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담의새로운담론창출
이책은야담의새로운담론창출을위해치열하게연구해온한학자의연구서다.저자는야담에서?소설로?나아간다는고정화된도식을?허물고야담속에내재된이상향,운명,꿈,절망과아이러니,대안적욕망등다채롭고?역동적인?모습을?찾아냈다.저자는야담이지닌문학장르로서의고유한속성을분석해냈다.그리고이러한연구를통해야담을?문학의한갈래로자리매김한다.
경기도파주시문발동파주출판단지532-4도서출판돌베개
인문고전팀장이경아/TEL.031-955-5034www.dolbegae.co.kr
한국야담연구권위자의최종보고서
이책의저자이강옥교수는손꼽히는한국야담연구자다.2006년에『한국야담연구』(돌베개刊)를집필해한차례야담연구성과를담아낸바있다.이책은그이후10여년의연구성과들을모두담아낸것으로,저자가이해한야담전반에대한최종보고서라고할수있다.기존야담연구의경향과방향성에대해의문을제기하고,새롭게찾아낸야담의특징을자세히논했다.선배학자로서한국야담의새로운담론을제시하고있다.
그간야담은소설이라는장르로나아가기위한중간단계의미완성문학으로치부되었다.하지만저자는야담을독자적문학갈래로보았다.그리고치열한연구를통해야담자체의다양한모습과서사적가치를찾아냈다.야담의형식적특징으로서‘이중언어현상’을살폈다.『청구야담』한문필사본의필사오류사례를통해서‘음사’(音寫)와‘형사’(形寫)라는우리필사문화의독특한현상을발견하고,다른야담집으로부터의전유현상등을검토하여야담형성의또다른면을밝혔다.또한야담의세계인식과서사기제를분석했다.기이(奇異)에대한입장을정리했고,보은담의인식적특징을해명했다.야담에서두드러지는이상향,운명,꿈,아이러니,여성정욕,아버지등을키워드로해서섬세한주제론과서사구조론을전개했다.재담(才談)을통해서는근대제국주의와로컬리티의문제를탐색했다.마침내야담이욕망을대하는양상을통하여대안적근대를찾기에이르렀다.
야담연구방법론의성찰
저자는1960년대후반부터시작된한국야담연구의경향과주류담론을점검하고연구방법론에대해검토했다.야담집편찬자나야담집편찬연대를밝히는것,야담집이본사이의관계를밝히는것과같은실증적연구,야담작품의현실성과환상성의본질과가치에대한연구,근대야담에대한연구,야담작품의활용과관련한연구등은연구수준의비약혹은연구영역의의미있는확장을이루었다고평가하지만,지금까지의실증적연구들이과연엄정한방법론을갖춘것인가에대해서는반성할부분이있다고보고있다.가령‘부연’이란속성이‘소략’이란속성보다후대의현상이라단안할수없다고했다.오류가있는이본과오류가없는이본사이에도친연성이인정되는다른요소가있다면친연성이인정되어야한다고보았다.저자는,고단한노역이수반되는실증적작업에소중한시간을투자하는연구자들의학문적성실성과기여도를높이평가하면서도,그런노고가허망하지않게해줄방법론을함께모색해야한다면서몇가지대안을제시했다.
조선야담과근대야담은그시기만다를뿐야담이라는한줄기에서이어져내려오는것임에도불구하고,각각의연구자가다르고연구시각또한판연히다르다는것이문제가된다고저자는지적했다.저자는조선야담연구자와근대야담연구자가공동연구의장을다양하게만드는시도가필요함을역설한다.
