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사법부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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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사법부에 죽비를 내리치다!
지금 한국사회는 10명 중 7명이 사법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설문 결과가 버젓이 공개되는, 그야말로 사법불신의 사회이다. 인권의 최후 보루이자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안식처였던 ‘법’은 어쩌다가 정권의 조력자를 넘어 권력으로 여겨지게 되었을까. 이 책 『사법부』는 대한민국 현대사를 종횡무진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독자들을 일깨웠던 한홍구의 저서로, 회한과 오욕으로 얼룩진 대한민국 사법부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이승만 정권부터 2000년 이후까지 시대 순으로 역사 현장을 따라가며 각 시기별로 굵직굵직한 현대사의 사건들을 보여준다. 여기에 각 사건들이 어떻게 재판을 받고, 어떤 식으로 판결이 내려졌는지 그 과정이 상세히 기술된다. 물론 저자가 사법부의 부정적인 면만 서술하는 것은 아니다. 안기부의 압력 속에서도 양심적 판결을 내리고 변호했던 정의로운 법관들의 이야기에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며, 진정한 법과 정의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이 책에는 사법살인으로 짓이겨진 수많은 피해자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저자는 그들을 기억하며 이 책을 좀 더 적극적이고 “아프게” 읽어달라고 주문한다. 더불어 이 책이 박제된 역사를 다루는 책이 아닌 과거를 뒤흔들고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노라고 이야기한다. 법과 정의가 무너진 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나 언제든 영문도 모르게 법정에 설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

한홍구

저자한홍구는서울대학교국사학과와동대학원을졸업하고,미국워싱턴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성공회대학교교양학부교수로재직하고있다.국가정보원과거사건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국정원과거사위원회)민간위원을역임했으며,평화박물관이사,‘손잡고’(손배가압류를잡자!손에손을잡고!)운영위원등으로활동하고있다.또한최근에는한국현대사를왜곡하고헌법정신을훼손했던사람들을기록한『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작업에도앞장서고있다.
한홍구는지난사건들의현재적의미를밝히고소개하는저술작업과강연을꾸준히해온역사학자다.지은책으로현재사서술의전형이라고평가받는『대한민국사1~4』『특강』『지금이순간의역사』를비롯해정수장학회의진실을추적하고기록한『장물바구니,한국사회를향한과감없는쓴소리를한권에모은『직설』,1970년대박정희정권을집중조명한『유신』,역사와책임의문제를연결시켜성찰한『역사와책임』등이있다.

목차

저자서문/프롤로그

1부권력을불편하게만든사법부(1945~1971)
1미군정과이승만시절의법관들
25ㆍ16군사반란과사법부
3무장군인법원난입사건과동백림사건
41971년봄과여름,사법부의결정적판결두가지
5사법파동,사표를쓴판사37인

2부유신,겨울공화국의사법부(1972~1979)
1유신쿠데타와재임명에서탈락한법관들
2NCC구호금횡령사건,재판의배후는중앙정보부
3긴급조치1호ㆍ4호와사법권침해
4사법살인,‘인혁당재건위’사건
*인혁당사건과공안검사들의항명파동
5‘긴급조치9호’하의재판
6‘사법부독립’을요구한원주선언과명동사건

3부군사정권,‘회환과오욕’의사법부(1979~1995)
110ㆍ26사건,허술한절차와신속한처형
2비서관뇌물사건,안기부의검찰길들이기
3국가모독죄와안기부의보고서들
4안기부의학생시위엄벌
*연세대생내란음모사건과안보수사조정권
5즉심판결판사들에대한안기부의내사
6불륜의파트너,조정관과형사수석부장
7법정소란,사법부를믿지못하는피고인들
*탄압받는변호인들
8“돌출판결”인가,“소신판결”인가
9암흑시대의빛나는판결들

4부정보기관의간첩조작과고문,조정당하는사법부(1982~1986)
1송씨일가간첩단사건(1)
2송씨일가간첩단사건(2)
3송씨일가간첩단사건(3)
4김근태고문사건(1)
5김근태고문사건(2)
6부천서성고문사건의두공범

5부민주화이후의사법부,과거는청산되었는가?(1988~1997)
1‘공안판사제’를꿈꾼안기부
2법관들에게도이념교육이필요하다?
3민주화와제2차사법파동
4제3차사법파동과‘정치판사’논란
5사법부의과거청산
*민주화이후검찰개혁은이루어졌는가?

