에는1910년대신소설에서나타나기시작했다.작가들이본격적으로연애의개념을차용한것이다.한국근대문학의시원이라고평가받는춘원이광수나횡보염상섭모두문명의상징으로자유연애를주창했다.남녀의연애는근대적개인의내면이마련되어야가능하기때문이다.서양에서일본을거쳐수용된‘연애’는근대문학의거장들에게인준을받고‘신성한’가치로떠받들어졌다.그런데‘연애’라는개념은근대인의내면뿐아니라성性과육체와관련될수밖에없는데,이점은조선사람들에게매우낯선것이었다.
1920년대전반까지근대소설의일반적서사유형중하나는조혼한남성주인공이자신의진보한사상을이해해주는여성을만나전처와이혼하려고하다가부모와갈등한다는것이다.이는자유연애의가치,사랑과연애의발견을부조浮彫하는것처럼보이지만실상은부모로상징되는전통과대결하는세대투쟁의이야기에가깝다.실제로연애라는개념은현실에활착하지못하고추상적이념으로기능하고있었다.근대의연애소설들에서엽기적죽음이자주등장하는이유도이와관련되어있다는게김지영의통찰력있는분석이다.남녀간의사랑이삶의경험과현실속에서발아하기보다는추상적인사고수준에서발생했기때문에핍진한사랑의이야기는전개될수없었다.연애가현실이기보다는이상에가까웠기에작가나등장인물은곡진한사랑이야기를진행시키지못했던것이다.비유하자면당시엘리트청년들은연애를글로배웠다.또는연애라는개념은현실의조건이갖추어지기전에이땅에들어왔다.저자김지영이개념사의방법론으로밝힌‘연애’의의미다.

■‘청춘’,해방과절망사이에서방황하다
개인의욕망과감각,열정이근대의가치로부상하는것과궤를같이하여젊음이‘청춘’의이름으로공공화되었다.‘청년’이사회의주역으로서의책임의식과주로결부되었다면‘청춘’은자유,해방,열정등의낭만적의미들과관련을맺었다.여기까지‘청춘’의의미는젊음의표상답게진보적이다.그런데이내‘청춘’에부정적이고퇴행적인이미지가덧붙여진다.‘청춘’을‘눈물’과‘슬픔’,‘고뇌’등의수사와연관짓는다든지,방탕과비행을저지르는미숙한존재로지도와교육의대상으로규정하기도했던것이다.이는‘청춘’이해방의의미못지않게그자체로불안의의미를내포하고있었음을뜻한다.우리사회에서젊은이들에게주어진낭만과해방의감각은너무갑작스러운것이었기에,이를선용할만한조건이구비되지않은상황에서‘청춘’은그것이구가하는자유만큼이나불안한것이었다.젊음이이상적인가치를부여받았음에도불구하고식민지현실의부박한조건,즉세계경제공황으로인한취업난,식민정책으로인한민족차별등의문제는‘청춘’에환멸과냉소,절망의이미지를덧씌웠다.당대의영화나통속소설속의청춘서사들이과다하게감상感傷적이고비극적이었던것은이러한상황과무관하지않다는게저자의해석이다.

■괴기탐정소설은식민지조선의울트라모던의결과
일제시대에탐정소설이인기있었다는사실은잘알려져있지않다.김지영이주목하는것은탐정소설이식민지조선의근대성과관련되어있는부분이다.탐정소설이열광적으로수용되고창작될수있었던배경에는과학적지식과논리라는근대이성과합리성에대한동경이자리하고있다.탐정소설에등장하는첨단의과학지식과수수께끼같은범죄를풀어가는‘탐정’의추리는근대의계몽이념과잘어울렸다.계몽의담론이탐정소설이활발히창작되고폭넓게수용될수있었던원동력이었던것이다.그런데창작탐정소설들은정작추리의과정이생략되어있는경우가많았는데,이야기과정을통해문제가해결되기보다는서술자의해설과등장인물의입을통해직접밝혀졌다.김지영은추리서사에서비약과생략이라는중대한결함이생긴근본적원인을식민지조선의과학지식의낮은수준,열악한교육현실이라는외적조건과연계한다.정통탐정소설이아닌엽기적이고선정적인사건이전경화되는괴기탐정소설이주류를이루는상황도그러한식민지근대의한계와관련된다.과학적논리와서사적추리가가능하지않았기때문에그이야기공간에엽기적사건들이들어설수밖에없었던것이다.저자김지영은이러한괴기탐정소설장르현상을일제의교육통제,기능위주의과학교육,식민지적상업자본주의등“식민지조선의특수한사회적여건들이종합된‘울트라모던’의결과”(204쪽)로해석한다.

■‘명랑’,다층적이고착종된근대를드러내다
‘명랑’은서사장르명(명랑소설,명랑만화등)을가리키기도하는데,한국의특수한역사와연관되어있다는점에서흥미롭다.‘명랑’이식민당국의정책에의해적극적으로호명되었다는점은자못문제적이다.1940년대에식민당국은사회분위기를‘정화’시킨다는명분하에‘명랑사회건설’등의표어를활용하여체제를선전하고식민지조선을규율했다.파시즘이극에달했던시기에‘명랑’이라는캐치프레이즈를전면에내세운것은아이러니가아닐수없다.명랑소설과‘유모어’소설이이시기에등장했다는사실은이장르가그것의외연과는다르게체제순응과국가주의적규율이라는내포를강하게암시하고있다는점과무관하지않다.
해방이후에는신사회의건설이라는명분과상업자본주의의영향아래‘명랑’장르가확대발전하는데,주목해야할것은‘명랑’코드가선정적이고저급한성적코드와결합하게되는국면이다.1960년대이후명랑소설이나명랑만화는상업주의와결탁하여성적코드가난무하는하위문화와접속한다.한편한국사회는군사쿠데타로인해다시금국가주의사회로완전히편입되는데,지배체제는‘명랑’이라는표어로써국가주의사회의경직된분위기를은폐하고자했다.즉,‘명랑’코드는한국사회에서매우혼종적인개념으로거듭난다.국가주의적규율의기능과자유주의적삶의방식,그리고선정적인하위문화의의미를가로지르는것이다.저자김지영은‘명랑’개념을통해한국의다층적이고착종된근대,즉문제적시대를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