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후 (박형서 소설 | 양장본 Hardcover)

당신의 노후 (박형서 소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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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에게 실제로 곧 도래할지도 모를 공포스런 시대를 무대로 그려지는 노인 혐오에 대한 이야기!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하여 선보이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제2권 『당신의 노후』. 2017년 12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책으로, 박형서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14년 뒤의 현실을 배경으로 쓴 이 작품은 노인 세대와 청년 세대 간의 갈등의 심화로 노인 혐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아래 새롭게 목도되는, 죽음이 유보된 장수 사회의 혼돈과 혼란에 질서를 부여하여 리얼리티를 구현한 300매 긴 중편 속에 주인공의 분투와 좌절을 아이러니하게 또 냉담하게 리얼리티를 완성시켰다.

국민연금공단의 노령연금TF팀 팀장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장길도. 사명감과 충성심으로 똘똘 뭉쳐 누구보다 자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던 장길도는 퇴직 후 몸담던 조직과 맞서는 신세가 된다. 지병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누워 있는 장길도의 아홉 살 연상 아내 한수련이 오래전부터 노령연금을 부어왔고, 연금의 수급자였음을 알게 된 것이다. 노령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연금이 고갈될 처지에 놓인 연금공단은 조직적으로 은밀하게 수급자들을 제거해왔고, 이제 그의 아내 한수련도 그 대상이 된다. 나라와 조직이 무엇보다 우선이던 장길도는 자신의 아내가 공단의 제거 대상이 되자 모든 사고에 혼란을 느끼고, 아내의 죽음을 막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
저자

박형서

저자박형서
1972년강원도춘천에서태어나2000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소설집『토끼를기르기전에알아두어야할것들』『자정의픽션』『핸드메이드픽션』『끄라비』,장편소설『새벽의나나』가있으며,[대산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김유정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당신의노후009

작품해설139
작가의말156

출판사 서평

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과함께하는
[현대문학핀시리즈]소설선두번째책출간!

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을선정,신작시와소설을수록하는월간『현대문학』의특집지면<현대문학핀시리즈>의두번째소설선,박형서의『당신의노후』가출간되었다.2017년12월호『현대문학』에발표한소설을퇴고해내놓은이번책은과작寡作의소설가박형서가4년만에내놓은신작이다.
사회의변화에따라당대문학의조망과조명이달라지는시대,박형서의이번작품은초고령사회로진입하게되는14년뒤의현실을배경으로쓴소설이다.노인세대와청년세대간의갈등의심화로'노인혐오'라는새로운패러다임의등장아래새롭게목도되는,죽음이유보된장수사회의혼돈과혼란에질서를부여하여리얼리티를구현한300매긴중편속에주인공의분투와좌절을아이러니하게또냉담하게리얼리티를완성시켰다.
청년세명이노인일곱명을부양하는,우리에게실제로곧도래할지도모를공포스런시대를무대로그려지는이소설은박형서특유의기지를발휘한과장법의유머로그려진우리문학에본격적으로등장한'노인혐오'관련첫소설이라는점에서그시사하는바가더욱크다.

“시간이노인의편이아닌것처럼젊은이의편도아니지.
시간은결국살아있는모두를배신할걸세.
싸우다고개를들어보면어느덧자네들도맥없이늙어있을테니까.”


국가인권위의<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의하면청년층의56%가고령화사회로인해자신들의일자리를뺏겼다고생각하고,77%가복지가늘면청년층의부담이증가될것이라대답했다고한다.지금우리사회의노인들에대한시선을단적으로보여주는이자료는더불어고령화사회를준비해야하는우리에게이문제들을어떻게풀어가야할것인지에대한답을요구하기도한다.박형서의소설은바로이지점에서시작한다.
주인공장길도는젊은시절온힘을다해국가와조직을위해봉사하며살았지만결국말년에이르러서는자신을지켜주는가장큰테두리라고여겼던그국가와조직으로부터스스로를지켜내기위해발버둥쳐야하는아이러니한상황에놓인다.
모든불행의원인을자신이아닌타자에게돌리는,이자기모순의분위기는박형서의이번소설속에서도끊임없이등장하고,그모든불행의원인을사회는노인들에게돌린다.그가어떻게살았는지,무엇을하며살았는지는전혀중요하지가않다.그저그가노인이라는것,이사회의모든불행이노인으로부터시작된다는것만이중요할뿐이다.

