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번 버스 (두 명의 십대와 그들의 삶을 바꾼 그날의 이야기)

57번 버스 (두 명의 십대와 그들의 삶을 바꾼 그날의 이야기)

$15.41
Description
치마를 입은 십대 에이젠더
라이터를 든 흑인 소년
두 삶의 비극적인 교차점에서 진실이 이빨을 드러내다
같은 노선의 양 끝, 같은 범죄의 양면-
젠더, 인종, 선악의 이분법 너머에 존재하는 진짜 삶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

57번 버스가 아니었다면 사샤와 리처드는 평생 마주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둘 다 미국에서 가장 다채로운 도시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사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백인 에이젠더 사샤는 중산층 거주 구역에 살면서 소규모 사립학교에 다녔다. 흑인 소년 리처드는 범죄가 만연한 동네에서 대규모 공립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이 두 청소년의 이동 경로는 매일 겨우 몇 분 겹칠 뿐이었다. 2013년 11월 4일 월요일 오후 5시경, 방과 후 57번 버스 안에서 리처드와 친구들이 저지른 무모하고 치기스러운 잘못 때문에 사샤는 다리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리처드는 종신형을 받을지도 모를 처지가 되었다. 이 끔찍한 사건에 모든 언론과 대중이 주목하면서 두 사람도 별안간 관심의 초점이 된다.

이 책은 당시 오클랜드에 거주하던 저자가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기고한 「오클랜드 57번 버스에서의 화재」(The Fire on the 57 Bus in Oakland)라는 기사 한 편에서 비롯되었다. ‘성 소수자를 노린 끔찍한 혐오 범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양극화된 지역 공동체에서 살아가던 두 십대 청소년의 삶에 주목한 해당 기사에는 열띤 댓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자는 3년 동안 사건 자체의 추이를 집요하게 살피는 것은 물론 두 당사자와 그 가족들의 전후 삶에 대해, 친구와 학교, 그들을 둘러싼 공동체와 사법제도에 관해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각종 인터뷰, 문서, 편지, 영상, 일기, 소셜미디어 게시물, 공적 기록물 등 전방위 취재를 하면서 당사자에게서 수집한 정보는 공식 기록을 일일이 대조하고 그럴 수 없을 때에는 증인 및 관련자의 의견을 들어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 했다. 언론의 공개 유무와 관계없이 당사자를 비롯한 십대들의 성은 본문에서 밝히지 않았고 어떠한 사진 자료도 쓰지 않았다. 기존의 성별 이분법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 각자가 원하는 인칭대명사를 사용했다. 사샤의 경우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3인칭 단수 대명사 they로 지칭한다. 철두철미한 조사와 섬세한 이해가 바탕이 된 이 책은 언론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 대중을 들끓게 만든 몇몇 단편적 사실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이며 중요한 진실들을 때로는 통계 자료, 때로는 시, 때로는 당사자와 주변인의 고백으로 드러내 보인다.
이 책은 독자가 손쉽게 선택하고 판결 내릴 수 있는 두 갈래 길을 결코 보여 주지 않는다. 한 장 한 장 진실에 진실이 더해질수록 독자는 더욱 갈등하고 더 깊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정체성, 이분법, 편견과 혐오, 회복을 위한 공동체의 역할과 사법제도의 방향성, 그리고 결국 정의란 무엇인지를 묻고 또 묻게 될 것이다. 자극적인 기삿거리였다가 으레 잊히고야 말 비극적인 사건으로부터 모두가 고민해야 할 진행형의 과제를 발견한 『57번 버스』는 스톤월 도서상과 보스턴 글로브혼북 아너 상을 수상했다.
저자

대슈카슬레이터

DashkaSlater
수상경력이있는저널리스트로서《뉴스위크》《살롱》《뉴욕타임스매거진》등에기고한다.미국예술지원기금으로부터창작장학금을받았다.저서로소설『치명적인오류의책』(TheBookofFatalErrors),완다가그도서상을받은그림책『에스카르고』(Escargot)와『아기신발』(BabyShoes),청소년도서관협회선정도서인『사슴뿔호』(TheAntleredShip),『그후로도오래오래위험하게』(DangerouslyEverAfter)등이있다.인종과젠더,소년사법제도와회복적정의등다양한관점에서실제사건을치밀하게조사하고분석한『57번버스』로스톤월도서상을받았다.현재캘리포니아에살고있다.
dashkaslater.com

