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 (태 켈러 장편소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 (태 켈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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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우승할 것이고 엄마와 나는 뉴멕시코로 가서 그 파란 꽃의 기적에 물들 것이고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괜찮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학기 초, 괴짜 닐리 선생님은 각자 중요한 과학적 질문을 생각해 내고 그 탐구 과정을 기록하라는 과제를 내 준다. 그러나 내털리는 지난여름 이후로 완전히 딴사람이 돼 버린 엄마 때문에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선생님은 질문을 정하기 힘들면 ‘달걀 떨어뜨리기 대회’에 나가 보라고 제안하고, 내털리는 거기서 희망을 발견한다. 대회에서 우승해 상금으로 뉴멕시코행 비행기표를 사자. 식물학자인 엄마가 한때 애정을 품고 연구하던 기적의 식물 ‘코발트블루 난초’를 엄마와 함께 보러 가자. 절대 꽃이 필 수 없는 곳에서 마법 같은 파란색으로 피어난 그 꽃을 보면 엄마는 다시 삶을 사랑하게 될 테니. 내털리는 별종인 단짝 친구 트위그, 범생이 새 친구 다리와 함께 엄마를 되찾기 위한 ‘달걀 작전’에 돌입한다.
『깨지기 쉬운 것들의 과학』은 표면적으로는 ‘달걀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기’라는 과학 실험에 관한 ‘탐구 일지’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닫힌 문 너머 우울증을 앓는 엄마를 바라보는 딸의 이야기이다. 금이 간 달걀에서 노른자가 새듯 섬세하고 함축적인 문장들의 틈으로 흘러나오는 끈적끈적한 감정이, 모두 말할 수도 없지만 아주 감출 수도 없는 중학생 아이의 솔직한 두려움과 슬픔과 분노와 희망이 자연스레 독자 마음의 틈으로 흘러든다. 독성 물질을 흡수해 마법처럼 피어났다는 코발트블루 난초, 깨지기 쉬운 달걀을 지키기 위해 내털리와 친구들이 만든 보호 장치 ‘마시멜란’, 차가운 자석이 더 힘이 세다는 결론을 얻은 자석 실험과 여러해살이식물의 동면 등 여러 과학적 장치들을 통해 작가는 기적도 없고 연약하고 불완전한 삶이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았으니 괜찮을 거라고 나지막이 말해 준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앞머리에 내털리가 너스레를 떨며 “당신이 평생 읽을 것 중 가장 훌륭한 관찰 기록일 것”이라고 한 것이 과장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자

태켈러

호놀룰루에서어린시절을보내며이야기를쓰고스팸무스비를먹고교내달걀떨어뜨리기대회에참가했다.(우승하진못했다.)브린모어대학을졸업한뒤뉴욕시로이사해출판계에서일했으며,현재매우고집센요크셔테리어와매우많은책을룸메이트로두고있다.데뷔작『깨지기쉬운것들의과학』은‘달걀떨어뜨리기대회’라는소재와‘과학일지’형식을통해,가족간에금이간곳을고치고쉽지않은우정을시험하며희망과사랑,기적을발견하는실험에관한이야기이다.한국계미국인인작가자신의정체성이좀더본격적으로드러날소설『호랑이를덫에가두면』(가제,WhenYouTrapaTiger)도출간할예정이다.
홈페이지:TaeKeller.com

목차

1단계.관찰9
2단계.질문15
3단계.연구조사45
4단계.가설61
5단계.실행계획91
6단계.실험139
7단계.결과227
8단계.결과분석307

저자의말313
감사의글314
옮긴이의말317

출판사 서평

■아프지만새로운결론을향해가는탐구여정
내털리가기억하는엄마는소리내어웃고용감하게저지르고항상정답을아는사람이다.지금엄마아빠방에있는사람은엄마모습을한다른존재이고,엄마를되찾고싶지만방법을모른다.언제나과학과제를도와주던엄마가이제내털리에게가장큰과제가되었다.엄마는아마도애정을쏟고있던코발트블루난초연구가중단되고상사인멘저교수에게해고되면서삶을놓아버린것일테니엄마를되돌릴수있는것은코발트블루난초일거라고내털리는생각한다.크고작은오해와착각,볼안쪽을깨물어도가라앉지않는기대를품은채오로지‘기적의꽃’을향하던내털리호의항해는어느덧엄마의연구실을급습해몇번이나잠긴문을열며외면하고싶은진실을발견하고가설이틀렸음을확인하는뼈아픈여정으로바뀌어있다.
달걀을시리얼로감싸보라는엄마의제안은틀렸고,엄마는해고된것이아니라스스로멈추었으며,한때멘저교수에게씨앗을받아엄마와함께키운것은코발트블루난초가아니라붓꽃이었다.공들인실험은실패로돌아가고기대가산산조각나고오해와착각이더나쁜진실로풀리고모든게다시는괜찮아질수없을것같은아픈밤.하지만아침이밝으면그앞에놓인것은기적이나마법도,절망도아닌새로운결론,아직은모르는두번째삶이다.

