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 (사육 외 22편)

오에 겐자부로 (사육 외 2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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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평생 문학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삶의 명제들이 담긴 오에 겐자부로의 단편선!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손수 가려 뽑아 고쳐 쓴 정수 23편을 담은 단편선. 60년 가까운 작가 생활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직접 고르고 손본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등단작부터 중기의 연작을 거쳐 후기까지 성, 정치, 기도, 용서, 구원 등 저자의 문학의 주제가 응집되어 있는 이 단편집에는 저자의 평생의 궤적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수록작은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어있는데 초기는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여덟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중기는 1980년대의 연작에서 고른 열한 편의 작품이, 후기는 1990년대에 걸친 네 작품이 담겨 있다.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윤리적 자세를 끊임없이 자문해 온 망명자이자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인류 구원과 공생을 역설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오에겐자부로

저자오에겐자부로(大江健三?,1935~)는1994년스웨덴한림원은‘시적인힘으로생명과신화가밀접하게응축된상상의세계를창조하여현대에서의인간이살아가는고통스러운양상을극명하게그려낸’공로로일본작가오에겐자부로를이해노벨문학상수상자로선정한다.오에는시대를살아가는작가의윤리적자세를끊임없이자문하며개인적인체험을녹여낸소설에서핵시대의지구와우주의관계를그린미래소설까지다양한스펙트럼의작품을보여준세계문학의거장이다.
고등학생시절,평생의스승이될와타나베가즈오의『프랑스르네상스단장』을읽고‘자유검토의정신’에감명받아그가가르치고있는도쿄대학교의프랑스문학과에진학하기로결심한다.스승에게서전해받은배운휴머니즘과관용의정신은이후오에의삶과문학의버팀목이된다.
1957년《도쿄대학신문》에게재된「기묘한아르바이트」가평론가들의호평을받고같은해「사자의잘난척」을발표하면서학생작가로등단한다.등단후그는특유의역동적인상상력을토대로일상의경험을통해인간의실존과존재의근원적인불안을표현하되이를사회문제와연계시키는작품을계속해서선보이는데,아쿠타가와상(1958),신초샤문학상(1964),다니자키준이치로상(1967),노마문예상(1973),요미우리문학상(1982),오사라기지로상(1983),가와바타야스나리상(1984),이토세이문학상(1990)등을수상하며명실상부한일본전후세대의대표적인작가로자리매김한다.한편1963년두개골이상을가진큰아들의출생은그에게새로운문학의경지를개척하는계기로작용했으며,이를소재로삼은『개인적인체험』이노벨문학상수상작으로선정되어일본전후세대의문제를인류의보편적문제로확대한작품으로서세계문학에커다란반향을불러일으켰다.
「기묘한아르바이트」를다시써보자고마음먹은시점이자신이의식적으로소설가가된첫걸음이라고이야기하는그는쓴것을계속고쳐나가며내용이나문체를확정지어가는일이자신의‘소설가로서의습관’이라고말한다.새벽6시면일어나생수한잔을마신후오후2시까지꼬박여덟시간글을쓰고,나머지시간대부분은책을읽는다.오에는외국어와일본어를대조하면서읽는작업을통해일본어로새로운문학형식을만들기를바랐다.
일찍이고향에는돌아가지않는망명자로서중심을비판하는장소에서일을할것을결심했던그는우익단체의협박과테러위협에마주하면서도천황제,국가주의,자위대이라크파병,헌법9조개정움직임을비판하는등행동하는지식인의모습을보여주었다.여든이넘은지금까지도작품을발표하고,전후정신의근간이흔들리는위기에맞서면서반전반핵과인류의공존을역설하고있다.

목차

Ⅰ초기단편
 기묘한아르바이트
 사자의잘난척
 남의다리
 사육
 인간양
 돌연한벙어리
 세븐틴
 공중괴물아구이

Ⅱ중기단편
연작「‘레인트리’를듣는여인들」
 슬기로운‘레인트리’
 ‘레인트리’를듣는여인들
 거꾸로선‘레인트리’

연작「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
 순수의노래,경험의노래
 분노의대기에차가운갓난아이가솟아올라
 떨어진다,떨어진다,절규하며……
 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

