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가 된 엘레나

마녀가 된 엘레나

$10.39
저자

양유정

1971년경기도에서태어났으며,대구에서성장하였다.계명대학경제학과를졸업하였고,1998년『현대문학』으로등단하였다.

목차

지평리
9월,시에라리온
팔미도등대
Djibouti
발굴
1월1일
지평리가는길
희생양

작품해설|기억과배면을응시하는시선

출판사 서평

양유정(본명양준석)의첫창작집『마녀가된엘레나』가현대문학에서출간되었다.양유정은1998년현대문학에「트랜지스터공장아가씨」와「카프카의밤」이추천되어등단한이래시류에휩쓸리지않고개성있는작품들을발표하며주목을끌어왔다.
창작집에는그간그가발표했던소설들중성격을같이하는8편의작품을자선하여수록하고있다.이창작집안에서양유정이다루고있는중심주제는전체와개인의관계이고,중심소재를가져오는곳은전쟁,역사,신화속이다.그주제와소재는이미여러번영사된해묵은필름처럼보일수있다.그렇기에신인이라면당연히비켜가야할테제처럼취급된다.하지만양유정은이미형성된그거대한담론을정면으로가로지른다.그는이작전을성공시키기위해전략적으로,디테일한묘사보다는남성적힘이담긴직설적인서사전개를취한다.이점이양유정소설을다른소설과구별짓게하는지점이다.미시적인묘사와분석보다는,지적이며두터운독서력을바탕으로역사속으로스러진모델들을소설속에살려내현장감을확보하고,사건중심의예측하기힘든줄거리로흥미진진한작품을만들어내는것,이것이바로최근소설경향과거리를유지하는양유정소설의매력이자장점이다.
「지평리」는한국전쟁중미군과중공군의격전지였던‘지평리’를배경으로한다.중공군낙오부대의첸은랴오를비롯한동료셋과지평리에남아부대의후퇴시간을확보하는임무를맡는다.말이임무지그들은미전차부대진군속도를잠시지체시키는방패막이일뿐.첸은아군전체를위해자신들이희생당해야한다는사실은물론,남의땅에서낯선이방인과싸워야만하는전쟁에는어떤당위도명목도없다는깊은회의에빠진다.결국미군전차가닥치자첸은자신의생명이그어떤수단으로도사용될수없다고생각하며탈영을한다.
「팔미도등대」는대를이어등대지기가된백도수씨가어느날미군소속정보장교의요청에의해팔미도등대의불을밝혀인천상륙작전을돕게되는과정에서빚어지는개인의이념적갈등을담은이야기다.백씨는등대를밝히는날,서울에서흘러들어와백씨의조수가되어등대지기로일하고있는젊은이종민을불러등댓불을밝혀야하는자초지종을이야기해주고함께할것을권한다.하지만종민은일본배도미국배도비추고싶지않다며뿌리치고,대부도의인민군중대에사실을알리기위해팔미도를떠난다.
「지평리가는길」은「지평리」와대구를이루는작품이다.중공군이가로막고있는지평리일대를미전차부대가신속히뚫고나가기위해전차를엄호할중대로베렛대위의L중대가선발된다.베렛은연대장이나대대장의명령이불합리하다는것을알면서도사지로중대원들을밀어넣는명령을내릴수밖에없는입장.그는이전쟁에서살아남아연대장의야만적인명령을폭로하고군법재판에회부하겠다는결심만곱씹을뿐이었다.드디어중공군과대치상황에이르고,전차두대가파괴되고여기저기부하들이쓰러지는아비규환이벌어지고,결국베렛도총탄에쓰러진다.‘지평리’를배경으로한이두작품은,전체를위한개인의희생이어떻게강요되고미화되는지를전쟁이라는특수상황을통해확연히보여주고있다.
「희생양」은표제로삼은<마녀가된엘레나>와<라카엘라와네그로스의축제>,<존의희망과절망>의세편의에피소드로구성된작품.<라카엘라와네그로스의축제>는스페인탐험가라카엘라가핀리핀네그로스섬을탐험하던중만나원시부족의야만적제의―자신들이사육한인간을토막내살해해제물로바치는―에관한이야기.<존의희망과절망>은위대한작가를꿈꾸던존이1차세계대전중징집돼전방에배치되었다가독일군에게패배후후퇴하던중아군으로부터오인사격을받고전멸하다시피한다.연대장은중대장들을종신형에처한후연대원들의사기진작을위해다섯명의희생양을선발하는데,운없게도존이거기끼게된다.<마녀가된엘레나>는독일작가하인리히폰클라이스트의「칠레의지진」의다른이야기.엘레나는「칠레의지진」주인공의모델이되었던여인,여기서는그소설과달리지진이일어난후마녀로지목된엘레나는경찰에의해혀가잘린후끌려가공개화형에처해진다.혀가잘려억울하다는말한마디못한채.
이밖에「9월,시에라리온」은전쟁의어처구니없는야만성을,「Djibouti」와「1월1일」은인간의숨겨진폭력성을,「발굴」은역사에의해잊혀진어느개인의‘역사’를발굴해가는문학의역할,문학이있어야할위치를소설로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