한국야담의이중언어현상
이책2장에수록된<『청구야담』한문본이본의필사오류양상과의미?형사(形寫)와음사(音寫)>는저자의노고가깃든눈에띄는연구성과다.이글은『청구야담』필사본에거듭나타나는오류사례들을최대한수집해그것을근거로이본연구의방법론을개척하고자시도한것이다.『청구야담』최선본인미국버클리대학극동도서관본(10권10책),그다음으로많은일본동양문고본(8권8책),그리고가장대중적인국립중앙도서관본(6권6책)사이의관계를형사오류,음사오류의관점에서살폈다.『청구야담』의수많은이본을일일이대조하고그차이를찾아내는지난한작업이지만,이를통해‘이중언어현상’이라는한국야담의독특한속성을발견했다.‘이중언어현상’은우리나라사람이한자를읽고쓸때나타나는현상이다.한자는우리입말을그대로정확하게기록하지못하며,한자한글자는여러가지뜻을갖는다.우리나라사람에게한자가유발하는이런다양한국면들이『청구야담』필사자에게더뚜렷하게나타난다.이글에서는이런점을유념해한자의모양과관련된형사(形寫)의측면과한자의독음과관련된음사(音寫)의측면에초점을맞추어필사오류양상을살폈다.이글은한문본필사라는우리문화현상의한국면을해명하고동시에『청구야담』이본담론의새로운척도와영역을개척한다는의의도가진다.
이상향,운명그리고꿈
이상향에대한호기심은도화원기이후로지속되는데,야담도그런호기심을담았다.현실에대한관심이극대화된시점에현실을벗어난곳을강렬히바랐다는점이특별하다.저자는이상향의건설자가있고이상향의방문자가있음을중시했다.그리고이상향이속세와는어떤점에서다른가를살폈다.건설된이상향은현실과구분되다가어느덧현실을닮게되어또다른공간이필요했다.아무리이상적인공간이라하더라도생활이영위되는한,세속적?욕망이나?갈등으로부터도?자유로울수없었다.그래서이상향건설자는?암암리에?자기만의?또다른이상향을추구했다.그래서이상향방문자의이상향경험은거듭됐다.그러나이경험은역설적인?것이었다.방문자가이?풍경을?강렬하게경험하면할수록돌아간뒤의현실생활을계속하기가더어려워진것이다.그렇다고이상향을재방문하여산다는것도불가능했다.저자는이런국면을삶의공간에대한사람의운명과연결시켜해석했다.
야담에는운명적요소가강하게작동하기도한다.운명은작중인물의내면의식과관련된다.서술자는주인공과같은자리에서운명적현상을바라보기도하고또주인공과떨어져주인공의처지를바라보기도한다.저자는야담속운명의요소를주인공에대해보내는연민의시선과연결시켜해석했다.운명은사람의자유의지를넘어선다는점에서초월적존재질서나존재자에기대게한다.그렇지만저자는서사속운명의요소를절망에빠진주인공을위로하는서사기제로재해석해냈다.이점에서저자의탁월한담론구성능력이엿보인다.주인공과상대?인물,그리고?서술자는운명을서사기제로내면화하면서?타자와?자기에대한?연민을드러내기도하고타자나자기의삶을새롭게꾸려?가는활력으로?활용하기도했다고저자는해석했다.
저자는?야담의꿈을형성적꿈과반조적꿈으로나누어정교하게분석했다.주체가?욕망성취를여전히소망할때형성적꿈이나타나고주체가이미욕망을성취한단계에있을때는스스로를되돌아보기위한반조적꿈이나타난다는것이다.
절망의경험과아이러니
저자가야담연구에서가장획기적으로생성한담론이아이러니와관련된것이다.얼핏읽으면도덕적나태함,주체의자기모순,타락한세상의습관적추종등으로읽힐일련의야담작품들을저자는아이러니로읽어낼뿐아니라거기서매우간절한어떤지향을읽어낸다.절망적상황에서자포자기하는주인공을서술자가연민과동정의시선으로바라본결과가아이러니라는것이다.야담의아이러니에서는이념이나윤리,의지나선악?분별의요소가들어설자리가없다.모순과우연만이가득하다.야담이그간마련한그고유의서술유형인‘욕망의실현’,‘문제의?해결’,‘이념의?구현’,‘이상향의?실현’?등을스스로해체시킨셈이다.이것은야담?서사밖조선후기현실영역에서유가적이념이나상식적관습으로부터해방된지점이생겨나기시작한것과대응된다고도보았다.
야담아이러니에서서술자혹은작가는절망에빠진인간군상들에게연민과위로의시선을보낸다.그리고이념이나규범,양자택일의이분법으로부터자유로워지기를권유했다.여전히상투적규범과억압적선입견을강요하는집단에게는경고를보내고조롱하기도했다.야담아이러니에는조롱,비판,공감,연민의시선이두루작동하고있으며대체로앞에서뒤로이동해갔다고저자는결론내린다.
