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 YA 퀴어 로맨스 단편집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 YA 퀴어 로맨스 단편집

$13.00
Description
꽃 피고, 비 오고, 바람이 불고…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사랑을 합니다
소녀들과 소년들의 여덟 빛깔 사랑 이야기
‘사랑하는 마음’에 주목하는
#퀴어 #로맨스 #청소년소설 #앤솔러지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는 한국퀴어문학종합플랫폼 무지개책갈피와 돌베개가 함께 기획한 ‘청소년 퀴어 로맨스 소설집’이다. 박서련·김현·이종산·김보라·이울·정유한·전삼혜·최진영(수록순) 등, 현재 한국문학의 중심에 선 작가부터 독립출판과 온라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신인까지, 여덟 작가의 신작을 한 권에 담았다.
기획 단계부터 이 책은 성정체성으로 인한 고통이나 커밍아웃 같은 장르 전통의 테마 대신 ‘사랑하는 마음’에 주목했다. 주지하다시피 사랑은 감정과 욕망이 복잡하게 얽히고,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일이다. 늘 뜻대로 되지는 않지만, 우여곡절을 넘어 사랑에 도달하는 순간은 어떤 때보다 벅차고 감동적이다. 물론 실패한 사랑에서도 얻는 것이 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이 주는 희로애락을 통해 깨닫고 성장한다. 퀴어 청소년도 이 일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 책은 퀴어 청소년들이 사랑에 빠진 순간 맛보게 되는 웃음과 눈물, 기대와 실망, 감탄과 탄식 등의 다채로운 감정들과 다채로운 사건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궁극적으로는, 퀴어 청소년들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사랑을 꿈꾸고 사랑을 나누어도 좋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나쁜 짓」(정유한)의 주인공 건휘가 마지막에 뇌듯이 사랑은 “절대 나쁜 짓이 아니”라고 말한다.
「나의 미래」(최진영)에서 ‘효주’와 ‘미래’ 커플은 비 갠 골목을 산책하다가 문득 질문한다. “우리는 어째서 사랑을 할까?” 곰곰 생각하던 그들은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대화를 이어 나간다. “비는 왜 내릴까?” “바람은 왜 불지?” “태양은 왜 빛날까?” “꽃은 왜 필까?”…… 그리고 마침내 대답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하지.”
효주와 미래가 말하듯이, 이 책의 소녀들과 소년들은 꽃 피고, 비 오고, 바람이 불기 때문에 사랑한다. 꽃 피고, 비 오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이들의 사랑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이 사랑은 조금도 남다르거나 특별하지 않다. 그저 ‘어떤 사랑’이다.
이 책은 그 누구보다도 퀴어 청소년 당사자들을 위해 쓰였지만, 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특히 퀴어소설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청소년문학 평론가 김지은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의 작품들은 내가 사라지면 혼자가 될지도 모를 사람과 나누는 간절한 감정들에 대해서 말한다. 하지만 사랑이 있는 한 우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으며 누구도 우리를 사라지게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외면도 없이 존재와 직면하는 정직한 사랑 이야기다. 인물들은 자신의 무게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구르며 이 세계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당연하게도 우리는 더욱 다정한 방향으로 간다.”
지금 이 순간 퀴어 청소년들이 꿈꾸고 경험하는 여덟 편의 사랑 이야기는 독자들을 혐오와 폭력에 물들지 않은 다정한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미움이 아닌 사랑이 살아남는 세계로.
저자

박서련,김현,이종산외

1989년음력칠석에철원에서태어났다.2015년[실천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는장편소설『체공녀강주룡』『마르타의일』『더셜리클럽』,소설집『호르몬이그랬어』,『당신엄마가당신보다잘하는게임』,짧은소설『코믹헤븐에어서오세요』,에세이『오늘은예쁜걸먹어야겠어요』등이있다.한겨레문학상과젊은작가상을받았다.

목차

여는글(무지개책갈피)4/고-백-루-프(박서련)9/천사는좋은날씨와함께온다(김현)39/사랑보다대단한너(이종산)63/하울링(김보라)83/스틸앤드슛(이울)107/나쁜짓(정유한)137/솔로플레이는이제그만(전삼혜)155/나의미래(최진영)173/추천의글(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띵동대표정민석)195

출판사 서평

■여덟빛깔이야기가담긴종합선물

『그래서우리는사랑을하지』는열어보기전까진무슨과자가담겨있는지알수없는‘종합선물’같은소설집이다.시간의흐름속에서가만히깊어지는사랑이야기(「나의미래」)가있는가하면,사랑을시작하지도못한채남몰래속을앓거나(「사랑보다대단한너」),사랑이이미끝난뒤새롭게시작되는이야기(「솔로플레이는이제그만」)도있다.
예민한소년의내밀한독백이고요한강물처럼흘러가는가하면(「나쁜짓」),혈기왕성한여자중학생들이농구코트에서땀범벅이되어목표를향해내달리기도한다(「스틸앤드슛」).
현실을다루는방식도각양각색이다.타임루프라는초현실적인상황속에서싱싱한방울토마토같은사랑이열매를맺는가하면(「고-백-루-프」),데이팅앱으로만난소녀들의편지두통이퀴어청소년들의현실을지극히사실적으로보여주기도한다(「하울링」).‘세월호’와‘코로나19’라는당대의역사가퀴어소년들의사랑과일상속에어떻게놓여있는지포착하기도한다(「천사는좋은날씨와함께온다」).

