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기원 (천희란 소설집)

영의 기원 (천희란 소설집)

$13.00
Description
정체불명의 사유가 만들어낸 죽음의 세계,
당대의 징후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상징화한 소설!

삶과 죽음에 대해 작가가 가질 수 있는 문제의식을 가장 문학적인 방식으로 다루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예 천희란의 첫 소설집 『영의 기원』이 출간되었다.
2015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 등단한 천희란은, 심사 시작 5분 만에 만장일치로 당선이 결정되었을 만큼 소설의 독특한 매력과 집중된 사유의 문장력을 익히 인정받은 바 있다. 등
단 3년도 안 돼 소설집 한 권이 묶일 만큼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천희란은 <2017 젊은작가상>을 받는 등 평단과 독자들의 고른 호응을 얻으며 “대체 불가능한 한 명의 작가로” 이미 그만의 작품세계를 이루어가고 있다.
“당대의 징후를 정확하게 포착하고 상징화한”(소설가 이기호) 등단작 「창백한 무영의 정원」에서부터 시작된 ‘어떻게 죽음을 인식하고 기억할 것인가’라는 작가 특유의 묵직한 물음은 첫 소설집에 실린 총 8편의 소설 속에서 그동안 써 내려간 끈질긴 고민과 천착의 흔적으로 또렷이 형상화되어 있다.

“살아남은 우리들이 취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
-빛으로 죽음을 그려낸 작가 천희란의 첫 소설집

천희란은 주로 여성 화자를 내세우거나 혹은 화자 주위의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하여 급작스럽게 찾아온 친구의 죽음에 대한 성찰([영의 기원]), 묵시록적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죽음과 추모([창백한 무영의 정원]), 사회적 약자가 강요받는 부당한 죄의식([신앙의 계보], [사이렌이 울리지 않고]), 예술가이자 성 소수자인 여성들의 삶과 사랑([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 등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소재들을 테마 삼아 그의 첫 소설집 전체를 “죽음으로 완성되는 삶 혹은 작품”(문학평론가 신샛별)의 세계로 집요하게 그려내고 있다.
페미니즘과 여성 작가의 강세로 요약되는 최근 한국 문학계의 의미 있는 흐름과도 결을 같이하는 작가 천희란의 면모와 무관하지 않을 이 소설들 속에서, 작가는 위계 폭력과 여성 혐오의 시대에 외부를 향한 투쟁 못지않게 내적 투쟁의 중요성을 제기하며 “끝없이 분열하는 자신과 싸워온 사람들 모두”의 연대를 제안한다. “혁명은 모든 개인의 내면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나는 어디서 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문장을 곱씹었다. 그러면 정말로 혁명이 시작될 것 같았다.”([영의 기원]) 이러한 작가의 목소리는 소설 속 곳곳에 포진돼 있는 여러 형태의 죽음에 대한 사회학적 맥락을 들여다보게 만들고, 죽음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행위를 통해 살아 있는 우리들이 응당 행해야 할 공동체적 일원으로서의 노력의 가치를 절실하게 전달한다.
소설집 마지막에 실린 [화성, 스위치, 삭제된 장면들]에서 작가는 예술가로서의 숙명을 죽음과도 같이 막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암시하듯이 이렇게 말한다. “모든 이야기에는 언제나 미리 삭제된 몇 개의 장면이 존재하며,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삭제된 바로 그 장면들이다. 나는 영원히 달아나지 못한다.”
죽어 있는 삶을 살아 있는 죽음으로 맞바꾸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고스란히 녹아든 그의 첫 번째 소설집 『영의 기원』. 독자들은 빛으로 죽음을 그리는 일에 몰두해온 천희란만의 소설 세계에서 그가 발산하는 소설의 힘, 그 독특한 쾌감을 만끽할 것이다.
저자

천희란

저자천희란은984년경기도성남에서태어나중앙대문창과와동대학원을졸업했다.2015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으며,<2017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창백한무영의정원7
예언자들35
영의기원77
다섯개의프렐류드,그리고푸가111
신앙의계보149
경멸189
사이렌이울리지않고223
화성,스위치,삭제된장면들265
작품해설304
작가의말331

출판사 서평

[줄거리]

창백한무영의정원
돌연사한아버지와스스로죽음을택한여동생,이어발생한어머니의실종.많은사람들이급작스럽게죽어가는묵시록적세계속에서주인공‘나’는죽은여동생의휴대폰을통해인터넷비밀모임에접속하게되고그안에서벌어지는익명의죽음들을마주하게된다.

