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예찬 (타자 윤리의 서사)

환대예찬 (타자 윤리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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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적 서사를 통해 본 환대의 윤리와 정신
타자에 대한 환대는 결국 자신을 향한 환대다

“타인을 향한 절대적이며 무조건적인 환대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2017년 10월호부터 2019년 5월호까지 월간 『현대문학』에 절찬 연재됐던 왕은철의 에세이 『환대예찬』이 출간되었다. 문학 속에 나타난 죽음과 애도를 살펴보면서, “결코 완성될 수 없”는 애도라는 행위를 예찬한 『애도예찬』, 인간의 상처, 그 트라우마의 흔적들을 더듬어본 『트라우마와 문학, 그 침묵의 소리들』에 이은 신작으로 왕은철의 ‘치유 시리즈’의 완성판이라 할 만하다. 인간이 빚어낸 환대의 방식과 윤리에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들을 우리 시대가 주목한 문학적 서사들을 통해 재해석하면서, 환대의 대상과 진정한 의미, 가능성에 대해 다면적으로 성찰하고 있다.

작가가 ‘애도’ ‘상처’ 그리고 ‘환대’에 이르기까지 ‘치유’라는 일관된 주제에 천착하여 목소리를 내게 된 건 20년 전 자크 데리다의 강연을 듣고 우리 사회의 한숨과 고통의 원인을 들여다보게 되면서부터다. 나치 독일과 유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과 흑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등등 이해와 적대를 둘러싼 인간의 갈등관계가 만들어내는 폭력과 증오, 잔인한 전쟁 속에서 희생되거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후 상심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타자’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고통의 역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마침표 없이 반복되고 있다. 그러기에 실패하더라도 애도의 과정에 기꺼이 몸을 맡겨야 하고, 자신의 상처를 인정하며 스스로를 보듬고, 고통의 원인을 제공한 이까지를 용서하는 선한 순환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필자는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할 사랑의 한 방식으로서의 ‘환대’를 예찬한다.
다시 말해서, 결코 용서할 수 없고 진정으로 환대할 수 없는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마음과 태도가 바로 이상적 환대이며, 그리고 이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환대라는 아름다운 정신이 일으킬 사소하고도 거대한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

타인을 향한 환대는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한 환대이며, 이것이야말로 틀림없이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을 이 책은 우리에게 선사한다.
저자

왕은철

전북대학교영문과를졸업하고펜실베이니아클래리언대학교와메릴랜드대학교에서각각영문학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H.B.이어하트재단,케이프타운대학학술재단,풀브라이트재단의펠로및한국학술진흥재단의해외파견교수를역임했으며,케이프타운대학과워싱턴대학에서객원교수로있었다.〈유영번역상〉〈전숙희문학상〉〈한국영어영문학회학술상〉〈생명의신비상〉〈전북대학교학술상〉〈전북대학교수업상〉을수상했다.『현대문학』으로등단한문학평론가이고,현재전북대학교영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철의시대』『피의꽃잎』『연을쫓는아이』등40여권의역서와『J.M.쿳시의대화적소설』(문화관광부우수도서),『문학의거장들』(한국연구재단우수도서),『애도예찬』(〈전숙희문학상〉),『타자의정치학과문학』(〈한국영어영문학회학술상〉,세종도서),『트라우마와문학,그침묵의소리들』(〈생명의신비상〉,세종도서)등의저서가있다.

