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의 0도 (다른 날을 여는 아홉 개의 상상력)

느낌의 0도 (다른 날을 여는 아홉 개의 상상력)

$15.80
Description
우리 삶과 세계의 복원을 꿈꾸는 감성적 비평 에세이!
에코페미니스트이자 영문학자인 박혜영이 우리 삶과 시대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찾아나가는 『느낌의 0도』. 여러 매체에 칼럼과 에세이를 써온 저자는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문명의 파괴적인 측면을 들여다본 여덟 작가의 삶과 작품을 살펴보고, 그로부터 우리 시대를 향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레이첼 카슨, 《모모》의 저자 미하엘 엔데,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알려진 경제학자 E. F. 슈마허 등 작가들의 삶과 글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풍경과 내일을 위한 상상력을 들려주는 여덟 작가에 대해, 저자만의 고유한 렌즈인 생태적 관점에서 작가 각각의 주요 관심사이자 우리 시대가 직면한 주요 문제점을 하나씩 짚어본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변화의 출발점으로 ‘느낌의 0도’, 얼어붙은 감각에서 벗어나 다르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제시한다. 더 잘 보고 듣고 느끼고자 하는 마음, 편견 없이 정직하게 세상을 향해 우리의 감각을 열어놓는 태도, 다른 존재에 집중해 주의를 기울이는 사랑의 능력이야말로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그것이야말로 ‘느낌의 0도’라고 이야기하면서 피로하고 메마른 날들을 어루만지는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의 힘을 우리에게 전한다.
저자

박혜영

저자박혜영
이화여대와서울대에서영문학을공부하고,영국글래스고대학에서낭만주의영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인하대영어영문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문학에담긴인간과자연에대한성찰을쉽고도아름답게전달함으로써예민한독자들과함께생각을나누며지금과는다른길을모색하고자한다.
생태잡지『녹색평론』의편집자문위원으로활동하면서우리삶의문제를근본적으로사유한생태사상가와작가들을연구하였고,그에관한글을『녹색평론』,『황해문화』,『문학수첩』,『한겨레』등에기고하였다.옮긴책으로아룬다티로이의정치에세이집『9월이여,오라』,E.F.슈마허의『굿워크』가있다.

목차

들어가며―느낌이깨어나면보이는것들

레이첼카슨
먼훗날이길에서서

미하엘엔데
시간을잃어버린시대

E.F.슈마허
즐겁지않으면좋은노동이아니다

웬델베리
평화의시작은집으로돌아가는것

마흐무드다르위시
모두에게정의로운삶을위하여

존버거
눈을돌리면다른풍경이보인다

아룬다티로이
보이지않는것을보는법

헨리데이비드소로
나는꿈꾼다,고로저항한다

출판사 서평

우리가더잘보고듣고느낄수있다면…
피로하고메마른날들을어루만지는
새로운감각과상상력의힘

트렌드로서의'에코'와'힐링'이후,일상과감성의언어로다시쓴생태적상상력을만난다!삶이생존이되고지식이삶을바꾸지못하는시대,세계가스마트폰화면으로축소되어버린시대,우리삶과세계의복원을꿈꾸는감성적비평에세이.에코페미니스트이자영문학자인저자는'시적감수성'과'생태적상상력'이라는키워드를통해,현대문명의파괴적인측면을들여다본여덟작가의삶과작품을살펴보며,그로부터우리시대를향한근본적인질문들을던진다.그리고변화의출발점으로'느낌의0도',얼어붙은감각에서벗어나다르게보고듣고느낄수있는능력을제시한다.이책의부제'다른날을여는아홉개의상상력'에서'아홉번째상상력'은아직오지않은상상력이자,감각에서행동으로나아갈독자들의몫이다.

