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 추정경 장편소설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 추정경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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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밀 속으로 걸어 들어간 세상 끝 어린 세 자매
《내 이름은 망고》의 저자 추정경의 세 번째 장편소설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 부모를 잃은 어린 세 자매가 무허가 컨테이너촌에서 출발해, 대안화폐를 쓰는 낯선 공동체로, 어린 소녀들이 철야 노동을 하는 휴대폰 공장으로 과감히 이동하면서, 가난에 옭매인 사람들이 지금 이곳에서 감내해야 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국 사회의 단면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무허가 컨테이너촌과 대안 공동체와 대량 생산 공장이라는 세 공간을 빠르게 통과하면서, 자본이 사람 위에 군림하는 세상, 자본의 힘에 짓눌린 사람들의 행로, 가난의 대물림,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 세상, 그리고 이 모든 난관과 불길한 조짐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들을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그려보인다.
저자

추정경

추정경은울산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보냈다.부산대학교무역학과를졸업하고,방송작가로일했다.엄마와캄보디아로떠나온열일곱살소녀의좌충우돌모험담을그린『내이름은망고』(2011)로‘청소년문학의미답지를개척’했다는평과함께제4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수상했다.한강대교밑비밀스러운벙커로숨어든상처입은소년들의이야기『벙커』(2013)를발표했다.

목차

[1부]깡통촌9/백설기같은동네에도눈의축복이15/가오리연과얼레24/두장의편지35/뜻밖의초대44
[2부]깡통촌의마지막시간들55/마침내돈나무공동체로64/가치협동조합원이되다73/검은헬멧이라쓰고싸가지이효준이라읽기83/열아홉,순환보직은행원92/돈나무의노숙자할아버지99/목장소녀하이디가되고픈망치소녀온다정113
[3부]위조지폐의출현131/위조지폐범과춤을142/재노시의한계152/급식실의채식주의자156/죽은경제학자의살아있는돈166
[4부]수정이의비밀183/한국의워런버핏이그냥노숙자할아버지193/노란대문집할머니와민화투를197/미네르바현자와의점심식사209/우리를죽였던로투스펀드220/떠나려는비겁한용기235
[5부]그물망으로만든돈의공장241/또다시8퍼센트의비밀252/인생이란큰강물과가난이라는큰돌260
작가의말272

