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탄생 (한국의 서구 중심 담론과 발전의 계보학)

선진국의 탄생 (한국의 서구 중심 담론과 발전의 계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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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명국 ㆍ 근대화 ㆍ 발전국 ㆍ 세계화 ㆍ 선진국……?
한국은 ‘선진국’인가, 선진국 다음은 무엇이 오는가

선진국 진입을 위해 국가 역량의 총동원 체제를 구축한 ‘선진국 담론’은 박정희 시대 이래 한국 사회를 지배한 인식 틀이었다. 한국에서 선진국 담론은 언제, 어떻게 나타났을까? 이 ‘발전’ 담론의 정치ㆍ사회적 역할은 무엇인가? 근대 이후부터 21세기까지 한국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난 서구중심주의 ㆍ 발전주의적 세계관의 계보를 추적하며 이 질문에 답한다.
저자

김종태

저자김종태
1969년전북전주에서태어났다.1991년고려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하고,1994년부터2004년까지《한겨레》기자로일했다.2006년미국애리조나주립대학교에서사회학석사,2011년일리노이대학교어배너섐페인캠퍼스에서사회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고려대학교아세아문제연구소인문한국(HK)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주요연구분야는사회발전론,비교역사사회학,글로벌사회학,정치사회학등이며,특히비상식적사회ㆍ권력관계를정당화하는담론과그해체및재구성에대한연구에관심이있다.저서로EurocentrismandDevelopmentinKorea(Routledge,2018)가있고그외다수의논문을집필했다.

목차

책머리에

서론/“선진국담론”이란무엇인가?

제1부/문명에서발전으로:1880~1950년대
제1장한국서구중심주의의기원:1880~1930년
제2장근대문명담론과일제의한국지배:일제강점기
제3장문명담론과발전담론의각축:1950년대

제2부/발전담론의부상과현황:1960년대~현재
제4장발전담론과선진국담론의부상:1960~1970년대
제5장선진국담론의변화:1980~1990년대
제6장발전주의의담론구조와국가동원:근대화,세계화,선진화

결론/‘발전주의선진국’을넘어서
보론/한국ㆍ중국ㆍ일본의발전담론비교:국가정체성과상호인식

발표지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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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선진국’은어떻게한국사회를지배하는절대명제가됐는가

‘1987년헌법’을바꾼다면대한민국의목표도바뀔까?올해6월지방선거와개헌을함께진행하는문제를둘러싸고청와대ㆍ여당과야당간의논쟁이치열한이때,새로운헌법에서권력구조만큼중요한의제가있다면,단연헌법이지향해야할국가의미래상일것이다.박정희대통령의주도로이뤄졌던제6차개헌부터시작해현재제11차개헌논의까지,그토대인한국사회의변함없는목표는미국으로대표되는서구를모범으로삼은‘선진국진입’이다.
『선진국의탄생:한국의서구중심담론과발전의계보학』은수십년째선진국문턱혹은갈림길에서있는‘국민소득3만불국가’한국의지상목표인‘선진국담론’이등장한배경과이담론이사회ㆍ경제적맥락에따라꾸준히변화해온양상을추적한최초의사회학적성과다.이책은현대한국의정치ㆍ경제ㆍ사회체제를지탱한핵심적인목표이자국가적기치로운위된선진국진입이,박정희정권시기의국내외적환경속에서강화된서구중심주의와발전담론의결정체라는사실을설득력있게제시한다.이발전담론을노골적으로계승ㆍ확장했던이명박ㆍ박근혜정권의‘퇴행’을뒤로하고,앞으로한국이나아갈방향을설정하는것이이번헌법개정논의의핵심이라면,한국의오랜목표였던선진국의의미와그상(像)역시재설정되어야할것이다.한국의정체가크게변화할시간을앞두고선진국담론의계보를추적하며,이과잉된혹은비어있는개념의한계와새로운가능성을논하는이유도여기에있다.

“한사회에서지배담론은그사회의목표와정체성을규정하며,지배담론의변화는그사회의세계관도변화시킨다.박정희정권시기에한국의국가정체성과세계관을규정하는대표담론이발전담론으로변화하면서,‘발전된상태’를국가의목표이자청사진으로추구해왔다.한국인들은발전된상태를선진국이라명명하고,국가의발전주의적열망을이개념에투사해서국가변화를추진해왔다.”

