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건 의자입니다 (사토 마도카 장편소설)

좋아하는 건 의자입니다 (사토 마도카 장편소설)

$12.18
Description
“왜 하필이면 의자니? 책상도 아니고 댄스도 아니고 말이야.”
“글쎄요, 의자에는 사람의 온기가 있거든요…….”

3학년 A반 ‘의자 소년’과 3학년 B반 ‘바지 소녀’
좋아하는 ‘의자’ 하나로 뭉친 두 친구의 열혈 도전기
누군가에게 기대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기대를 받는다는 것, 서로 의지하는 105도의 관계……. 수고와 즐거움을 함께하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오키도 신의 가족은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모시기 위해 이사한다. 전학 온 첫날, 좋아하는 것을 묻는 질문에 의자라고 대답해 ‘의자 소년’으로 찍힌 신은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의자 디자인 뮤지엄』을 두고 슬랙스 차림의 짧은 머리 여자애와 얽힌다. 그 애는 ‘슬랙스 하야카와’ 혹은 ‘바지카와’로 불리며 교내에서 괴짜로 취급받는 하야카와 리리다. 서로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의자를 좋아한다는 드문 공통점을 가진 둘은 곧 친구가 된다. 의자 장인이었던 할아버지를 보며 의자 디자이너의 꿈을 키운 신과 신의 말마따나 “모델러가 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리리는 비밀리에 팀을 이루어 중학생 최초로 ‘전국 학생 의자 디자인 대회’에 도전하기로 한다. 안정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극심한 반대, 처음 알게 된 냉혹한 업계 현실, 협업 과정에서 마주한 갈등과 난관. 두 사람은 휘청거릴 때마다 서로 기대며 그들의 첫 의자를 함께 만들어 간다.

『좋아하는 건 의자입니다』는 십대들의 건강한 분투기를 빠른 호흡으로 담아내면서 흥미로운 ‘의자의 세계’도 한껏 들여다볼 수 있어 읽는 재미가 큰 책이다. 한국어판 표지는 설계도면을 연상시키는 모눈의 바탕 위에 주인공 신이 좋아하는 의자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은 원색적인 요소들을 얹어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저자

사토마도카

도쿄에서태어나1988년밀라노의도무스아카데미디자인학과를졸업했다.이탈리아에서제품디자이너로활동하는한편,『하늘색물갈퀴』로닛산동화와그림책그랑프리에서대상을받으며아동문학작가로데뷔했다.주요저서로우쓰노미야어린이상수상작인『슈퍼키즈가장못난최고의우리들』을비롯해『카페드기리코』『리젝션』『목각인형』(コケシちゃん)등이있다.의자디자이너와모델러를꿈꾸는두친구의대회도전기를그린『좋아하는건의자입니다』는일본청소년독서감상문대회의중학생도서로선정되기도했다.《계절풍》동인이자일본아동문학자협회회원이다.

목차

프롤로그7

1-특이한전학생9
2-의자소년20
3-바지소녀34
4-여자에게바지,남자에게스커트42
5-전설의모델러53
6-극비프로젝트,시작!68
7-아버지와의전쟁79
8-최강의파트너94
9-105도106
10-반항심보다호기심123
11-스튜디오데라다131
12-그래도아직은144
13-튼튼한사람의약한마음155
14-의자라는소우주166
15-프리스타일177
16-우리의자191
17-전국학생의자디자인대회200

