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소설집)

그 개와 같은 말 (임현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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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소설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작가, 임현의 첫 소설집!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 임현의 첫 소설집 『그 개와 같은 말』. 2014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후 2017년 제8회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저자의 이번 소설집은 등단작인 《그 개와 같은 말》을 비롯해 한국 소설의 미래를 전망해 볼 수 있는 열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미래를 본다고 믿는 주인공 아홉 살 소년과 그를 늘 불안하게 지켜보는 엄마, 일어날 일과 일어나지 않은 일 사이에서 벌어지는 촌극을 그린 《가능한 세계》, 신혼여행 길에 숲속에서 젊은 사내와 노인을 만나 기묘한 사고에 휩쓸려 오른팔을 잃고 퇴원한 후에도 불면증과 가려움증, 망상에 시달리게 되는 ‘무영’과 그런 ‘무영’을 보며 불안함과 두려움에 빠져드는 ‘은우’의 이야기를 담은 《거기에 있어》, 종종 자신과 꼭 닮은 다른 사람으로 오인 받곤 하는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외》 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작가라는 진로를 결정하고 건강과 바꿔가며 쓴 소설들, 저자로서는 애정이 가지 않을 수가 없는 작품들을 담은 이번 소설집에는 절제된 문장과 촘촘한 밀도로 서사 흐름의 강약을 유연하게 풀어내는 고도의 솜씨와 독창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등단이 결정되는 신인추천 심사에서 ‘낯선 이야기꾼의 탄생’이라는 평을 들으며 심사위원 간에 이견 없이 가장 단시간에 당선자로 결정되기도 한 저자의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임현

저자임현은1983년전남순천에서출생했다.전남대국문과와한국예술종합학교서사창작과예술전문사를졸업했으며,2014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2017년제8회젊은작가상]대상을수상했다.

출간작
[2017년제8회젊은작가상]
[이해없이당분간]
[바디픽션]
[그개와같은말]

목차

가능한세계/7
고두叩頭/29
엿보는손/61
좋은사람/91
무언가의끝/123
그개와같은말/149
거기에있어/175
외/203
말하는사람/227
불가능한세계/253
작품해설/283
작가의말/304

출판사 서평

*줄거리

가능한세계
미래를본다고믿는주인공아홉살소년과그를지켜보는엄마는늘불안하다.소년이말하는미래라는것이모조리비극으로끝나기때문이다.테러리스트로서의미래와끔찍한사고,엄마의죽음등일어날일과일어나지않은일사이에서벌어지는촌극들.

고두叩頭
여고의윤리선생님으로갓부임한젊은교사시절의‘나’는안좋은소문이돌던제자‘연주’가실은어려운가정환경으로인해식당에서아르바이트를하고있는것을목격하고집에바래다주지만그뒤‘연주’는학교에나오지않는다.그로부터15년뒤,‘나’는제자이자전교회장인‘나’의반학생이폭행시비에휘말려사경을헤매는병원의로비에서가해자학생의엄마‘연주’를만나게되는데…….

엿보는손
소설가인‘나’는세간에서화제가되고있는소설인유제호의『당신과다른나』의온라인서점미리보기페이지를보고충격을받는다.왜냐하면그소설은어디에도발표한적없는‘나’가쓴소설의앞부분과거의비슷한내용이었기때문이다!‘나’는유제호에게경고의메일을보내지만‘오래전부터선생님의연락을기다려왔다’는길고긴답장을받는다.

좋은사람
‘나’는고향친구‘우재’가준비하는홍보영상공모전에도움을주고자출연자로서촬영현장에참여하지만촬영시간보다대기시간이훨씬길었다.촬영지였던식당의주인남자와대화를트게된‘나’는후에‘우재’로부터그의부고소식을듣게되지만그것은‘나’의오해였고그런‘나’를향해‘우재’는느닷없이화를낸다.

무언가의끝
3층연립주택의월세를받으며살아온‘나’에게는아버지와형,형수가있었지만그들은모두떠나고없으므로집은온전히‘나’의것이된다.아직형과형수가있던시절,집에화재가일어나세입자가죽는사건이발생했는데,알고보니그는방세가밀려내보냈던남자였다.한편아버지와형이죽던날‘나’는털이붉은토끼꿈을꾸는데,불이나던날밤에도붉은토끼꿈을꾸었다는것을나중에야떠올리게된다.