출판사 서평

『내이름은망고』의작가추정경신작
돈이늙어가는이상한마을‘돈나무공동체’
세상끝어린세자매가비밀속으로걸어들어간다
감가하는돈으로새로운세상을꿈꾸는사람들의이야기
『내이름은망고』의작가추정경의세번째장편소설『죽은경제학자의이상한돈과어린세자매』가출간되었다.전작들에서추정경은우리청소년문학이미처탐색하지않았던새로운공간으로독자들을안내한바있다.데뷔작『내이름은망고』에서는열일곱살소녀를머나먼캄보디아에떨어뜨린뒤좌충우돌모험담을선보였고,『...
『내이름은망고』의작가추정경신작
돈이늙어가는이상한마을‘돈나무공동체’
세상끝어린세자매가비밀속으로걸어들어간다
감가하는돈으로새로운세상을꿈꾸는사람들의이야기
『내이름은망고』의작가추정경의세번째장편소설『죽은경제학자의이상한돈과어린세자매』가출간되었다.전작들에서추정경은우리청소년문학이미처탐색하지않았던새로운공간으로독자들을안내한바있다.데뷔작『내이름은망고』에서는열일곱살소녀를머나먼캄보디아에떨어뜨린뒤좌충우돌모험담을선보였고,『벙커』에서는야성적인소년들을한강대교밑비밀스러운벙커로불러들여폭력이어떻게싹트고번지는지탐구했다.이두작품에서공간은사건이일어나는배경이상의의미였다.오히려공간이이야기를낳는다고해도지나치지않을만큼,추정경은공간에깊이천착한이야기,공간이존재해야시작될수있는이야기를선보여왔다.
신작『죽은경제학자의이상한돈과어린세자매』도그렇다.부모를잃은어린세자매가무허가컨테이너촌에서출발해,대안화폐를쓰는낯선공동체로,어린소녀들이철야노동을하는휴대폰공장으로과감히이동하면서,가난에옭매인사람들이지금이곳에서감내해야하는현실을적나라하게보여준다.여기,가난하지만굳센세소녀가사람의힘으로어찌해볼수없을것만같은현실의벽을부수고다른세상으로건너가려고시도한다.책을펼치자마자등장하는강렬한첫장면,폭설이하염없이쏟아지는속에서세자매중둘째이자주인공인‘온다정’이컨테이너지붕위를바쁘게옮겨다니며넉가래로눈을치우고또치우는장면이암시하듯이,이들은현실의힘이아무리강력하고끈질기게짓눌러도무릎꿇지않는다.
이처럼추정경은한국사회의단면을압축적으로보여주는무허가컨테이너촌과대안공동체와대량생산공장이라는세공간을빠르게통과하면서,자본이사람위에군림하는세상,자본의힘에짓눌린사람들의행로,가난의대물림,타인의고통에무감각한세상,그리고이모든난관과불길한조짐에도불구하고현실을극복하려는의미있는시도들을특유의생동감넘치는필치로보여준다.
이작품이더욱흥미로운것은세자매가당도한새로운세계도완전무결하지않다는점때문이다.대안을꿈꾸며힘겹게쌓아올렸던세계는어느날처절하게무너지고,이제세자매는모든노력이무위로돌아간현실에서다시시작한다.이런면에서이이야기는폐허위에서새롭게출발하는희망의이야기이기도하다.아울러희망이란언제나미완성상태로우리앞에새롭게등장한다는사실을일깨운다.
책의특징
■세상끝,가난을멍에처럼진사람들
『죽은경제학자의이상한돈과어린세자매』는돈이돈을낳고사람위에군림하는금융자본주의의폐해를통렬하게고발하는소설이다.부모와할머니를잇달아잃은어린세자매가대안공동체인‘돈나무공동체’의도움으로위기를극복하고,나아가돈에지배받지않는혁신적인세계를꿈꾸는이야기가담겨있다.
책을펼치면무허가컨테이너집이성냥갑처럼늘어선상상동‘깡통촌’에폭설이쏟아지는장면이등장한다.고등학교2학년‘온다정’(나)이이집저집지붕위를날렵하게뛰어다니며쌓인눈을넉가래로치우고있다.얇은철판지붕이폭설로내려앉기전에스스로팔을걷어붙이고나선참이다.가난을멍에처럼짊어진사람들이모여사는이곳에,‘온다정’과언니‘온서정’,막내‘온수정’세자매가산지어느새3년.그사이에자매를돌봐주던할머니는돌아가셨고,부모는그전에세상을떠났다.이제겨우아홉살,열여덟살,열아홉살인세자매에게당면한문제는생존이다.이들에게가난은책이나어른들이야기에등장하는남의이야기가아니라,매순간분명한실체를가지고지금당장의생존을위협하는현실이다.
저자는세상한쪽에분명히존재하지만우리가굳이눈길을주고싶어하지않는빈민촌의삶을집요하고밀도있게그려낸다.몰락한펀드매니저48호아저씨,깡통촌십대들을기숙사형공장에소개해주고구전을챙기는‘희정이엄마’,재래식공동화장실구멍위로삐죽고개를내미는거대한똥탑…….
지붕에쌓인눈을치우다말고다정은문득이렇게진술한다.
불쑥,어디를향하는지도모를미움이솟아올랐다.내일아침여기저기비닐하우스가무너지고오래된지붕들이폭삭내려앉았다는소식엔눈과귀를막은채오랜만에맞은설국이라고좋아할세상이미워졌다.단열된이중,삼중창안에서반소매셔츠를입고눈풍경을기뻐할사람들중에그눈에지붕이무너져내릴까봐잠못드는우리같은사람을걱정하는이는없을것이다._본문12쪽
이들자매에게대학은넘봐서는안되는금단의영역이다.큰언니서정은어느대학이든입학할수있는성적을내고도동생들걱정에진학을포기하기로마음먹는다.그러던어느날,이름마저묘한‘돈나무공동체’가서정의후원자로나서면서,세자매의삶은하루아침에바뀐다.서정은무사히대학생이되어기숙사에들어가고,다정과수정은돈나무공동체의주민으로초대받는다.
■게젤과슈타이너의정신을이어가는사람들
‘돈나무공동체’는게젤과슈타이너의정신을토대로세워진마을이다.시간이갈수록가치가떨어지는감가화폐를채택해돈의축재를막고그대신제때필요한곳에돈을씀으로써소수가아닌다수의행복을도모해보자고합의한사람들이강원도두메산골에공동체를일구었다.이들이쓰는감가화폐의이름은‘재노시’인데,돈의가장큰존재목적인‘재화와노동과시간을교환한다’는의미다.
“돈이나무에주렁주렁열릴만치돈이많아서그래지은기아이라거기서는돈이나무처럼자라다가때가되믄열매를맺고이파리도떨자뿌고장작도되고다시재가돼서땅으로돌아가야한다캐서돈나무란다.돈이늙어가는곳이라데.희한하제?”_본문29쪽
작가는새로운가치를추구하는이공동체를마냥이상화하지않는다.돈나무공동체는완성태가아니라아직허점이많은실험모델이고,구성원들의다양한욕구와갈등이존재하며,이웃토착민들이보기엔어느날갑자기남의공간에들어와서뜬구름잡는소리를늘어놓는폐쇄집단일뿐이다.그리고실제로돈나무공동체안에서외부인에대한배척이알게모르게일어난다.작가는돈나무공동체에선한의지와속된욕망을함께부여함으로써이곳을마치현실에존재할것만같은사실적인곳으로끌어올린다.
그리고해가바뀌어열아홉살,열살이된다정과수정이이곳에도착한다.가능성으로들끓는공간에좌충우돌하는두소녀가도착한순간,어떤일들이벌어질지는명약관화하다.이제이야기는호기심많고쾌활하지만가난의실체를뼈저리게맛본다정과분방하고구김없으며큰고난을경험한적은없는돈나무공동체의또래들이어우러져벌이는에피소드들로아기자기하게채워진다.특히공동체내협동조합에서창출되는다양한아르바이트,예컨대공동체의주수입원인양목장에서관광객을응대하거나읍내초등학교에서하교한공동체아이들을건사하는등의소소한일에뛰어든다정과친구들의활기찬에피소드들이미소를짓게만든다.
워낙낙천적이고의욕적이다보니공동체내에서유일하게‘마이너스통장’을보유한‘이효준’,이웃마을의문제아이자효준과오랜앙숙인‘김형태’,돈나무공동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