황당하되무계하지않은박형서만의소설세계

박형서의문학은현실과괴리된듯한머지않은미래에도래하게될상황들을소설의주무대로끌어들여소설적대입을통해노인의삶과죽음이사회를지배하게되는새로운주제로작가의영토를새롭게만들어나간다.
담담한문체와무심한듯군더더기없는문장,적절한곳에배치되는소설적소도구들은자칫무거워질수있는소설의주제를서정적으로응축시켜내며그가이야기하고자하는현실의정중앙을시원하게,전복적으로드러낸다.
이런과정을통해상상속에서나가능할법한것이라여겨지던이야기들은소설전면으로부각되고작가는그혼돈상황속에질서를부여하며서사의구조적완결성과리얼리티를높인다.마치소설은현실의반영이아닌그저엉망인이현실을정리해보여주는것이란듯.현실은이야기속에숨어있다는듯.

월간『현대문학』이펴내는월간[핀소설],그두번째책!

[현대문학핀시리즈]는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을선정,월간『현대문학』지면에선보이고이것을다시단행본발간으로이어가는프로젝트이다.여기에선보이는단행본들은개별작품임과동시에여섯명이‘한시리즈’로큐레이션된것이다.현대문학은이시리즈의진지함이‘핀’이라는단어의섬세한경쾌함과아이러니하게결합되기를바란다.

[현대문학핀시리즈]소설선은월간현대문학이매월내놓는월간핀이기도하다.매월25일발간할예정이후속편들은내로라하는국내최고작가들의신작을정해진날짜에만나볼수있게기획되어있다.한국출판사상최초로도입되는일종의‘샐러리북’개념이다.

001부터006은1971년에서1973년사이출생하고,1990년후반부터2000년사이등단한,현재한국소설의든든한허리를담당하고있는작가들의작품으로꾸려진다.
007부터012는1970년대후반에서1980년대초반출생하고,2000년대중후반등단한,현재한국소설에서가장활발하게활동하고있는작가들의작품으로꾸려질예정이다.

발간되었거나발간예정되어있는책들은아래와같다.

001편혜영『죽은자로하여금』(4월25일발간)
002박형서『당신의노후』(5월25일발간)
003김경욱(6월25일발간예정)
004윤성희(7월25일발간예정)
005이기호(8월25일발간예정)
006정이현(9월25일발간예정)
007정용준(10월25일발간예정)
008김성중(11월25일발간예정)
009김금희(12월25일발간예정)
010손보미(2019년1월25일발간예정)
011백수린(2019년2월25일발간예정)
012최은미(2019년3월25일발간예정)

[줄거리]

장길도는국민연금공단의노령연금TF팀팀장으로재직하다퇴직을했다.사명감과충성심으로똘똘뭉쳐누구보다자기의임무를성실히수행했던장길도는그러나퇴직후몸담던조직과맞서는신세가된다.
지병으로오랫동안병원에누워있는장길도의아홉살연상아내한수련이오래전부터노령연금을부어왔고,연금의수급자였음을알게된것이다.노령인구의폭발적증가로연금이고갈될처지에놓인연금공단은조직적으로은밀하게수급자들을제거해왔고,이제그의아내한수련도그대상이된다.
나라와조직이무엇보다우선이던장길도는자신의아내가공단의제거대상이되자모든사고에혼란을느끼고,아내의죽음을막으려필사적으로노력한다.
그러나동료,후배들의계속되는살해시도에결국아내는목숨을잃고장길도역시죽음을맞이한다.