에필로그/미주/참고문헌/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회한과오욕으로얼룩진대한민국사법부의민낯

“이책은법비에대한역사학자의공소장이자판결문이기도하다.현재와미래의법학도와법률가는물론,한국사회의사법정의를고민하는모든분에게일독을권한다.”
-조국(서울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교수)

‘지금이순간의역사’를더나은역사로남기기위해늘분투하는한홍구교수가이번에는한국사법부에죽비를내리친다.정의의가면을쓰고등장하는악마적진실과피해자의눈물은오로지법과양심에따라판단해야할법관들이염치도책임감도없는‘법비’로전락한역사를아프게전한다.
-최강욱(법무법인청맥변호사)

대한민국에법은존재하는겁니까?
역사학자한홍구가눈물로써내려간사법비사70년


2016년3월2일,결국테러방지법이국회본회의를통과했다.테러방지법의핵심은국정원장이영장없이테러위험인물에대한정보를수집할수있도록허용한데있다.누구나언제든감시당할수있고,조작간첩도손쉽게만들어질수있다는점에서국가보안법보다더잔인한법이자‘21세기판긴급조치’라는말도나왔다.당시국회에서는이를저지하는야당의필리버스터가192시간이어졌으나결국‘법’이라는이름아래테러방지법은합법화됐고,여당은SNS나포털서버까지들여다볼수있는‘사이버테러방지법’까지추진하는상황이다.이번사안을두고삼권분립이무색해진민주주의의붕괴라는여론의비판이들끓었다.무엇보다이번법제정은국회가사법부의권한을침해하며월권을행사한것인데다사법부는제역할을포기한채국가의조력자임을스스로증명해낸사건이기도하다.
역사학자한홍구가이번에는이러한대한민국사법부에죽비를내리친다.10명중7명은사법제도를신뢰하지않는다는설문결과가버젓이공개되는사법불신한국사회를낱낱이파헤치며사법부에직접공소장을던진것이다.우선『사법부』는이승만정권부터현재까지대한민국사법부가권위주의정권아래서겪은고통의순간을기록한책이라고할수있다.그렇지만사법부가당한고통이전부는아니다.사법부는안기부나중정을비롯한정권과의관계에서피해자였지만시민들과의관계에서는살해공범자이자가해자였기때문이다.인권의최후보루이자가진것없는사람들을위한마지막안식처였던‘법’이정권의조력자를넘어권력이되기까지,대한민국사법부의숨겨진슬픈역사70년이이책에낱낱이기록되어있다.

국정원내부기밀문서대공개
재판일지와판결문으로읽는대한민국현대사

한홍구가『사법부』의집필시작을마음먹은건2004년10월부터3년간‘국정원과거사위’민간위원활동을했던때로거슬러올라간다.당시그는국정원내부기밀문서들을직접읽으며그간풍문으로오가던중정-안기부의재판개입과정을문서로직접확인할수있었다.참혹했고슬펐다.자료들을바탕으로보고서『과거와대화미래의성찰』(2007)을쓰면서더많은사람들에게이를알려야겠다고다짐했다.그로부터10년이지나서야책이나왔지만그동안의지가흔들렸던적은없었다.사장시키지않은국정원기밀문서와보고서「사법편」에기초해『한겨레』에연재를했으며,틈나는대로사법부에관한강의를하러다녔다.책을준비하는동안일부사건이재심으로무죄를받는과정을지켜봤고,그럼에도사법부는크게달라지지않았다는사실에거듭절망했다.직접법을위반한자들을기록하는『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사업에나선것도이때문이다.여전히‘법’이자신을지켜줄수있는마지막보루라고믿는사람들이있지않던가.누군가계속법을둘러싼범죄를문제삼고기록하지않는다면사법부에더이상희망을가질수없다고봤다.
이책에서는대한민국현대사를종횡무진하며날카로운시선과현재적시각으로지금의독자들을일깨웠던한홍구의장점을곳곳에서만날수있다.책의큰줄기는이승만정권부터2000년이후까지시대순으로역사현장을따라가며저자가골라낸각시기별굵직굵직한현대사의사건들을보여주는데있다.여기에각사건들이어떻게재판을받고,어떤식으로판결이내려졌는지그과정이상세히서술된다.안기부의보고서를비롯해재판일지와판결문,그리고한홍구가직접당시재판에공석했던판사와변호사,피의자를만나인터뷰한내용까지인용되어있어서한국현대사의증언록을보는듯하다.이야기꾼으로서의한홍구에익숙한독자들은이번책을통해자료들을버무려또한권의현대사를만들어낸역사학자한홍구를만날수있을것이다.