예언자들
하루하루종말의도래를기다리는세상속에서네번째현이끊어진바이올린으로마지막날까지음악을연주하는하는것을자신의사명으로여기는‘여자’와사형선고를받아형이집행되었지만시체안치소비닐팩안에서깨어나는‘남자’의이야기.

영의기원
친구‘영’의죽음을전해들은‘나’는동전을던지며‘영’의죽음이사고인지자살인지를계속해서묻는다.남겨진‘나’는문서작성용프로그램을열어사고를의미하는앞면은1로자살을의미하는뒷면은0으로기록하며‘영’과‘영’이남기고간것들을기억한다.

다섯개의프렐류드,그리고푸가
딸을둔어머니이자한여성의연인이었던인물의죽음을둘러싼진실이그녀의딸과옛연인이주고받은열통의편지형식에담긴다.예술가이자성소수자인여성들의사랑과절망,화해와불화의조각들이아름답고정교한서사를통해하나의퍼즐작품으로완성된다.
신앙의계보
신부'P'는천주교박해와원폭피해의상흔이남아있는나가사키의우라카미성당을방문해신의뜻에관한그의의구심을해소하려하지만그곳에서만난천국에가고싶어하는남자아이로인해어린시절부터그를옭아매온상처와죄의식에더욱빠져들게된다.

경멸
미술기자인‘당신’이겪은화가‘그’의기이한죽음에대한이야기.자신이불멸의인간이라고주장하며기자의눈앞에서자살을해보이는화가를두고기자는황급히현장에서도망을치지만기자의눈앞에정말로화가가다시살아돌아오게된다.

사이렌이울리지않고
유학업체사무원으로일하는‘형인’은특별관리학생인‘수진’의입학시험접수에서실수를저지른탓에사장과‘수진’의부모로부터부당한요구에시달린다.모멸감을느끼며공항으로‘수진’을마중나가게된‘형인’에게‘수진’은자신의비밀한가지를털어놓는다.

화성,스위치,삭제된장면들
‘그’는아이가이사해나간방에서아내의일기장을발견한다.화성여행의시대가도래한세상에서아내는화성을다녀온뒤스스로목숨을끊었다.‘그’는중간중간찢겨나간일기장의내용을자신의기억을더듬어채워넣으면서,아내의자살원인을추적하기시작한다.

[해설중에서]

작가란평생한가지이야기만을할뿐이라는말을흔히듣지만그것은달리말하면한작가의수많은작품들이결국가장궁극적인진실하나를말하지못하고방황한흔적들이라는뜻이된다.
어쩌면누구나하나쯤은가지고있을그한가지진실을포기하지않고말하기위해자신을끝없이학대하며앞으로나아가는이들이야말로예술가라고불릴자격이있는것인지도모른다.
여기까지쓰고나니궁금해지지않을수없다.이화가와작가를탄생시키고그들을통해서예술가의숙명을응시하고있는우리앞의이작가,천희란은누구인가.죽음을통해서만완성되는작품을향해나아가는예술가들을그려내는동안천희란의내면에는어떤직시와회피의긴장이있었을까.
바꿔말해천희란이궁극적으로말하고싶은,그러나생이다하는순간에이르러서야결국최종적인버전을만들어내게될그진실은무엇일까.그는무엇을말하기위해혹은말하지않기위해이토록죽음으로가득한책을쓴것일까.
어째서그는이토록빛으로죽음을그리는일에자신의모든재능을쏟아야만했던것일까.
―신샛별(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