연작「조용한생활」
 조용한생활
 안내인

연작「하마에게물리다」
 하마에게물리다
 ‘하마용사’와사랑스러운라베오

Ⅲ후기단편
 ‘울보’느릅나무
 벨락콰의10년
 마고왕비의비밀주머니가달린치마
 불을두른새

오에겐자부로후기_삶의습관
옮긴이의말_한권으로읽는오에겐자부로입문
오에겐자부로노벨문학상수상연설
오에겐자부로연보
오에겐자부로국내출간도서

출판사 서평

개인적인체험을바탕으로
인류구원과공생을역설하는세계적작가,오에겐자부로


“아직도내소설에의미가있는것일까?”
시대를살아가는작가의윤리적자세를끊임없이자문하며개인적인체험을녹여낸소설에서핵시대의지구와우주의관계를그린미래소설까지다양한스펙트럼의작품을보여준세계문학의거장.전후戰後일본문학을대표하는문인이자1994년노벨문학상수상자인오에겐자부로가60년가까운작가생활동안발표했던모든단편소설중에서직접스물세편을가려뽑아고쳐쓴『오에겐자부로자선단편大江健三?自選短編』(2014)이현대문학의「세계문학단편선」스물한번째권으로출간되었다.2011년3월11일동일본대지진과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사고직후집필에들어갔던『만년양식집』(2013)을마무리지으면서이로써소설창작을마감한다고선언한오에는“나는어떤소설가이고,어떤시대를표현해왔는가”라는물음을던지며우선자신의모든단편소설을객관적인시선으로다시읽기시작했다.그리고곧장『오에겐자부로자선단편』을엮는일에착수했는데,그는스스로이책에‘정본定本’이라는위상을지웠다.성性,정치,기도,용서,구원등오에문학의주제가응집된한권으로,그의평생의궤적이뚜렷하게드러난기념비적인선집이다.
스물세편의작품들은초기·중기·후기세시기로나뉘어실려있다.초기단편들로는1957년《도쿄대학신문》에게재된「기묘한아르바이트」와1958년상반기아쿠타가와상수상작「사육」을비롯하여우익극단주의자들과좌익지식인및예술가들양쪽에게공격받은「세븐틴」,『개인적인체험』의또다른결말을보여주는「공중괴물아구이」까지1950년대와1960년대에발표된여덟작품을골랐다.특히등단후2년간쓰인단편은사르트르와실존주의의영향을강하게받았는데암울한상황에서저항의의지조차품지못하고무기력하게살아가는동시대의젊음을‘감금상태’로해석한독특한작품들로선명한색채를지니고있다.중기단편들로는『‘레인트리’를듣는여인들』『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조용한생활』『하마에게물리다』같은1980년대와1990년의연작에서열한편을골랐는데,단편들을겹치는형식으로이야기를복잡하게만들어풍성한테마를그리고자했다.이작품들에서는생과사의절실함이압도적인생생함을띠고중층적으로전개되며,오에가평생동안문학으로극복하고자애쓴삶의명제들이오롯이드러나있다.후기단편들로는1992년에발표된「마고왕비의비밀주머니가달린치마」를비롯하여1990년대에걸친네편을골랐는데,이후로그는장편소설에전념하게되므로전환점을맞은단편소설가로서의오에를만날수있는시기이다.
반세기이상에걸친작품활동의전모를한눈에알수있는『오에겐자부로자선단편』의또다른의미는오에를소설가로서만들어온습관이오롯이배어있다는데있다.「기묘한아르바이트」가평론가들의호평을받으면서한문예지로부터손질하여싣지않겠느냐는제의가들어왔고,이를고쳐쓰는과정에서‘허무’라는동일한테마의「사자의잘난척」이탄생했다.「기묘한아르바이트」를다시써보자고마음먹은시점이의식적으로소설가가된첫걸음이라고이야기하는그는일단쓴것을계속고쳐나가며내용이나문체를확정지어가는습관으로지금까지살아왔다.오에는평소에도일관되게퇴고야말로소설가가배워야할가장중요한덕목이라고강조해왔는데,이책역시상당한가필과수정이가해졌다.구두점의위치와어순을바로잡는데서부터수식어를많이빼고원래의설정이나내용을변경하는등“세부를적확하게하고,현재사회를살아가는나자신과공생하는언어의감각으로고쳤다”고한다.