■오늘도피로한날을보내는당신에게

매일이피로한날의연속이다.하루종일일터에서시달리고회식까지마치고난퇴근길에미세먼지로뿌연하늘을바라보다가‘계속이렇게살아도될까?’라는질문이떠오를때,또는가족도일도큰문제가없어보이지만점점‘나’를잃어버리는것같다는슬프고불안한감정이덮칠때,그런마음을냉정히떨쳐내고착실한기계처럼일상을버텨나갈때,『느낌의0도』는바로그런순간들을지나는모든사람에게말을건넨다.
표지에는숲,그리고호수에비친숲그림자가보인다.아마겨울이끝나가는계절일것이다.부쩍햇살이따스해졌다.숲에소복이쌓였던눈이녹기시작하고,호수수면이햇빛을반사해반짝거린다.숲에서불어온,어딘지모르게봄냄새가나는바람이양볼을간지럽힌다.이러한풍경속에있다면,각박하고메말랐던마음도조금설레기시작할지도모른다.그렇게무언가얼어붙은감각이녹아내릴때,나를둘러싼세상과의연결을회복하고온전히살아있음을체감할때,“온몸으로느끼기시작하는지점,존재들이무감각에서깨어나점차눈을뜨는해빙”(8쪽)의순간이“느낌의0도”일것이다.그리고그다음,우리는어떤날을맞이하게될까?
이책은그러한순간에연이어출현할“아홉개의상상력”을향해깊은숲속으로독자들을초대한다.에코페미니스트이자영문학자로서여러매체에칼럼과에세이를써온저자박혜영은이숲에서만나게될여덟명의작가,그리고아직도래하지않은‘아홉번째상상력’을향해길을이끄는탁월한가이드가된다.느낌있는문장들이일상에관한성찰,곳곳에자연스럽게인용된낭만주의영시와어우러져우리의감성을건드리며깊은울림을선사한다.

■방향을상실한시대,여덟작가가전하는길찾기의감각

충만한삶이란무엇일까?우리에게단한번주어진삶을어떻게해야잘살수있을까?나는지금잘살고있는것일까?이러한질문을품은채길을잃어버린기분을느끼는것은개인만이아니다.우리는길을잃고방향감각조차상실한시대를살고있다.우리시대는어떻게길을잃게되었을까?우리는길을되찾을수있을까?그렇다면그것은어떤길일까?『느낌의0도』는우리삶과시대에대해가장근본적인질문을던지고그에대한대답을찾아나가는여정이다.그리고그곳에함께하는것은,우리시대가길을잃었음을직감적으로느끼고저마다의지도를그려낸후,이를바탕으로다른길을만들어나간사람들,즉작가라기보다사상가라는이름이더잘어울릴작가들이다.이들은언제나약자의자리에서글을썼고,‘사회비판’이나‘진보’라는말로설명할수없는그무엇,즉자연과인간에대한깊은이해를바탕으로근원적이고역동적인생명의힘을기록했다.
하지만이책은작가들의삶과글을단순히소개하는것이아니다.오늘의풍경과내일을위한상상력을들려주는여덟작가에대해,저자는자신만의고유한렌즈인“생태적관점”에서작가각각의주요관심사이자우리시대가직면한주요문제점을하나씩짚어본다.먼저,과학자이자환경운동가인“레이첼카슨을통해우리가가고있는길을반성하”고,『모모』의작가미하엘엔데를통해“그길에서한번뿐인생명의시간이모두돈을위한시간으로바뀌었음”을,『작은것이아름답다』로알려진경제학자E.F.슈마허를통해“시간의변화와함께노동도삶의기쁨에서생존을위한노역으로변질되었음”을보여준다.작가이자농부인웬델베리로부터“생태적관점에서의평화란무엇인지”를,팔레스타인의시인마흐무드다르위시로부터는“약자에게올바른생태적정의란무엇인지”를살펴본다.소설가이자평론가인“존버거로부터우리가느끼는감각에도윤리가있다는점을,『작은것들의신』의작가아룬다티로이로부터보이지않는것을볼수있는상상력의힘”을배운다.그리고마지막으로,『월든』의작가헨리데이비드소로를통해“우리가저항할때비로소진정한자유인으로살수있”음을강조한다.각각‘자연의길’,‘시간’,‘노동’,‘평화’,‘정의’,‘감각’,‘상상력’,‘저항’이라는키워드를제시하는여덟작가들은“남다르게예민한시적감수성과생태적상상력으로현대문명의파괴적인측면을들여다본”사람들이기도하다.