작가의말215
옮긴이의말217

출판사 서평

■좋아하는것을아는사람의건강한싸움
『좋아하는건의자입니다』는두친구가좋아하는것을해내기위해고군분투하는이야기다.어른,아이할것없이팍팍한일상에치여취미도꿈도없고뭘좋아하는지도모르겠다고말하는세상에서,무엇을좋아하느냐는질문에곧바로답할수있는사람은얼마나행복할까.더욱이마음맞는친구를만나좋아하는일을함께해나간다는건또얼마나큰행운일까.강압적인아버지의반대와녹록하지않은현실에부딪치고깨지는신의모습이안쓰럽기는해도그만큼희망차보이는까닭이다.
진로탐색에서가장중요한첫단추는좋아하는것을찾는일이다.당장에구체적인직업을점찍기위해서가아니라,앞으로나아갈‘동력’을얻기위해서다.신과리리는이제겨우중학교3학년으로,신의할아버지말마따나“아직갈림길까지도가지못했”을지모른다.이들이열아홉이나스물이되어서도같은꿈을품고있을지,서른이나마흔즈음실제로의자디자이너와모델러가되어있을지는아무도,자신들조차도알수없다.그럼에도제가무엇을좋아하는지아는두사람은멈춰있지않는다.막연한계획들을구체화하고갈등이있을때는현실적인타협점을찾고미숙해서생기는실수들을곱씹고손보며,차곡차곡경험을쌓아간다.누가시켜서억지로하는것이아니라내가좋아서기꺼이뛰어든경험들은훗날어떤길에들어서든지지금까지그래왔듯앞으로계속움직이게하는저력이된다.좋아하는의자를만들기위해두사람이엄한부모,냉혹한현실,때로는서로그리고자기자신과벌이는싸움들은삶에서이어질숱한좌절과조급증을극복하기위한기초훈련인것이다.

■생생하고현장감넘치는의자의세계
사토마도카는작가로등단하기전부터제품디자이너로활동해왔다.그런만큼이작품에는작가자신의경험이충분히녹아있다.실제현장에서쓰는전문용어들이자연스레등장하고,설계부터제작까지모든과정과온갖시행착오가세세하게묘사된다.해당분야의전공자나업계종사자가아니라면알기힘든구체적이고현실적인정보들이풍성해,진로를탐색하는청소년은물론성인독자도새로운세상을알아가는즐거움을느낄수있다.세계적인디자이너들이디자인한의자이야기,SF영화와신화속의자이야기,의자의종류와재료이야기,등받이각도와팔걸이높이와접지점개수가의자의앉음새에미치는영향,의자에담긴철학은물론의자디자이너가되기위한진학팁(?)에이르기까지,‘소우주’라할만한의자의세계를엿보는재미가쏠쏠하다.
한편,신이아버지의친구들을만나디자인업계에대한조언을듣는부분도다른의미에서눈여겨볼만하다.

“우리회사도마찬가지야.다들미대를나온우수한인재들인데나한테와서혹사당하고있지.잔업이없는날이없거든.아르바이트도시급이아니라월급제라서잔업수당이없어.”

“내가디자인한것과똑같은물건이돌아다니기도해.디자인을베껴간회사를고소하면,그회사는맥없이도산해버려.그러고는또다른회사를차려서똑같은물건을팔지.고소하고도망가고쫓아가고,정신이없어.그렇지만소송을하려면돈이드니까결국에는포기할수밖에없지.더구나가격이한자릿수나차이가나니까모조품이더잘팔리기도하고.으음,그런세상이야.흔하디흔한얘기란다.”

“안정적인일자리를찾아다녔어.쉰군데이상면접을본것같은데,마지막에겨우지금다니는회사에들어왔어.수입은예전보다상당히줄어든편이지만,정사원채용이니까운이좋았다고해야겠지.회사에서는사보를만들고있어.”
운이좋다는생각은들지않는다.광고대행사에서아트디렉터로일하던사람이식품회사사보만드는일을한다.일거리가전혀다르잖아?

작가는이들의입을통해서일면화려해보이는크리에이터의고된삶,아무리재능과의지가있어도운이나타이밍에따라참담하게실패할수있는현실에대해냉정하게일깨워준다.크리에이터로서오랫동안현장에몸담아온작가는그세계의흥미롭고매력적인지점들만큼이나어둡고냉혹한이면에대해서도진정성있게이야기한다.