이책의문제의식은오늘날의통념과달리한국이처음부터서구를기준으로삼은발전담론에집착하지는않았다는사실에서출발한다.먼저서론인[“선진국담론”이란무엇인가?]는현재한국사회에서통용되는선진국과후진국이라는개념의의미와그사회적역할을개괄하면서,이두개념을중심으로한국의선진국담론을분석하기위한이론적배경을제시한다.
1부[문명에서발전으로:1880~1950년대]는부국강병과근대화의모범으로자처하는서구와일본의‘개화ㆍ문명담론’에대응해한국의‘탈서구중심의문명담론’이형성된과정과그의미가구체화되는집중적으로살펴본다.미국과서유럽의국가들그리고일본이물질ㆍ군사적으로는조선(한국)에앞섰을지라도,한국과중국으로대표되는동양문명의정신ㆍ역사적수준이월등하다는탈서구중심의문명담론은일제에게식민지배를당하던한국인들의민족적자긍심과독립의식을고취시키는역할을했다.이런탈서구문명담론은광복후의이승만정권이일방적으로서구를추종하는발전ㆍ공업화일변도의경제정책이아니라,당시의한국상황에맞는농업ㆍ농민위주의정책방향을모색하는동기가되기도했다.1950년대의한국은서구를모범으로삼은공업화와산업화가아니라,독자적인문명ㆍ역사에대한자부심과각나라의고유한상황에맞는발전이필요하다고보는탈서구중심의‘문명담론’이주도했던것이다.이사실을이승만대통령연설문을비롯해이책에실린다양한자료에서확인할수있다.
또한한국과한국인들의생활과교육의수준등이다른나라들에비해열악하므로일본의식민지배하에서그들의발전상을적극적으로수용해야한다는‘개화ㆍ근대화담론’도일제강점기부터나름의위상을점하고있었다.서구국가들과일본을사회진화의기준으로삼았던서구중심의문명담론은박정희정권시기에이르러서‘발전담론’과그핵심을이루는‘선진국담론’으로구체화되어현재까지한국사회를주도하고있다는것이이책의핵심적인통찰중하나다.

“한국에서선진국이라는목표는1960년대박정희정부시기에발전주의의부상과함께세워졌다고말할수있다.그러나1960년대초기에는경제기반이부족한상태여서국가정체성이후진국으로규정되고후진국탈피에발전의초점이맞춰졌다.이런점을고려하면선진국진입의목표가보다명시적으로추구된때는국가의선진국진입이눈앞이라고인식될즈음인1970년대후반부터라고할수있다.실제로박정희는1980년대를선진국진입의시기로설정했다.”