목차

일러두기10

2013년11월4일월요일11
오클랜드의두얼굴14

1.사샤
텀블-링,텀블러하기19ㆍ인칭대명사22ㆍ1001개의빈카드25ㆍ루크와서맨사31ㆍ그란투리스모237ㆍ네성별이무엇인지어떻게알아?39ㆍ젠더퀴어43ㆍ젠더,성별,성애,연애감정:몇가지용어들46ㆍ사샤에게적합한용어49ㆍ사샤되기50ㆍ공중화장실문제53ㆍ다시찾은공중화장실55ㆍ치마56ㆍ조깅59ㆍ백악관청원61ㆍ클립보드64ㆍ생애최고의날66ㆍ복장규정67ㆍ사샤와니모69

2.리처드
얼굴들의책75ㆍ등교첫날77ㆍ오랜친구78ㆍ오클랜드고등학교80ㆍ카프리스선생님83ㆍ이스트오클랜드의공주86ㆍ최고의엄마94ㆍ천번의바람과만번의기도96ㆍ그애가떠나온그곳100ㆍ그일이있기전에는103ㆍ그저두번의다툼105ㆍ체포108ㆍ일진좋은날이군111ㆍ만약에113ㆍ살해115ㆍ노력118ㆍ홀딱벗기다120ㆍ신뢰의문제121ㆍ결심123

3.불
2013년11월4일월요일127ㆍ57번버스129ㆍ오후4시52분132ㆍ불137ㆍ지켜보기140ㆍ콧수염사내142ㆍ전화통화143ㆍ림산불의설욕146ㆍ밤10시뉴스148ㆍ잠긴문149ㆍ메이벡151ㆍ시암153ㆍ내아들이라는것을알았어요155ㆍ경찰조사,첫번째157ㆍ미란다원칙161ㆍ경찰조사,두번째163ㆍ경찰조사,세번째166ㆍ킬트를입은남성169ㆍ이건실화야171ㆍ입소176ㆍ수술181ㆍ아직죽을맛이야183ㆍ기소혐의186ㆍ주민발의안21호188ㆍ재판기일193ㆍ빙글빙글도는세상195ㆍ물려받은책상196ㆍ청소년기의영향201ㆍ보틴병원에서의생활205ㆍ병문안미루기207ㆍ첫번째편지209ㆍ서류가방속으로210ㆍ사샤를위해치마를211ㆍ두번째편지213ㆍ우리모두서로를돌봅시다216ㆍ동성애혐‘호’219ㆍ세상이사샤에게보낸것222ㆍ우리는혐오에반대한다225ㆍ아무도잘모른다229ㆍ서클232ㆍ피부결손234ㆍ하나님은선한분235ㆍ꼭나여야만했을까?238ㆍ다시찾은메이벡239ㆍ생애최악의날들241ㆍ재회243

4.저스티스,사법혹은정의
이분법251ㆍ잔인하고이례적인?252ㆍ다시소년원으로255ㆍ다른선택을했더라면258ㆍ아직마음의준비가260ㆍ무슨말을해야할지모르겠지만261ㆍ포옹은언제나환영이에요263ㆍ위더피플265ㆍ예쁜267ㆍ무도회270ㆍ파급효과272ㆍ엉덩이때리기275ㆍ회복적정의281ㆍ그다지내키지않는284ㆍ시민대리처드286ㆍ지칠대로지친288ㆍ11부290ㆍ아마도292ㆍ여행가방293ㆍ기도295ㆍ유죄협상297ㆍ합의299ㆍ조건301ㆍ‘구조화된환경’이란303ㆍ그애친구들이어떻게되었는지보세요305ㆍ피해결과진술307ㆍ범생이형제회310ㆍ결국어떻게되었는지312ㆍ편지전달314ㆍ채드315ㆍ기회316ㆍ그때와지금321ㆍ위험한생각325ㆍ경과보고330ㆍ성숙도335ㆍ앤드류그리고이분법337ㆍ여러번의생일339ㆍ1001개의더이상비어있지않은카드342