1935년일본시코쿠에히메현의산골마을에서태어나자란오에는아버지의죽음과일본의패전을겪으며불시에사건은벌어지고자신과사회가이에따라변한다는사실을일찌감치깨달았다.그런혼돈의와중에서도남달리감수성이예민했던그의마음을사로잡은것은민주주의헌법과교육기본법이었다.오에의평생을관통하는평화,민주주의에대한신념은바로이시기부터형성된것이다.또한오에는고등학생때평생의스승이될와타나베가즈오의『프랑스르네상스단장』을읽고‘자유검토의정신’에감명받아와나타베가가르치는도쿄대학교의프랑스문학과에진학하기로결심하는데,스승에게서전해받은휴머니즘과관용의정신은이후오에의삶과문학의버팀목이되었다.
「기묘한아르바이트」이후잇따라문예지에소설을발표한그는‘오에겐자부로라는엄청난재능을지닌작가가나타나서작가지망생들이붓을꺾었다’라는말이나올정도로1960년대일본문단의군계일학이었다.등단후그는특유의역동적인상상력을토대로일상의경험을통해인간의실존과존재의근원적인불안을표현하되이를사회문제와연계시키려는작품을계속해서선보였고,아쿠타가와상(1958「사육」),신초샤문학상(1964『개인적인체험』),다니자키준이치로상(1967『만엔원년의풋볼』),노마문예상(1973『홍수는나의영혼에이르러』),요미우리문학상(1982『‘레인트리’를듣는여인들』),오사라기지로상(1983『새로운사람이여눈을떠라』),가와바타야스나리상(1984「하마에게물리다」),이토세이문학상(1990『인생의친척』)등을수상하며명실상부한일본전후세대의대표적인작가로자리매김한다.1963년두개골이상을가진장남히카리의출생은그에게새로운문학의경지를개척하는계기로작용했는데,장애를가진아이와살아간다는현실을문학적으로승화시켜소설로씀으로써스스로를상대화하여현실을일단락짓고앞으로내디디는힘을얻게했다.그리고이를소재로삼은『개인적인체험』이노벨문학상수상작으로선정되어일본전후세대의문제를인류의보편적문제로확대한작품으로서세계문학에커다란반향을불러일으켰다.스웨덴한림원은‘시적인힘으로생명과신화가밀접하게응축된상상의세계를창조하여현대에서의인간이살아가는고통스러운양상을극명하게그려냈다’며수상이유를밝혔다.
오에겐자부로라고하면장편소설의인상이강하지만그의문학적토양을일구어내고현대를대표하는작가로서의위치를확정지은것은초기단편들이다.그뿐만아니라이책에실린단편을더듬어가다보면각시기에쓰인장편의전개방향을미루어짐작할수있다.『오에겐자부로자선단편』은그동안오에의작품을선뜻읽기어려웠던독자들에게입문서와같은책이될것이다.

세계문학을바라보는새로운관점〈세계문학단편선〉

세계문학을바라보는장편소설위주의관습에서벗어나단편소설에초점을맞춘〈세계문학단편선〉시리즈는그동안단편이라는이유만으로우리에게제대로소개되지않았던거장들의주옥같은작품들과단편소설이라는장르의형성과발전에불가결한대표작가들을소개할것이다.아울러지구촌시대에걸맞게지금까지우리에게는문학의변방으로여겨져왔던나라들의대표적단편작가들도활발히소개해단편소설의발전이문화의중심지에국한된것이아니라도처에서이루어져왔음을독자들이확인할수있게할것이다.현대대중문화의성장은전세계적으로미스터리,호러,SF등문학장르의분화를촉진했는데이러한장르문학의형성에도단편소설은결정적인역할을했다.그러한장르문학의형성과발전에크게기여한작가들의단편역시새롭게조명할것이다.
21세기인현재에이르기까지단편소설은그리스신화가그러했듯이삶의불변하는단면을촌철살인의관찰력과응축된예술적형식으로꾸준히생산해왔다.작가들이저마다의개성으로그린칼로베어낸듯날카로운인생의다양한단면들은시공을초월해오늘의우리에게도깊은감동을준다.새로운문학적기법과실험의도입을통해단편소설은현재도계속진화,확장되고있다.작가의예술적열정이가장뜨겁게투영된다양한개성의다채로운단편들을통해문학이제공할수있는최고의통찰과재미를느낄수있을것이다.에드거앨런포는문학작품은독자가앉은자리에서다읽을수있을정도로짧아야한다고말했다.바쁜일상의삶을사는현대인들에게〈세계문학단편선〉은중심을잃지않고삶과사회,나아가세계를바라볼수있는더할나위없이좋은친구가될것이라믿는다.

