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무덤 (김엄지 소설 | 양장본 Hardcover)

폭죽무덤 (김엄지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1.20
Description
월간 『현대문학』이 매달 25일 발행하는 월간 핀 소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 023 출간 !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스물세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스물세 번째 소설선, 김엄지의 『폭죽무덤』이 출간되었다. 유례없는 소설가의 탄생이라며 크게 주목받으며 2010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한 이래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를 완성해가고 있는 김엄지의 이번 소설은 2019년 『현대문학』 5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이다. 어떠한 욕망도 추구하지 않고 미래를 간절하게 바라지 않는 인물들을 그려낸 전작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번 작품은 권태로운 삶 속에 스스로를 타자화하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황폐하고 무감한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삶의 풍경들을 김엄지 특유의 건조한 문체로 그려낸 소설이다.

여기 이미지에 지배당한 한 남자가 있다.
남자에게는 헤어진 여자가 있고 귀신 들렸다 생각하는 엄마가 있고 그런 엄마를 견디어내는 동생이 있다. 그들 곁에서 남자는 그 무엇도 변화시키려 하지 않고 그 무엇에도 갈급해하지 않는다. 남자의 일상 어디에도 삶의 욕망과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
남자는 간다. 혼자 카페에 가고 호프집에 가고 국밥집에 가고 장례식장에 간다.
남자는 엿듣는다. 동창을 영입하려는 콜센터 직원의 호언장담을 엿듣고, 스위스 지하 입자가속기에 대해 지껄이는 취객의 말을 듣고, 한 여자의 기행을 둘러싼 노인들의 대화를 엿듣고, 장례식장 조문객들의 수많은 대화를 엿듣는다.
남자는 본다. 천변의 언 물과 천변 산책로에서 혼자 걷는 흰 개와 떨어지는 눈과 테이블에 드리워진 자신의 그림자를 본다.
그리고 남자는 생각한다. 모텔과 여자와, 성욕과 벽에 대해 생각한다. 그 중 그가 가장 자주 생각하는 것은 ‘벽’에 관한 것이다. 벽을 빌리고 싶어 하고, 벽을 부수고 싶어 하고, 벽을 가장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이 뭘까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가 가장 많이 의식하는 것 역시 벽이다. (생각 속에서) 모텔에서 여자와 함께 누워 있을 때도 그는 벽을 의식하고, 호프집에서는 ‘벽대여’라고 쓰인 명함을 받고, 경찰서 벽에 붉은색으로 ‘다 죽어’라고 쓰인 낙서를 보며 벽이란 무엇일까 생각한다.
남자는 하고 있거나 이미 했다. 답장이 오지 않는 여자에게 끊임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귀신이 들러붙었다고 믿는 엄마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팥을 사서 달려간다. 자신의 몸에 붉은 팥을 뿌리는 엄마를 지켜보았고, 엄마를 요양원에 입원시켰으며, 이후 엄마의 죽음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약간의 죄책감에 시달린다.
남자는 드디어 벽을 마주한다. 빨간색 래커로 쓰인 ‘산송장’이라는 낙서와 허물어지다 멈춘, 건물의 한 면이었던 벽 앞을 지나게 된다. “이미지에 지배된 사람은 미쳐 살기 십상이라던데”, 언젠가 그런 말을 들었던 것을 떠올리며 남자는 미친 사람처럼 서 있는 큰 나무를 보며 자신의 두 다리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벅찬 세상과 자신을 분리시켜줄 도피처로서의 벽 앞에 섰으나 그가 만난 건 구원이나 희망이 아닌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산송장과 같은 자신의 모습일 뿐이다.
불꽃같은 삶을 꿈꾸어도 결국은 폭죽처럼 잠깐 터지고 결국은 이내 사그라져 모두 무덤으로 돌아갈 것을 아는 남자는 걷고 엿듣고 보고 생각만하며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갈 뿐이다. 이것이 그가 생각을 욕망하고 욕망을 생각하는 삶의 방식이다.

우리 안에서, 생각이 차갑고 생기 없는 “무덤” 같은 것으로만 남아 있고, 욕망이 뜨겁게 폭발한 뒤 덧없이 사그라지는 “폭죽” 같은 것으로만 남아 있는 한에서, 우리는 생각 혹은 죽음의 과정과 욕망 혹은 삶의 과정의 상호 침투를 통한 인간 존재의 긍정적 변형의 가능성을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도, 욕망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한 긍정적 가능성을, 생각은 욕망할 수 있는가? 욕망은 생각할 수 있는가? 김엄지의 『폭죽무덤』으로부터 떠오르는 물음은 희비극적 인간 존재들이 아직 제대로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잠재적인 긍정적 가능성을 향한 ‘생각의 욕망’ 혹은 ‘욕망의 생각’에 대한 물음이다.
-김대산, 『작품해설』 중에서
저자