『깨지기쉬운것들의과학』은또한어느덧찾아온새로운시야에관한이야기이기도합니다.오랫동안품어온결론이나도모르는사이에이미내발에작아진신발과같아서,결국새로운결론을받아들이게되는일에관한이야기.닐리선생님같은특별한과학선생님이내주는과학과제를하지않더라도,우리는언제나관찰을하고결론을내리고그결론들과함께살아갑니다.그리고절망이라고생각했던것이사실은그렇지않다는새로운결론을만나게도됩니다._「옮긴이의말」중에서

이책표지에는스노글로브가그려져있다.언제든쉽게깨질수있는연약한유리안에담긴아름답고이상적인풍경.그처럼우리인생의아름답고좋은순간도언제든변하고망가질수있으며,깨어지는것들을언제나지킬수는없다.하지만그때도우리는여전히우리자신이다.완벽하지않은부모,완벽하지않은가족.하지만그것이곧절망을뜻하지는않는다는것을이책은이야기한다.

■우울증과‘함께’살아가기위해
이책은‘우울증으로위기를맞은가족이침묵속에빚어진상처를회복해가는과정’이라는서사를피상적이거나억지스럽게늘어놓지않는다.어른들처럼괜찮은척,이해하는척하는데능숙하지않은십대화자를통해‘우울증’과함께살아간다는것의공포와혼돈,분노를동반하는슬픔을솔직하게드러낸다.

슬퍼하고있다는이유로누군가에게화날수도있을까?
(……)엄마가필요했다.내머릿속을정리할수있도록도와줄누군가가필요했다.
엄마는미소를지으며고개를끄덕였지만정말듣고있지는않다는걸나는알수있었다.아빠는엄마가텅비어있는것이엄마탓이아니라고하고나도엄마가애쓰고있다는걸안다.하지만이렇게곁에앉아있는데도엄마가내말을듣지않는다고생각하자아는것도소용이없어졌다.

내털리가이혼란한감정들을극복해가는과정은우울증과‘함께살아가기’에대한다정한조언이되기도한다.대개우울증환자를둔가족들이그렇듯내털리와아빠도(내털리의아빠는전문상담사임에도)막연히괜찮을거라며엄마의‘상황’을외면하기도하고감정을숨기려고도한다.하지만결국분노든원망이든그리움이든감추지않고소리내어말했을때,마주하기힘든상황에서눈돌리지않고상처가얼마나깊은지어디가얼마나아픈지를확인했을때비로소새로운답이보이기시작한다.비록완벽한답이었다고는할수없지만끊임없이엄마의잘못이아니라고엄마에게시간을줘야한다고말하며내털리에게외부상담을권한아빠,내털리가입을열때까지느긋하게기다려주며네잘못이아니라고말해주는상담사도리스박사의모습도눈여겨볼만하다.어느한쪽의막연한노력이나이해를강요하지않고,당사자뿐만아니라지켜보는가족들에게도상담과도움이필요하다는사실을분명하게보여준다는점에서‘우울증’을대하는저자의진정성이느껴진다.

■불완전하지만진짜인‘나’를이루는겹겹의이야기들
내털리는한국계미국인이다.내털리의아빠는‘영진’이라는한국이름을가지고있으며,할머니는한국사람이다.아빠는어째서인지그사실이언급되는것을꺼리며나이가든뒤로는한국음식도먹지않는다.내털리역시그런분위기속에서자신이한국계라는사실을거의잊고지낸다.그러다인도출신인다리와친구가되어그집을찾았을때내털리는집안구석구석에서인도문화와핏줄에대한다리가족의애정이묻어나는것을느끼고,자신을이루는일부로서한국문화에관심을갖게된다.할머니와영상통화를하며복을불러온다는‘떡’을만들고엄마의크리스마스선물로겨울에도꽃이피는한국의‘동백꽃’을손수고른다.내털리는불편하거나부끄러운것이아니라‘나’를이루는하나의이야기로서자신의정체성을받아들인다.이책을쓴태켈러의어머니는소설『종군위안부』로전미도서상을받은한국계미국작가노라옥자켈러다.태켈러는작가가되는데큰영향을준어머니와자신의한국계정체성을무척사랑하고자랑스러워한다.‘정체성’의문제가이책에서는내털리를한걸음나아가게하는장치로서사용되었다면후속작『호랑이를덫에가두면』(가제)에서는조금더본격적인주제로서다뤄질예정이다.
내털리주변에는완벽하지않지만좋은사람들이많다.괴짜이지만‘과학’과아이들에게무한한애정을가진닐리선생님,엄마를해고했다는오해를샀지만사실은내털리만큼이나엄마를그리워하고기다려주는멘저교수,부모가‘원만하게’이혼한뒤이전처럼내털리와모든이야기를나누지는않게되었지만여전히내털리를가장잘이해하고내털리와늘함께하는단짝친구트위그,느닷없이친구가되었지만누구보다속깊고성실한새친구다리,특히트위그와다리는대회에서실패하고감당하기힘든진실과마주하게된그아픈밤에내털리를혼자두지않은정말고마운친구들이다.떨어지는달걀처럼불완전하고깨지기쉬운우리에게도지지대와완충재가필요하다.때로는가족,때로는친구가비록완벽하지않더라도서로에게지지대와완충재가되어준다.결국깨어지고만다고해도그순간혼자가아니라는사실은생각보다훨씬큰위안이될것이다.그러니손잡고말하는것을미루지말것,어쩌면이책이하고싶은말은그것인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