법을지배해온‘법비’들의권력투쟁사
‘법비’라는말이있다.법을자기식으로절대시하고도구삼아비적행위를해왔던사람들을뜻하는것으로한홍구에의하면법비는비적중에서도가장악독하고잔인하다.저자는『사법부』에서대한민국현대사의수면에가려졌던‘법비’들을한명씩호명한다.자신에게유리한쪽으로법을고치거나추가했던정권의지배자들을비롯해그에동조했던법관들의실명과그들의언설이고스란히드러난다.이책은‘법을이용하고법을지배해온’대한민국법비들을한자리에모은‘법비콜렉션’인셈이다.
5.16군사반란이후1963년12월까지의군정기간은법원이완전히군부의통제하에있었던사법부의암흑기라고할수있다.혁명재판소와혁명검찰부를설치해사법부는그야말로제사에대추밤놓듯이구색을맞추는것에지나지않았다.박정희의유신헌법에는“사법부의목을죄는여러가지독소조항을심어놓았”(79쪽)고“국가관이없는판사들이”라는이유로판사재임용에서대거탈락시키기도했다.“법관의영장없이체포,구속해비상군법회의에서심판,처단하”(101쪽)는일도다반사였다.
정권은법관들을협박하고좌천시키는방식으로자신이원하는판결이나도록서슴지않았다.가령1974년민청학련사건을맡았던강신옥변호사는군법회의에서변론중자신은“직업상이자리에서변호를하고있으나차라리피고인들과뜻을같이하여피고인석에앉아있고싶은심정”(226~227쪽)이라고말했다.그러자휴정중에옆방으로불려가잔뜩두들겨맞았다고한다.그리고7월15일법정에서한변론을문제삼아법정모욕죄와긴급조치위반혐의로구속됐다.또한“정식재판도아닌즉심에서정권의뜻을거슬러인사조치된”(200쪽)박시환판사도있었다.그는1985년인천공단가두시위관련자들11명에게무죄를내렸다는이유로안기부의압력을받고결국춘천지법으로좌천됐다.법을수단삼아자신의권력을지키고늘리려는권력투쟁이사법부주변에서일상적으로벌어졌던것이다.

법과정의,그리고사법부의역할이무엇인지다시묻는다
최근양승태대법원장의판결을둘러싸고비판의목소리가거세다.특히노동문제와관해서약자에가혹하고정치권력에편들기를일삼는다는그를향해“브레이크없는역주행”을한다는가혹한평가까지나왔다.그러나사법부에대한날선불신의눈초리가어디지금뿐이던가.고문과조작으로쓰인조사서를근거삼아무기징역과사형을남발하는동안무고한시민들이세상을떠났으니작금의사법불신의씨앗은사법부안에있는셈이다.한홍구는사법부의70년역사를심판대위에올려놓는다.‘법과양심’에따라판결을하겠다는법관들의다짐이얼마나지켜졌는지시비를가려보자는것이다.
물론사법부안에는다양한사람들이있었다.이승만정권으로부터사법부를지키려다지병이도져한쪽다리를절단했던김병로대법원장이있었는가하면,사법부를군대의범무감실정도로여겼던박정희정권을서슴지않고도우며“유신체제는가장좋은제도”(128쪽)라고말했던민복기대법원장도있었다.이용훈대법원장은과거선배들의판결을사죄하며과거청산을하겠다는야심찬포부를취임사에서발표했지만충분히실현시키지는못했다.대법원장외에도사법파동에동참하거나소수의견을냈던판사들을비롯해소신껏피의자들의입장을대변했던변호사들이많았다.화이트칼라에게유독엄격해석달동안공무원과지도층인사를30여건이나정식재판에회부했던박태범판사,제1세대인권변호사로활동하며시국사건을도맡았던조준희변호사,부천서성고문사건의“눈물없이는상기할수없는‘권양의투쟁’”을눈물을쏟아가며변호했던조영래변호사등일일이열거할수없을정도로많다.
한홍구는이책의적지않은부분을안기부의압력속에서도양심적판결을내리고변호했던정의로운법관들의이야기로채웠다.이러한분들은사법부에대한희망을버리지않게하는근거이기도하다.동시에다시법과정의가무엇인지물으며사법부의새로운역사를쓸수있는가능성을품게하기때문이다.

진실의불을밝히려는한역사학자의실천적작업물
오늘도법원에는수많은과거사사건,특히조작간첩사건들이재심을기다리고있다.자신과자신의가족에게유죄를내렸던사법부에다시판결을내려달라고요청하는사람들.인혁당사건(2007),오송회사건(2008),아람회사건(2009),김근태고문사건(2014)등은재심에서무죄를선고받아뒤늦게나마억울함을벗었지만고통과피해의식에서벗어나지못한사람들이여전히많다.『사법부』에는사법살인으로짓이겨진수많은피해자들의사연이담겨있다.한홍구는독자들에게이사람들을기억하며이책을“아프게”읽어달라고주문한다.자신이모진고문과억울함에서벗어나지못한채살아가는피의자들의삶을읽으며,통곡하는심정으로써내려간책이기때문이다.
그리고한홍구는『사법부』가박제된역사를다루는책으로머물길원치않는다.이책이세상에나가과거를흔들어새로운역사를쓸수있는계기가되길바란다.실제로송씨일가간첩단사건의경우,저자의노력으로재심에들어갔고2009년8월28일결국무죄를받았다.책을마무리하는중에는송씨일가간첩단사건으로억울하게간첩누명을썼던한경희씨의아들송기수씨가‘한경희통일평화상’을제정해억울하게고통받는수많은‘한경희’들명예회복길을열겠다고했고,지난3월16일첫수상자를발표했다.한홍구는누구보다앞장서서이상의제정소식을알렸다.역동적이고실천적인한역사학자의모습이곳곳에담긴이책을우리같은평범한사람들이좀더적극적으로읽어야한다.법과정의가무너진법치주의대한민국에서는누구나언제든영문도모르게법정에설수있으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