김엄지

1988년서울에서태어나2010년『문학과사회』로등단했다.소설집『미래를도모하는방식가운데』,장편소설『주말,출근,산책:어두움과비』가있으며,〈김준성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폭죽무덤009
작품해설143
작가의말158

출판사 서평

폭죽과무덤사이,욕망과생각사이

우리에게“폭죽”은‘삶의이미지’와‘(어쩌면허무할지도모를)욕망의이미지’로나타나며,“무덤”은‘죽음의이미지’와‘(어쩌면지루할지도모를)생각의이미지’로나타나기에,“폭죽무덤”이란‘삶과죽음,욕망과생각이라는기이한이율배반적대립성들의불안하고고통스러운동거’를의미한다.(……)이러한해석은이소설이“추위와더위”혹은‘차가움(한기혹은냉기)과뜨거움(온기혹은열기)’에대한의식을반복적으로환기시켜준다는점에의해뒷받침될수있다.
-김대산,「작품해설」중에서

월간『현대문학』이펴내는월간〈핀소설〉,그스물세번째책!

〈현대문학핀시리즈〉는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을선정,월간『현대문학』지면에선보이고이것을다시단행본발간으로이어가는프로젝트이다.여기에선보이는단행본들은개별작품임과동시에여섯명이‘한시리즈’로큐레이션된것이다.현대문학은이시리즈의진지함이‘핀’이라는단어의섬세한경쾌함과아이러니하게결합되기를바란다.

〈현대문학핀시리즈〉소설선은월간현대문학이매월내놓는월간핀이기도하다.매월25일발간할예정이후속편들은내로라하는국내최고작가들의신작을정해진날짜에만나볼수있게기획되어있다.한국출판사상최초로도입되는일종의‘샐러리북’개념이다.

001부터006은1971년에서1973년사이출생하고,1990년후반부터2000년사이등단한,현재한국소설의든든한허리를담당하고있는작가들의작품으로꾸렸고,007부터012는1970년대후반에서1980년대초반출생하고,2000년대중후반등단한,현재한국소설에서가장활발하게활동하고있는작가들의작품으로만들어졌다.
013부터018은지금의한국문학의발전을이끈중추적인역할을한1950년대중후반부터1960년대사이출생작가,1980년대에서1990년대중반까지등단한작가들의작품으로꾸려졌으며,019부터024까지는새로운한국문학의역사를써내려가고있는패기있는젊은작가들의작품으로진행될예정이다.

발간되었거나발간예정되어있는책들은아래와같다.

001편혜영『죽은자로하여금』(2018년4월25일발간)
002박형서『당신의노후』(2018년5월25일발간)
003김경욱『거울보는남자』(2018년6월25일발간)
004윤성희『첫문장』(2018년7월25일발간)
005이기호『목양면방화사건전말기』(2018년8월25일발간)
006정이현『알지못하는모든신들에게』(2018년9월25일발간)
007정용준『유령』(2018년10월25일발간)
008김금희『나의사랑,매기』(2018년11월25일발간)
009김성중『이슬라』(2018년12월25일발간)
010손보미『우연의신』(2019년1월25일발간)
011백수린『친애하고,친애하는』(2019년2월25일발간)
012최은미『어제는봄』(2019년3월25일발간)
013김인숙『벚꽃의우주』(2019년4월25일발간)
014이혜경『기억의습지』(2019년5월25일발간)
015임철우『돌담에속삭이는』(2019년6월25일발간)
016최윤『파랑대문』(2019년7월25일발간)
017이승우『캉탕』(2019년8월25일발간)
018하성란『크리스마스캐럴』(2019년9월25일발간)
019임현『당신과다른나』(2019년10월25일발간)
020정지돈『야간경비원의일기』(2019년11월25일발간)
021박민정『서독이모』(2019년12월25일)
022최정화『메모리익스체인지』(2020년1월25일)
023김엄지『폭죽무덤』(2020년2월25일)
024김혜진(근간)
025조현(근간)
026듀나(근간)
027이영도(근간)
028백민석(근간)
029김희선(근간)
030최제훈(근간)

현대문학×아티스트송지혜

〈현대문학핀시리즈〉는아티스트의영혼이깃든표지작업과함께하나의특별한예술작품으로재구성된독창적인소설선,즉예술선집이되었다.각소설이그작품마다의독특한향기와그윽한예술적매혹을갖게된것은바로소설과예술,이두세계의만남이이루어낸영혼의조화로움때문일것이다.

송지혜
1985년서울출생.이화여대섬유예술과와동대학원졸업.경기도미술관,슈페리어갤러리,롯데갤러리,박영덕화랑,에스플러스갤러리,가나아트에디션등국내외에서수차례전시.컬러링북『시간의정원』(2014,북라이프),『시간의방』(2015,북라이프)시리즈미국,영국,프랑스,일본등26개국에판권수출.국내단행본사상최고금액으로북미판권수
출.한국,미국,영국,대만베스트셀러.2015년미국아마존〈올해의작가〉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