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하루키는21세기소설을발명했다.
_《뉴욕타임스북리뷰》
직업으로서의소설가,
‘무라카미하루키’로살아온삼십오년의
작가론적문단론적문예론적인생론적집대성
이책에담긴일련의원고를언제쯤부터쓰기시작했는지확실하게는기억하지못하지만,아마도오륙년전이었을것이다.내가소설을쓰는것에대해,이렇게소설가로서소설을써나가는상황에대해,한자리에정리해서말하고싶은마음이예전부터있어서일하는틈틈이시간을내그런글을조금씩단편적으로테마별로모아두었다.즉이건출판사에서의뢰를받아쓴글이아니라처음부터자발적으로,말하자면나자신을위해쓰기시작한글이다.
_『직업으로서의소설가』「후기」에서
무라카미하루키만큼오해받아온작가도없을것이다.‘하루키스트’라는조어가생겨날정도로세계적으로많은독자를가지고있으면서도한편으로는많은평론가들에게혹독한평가를받는다.‘사회적으로무책임’‘제국주의적’등강도높은비난속에서도침묵으로일관해왔던그가1979년등단이후최초로자신의작가론적,문단론적,문예론적견해를청중에게말을건네는듯한소박한형식으로풀어놓았다.이따금인터뷰나에세이를통해언급했던글쓰기와그현장을비롯하여,이를뒷받침하는문학을향한,세계를향한생각을총괄하여한권에정리했다.
『직업으로서의소설가』는‘무라카미하루키처럼’되기위해서는어떻게해야하는가,라는질문에답하는책이다.문인이라는구태의연한허상을벗어던지고그야말로생업으로서의소설가에대해말한다.삼십오년동안지속적으로소설을써내기위한일상적인실천,건전한야심을품고해외시장에도전한개척자로서의모험과성공,소설로먹고살기위해작가가자신의생업에대하여지녀야할자질과태도를열두개의장을통해구체적으로밝혔다.문단권력의거센공격,세상에난무하는문학에의오해에대한친절한설명서이자소설가및소설가지망생이국내를뛰어넘어세계적인베스트셀러작가로성장할수있는힌트가가득담긴,매우피지컬한문학경영전략서가될것이다.아울러직업적인소설가무라카미하루키의삼십오년을더듬어가노라면그가하는이야기가궁극적으로는어떻게살아가야할것인지에관한문제와닿아있음을느끼게된다.
한편일본발간당시가장먼저화제가되었던것은책의이례적인판매방식이었다.초판10만부중9만부를일본최대의오프라인서점기노쿠니야에서매입하여일부는자사매장에서판매하고나머지는다른서점에공급했는데,요컨대『직업으로서의소설가』를구하려면인터넷서점보다는오프라인서점을찾아야했다.이는인터넷서점에의대항책이었을뿐만아니라종래의출판유통시스템,즉출판사가중개업체를통해전국의서점에신간을배본한다는,오랜세월동안이어져온시스템의개혁을위한시도였다고한다.
제1회소설가는포용적인인종인가
하지만링에오르기는쉬워도거기서오래버티는건쉽지않습니다.소설가는물론그점을아주잘알고있습니다.소설한두편을써내는건그다지어렵지않아요.그러나소설을오래지속적으로써내는것,소설로먹고사는것,소설가로서살아남는것,이건지극히어려운일입니다.보통사람은일단못할짓,이라고말해버려도무방할지모릅니다.거기에는뭐랄까,‘어떤특별한것’이점점필요해지기때문입니다.그나름의재능은물론필요하고그만그만한기개도필요합니다.또한인생의다른다양한일들과마찬가지로운이나인연도중요한요소입니다.하지만거기에더해서어떤종류의‘자격’같은것이요구됩니다.이건갖춰진사람에게는갖춰져있고,갖춰지지않은사람에게는갖춰져있지않습니다.애초에그런것이갖춰진사람도있는가하면후천적으로고생고생해가며습득하는사람도있습니다.