여성정욕의발견과성적폭력에대한반성
야담에서여성들은자기정욕을과감하게표현하고충족시키려다가좌절하거나응징당한다.여성이자기정욕을적극적으로실현하는행위는가부장제의근간을흔들수있었다.여성이정욕을성취하려는길목에남성목격자를등장시킨것은가부장제보호를위한장치이기도했다.조금전까지그여성을겁탈하려했던남성목격자는여성이다른남자와성행위를하는장면을엿보는데,이대목은관음증의혐의가짙다.그러나남성은곧성행위를하는여성을응징한다.가부장제사회에서성적욕망을밝히는것은용납될수없으며위험하다는사실을깨달은여성은정욕을위장하거나은폐했다.지인지감이나현몽등을수단으로삼아남편감을스스로골라사회경제적상승을꽤하는안전한길을선택했다.또진술방식으로‘회상’을활용해남성의비난이나조롱등으로부터자유로운서술공간을마련하기도했다고저자는설명한다.이런야담은여성도정욕을느끼는주체가되며정욕의충족을위해과감하게나서기도하는현실을인정한것이다.그리고여성에대한성적억압과폭력을들추어내고반성하게만드는성격도지닌다고보았다.
양반혈통의확인과아버지의구제
아버지찾기야담은무속신화나건국신화등에나타난아들의아버지찾기모티프를계승하고혁신한것이다.한편으로아버지찾기야담은양반혈통유지를천륜이라강조함으로써가부장제의위기를극복하려는의지를담았다.다른한편으로절망적상황에처해있는아버지를찾아온아들이구제하게함으로써곤궁에처한몰락남성들의현실적소망을들어주었다.이런아버지찾기야담의전통이한단계더비약하여소설의경지에이른것이「감여기응」이며,이효석의「메밀꽃필무렵」의가치도이맥락에서검토할때더선명하게설명된다고저자는보았다.
근대?재담과?로컬리티
근대초기재담(才談)에등장하는인물들의관계와인식태도를통해근대가로컬을재구성하는양상을밝혔다.특히시골사람과서울사람의관계를다루는재담을통해폭력적인방식으로로컬리티가재구성된다고주장했다.재담들은근대문물을수용하는과정에서시골사람이어쩔수없이범하는실수를희화화하고조롱했다.마침내시골사람은미몽과결함,장애의아이콘으로재구성되었다.서울사람의지나친시골사람조롱은근대제국주의가식민지를지배하기위해활용한문화적타자화방식을관철시킨것으로저자는이해했다.
야담의?욕망과?대안적?근대
초기야담은욕망을우선시하고욕망을성취하는쪽으로서사의방향을이끌어갔다.그뒤주체는욕망의대상에몰입하던자세를바꾸었다.주체는한발물러서서욕망의대상을살펴보게된다.이것은근대에다가가면서야담에나타난변화이다.재물이개인의욕망대상으로만존재해서는안된다는깨달음에이르렀고,개인적베풂과사회적분배를생각하게되었다.저자는야담사의말기에나타난더극단적인이야기군에눈길을돌렸다.보은의길을완전차단한일방적시혜의이야기다.욕망의길에서주체와타자의공존은엉거주춤한것이거나잠정적인것이될가능성이크니,‘상생적균형’은그균형을상실하고한쪽으로기울게마련이었다.그래서아예한쪽의방향인보은의길을차단했다고보았다.조건없이남모르게궁지에몰린남에게재물을베푸는인간형이등장했다.야담의이같은변화는‘여인동리’(與人同利)를주장한심대윤등당대철학자의담론과상통하는면이있다.욕망주체들의냉혹한대결과갈등으로점철되는것이‘역사적근대’라면,야담의이같은경지는상생적공존논리라는점에서‘대안적근대’일수있다고저자는규정한다.
서사의바다,야담이국민서사로읽힐날을기다리며!
야담은서로다르고상충되기까지한사람과세계관,가치관이뒤섞이고공존한다.서사의바다라는표현은그런의미다.한쪽으로보면야담은충,효,열,의리,올곧음등기존질서로수용될만한규범을그대로따라가지만,다른쪽으로보면야담은기존질서의지향을완전히허문다.양자를어물쩍엮거나섞는서사는더많다.그런점에서야담을읽는관점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