그개와같은말
‘나’는현재의연인‘세주’와멀지않은곳으로여행을가서전여자친구‘연경’에대한이야기를들려준다.‘연경’에대해물어온것은‘세주’가먼저였다.한편‘나’는아주오래전,어린개한마리를지독히추운한겨울에잠시키웠었는데,그개가죽자‘나’의아버지는집근처들개들이무리지어다니는곳에던져버린다.‘나’는세주를위로해야겠다고생각한순간에그개를떠올릴뿐이었다.

거기에있어
‘무영’과‘은우’는신혼여행길에숲속에서젊은사내와노인을만나기묘한사고에휩쓸린다.결국그일로인해오른팔을잃게된‘무영’은퇴원한후에도불면증과가려움증,망상에시달리게되고‘은우’는그런‘무영’을보며불안함과두려움에빠져든다.


종종자신과꼭닮은다른사람으로오인받곤하는남편에대한이야기.어느날뺑소니사고를목격한남편은파출소에진술을하고돌아오는데이렇다할구체적인정황을기억하지는못한다.아내인‘나’는‘당신잘못이아니’라고남편을위로하지만남편은도리어화를낸다.그날이후자신과는전혀상관없는일에의심을받을수있다는남편의망상은심해지기만한다.

말하는사람
‘나’는유스호스텔에서만나알게된‘문영’과가까워졌지만어느결에멀어지게되었다.어느날‘문영’이낸책을보게된‘나’는그책의많은내용들이‘문영’이내게들려준이야기였음을알게된다.사실‘나’는그지역에재혼해살고있는어머니를만나러간것인데,어머니는남자와함께창고같은가게에서생활하고있었다.어머니의뒷목에서멍자국을발견한‘나’는남자를의심하지만이런이야기를결코‘문영’에게꺼내지않는다.

불가능한세계
‘소진’의아버지‘장교수’는은퇴한전산학교수로어떤난제도풀수있는다항식알고리즘이존재한다는것을발견하지만‘소진’은과도하게연구에매달리는아버지를이해할수없다.아버지와의불화에시달리는‘소진’은두번째결혼기념일을앞두고임신을하지만,남편‘민재’는그녀의근거없는불안과과도한의심이걱정스럽기만하다.

[책속으로추가]
*해설중에서
이곳이천국이아니라는것은곧세상사람들이모두천사는아니라는의미일터이다.이문장을어떻게읽을지는당신마음이다.나는,‘꽃으로도때리지마라’는식의말을들을때면확실히우리중누군가는천사가맞는것도같고,‘미친개에게는몽둥이가약’이라는식의말을들을때면확실히우리중누군가는천사가아닌것도같은데,저게각기다른사람의말이아닌것같이들릴때면여기천사가있기는한건가싶어진다.하긴,나라고뭐달랐겠나.그러한지라그누구도,하물며(읽는)너와(쓰는)나조차도완전히옳을수는없다는임현의소설에나는여러번고개를끄덕여야했다.그러니까애를쓴들불행히도우리는거의옳다.이는우리가인간이라는말이다.그렇다면애를써도조금씩은그르다는건차라리다행이지않은가.그건인간이‘우리’여야한다는말일테니까.어,그게맞는것같다.
-황현경(문학평론가)

소설을쓰는일은세상에서두번째로행복한일이고그보다아무것도쓰지않는날이더행복하다.무언가를쓰고,다음쓸것들을기다리는그공백기를나는좋아하는편이다.
말하자면내가쓴이야기는모두나혼자썼다기보다는주변에서듣고보고대화하면서생각한거의대부분의것들을옮겨적었을뿐이다.(……)밖으로는소설이전부가아니라고말하고다니면서도내심무언가를기대했던적이많았다.무엇보다소설을이용해서내가더멋져보이고싶은건아닌지,그걸너무의식하고있던건아닌지……진짜는내가아니고싶어서뭐라도자꾸쓰려고했던건아닐까,그런생각들이나를더부담스럽게만든다.(……)한권을묶고정리하는동안내가쓴소설들이너무못나보인다는생각을자주하게되었다.그럼에도미워할수없었다.나는종종어떤일에오기를부리거나,내가틀리지않다는걸증명하고싶어하는데지금도그때와거의비슷한기분이다.
-임현(작가의말)중에서

