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의교집, 초옥 이야기

포의교집, 초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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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랑의 윤리’를 묻다
절세미녀 초옥과 가난한 선비 이생의 사랑.
초옥은 불륜을 진정한 사랑이라 이야기하는,
우리 고전소설사를 통틀어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여성이다.
19세기의 초옥이 보여준 파격적인 사랑의 방식은
오늘의 독자에게 사랑의 윤리를 되묻는다.
저자

정공보

서울대학교국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저서로『한국고전인물전연구』,『한국전기소설의미학』,『조선후기전傳의소설적성향연구』,『한국한문소설교합구해』등이있으며,역서로『베트남의기이한옛이야기-전기만록』,『고추장작은단지를보내니-연암선생서간첩』,『능호집』등이있다.한국고전소설과산문을공부하고있다.

목차

책머리에

포의교집
원문

해설‘사랑의윤리’를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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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조선시대,가장파격적인여성초옥

『포의교집』(布衣交集)의여주인공초옥(楚玉)은한국고전소설사에서유례를찾기힘들만큼파격적인인물이다.그동안학계에서는초옥을‘남성지배체제에맞서는반열녀(反烈女)’,‘정절윤리의질곡을벗어나자신의성적주체성을실현하려는여주인공’등으로규정해왔다.
이소설의남주인공이생(李生)은초옥을사모하게된뒤남몰래초옥을‘양파’(楊婆:양씨할멈)라고칭했고,이후초옥의외모에반한,이생의주변인물모두가초옥을‘양파’라는별명으로불렀다.이생과그주변인물에게초옥은‘양파’라는별명으로만일컬어져야하는은밀한욕망의대상이었다.그들자신도젊은유부녀초옥을탐하고화젯거리로삼는것이떳떳하지못한일인줄잘알고있었다.작자또한초옥을시종일관진지한시선으로바라보지못했다는점은작품속에삽입된초옥의시를통해서도확인된다.작품곳곳에서초옥의탁월한시재가강조되었으나초옥이지었다는시중3분의2가량이허난설헌(許蘭雪軒)등타인의작품을그대로옮기거나일부구절을고쳐옮긴것이며,초옥이자신의진정(眞情)을절절하게토로하는편지마저유명한시구를모아내용의대부분을채운것이다.이러한작자의희작(戱作)성향은향후초옥의문제제기를진지하게이해하는데방해요소로작용한다.
초옥을바라보는작자의시선은작품중반부에이르러큰변화를보인다.과거를앞둔이생이산사에서선비들과어울려글을읽던사이초옥의남편이아내의불륜을알아차린것이사건의발단이다.칼부림이벌어져초옥이크게다쳤으나초옥은조금의뉘우침도없이행랑여자들에게공공연히이생을향한일편단심을알렸다.폭력사태이후거동이어려워일절단장을하지않던초옥은이생이산사에서돌아왔다는소식을듣자마자남편앞에서거울을보고화장을해서또한번남편의분노를샀다.그러나초옥은남편의폭력을전혀두려워하지않았다.남편의폭력으로받은고통쯤이야이생과헤어질때마음아팠던데비하면아무것도아니라는것이초옥의생각이다.이생과초옥의만남을주선했던당파(堂婆)조차초옥을‘겁없는아이’라힐난하고초옥의남편을두둔할정도로초옥의언행은매우당혹스러운것이었다.어느날새벽자신의방으로이생을들였다가시아버지에게발각되고도초옥은태연자약했다.당연히이생이걱정했지만초옥은자신과이생의관계를온동네가다아는데무슨걱정할일이있느냐는태도다.초옥의남편이또한번무지막지한폭력을휘두르자초옥은몇차례나자결을시도했다.초옥은믿었던이생이자신과중약(仲約)의만남을주선하려할때까지두려움없는사랑을굳게지켜나갔다.

참된사랑의윤리를묻는포의교집

『포의교집』은19세기후반에창작된한문중편소설로,서울대학교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소장되어있는필사본이현재유일본으로전한다.작품종반부에고종(高宗)과민비(閔妃)의가례(嘉禮)준비를배경으로삼은서사가있고,병인양요(丙寅洋擾)를가리키는것으로보이는상황서술이있어창작시기는1866년(고종3)이후로추정된다.작자는작품끝에후평(後評)을단정공보(鄭公輔)일것으로추정된다.
『포의교집』의남주인공은부여(扶餘)출신의가난한선비이생,여주인공은절세미인초옥이다.이생은좋은집안출신이지만재주가변변찮고,마흔넘은나이에도학업을팽개친채놀기만좋아하던한량으로,연줄을잡아벼슬을해보려는속물시골양반의전형으로그려진다.한편초옥은도도한성격의절세미인이다.탁월한시재(詩才)를지녔고,학식또한높아서애정전기의전형적인여주인공이가져야할조건을모두갖추었다.다만궁궐시녀출신으로하인의아내가된,천한신분의유부녀라는점이기존애정전기의여주인공과다르다.
제목인‘포의교집’(布衣交集)은‘포의의사귐’이라는뜻이다.기혼남녀의불륜을다룬이이야기는19세기후반조선사회에도받아들이기힘든소재였을것이다.이때문에작자는초옥을의기있는협객으로,초옥의사랑을‘협객의포의지교’로해석하며작품을마무리한것으로보인다.
『포의교집』은기존의관습으로이해할수없는새로운인간형을내세워새로운사랑의방식을극단적인형태로전개해보였다.초옥이제기한‘사랑의윤리’에대해서는현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도여전히질문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