목차

책머리에

“내딸을내줄테니손님에게는아무짓도하지마시오”
-환대의두얼굴

“제가보시를이전보다더하게해주십시오”
-수대나태자의무조건적환대

“생을사랑함은신을사랑하는것이다”
-타자로서의나환자,그목소리

“서러운사람에겐……서러운이야기를”
-몽실언니의환대

“있는그대로를받아들이는용기”
-디아스포라작가의한숨과향수

“나는존재한다따라서사랑한다”
-환대의계보

“HGWXX/7에게감사의마음을담아”
-적대적인타자의환대

“흐르는눈물을보며내어찌슬퍼하지않을수있을까요?”
-타자로서의장애인

“아무것도몰랐던거,미안해”
-타자에대한낙관과긍정

“신명껏돕겠습니다.아니강제라도하겠습니다”
-우리가아닌당신들의천국

“나는그를몰랐지만,영원히사랑할것이다”
-타자에게서불어오는윤리의바람

“그들이당신에게용서하지않을권한을주었나요?”
-얼굴없는타자의환대

“사랑하는힘은죽어가고있다”
-예루살렘의우울한사랑

“조국이여,진창에빠져버려라”
-팔레스타인의눈물

“이렇게빵을잘굽다니어디서배운거니?”
-환대의최종적인수혜자

“우리위에,‘그’위에다른존재가있는것같아요”
-밤비의환대

“나도네이름이마음에들어”
-철조망안으로들어간소년

“안하고싶습니다”
-박해의트라우마와바틀비

“나는내꽃에책임이있어!”
-어린왕자와‘길들임’의윤리

“죽지말아요.살아가요”
-환대로서의애도

출판사 서평

■이책에대하여

시대의고전,환대의서사들

필자는익히잘알고있는동화『어린왕자』『몽실언니』부터시대의고전도스토옙스키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까지,석가모니의이야기『수대나태자경』부터구약의『창세기』와『판관기』까지,노벨문학상수상작가오에겐자부로의작품부터최근한국문학을이끌어가는신예최은영의단편「씬짜오,씬짜오」까지,‘트래지컬리힙’의리드보컬인고드다우니의음반이자그래픽소설인『비밀의길』부터흥행영화「타인의삶」까지,환대의서사들을종횡무진경계없이찾아소개하며,우리가추구해야할환대,그의미를되새겨보고있다.

구약성서『창세기』와『판관기』의일화를바탕으로몇천년전에행해진‘무조건적환대’가가진절대적의미와거기에서파생된이면의폭력과희생의역사를되짚어보며,이상적환대의예를제시한다.

자신의모든것,심지어아이들을달라는바라문에게피눈물을흘리면서제자식들을내주는희생과보시를실천한수대나태자의일생을그린『수대나태자경』을소개하면서,상대가원하는것은무엇이든내주는것,더이상내줄것이없을때까지행하는보시가곧환대임을역설한다.

비천한환경속에서도끊임없이‘낮은자’들을품고그들을위해희생해온한여인의삶을그린권정생의『몽실언니』는작품의내용뿐아니라작가권정생이인생의마지막까지추구했던삶의방식을보여준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미미한모든생명에대한환대와연민으로가득했던권정생과몽실언니의선한태도는마치한사람의것처럼느껴진다.

도스토옙스키의소설『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은“나의삶에다른사람의삶을얻는삶”보다더큰환대가없음을,이소설의초가족적“환대의계보”를통해그본질을탐색한다.이작품이시대의고전으로남은이유이다.

윌리엄블레이크의시집『경험의노래』에나오는「타인의슬픔」을통해,오에겐자부로의평생장애를가진아들을위해헌신하는과정에서깨달은환대의본질에대해설명한다.연작소설?『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에수록된오에겐자부로의진솔한이야기는우리사회의소수자의삶,그리고그소수자를껴안고살아가는가족으로서의삶을다시한번심고하게한다.

2016년캐나다의록가수고드다우니의시에제프르마이어가그림을그린그래픽소설『비밀의길』은한번도만난적없으나억울하고안타깝게죽어간인디언소년차니웬작을향한가수의진정성있는환대의노래이며,그한명의노래가모두의합창으로확장되어세상을변화시키는사랑의아름다움을말한다.

‘현존하는가장위대한영어권작가’라일컬어지는J.M쿳시Coetzee의『야만인을기다리며』에서는불완전한존재인인간이환대를행하는과정을통해인간의내적결핍,윤리적갈증을해소시킬수있는궁극적인정신활동이환대의진정한정신이며,더불어환대의수혜자는행하는자가될수도있음을역설한다.

존보인의소설『줄무늬파자마를입은소년』에서철조망을가운데에두고우정을쌓게된두소년이죽음까지이르게되는,인간내부의“윤리적존재”가지시하는순진하고도무모한모험적형태의환대를보여준다.

어른을위한동화『어린왕자』에그려진어린왕자와여우의대화를통해,타자에대한인내심있는접근과그로인해서로세상의유일무이한존재가되는,책임감있는관계형성이야말로진정한환대임을강조한다.

작가한강의사적인경험을다룬에세이이자소설인『흰』과80년5월의아픔을다룬장편『소년이온다』가교차하는지점에주목하면서애도역시환대의한형식이며,따라서애도에실패하는것은환대에실패하는것이라는점을지적하고있다.

■뒤표지에서

환대는타자의“이름이무엇이든,언어가무엇이든,성별이무엇이든,종種이무엇이든,인간이든동물이든혹은신적인”존재이든,행해져야하는것이다.환대할수있는대상을환대하는것은쉬운일이다.그러나환대할수없는대상을환대할수있다면,그것이야말로이상적인환대일것이다.바로이것이데리다가말하는“무조건적환대”의개념이다.어쩌면그러한환대는이세상에존재하지않을지모른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것은우리가추구해야하는윤리적삶의나침반이어야한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