■시적감수성과생태적상상력의회복

『느낌의0도』는우리가길을찾기위한가장기본적인덕목으로시적감수성과생태적상상력을강조한다.그것은저자가여덟작가들의삶과작품들에서공통적으로추출해낸것이며,우리사회가지금그어느때보다심각한시적빈곤에시달리고있다는진단에서출발한다.저자는이에대해이렇게적었다.“살아있음을알아차리지못하는것,나처럼너도소중한생명임을알아차리지못하는것,삶이란저혼자살아내는것이아니라함께사는것임을알아차리지못하는것,이런무지와무감각이바로(시적)빈곤의원천이자우리시대를산다는것의가장큰고통”(167쪽)이라고.존버거에따르면,시는“세상의무관심과잔인함에맞서고이세상의근원을찾아내어우리존재의총체성을은유적으로보여주는언어”(167쪽)이고,저자에게이러한시적감수성은“어떠한미미한존재건모두가공존의삶을위해서로보이지않게협력”(35쪽)함을알아채는능력이다.또한“모든존재가얼마나신비롭게연결되어있는지,그리고왜다른존재의고통과슬픔이덜어지지않고서는나의운명도나아질수없는지를”아는능력,“땅과나무와물과인간이모두같은운명임을알아차릴수있는”(183쪽)능력이기도하다.결국,시적감수성이란우리눈앞의파편화된풍경을넘어‘세계’를느끼는힘이며,다른사람들은물론사람과결국하나인자연을아우르는세계의복원,다른말로생태적상상력과맞물려있다.
그렇다면우리는어떻게이러한시적감수성과생태적상상력을되살려낼수있을까?저자는카슨을따라이렇게말한다.“인간의영혼이지구의아름다움을사랑하는것은인간과자연이아주깊고도필연적인뿌리를서로나누고있기때문이며,이런(시적)감수성을회복하려면먼저자연을세심하게들여다보아야한다.”(35쪽)그리고존버거를따라다시이렇게말한다.“위를바라보던눈을감고아래로더아래로눈을돌릴때비로소우리의두눈은우리를감싸고있는자연의작은생명체들을볼수있을것이다.본다는것은바로이런것들을껴안는것을의미한다.”(168쪽)즉,저자는이모든것의출발점을우리의‘감각’에서찾는다.우리삶의문제는지식과논리,이성적인식으로만해결할수없기때문이다.이때,감각은말초적이거나즉물적인자극과관련된것이아니다.그것은온몸으로깊숙이‘껴안는’경험의차원을의미한다.우리가먼저다르게느끼지못하면온전히살아있는삶,“다른날”에다가갈수없을것이다.더잘보고듣고느끼고자하는마음,편견없이정직하게세상을향해우리의감각을열어놓는태도,다른존재에집중해주의를기울이는사랑의능력이야말로시적감수성과생태적상상력을발휘할수있는바탕이되며,그것이야말로“느낌의0도”인셈이다.

■일상과감성의언어로다시쓴생태적상상력

2010년이후,생존경쟁과자기계발에지친사람들은‘치유(힐링)’에눈을돌리기시작했다.치유는심리적인위로와응원의차원에서벗어나‘슬로라이프’,‘심플라이프’,‘미니멀라이프’,‘에코’,‘욜로’,‘소확행’등의라이프스타일트렌드를만들어냈고,출판계에서도이러한가치를내세우는책들이꾸준히독자를만났다.최근에는TV프로그램<윤식당>,<효리네민박>,영화<리틀포레스트>같은작품들이인기를얻으며,이러한경향이일시적인유행이아니라더전면적인변화를향해있음을드러낸다.그런데이러한흐름에서‘치유’라는포장지를벗겨냈을때,그것은『느낌의0도』에소개된생태사상가들의이야기와맞닿아있다.이익과이윤을앞세우는자본의욕망앞에서길을잃은시대,기존의진보가힘을잃고혐오와도덕성대결이만연하는시대,세계가스마트폰화면으로축소되어버린시대,진정한자신의삶을살고싶은사람들을매료시킨것은생태적상상력의세속적또는일상적판본들일지도모른다.
많은사람들이생태적관점은지나치게근본주의적이고나이브하며일상과동떨어져있어서실생활에서실천하기어려운것이라고생각한다.하지만바로그때문에이책은반드시일독할가치가있다.여덟명의작가들은우리의감각을새롭게깨우며시적감수성을되살릴뿐만아니라,‘치유’를견인하는다양하고풍요로운생태적상상력의원류를담고있기때문이다.여성학자정희진은이책에대해이렇게적었다.“이책에는오늘날우리삶의많은문제가‘해명’되어있다.강력한치유의책이다.치유가앎과반성으로부터시작된다면,이책은절실하고진실한치유를전한다.”저자는여덟명의생태사상가들의생태적상상력을우리의구체적현실및일상과단단하게묶어내며,‘느낌’과‘감각’과‘감(수)성’으로그것들을연결하고들여다본다.독자들은시적이며힘있는문장으로쓰인이책에서우리의고통과불안과냉소와체념이어디서부터비롯되었는지,개인의마음뿐만아니라‘세상’의상처를어떻게어루만질수있을지,치유이후의삶이어떻게지속될수있을지에관한근원적인통찰과함께,익숙하면서도가장급진적인상상력을만날수있다.그리고그순간,이책의부제“아홉개의상상력”에서‘아홉번째상상력’은한국어로글을쓸도래할저자이자길을묻는독자의몫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