제2회소설가가된무렵
첫소설을쓸때느꼈던,문장을만드는일의‘기분좋음’‘즐거움’은지금도기본적으로변함이없습니다.날마다새벽에일어나주방에서커피를데워큼직한머그잔에따르고그잔을들고책상앞에앉아컴퓨터를켭니다(이따금원고지와오래도록애용해온몽블랑굵은만년필이그리워지지만).그리고‘자,이제부터뭘써볼까’하고생각을굴립니다.그때는정말로행복합니다.솔직히말해서,뭔가써내는것을고통이라고느낀적은한번도없습니다.소설이안써져서고생했다는경험도(감사하게도)없습니다.아니,그렇다기보다내생각에는,만일즐겁지않다면애초에소설을쓰는의미따위는없습니다.고역苦役으로서소설을쓴다는사고방식에나는아무래도익숙해지지않습니다.소설이라는건기본적으로퐁퐁샘솟듯이쓰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
제3회문학상에대해서
물론이두사람은과격한예외인지도모릅니다.독자적인스타일과일관된반골정신으로인생을살아온사람들이니까.하지만그들이공통적으로느꼈던것은,혹은태도로서표명하고자했던것은아마도‘참된작가에게는문학상따위보다더중요한것이아주많다’라는것이겠지요.그하나는,자신이의미있는것을만들어내고있다는실감이고,또하나는그의미를정당하게평가해주는독자가-그수의많고적음은제쳐두고-분명하게존재한다는실감입니다.그두가지확실한실감만있다면작가에게상이라는건어떻게되든상관없는것입니다.그런건어디까지나사회적인혹은문단적인형식상의추인追認에지나지않습니다.
제4회오리지낼리티에대해서
내생각에는(이라고할까,그렇기를바라는것인데)그런자유롭고내추럴한감각이야말로내가쓰는소설의밑바탕에자리한것입니다.그것이기동력이었습니다.자동차로비유하자면엔진입니다.다양한표현작업의근간에는늘풍성하고자발적인기쁨이있어야만합니다.오리지낼리티는바로그러한자유로운마음가짐을,제약없는기쁨을,많은사람들에게최대한생생한그대로전하고자하는자연스러운욕구와충동이몰고온결과적인형체에다름아닌것입니다.
제5회자,뭘써야할까?
다시영화얘기인데,스티븐스필버그가제작한〈E.T.〉에서E.T.가창고의잡동사니를쓸어모아그걸로즉석통신장치를만들어내는장면이있습니다.기억나시는지요.우산이라든가전기스탠드라든가식기라든가전축등등,한참오래전에본영화라자세한건잊어버렸지만그자리에있던가정용품을이것저것적당히조합해척척만듭니다.즉석에서척척만들었어도실은몇천광년떨어진모성母星과연락이가능한본격적인통신기입니다.영화관에서그장면을보고크게감탄했었는데,뛰어난소설이란분명그런식으로만들어지는것입니다.재료그자체의질은별로중요하지않습니다.무엇보다거기에반드시있어야하는것은‘매직magic’입니다.일상적이고소박한재료밖에없더라도,간단하고평이한말밖에쓰지않더라도,만일거기에매직이있다면우리는그런것에서도놀랍도록세련된장치를만들어낼수있습니다.
그러나어떻든우리에게는각자자신만의‘창고’가필요합니다.아무리매직을구사하더라도아무것도없는곳에서실체를만들어내지는못합니다.E.T.가훌쩍찾아와“미안하지만너의창고속물건몇가지를쓰게해주겠니?”라고말했을때,“좋아,뭐든마음대로써”라고덜컹문을열어보여줄만한‘잡동사니’의재고를상비해둘필요가있습니다.
제6회시간을내편으로만든다-장편소설쓰기
즉중요한것은뜯어고친다는행위그자체입니다.작가가‘이곳을좀더잘고쳐보자’라고결심하고책상앞에앉아문장을손질한다,라는것자체가무엇보다중요한의미가있습니다.그에비하면‘어떻게수정하느냐’라는방향성따위는오히려이차적인문제인지도모릅니다.많은경우,작가의본능이나직감은논리성이아니라결심에의해좀더유효하게이끌려나옵니다.숲을몽둥이로두드려안에숨은새를날아오르게하는것과같은일입니다.어떤몽둥이로두드리든,어떤식으로두드리든,그결과에큰차이는없습니다.아무튼새를날아오르게하면그걸로좋은것입니다.새들의움직임의역동성이고정되어가던시야를뒤흔듭니다.그것이내의견입니다.뭐,상당히난폭한의견인지도모르지만.