■서로살짝기대어함께꾸는105도의꿈
소설의원제인‘105도’(一○五度)는적당히기대앉을수있는의자의이상적인각도라고한다.그런데105도는비단의자등받이의각도만을의미하지않는다.사람과사람이서로기대선모양을형상화한‘사람인人’자의각도로,바람직한관계를상징하기도한다.
신과리리의협업은상대를이해하고성장해가는과정이기도하다.자기개성을감추고두루두루적당히맞추는데익숙한신은아이들의눈총에도꿋꿋이바지를입고다니며남자보다힘이약해모델러가될수없다는소리를듣지않으려체력을단련하는리리를만나미처몰랐던제안의편견들을발견한다.일정을조율하던중에신은디자이너는머리,모델러는손을쓰니디자이너의작업에맞춰야한다며은연중에디자이너가우위에있다는생각을드러낸다.그러고는기분이상해나가버린리리를두고여자라서히스테리를부린다고깎아내린다.

“신아,머리만커봐야별쓸모없단다.게다가기술자의화를돋우는디자이너중에쓸만한사람도없는법이야.일류디자이너는그런태도로기술자를대하지않아.작업은50대50이야.어느쪽이든위도없고아래도없어.리리한테가서사과하도록해.그렇게괜찮은아이는없어.(……)왜지르퉁해있냐?하나묻겠는데,너혼자서할수있니?”
“그거야……할수없지요.”
“그렇지?사실은말이다.의자디자이너라면모형정도는스스로만들수있어야해.목업까지자기가알아서만드는사람도있어.네가좋아하는임스부부도의자하나만드는데목업을50개,100개나만들었다고하더라.네가그렇게할수없으면그애한테부탁할수밖에없잖니?”

항상신의생각을존중하고지지하는할아버지가시쳇말로‘돌직구’를던지자,신은자신이얼마나오만한편견과하찮은성性적고정관념에사로잡혀있었는지깨닫는다.혼자잘난듯상대방의머리꼭대기에서내리누르려하는아버지의모습이제게도있었던것이다.신은105도이상리리에게기대고있으면서혼자90도로서있는양굴던태도를지체없이반성하고리리를찾아가사과한다.또부족하지만서로적당히기댈수있는관계가되자고얘기한다.이후로신은아무리사소한것이라도차별이나편견이담긴말은물론생각도하지않으려고애쓴다.리리와특별한우정을나누며신은일면아버지보다나은사람으로성장한것이다.
초반부에신은왜의자를좋아하는지묻는선생님에게“사람의온기”가있어서라고대답한다.당시에는물론의자에앉아온혹은앉게될사람들의온기를두고한말이다.실제로의자를만들면서,신은의자하나를만드는데얼마나많은사람들의손길이필요한지깨닫는다.든든한버팀목이되는파트너리리와주변의조력자들은물론,나무를심고베고운반하고가공하고볼트와나사를만들고부품을조이고천을만들고씌우는모든과정에서온사람의온기가의자에담기는것이다.막연히의자가좋아서의자디자이너를꿈꾸던신이의자제작사집안에서일찍이풍부한경험을쌓아온리리와의기투합해진짜의자를만들며함께꿈을구체화해나간다.실로“혼자꾸는꿈은꿈일뿐이지만함께꾸는꿈은현실이된다”는명언을십대들의빛나는드라마로구현해낸작품이라하겠다.

[옮긴이의말]
이소설의원래제목은‘105도’입니다.언뜻들으면고개를갸웃거리게되는말이지만본문에서이에대해친절하게설명합니다.105도는신과리리가만들려는의자의이상적인등받이각도입니다.이는단지의자등받이의이상적인각도만을의미하지는않습니다.105도는바람직한인간관계를상징하는숫자이기도합니다.지나치게타인에게의존하지도않고,독불장군처럼독단적인태도를취하지도않는각도말이지요.이각도의중요성을깨달으면서신은“누군가와수고와즐거움을함께하는일이이렇게재미있는줄몰랐다”고고백합니다.그리고스스로변했다고느낍니다.이것이성장이고성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