■지금이곳의현실적인사랑이야기

누군가는이책에실린사랑이야기가비현실적이라고말할지도모른다.있어서는안될일이라고주장하는이들도적지않을것이다.그러나아무리외면하고부정해도,퀴어청소년들은현실에굳건히뿌리내린채사랑을느끼고사랑을나누고있다.
이책에는대단히현실적인사랑이야기들이담겨있다.타임루프설정의「고-백-루-프」조차수행평가와학교축제라는생생한일상속에서전개된다.이이야기들은결코판타지가아니다.소녀들과소년들은학교교실과도서관과운동장과학원과집을오가며사랑을키워나간다.학교축제,교내농구대회,수행평가,대학생개인과외를함께하면서사랑때문에웃기도하고울기도한다.그리고사랑속에서성장한다.사랑이결코나쁜짓이아니라는것을,그러나사랑보다는결국자기존재가더중요하다는것을,사랑이끝난뒤에도서로를지지하는친구로다시설수있다는것을깨닫는다.
지금이순간의사랑이영원하거나장구할가능성은사실크지않다.그러나이토록솔직하게사랑해본경험은이들의삶을지탱하는힘이될것이다.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띵동대표정민석은추천사에서이렇게말한다.“이책을읽는모든청소년성소수자들이자기자신을충분히사랑하고,사랑한만큼성장할수있길바란다.해피엔딩은우리가함께만들어가는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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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작품소개

?「고-백-루-프」(박서련)는타임루프설정의사랑스러운이야기다.기술가정시간에‘방울토마토관찰일지’수행평가를함께하게된평범한고등학생‘현지’와전교생의선망을받는밴드부보컬리스트‘지현’이학교축제일이끝없이반복되는속에서사랑의줄다리기를되풀이한다.몇번째인지알수없이또다시찾아온축제일,무대에서노래를마친지현이열렬한함성을뚫고외친다.“네가좋아.”이에대한현지의대답은?
?「천사는좋은날씨와함께온다」(김현)는사진과글을결합한‘사진-소설’을쓰는‘철희’와축구부에이스‘수호’의연애담이다.섬세하면서도딱부러지는철희는훈련때문에자주늦는데다가자꾸만남의시선을신경쓰는수호에게내심섭섭하다.1년기념일을챙기자고먼저말한건수호인데,막상당일이되자이번에도철희는하염없이수호를기다리는처지다.학교친구들이모두죽는것으로설정된철희의재난소설이사이사이삽입된다.
?「사랑보다대단한너」(이종산)는단짝‘수이’를짝사랑하는중학교3학년여학생‘재명’의이야기다.어느날수이에게남자친구가생긴다.쉬는시간마다아이들이수이자리에모여서‘그놈’과있었던시시콜콜한이야기를캐묻고화장을고쳐준다며법석을떤다.수이는천진하게재명에게연애상담을하고,재명의속은타들어간다.재명은수이가사랑때문에기뻐할때도슬퍼할때도마냥괴롭기만하다.
?「하울링」(김보라)은데이팅앱으로만난여고생‘유영’과여중생‘수영’의이야기다.오프후헤어진뒤집으로돌아가는기차에서쓴유영의편지와2년뒤뒤늦게편지를발견한수영의답장으로이루어져있다.“우리는자기를마주한순간부터하울링을했을거예요.아니면내가무엇인지모르겠어서나를닮은이들을찾으려고떠돌아다녔을거고요.내가긴울음소리를내지않아도언니는알아요.내가여기있다는거요.그리고언니와같다는걸요.그래서나는이제라도안심할수있어요.”
?「스틸앤드슛」(이울)은전교농구대회에출전한신계여중2학년2반‘주경’과‘다인’의사랑이야기다.주경과다인의활약으로2학년2반은우승을향해한발한발나아가고,애틋한마음도점점무르익는다.준결승전에서만난6반선수이자도서부‘민서’가주경에게관심을보이자다인은자꾸신경이쓰인다.민서가주경에게무지개색배지를건네며비밀동아리가입을권유한다.지켜보던다인이끼어든다.“주경이가들어가면나도들어갈래.”
?「나쁜짓」(정유한)은엄마와함께엄마의오랜친구현선이모가사는헝가리로여행온‘건휘’의이야기다.현선이모의아들‘라슬로’와한방을쓰면서건휘는가슴이두근거린다.깨끗한피부에탄탄한가슴,겨드랑이에서허리까지이어지는매끈한곡선,같은남자지만낯선라슬로의몸.이혼후건휘의가족은엄마뿐이다.엄마에게내존재에대해얘기할날이올까?내사랑은나쁜짓일까?
?「솔로플레이는이제그만」(전삼혜)은한때연인이었던바이섹슈얼‘아라’와레즈비언‘유진’의이야기다.성소수자청소년모임에서또래친구상담도우미를할만큼당당한유진에비해,아라는소심하고생각이많다.게다가바이섹슈얼에대한편견때문에이전연애를실패했던경험이아라를지레위축시킨다.아라는결국유진에게먼저결별을선언한다.사랑이끝난뒤에아라와유진은예상못한사건으로새로운전기를맞는다.
?「나의미래」(최진영)는과외를함께하면서‘특별한사이’가된중학교2학년‘효주’와‘미래’가서로다른고등학교에입학하면서헤어졌다가여러해가흐른뒤재회하는이야기다.시간의흐름속에서깊어지고성장하는두사람의모습이깊은감동과여운을안겨준다.이책의제목『그래서우리는사랑을하지』는효주와미래가나누는대화에서가져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