아무튼고쳐쓰는데는가능한한많은시간을들입니다.주위사람들의충고에귀를기울이고(화가나든말든)그것을염두에두고참고하며고쳐나갑니다.조언은중요합니다.장편소설을다쓰고난작가는대부분흥분상태로뇌가달아올라반쯤제정신이아닙니다.왜냐하면제정신인사람은장편소설같은건일단쓸리가없기때문입니다.그러니까제정신이아닌것자체에는딱히문제가없지만,그래도‘내가어느정도제정신이아니다’라는건자각하지않으면안됩니다.그리고제정신이아닌인간에게제정신인인간의의견은대체적으로중요한것입니다.
제7회한없이개인적이고피지컬한업業
하지만그런게아니라면,즉당신이(안타깝지만)희유의천재가아니라자신이가진(많든적든한정된)재능을시간을들여조금이라도높이고힘찬것으로만들어가기를희망한다면,내이론은나름대로유효성을발휘할것이라고생각합니다.의지를최대한강고하게할것,또한동시에그의지의본거지인신체를최대한건강하게,최대한튼튼하게,최대한지장없는상태로정비하고유지할것-그것은곧당신의삶의방식그자체의퀄리티를종합적으로균형있게위로끌어올리는일로이어집니다.그런견실한노력을아끼지않는다면거기서창출되는작품의퀄리티또한자연히높아질것,이라는게나의기본적인생각입니다(되풀이하는것같지만,이이론은천재적인자질을가진예술가에게는적용되지않습니다).
제8회학교에대해서
어떤시대에나어떤세상에나상상력이라는것은중요한의미가있습니다.
상상력과대척점에있는것중의하나가‘효율’입니다.수만명에달하는후쿠시마사람들을고향땅에서몰아낸것도애초의원인을따져보면바로그‘효율’입니다.‘원자력발전은효율성이높은에너지고따라서선善이다’라는발상이,그런발상에서부터결과적으로날조되어진‘안전신화’라는허구가,이러한비극적인상황을,회복하기어려운참사를,이나라에몰고온것입니다.그것은바로우리가가진상상력의패배,라고말해도무방할지모릅니다.지금부터라도늦지않습니다.우리는그런‘효율’이라는성급하고위험한가치관에대항할수있는자유로운사고와발상의축을개개인속에확립하지않으면안됩니다.그리고그축을공동체=커뮤니티로키워나가야합니다.
제9회어떤인물을등장시킬까?
언젠가나는레즈비언성향의스무살여성이될지도모릅니다.언젠가나는서른살의실업중인하우스허즈번드가될지도모릅니다.그러면나는그때그때주어진구두를신고거기에내발사이즈를맞춰행동에들어갑니다.단지그것뿐입니다.발사이즈에구두를맞추는게아니라구두사이즈에발을맞추는것입니다.현실적으로는일단안될일이지만소설가로오래살다보면그런일이자연스럽게가능해집니다.왜냐하면그건가공의일이니까.그리고가공의일이란꿈속에서일어나는일과똑같은것이니까.꿈이란-그것이자면서꾸는꿈이건깨어서꾸는꿈이건-거의선택의여지가없는일이지요.나는기본적으로그흐름에따르는수밖에없습니다.그리고그흐름에자연스럽게따르는한,온갖‘안될일’이자유롭게가능해집니다.그것이바로소설쓰는일의큰기쁨입니다.
제10회누구를위해서쓰는가?
물론세간에는남성독자대상의책,여성독자대상의책이있어도좋겠지요.그런것도필요합니다.그러나나자신은내가쓴책이남녀구별없이독자의마음을환기하고감동시킬수있었으면좋겠다고생각합니다.그리고연인끼리,남녀그룹이,혹은부부가,부모와자식이,내책에대해열띤대화를나눠준다면그보다더기쁜일은없겠지요.소설이란,스토리란남녀와세대간의대립이나그밖에다양한스테레오타입의대립을누그러뜨리고그날카로운칼끝을완화하는기능을가진것이라고나는항상생각하기때문입니다.이건두말할것도없이훌륭한기능입니다.내가쓴소설이이세계에서아주조금이라도그런포지티브한역할을해주기를나혼자은근히바라고있습니다.
제11회해외에나간다.새로운프런티어
스토리란본래현실에대한메타포로서존재하는것이고,사람들은변동하는주변현실의시스템을따라잡기위해,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