젠더중립성과관련된주요사건들345
몇개의숫자들:미국의청소년구금실태349

감사의말351
자료제공354
옮긴이의말355
찾아보기359

출판사 서평

■진실에접근할수록더많이질문하고논쟁하고갈등하게하는이야기
이책은총4부로구성되어있다.1부와2부는각각사샤와리처드에관한것으로,1부는사샤의텀블러게시물,2부는리처드의페이스북사진들을해석한저자의시로시작한다.이아이들이무엇을좋아하고무엇을두려워하는지,안팎으로어떤일을겪으며자라왔는지,두아이가얼마나다르게살아가고있는지,그렇지만또얼마나비슷하게고민하고있는지를세세하게보여준다.아스퍼거증후군을앓고있으며보라색,고양이,러시아,대중교통을사랑하는에이젠더사샤.ADHD가의심되는못말리는말썽꾼으로사람들을웃기길좋아하는리처드.독자들은아이들자신에대해서는물론가족과친구,선생님,친척에대해서까지속속들이알게된뒤에야그날의고통스러운사건과그로인해완전히달라진두아이의삶을마주한다.리처드는사촌인로이드와친구자말이부추기는대로버스뒷자리에서잠든사샤의하얀치마에라이터로불을붙인다.불길이그렇게커질줄몰랐던리처드무리는깔깔거리며버스에서내리다가불길에휩싸인사샤를발견한다.사샤는다리에3도화상을입은채구급차에실려가고,이후몇차례나고통스러운이식수술을받는다.리처드는다음날학교에서연행되어경찰조사를받고혐오죄를포함한중상해죄를저지른성인범죄자로기소될처지에놓인다.사샤는‘치마를입은소년’으로,리처드는‘혐오범죄를저지른괴물’로세간의주목을받는다.
이어독자를끝없이고민하게만드는주요한쟁점들이드러난다.동성애혐오(homophobic)의철자도모르는리처드가정말젠더퀴어를노린혐오범죄를저질렀는가.열여섯살의흑인소년을성인으로기소하는것이공정한가.리처드는물론사샤까지성별과인종,선악의이분법위에서간단하게재단하고심판하는언론과대중,사법당국은과연이사건을얼마나제대로이해하고있는가.아이러니하게도다른누구도아닌사샤의가족들이리처드가왜그런짓을저질렀는지는누구도알수없고어떻게평가할지를판단할만큼그애에대해충분히알지못한다며가장조심스러운태도를보인다.그들은시종일관리처드를성인교도소에보내는것에반대했고,당장의처벌보다는출소후사회에다시해를끼치지않도록하는것을중요하게생각했다.언론과사법당국은사샤와그가족들만큼사건의전말과이후의영향을고민하고판단한것인가.
리처드는분명끔찍한잘못을저질렀고응분의대가를치러야한다.정말다행한일이지만사샤는자칫목숨을잃을수도있었다.사샤와그가족은이례적일만큼대단한포용력을발휘했지만,어떤경우에도피해자에게그와같은이해와관용을강요해서는안된다.다만리처드를성인으로기소하는문제와그근거가된‘혐오죄’판단기준은어떠한가.저자는석연치않은세차례의경찰조사과정,미성년의이성적판단을흐리는또래압력과뜨거운인지에대한설명,백인청소년과유색인청소년이같은범죄를저질렀을때성인으로기소되는비율이나성인교도소에수감되었던소년범의재범률등의통계자료를공개한다.
무엇보다저자는이책을통해양극화된공동체의틈을조금이나마메울수있기를,적어도그틈을독자들에게드러내보일수있기를바란다고말했다.미리정해진운명처럼낙오와범죄로이어지는열악한환경의보이지않는영향력으로부터아이들을,공동체를지킬수있을까.눈에보이는대상을거침없이판단하고비판하는데쏟는열의를이장기적인과제로이어갈수있다면아주불가능한일은아니리라.
우리사회에서도소년법악용에대한우려가커지면서촉법소년연령기준을낮추어야한다는주장이힘을얻고있다.이와관련해부산지방법원의천종호부장판사가청소년대상의강연에서강조한“소년법은여러분과같은보통의청소년들을지키는법이다.아이들이성장할때까지소년법을두고어른들이책임져야한다.”라는말을깊이생각해보면좋겠다.『57번버스』를통해저자가전하고자하는바도이와다르지않을것이다.