무슨말이그래?뭘안다고그렇게말해?착하다,좋다,그런건일종의상태아니냐?그랬다가안그러기도하는거아니냐?그냥너랑나같은사람이잖아.그애가죽었다고그렇게말하는거야?넌아무것도모르잖아.원래질이나쁜사람일수도있는데그런사람이죽으면너는뭐라고말할건데?네가뭘안다고그렇게말해?왜다들무책임하게좋았다고만해?불쌍하니까,씨발존나불쌍하니까다잊어버리고좋은것만생각하라는거야,뭐야?그럼좋은사람이외의그애는다어디로가는데?어떻게좋은게그애의전부야?왜함부로사람을그렇게만들어?”
-「좋은사람」,115p

형이죽었다.형이죽은것은예상치못한사고때문이었다.목격자가있어서자세한정황을들을수있었는데승합차가횡단보도를건너던형을치었다고했다.공중으로떠올랐고,반대차선에서달려오던오토바이가바닥에떨어진형을밟고미끄러졌다고도했다.오토바이운전자는중퇴에빠졌으나형은그곳에서즉사했다.나중에나는사고현장을찾았다가아스팔트위로무언가고였다마른자국을보았다.그자리쯤에붉은토끼가머물러있었다.
꿈에토끼를보았다.털이붉어서기억에오래남았다.그랬는데도왜여태껏모르고있었나.아버지가죽던날에도지하방의그남자가불에타죽을때도모르고있었다.꿈에붉은토끼를보았으니차조심해라형,왜그렇게말해주지못했나.
-「무언가의끝」,141p

그로부터몇달이지난뒤나는세주와크게싸우게된다.하루가지나기전에화해하고일주일이되기전에같은이유로언성을높인뒤연락하지않았다.지금에와서야드는생각이지만,우리는그렇게되지않을수있었다.그럼에도그렇게될수밖에없는상황을원했던게아닐까,생각한다.아니라면나는어떤말로든세주를위로했어야했는데그때마다내가떠올린것은겨울에죽은그개뿐이었다.
-「그개와같은말」,173p

잃어버린것이있었다.분명그날이후로은우는무언가잃어버렸다.그러나그것이무엇인지은우는알지못했다.
어느덧호숫가의인적은바람에쓸려간듯모두사라져버렸다.어둠속에서유일하게더어두운무영의형체만서있을뿐이었다.은우는묻고싶었다.당신이오역한문장을고쳐놓은것을보았느냐고.아직무영은그것을모르는것같았다.늦은가을이었다.은우는혼자남는일이가장두려웠다.
-「거기에있어」,201p

“모두내가저지른일이라고믿을거야.당신도봤어야해.정말나랑똑같이생긴사람이었어.”
현관문을열고들어와욕실에들어가고식탁에앉아서밥을먹기도하고거실을마음대로돌아다닌다고하더라도그게자기가아니라는걸어떻게알수있냐는거예요.
“알수있어.내가어떻게당신을몰라.”
무너지는남편을보는일은힘들었습니다.금방이라도울것같은표정이었습니다.
“여보,나는당신같지않아.당신처럼유일한사람이아니라고.”
-「외」,225p

그들에게문제가될만한것은거의없어보였다.당연하고일상적이며전혀도드라진데가없는생활이었다.이런식의사소한견해차이조차어느가정에서나겪고있는평범한갈등일뿐이었다.다만그런것들가운데언제든지다르게보일가능성이남아있었다.아무도없는거실에서혼자자신의이름을불러보았을때소진은왜이제껏한번도그래보지못했나,내가나를부르는것뿐인데무슨이유로슬퍼지는가,전에는하지않았던생각에빠져버린적도있었다.
-「불가능한세계」,26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