◎다양한근현대사문헌으로확인하는한국적발전담론의계보

2부[발전담론의부상과현황:1960년대~현재]에서는본격적으로한국선진국담론의탄생과변화과정을밝힌다.군사쿠데타로집권한박정희정권은자신들의정통성을입증하기위해공업화와산업화중심의경제성장을주도했다.일제강점기~이승만정권시기에한국사회의패권담론이었던탈서구문명담론이이시기부터서구중심의발전담론으로전환되고,더나아가구체적인목표로서‘선진국’으로강조된것도이런정치ㆍ사회적변화의결과였다.경제성장과발전을강조한선진국담론은전국민의총력동원체제를정당화하는근거로이용됐다.저자는선진국과후진국을비교하며서구를중심에둔발전과근대화를적극적으로주창한박정희대통령의연설문,그러한담론의수용과정이잘드러난각종매체의기사를풍부하게분석해선진국으로대별되는발전담론의정치적ㆍ대중적영향력이증폭되는과정을설득력있게제시한다.
탈서구중심의문명담론에서서구중심의발전담론으로패권이이동하자한국의문화와역사를보는관점도변화한다.이승만대통령의연설문이서구나일본과다른한국의고유한문명과그가치를강조했다면,박정희의연설문은초가집이상징하는빈곤과나약함을지닌한국의전통은비판하고경제발전과근대화를달성할수있는민족적저력의재발견을강조했다.을지문덕ㆍ이순신등의영웅들을호명하고숭앙함으로써전근대성을타파하고근대화라는민족적사명을달성해야한다는선전에이용한다.박정희에게한국의고유한전통과문화는그자체로가치있거나존중해야할대상은아니었음을,선진국담론의관점에서설득력있게분석한대목이다.
이어박정희이후전두환ㆍ김영삼ㆍ이명박정권시기의대통령연설문과당시의언론보도를중심으로,개발도상국탈출과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등고도성장을구가했던시기의선진국담론이어떻게‘선진국문턱에머물고있다’는위기의식을부추기며기존의동원체제를지속시키는정치ㆍ사회적수단이됐는지분석한다.이미1980년대초부터미국을비롯한선진국과한국ㆍ싱가포르등의개발도상국간무역갈등이표면화되고,글로벌스탠더드로대표되는신자유주의가한국에도압력수단으로영향을미치면서서구중심적인선진국담론역시기존의발전중심적성격과국제주의가결합됐다.한국경제가더성장해서명실상부한선진국이되려면국제적기준과미국을중심으로한기존선진국의추세를충실히따라야만한다는신자유주의적주장은이무렵부터형성됐다고볼수있다.
여전한선진국담론의틀속에서한국의정체성은아직까지도‘잘살지만’선진국에는미치지못하는나라에머물러있다.이렇게결핍된국가정체성인식은기존의선진국과중국으로대표되는신흥후발국가사이에끼어서자칫하면다시후진국으로추락할수있다는위기의식을주문처럼불러온다.박정희의근대화에대응되는김영삼의세계화나이명박의선진화구호의명분은선진국문턱에서선진국으로도약해야한다는이주문의반복이었다.저자는결국이러한구호들이기존의선진국담론과같은동원체제를유지하거나,당면한정세를타파하고정책을추진하기위한정략적수단으로써제기됐다고분석한다.여전히선진국의갈림길에서있다는한국의자아인식은실제의경제적발전지표나국제적위상과별개로,기존의선진국담론에서벗어나새로운사회적지향점을도출하지못한결과에가깝다.이제더발전하고더성장하고더경제적으로팽창한나라가우리가지향하는선진국의핵심이라고주장하기는어려워보인다.

◎선진국을향한끝없는질주,‘결핍정체성’을넘어한국은어디로가야할까

저자는결론인[‘발전주의선진국’을넘어서]에서이제한국은“각자가행복한선진국”으로나아가야한다고조심스레제안한다.앞으로의선진국은사회구성원들의지향이서로타협하고조화를이루어서시민한사람한사람의삶을개별적으로존중하는성숙한국가여야한다는것이다.기존의선진국담론이발전주의자들,진보와보수를망라한정치인들의선전수단에가까웠다면이제선진국담론은한국사회구성원각각의삶이좀더구체적으로행복해지기위한방법을찾는폭넓은논의의마당이되어야한다.더이상발전이지속가능하지않은오늘,다기한국제정치ㆍ인권ㆍ환경ㆍ과학ㆍ노동ㆍ교육ㆍ복지의과제속에서‘발전없는’선진국의새로운상상력을찾아가야한다는것이다.
덧붙인보론[한국ㆍ중국ㆍ일본의발전담론비교:국가정체성과상호인식]은한ㆍ중ㆍ일3국의발전담론이그려온궤적과이담론들이각국의자아정체성및상호인식에미친영향을다루었다.한국은일본에대해서역사ㆍ영토인식문제와‘잃어버린20년’으로지칭되는경제버블불황을들어서구선진국과같은반열에두지않는경향이있으며,중국에대해서는정치ㆍ사회적으로다른선진국과같지않다는점을인식하면서도급격한경제성장과막강한국제적영향력을이유로다른개발도상국보다우월한국가(대국)로인식한다는점을지적한다.선진국ㆍ후진국등의개념을공유하는한국ㆍ일본의발전담론과발달국가ㆍ발전중국가ㆍ최불발달국가등여러개념으로논의되는중국발발전담론을비교ㆍ분석한부분도주목해읽어볼가치가있다.

(“사람이먼저”라는)문재인정부의새로운상상력이실제한국사회에서얼마나큰공감을얻고,사회를변화시킬수있을지는아직알수없다.그러나이것이시민저마다가사람의존재가치를진지하게성찰하는계기가된다면발전에대한이사회의상상력은더커질것이며,그만큼한국은각자가행복한선진국에더가까워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