■공동체에의한,공동체를위한두번째기회
이것은비단리처드와사샤만의이야기가아니다.단순히흑인소년이십대에이젠더의치마에불을지른사건에관한보고서에그치지않는다.트랜지션이후에도계속해서자신이속하는범주에대해고민하는앤드류,우범지대에서자란흑인이기에죽거나감옥에가는게자신과친구들의숙명인것만같아두렵고슬픈세라,사샤가젠더퀴어라는이유로범죄의대상이된것같아충격을받은사샤의친구들과리처드가SNS상에서잔악한혐오범죄를저지른괴물이된현실에절망한리처드의친구들…….젠더,인종,장애,성장환경등‘나’를규정하는것들속에서후회없이‘나로살아가기’위한십대들의절박한고민이산재해있다.어떻게하면이들이각자의삶에서최선의선택지를가질수있는사회를만들수있을까?
사샤가화상병동에누워있을때,꼭젠더퀴어가아니더라도수많은사람들이‘치마입은에이젠더’사샤를응원하는선물과메시지를보내왔다.오클랜드의다양한시민들이57번버스정류장마다무지갯빛리본을달았고,사샤의학교에서도리처드의학교에서도사샤를응원하고혐오에반대하는캠페인을벌였다.비록지향하는방향이조금씩다를지라도모두가자발적으로성숙하고아름다운이해와사랑을보여주었다.리처드역시그러한관용속에서배우고성장해야할공동체의아이일것이다.잘못을저질렀을때성인범죄자들사이에던져놓고진짜괴물로키우는것보다는성인이아닌십대에게적합한교도로써두번째기회를제공하는것이진정으로공동체를지키는길이아닌지저자는묻고있다.또한사샤와그가족이보인이해와관용을강제해서는결코안되지만,리처드의참회와사샤의용서,두가족의이해와화해로부터우리는회복적정의를위해노력하는방법을배울수있다.
출간후인터뷰에서저자는이렇게말했다.“누군가를손가락질하며편파적이고나쁘다고비난하기는쉽다.반면에‘내게는우리지역사회의아이들이잘자라고있는지에대한책임이있다.’라고말하기는훨씬어렵다.”아이하나를키우는데온마을이필요하다는아프리카속담을떠올리게하는말이다.심판자가되는것은간단한일이지만책임자는그렇지않다.같은비극의재발을막는것은누구의책임인가.어쩌면독자는이책을읽으면서굳이내가고민하지않아도사는데별지장이없을듯한문제들에대해처음으로고민하게될지도모른다.태어나죽을때까지오롯이혼자일수있는사람에게는필요하지않을고민말이다.
책의말미에옮긴이가던진질문으로말을맺는다.

이책을읽으며자연스럽게우리가사는사회의포용력과관용으로생각이옮아가게됩니다.아스퍼거증후군을앓고말을더듬는,상의는남자옷에하의는여자옷을입은,자신이남자도여자도아니라고말하는청소년을과연우리사회가포용할수있을까요?사샤가언젠가티셔츠에검정색플리스재킷,하르르한흰색치마를입고회색헌팅캡을쓴채‘지하철노선을훌륭하게’갖춘서울을여행하게된다면,과연우리는이생경한방문객을따뜻한마음으로환영할수있을까요?또저소득층의한부모가정에서자란,피부색이다르고ADHD가의심되는전과2범의리처드가이사회안에서과연재기할수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