[책속으로추가]

나는어둠에익숙해진눈이선실잡동사니와그그림자속에서유령을발견할까봐두려워눈을꾹감고겁에질린채잠의공포가다가오기를기다렸다.잠이들기직전나는언제나공포에사로잡혔다.죽음의공포,나는토악질이나올정도로죽음이무서웠다.죽음의공포에짓눌려실제로속이메슥거리고토할것같았다.내가두려워하는죽음은이짧은생다음에몇억년도더무의식의제로상태로견뎌야한다는것이었다.이세계,이우주,그리고또다른우주가몇억년이고존재하는데나는그동안죽제로상태다.영원히!나는사후의무한한시간을생각할때마다공포에질려정신을잃을지경이었다.나는물리수업첫시간에이우주에서똑바로로켓을쏘면그너머에는‘무의세계’가있다,다시말하자면‘아무것도없는곳’으로가고만다는소리에큰충격을받았다.그리고그로켓이결국은이우주로돌아온다,무한히똑바로멀어지는동안돌아오는것이다,라고물리선생이설명하는동안기절하고말았다.오줌을싸고똥을싸고,큰소리로고함을지르며공포에질려기절하고말았다.정신이돌아온다음에엄습하던수치심,악취를풍기는스스로에대한혐오,견디기어려운여자애들의시선……그러나그보다도나는물리적공간의무한성과무한의개념으로부터시간의영원성과죽음으로제로가되는자신의존재등에공포를느껴서기절하고말았다는말도못하고선생과반아이들에게내가간질이라고믿게하려고애를썼다.그로부터나에게는마음을나누는진실한친구가없어지고말았다.그리고한없이먼곳으로혼자서여행을떠나는악몽에시달리게되었다.죽은사람이라면의식이없으니공포를느끼지않을것이다.그런데어떻게된건지꿈속의나는무한히먼별에서혼자서눈을뜨는공포를늘의식하고있었다.악랄한꿈배급자의간교한발명이다.죽음의공포와그악몽은다가오고있었다.나는다른생각에정신을쏟으려고악전고투를벌이다가비몽사몽중에회상에빠져들었다.
_211~212쪽,「세븐틴」에서

그분노에대해서예를들어다카야스갓짱의망령이나타나‘넌결국자기를위해서도타인에게도아무짝에도쓸모없는긴여행을와서는여자청중에게무시하는말을듣고도대답하나시원스럽게못하고,여행목적이었던약속은바람맞고그러고도상대방원망도못하고.그얼간이같은자신에게화가나는거야’라는소리를한다면그것도맞는말이다.그러나이무력감이라는재에파묻혀있는불같은분노는내삶의근본에긴세월에걸쳐장착된것이기도했다.나는그것을표현하기위해서소설을써왔는지도모른다.그러나실제로이경험을소설로쓰게된다해도지금내속에서솟아오르는분노를제대로그려내기는쉽지않을것이다.
지금나는우리아버지가급사했던나이에가깝다.세는나이로쉰살의아버지는한겨울밤중에윗몸을일으켜서옆에서자고있던엄마가너무놀라평생두통약에의지할수밖에없게만들정도의분노에불타는소리를지를때가있었다.아버지는마침내홍수가진강에거룻배를타고나갔다가죽었다.그아들인나또한어정쩡한자신의삶을끝낼때불쌍하게도분노의고함만지르게되지는않을까?사후에원자혹은분자로이세상에동화.그평안을가져다주는죽음에관한사상도우리가젊은시절부터동정이나하고진지하게상대하지도않았던그다카야스갓짱에게서나온것이었다.그생각이야말로분노의고함에더불어면할수없는죽음을응시하는그최후의순간유일한위로일지도모르는데.……꼬리에꼬리를무는자잘한생각들도어느새뜨음해지고나는그저분노의덩어리가되어50미터정도되는두개의방사제둑사이를헤엄쳤다.
_414쪽,「거꾸로선‘레인트리’」에서

그런H를지켜보고있는데불쑥2주전에그가했던말의의미가이해되었다.확실히스나가와로가는버스에서친구들에게‘혼의이륙’연습이야기를했던기억이났다.그러나그것은어린시절정형화된일련의꿈의연장에서본또하나의꿈의추억이었다.숲속골짜기에아이들이모여서여기저기비탈에서글라이더활공처럼지면을뛰어가다가는공중으로뛰어오르는연습을했다.죽을때혼이원활하게육체를빠져나갈수있도록하는‘혼의이륙’연습인것이다.혼은육체를빠져나가면골짜기의하늘로날아올라자신의껍데기인유해가가족들과친구들에게처리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