[책속으로추가]
적색리스트에오른과다수급자를처리할때노령연금TF팀의외곽공무원들은주로‘가능성을높인다’고표현한다.어차피인생은수많은위험에노출되어있다.사람의목숨이란참으로질긴것같으면서도또한편으로보면피로가득찬풍선과다를바없다.
-pp.55-56

지하철은늙은이가밥먹는속도로달렸다.하지만불평하는사람은없다.어차피시간이남아도는이들만지하철을타기때문이다.장길도는주위를둘러보았다.온통노인들이었다.하나같이‘내가경험이많아다안다’는표정과‘나이들어서창피하다’는표정을함께짓고있었다.전자는별로믿음이가지않았고,후자는너무당연해하나마나한소리였다.그들의무임승차를벌충하기위해젊은이들의지하철요금은어지간한밥한끼값을넘은지오래다.값싼고령인력때문에제대로된직장도갖지못하는젊은이들이지하철을이용하지못하는건당연한일이다
-pp.72-73

“자살이지뭐.어쩔수없던거지.”
“뭐를?”
“싫은거지.”
“뭐가?”
“제가늙은게싫은거지.유서에이런저런사연을남겨봤자조사해보면결국은그게그거지,팍삭늙은게싫은거지.”
“그게,그런건가?”
“암그렇고말고.그래서자신을공격하는거지.”
“자신을공격하는사람도있나?”
“있지.”
“누구?”
“늙은이들.”
-pp.82-83

은퇴한전직공무원장씨(70세,남)는서울성북구자신의집에서전깃줄로목을맨채발견되었다.서랍에서나온달랑넉줄짜리유서에는오래앓던아내의죽음에상심하여삶의동기를잃었다고적혀있었다.장씨부부를오래보아온이들은아내를떠나보낸장씨가자살을안했다면그게더이상한일일거라고입을모았다.사람들이상처받은서로에게더관심을갖지않는한이러한죽음은끝없이계속될것이다.
그덕에사회는숨통을트고,한층젊어진다.
-p.83

“사실내아내가적색리스트에오른건좀문제가있다네.내가봤는데,그간수령액이한80%쯤에불과하더군.적색리스트에는보통100%수급자들이오르잖은가.”
장길도의말에젊은이가싸늘한표정으로고개를절레절레저었다.
“당신와이프가올해79,그렇지?”
장길도가뭐라대답하기전에젊은이가말했다.
“연금이저축해둔돈찾는게아닌거알잖아.생산인구소득을거둬비생산인구들에게나눠주는거야.요새청년세명이노인일곱명을부양하고있어.청년들이100만원씩을벌면너희늙은이들한테쪽쪽빨려서집에는대략50만원씩가져간단말이야.그돈으로애인만나찻집에가고결혼을하고애도낳아기르고월세도내야돼.나머지50만원은당신같은늙은이들한테갖다바치고말이야.뭐,80%쯤이라고?80%면괜찮은거야?이봐장길도씨,양심이좀있어야지!”
-pp.125-126

“왜안죽어?응?늙었는데왜안죽어!그렇게오래살면거북이지그게사람이야?요즘툭하면100살이야.늙으면죽는게당연한데대체왜들안죽는거야!온갖잡다한병에걸려골골대면서도살아있으니마냥기분좋아?기분막째져?어제도출근하다보니어떤노파가횡단보도를점거하고는5분동안건너더라고.영락없이지각을해서이사장님한테꾸중들었지뭐야.나라전체가그래.사방이꽉막혀서썩어가고있어.하는일이라고는영혼이떠나지않도록붙들고있는게전부인주제에당신들대체왜우리사회에아직남아있는거야!”
-pp.126-127

수련씨와의근사한40년.
장길도는생각했다.
길지않았다.정말짧았다.
그야말로순식간이었다.
그리고이제수련씨는없다.
싹죽여버리고싶은새파란개새끼들만있다.
바보,뭐가애국이고국가냐.수련씨같은착한노인을죽여야유지되는게무슨나라냐.이따위나라는한시바삐멸망해주는게인류에대한기여다.
-pp.129-130

전부끝난것이다.장길도는이틀간의전력질주속에서분실해버린단어들을하나둘속으로헤아려보았다.누나,스승과동료,자존심,신뢰,명예,애국…….너무많고또너무뜨거워속이바짝바짝탔다.새콤한사과한알이먹고싶었다.아니다.사과를먹고싶은게아니다.사과따위는개한테줘버려도좋다.그깟사과가뭐라고그걸구하려밤새달렸던자신의젊음과자다말고벌떡일어나사과두알을꼭지째우적우적씹어먹던수련씨의젊음,그토록수많은게가능했던젊음,그리고이제는영영잃어버린저새파란젊음이그리운것이다.
-p.133

“자네들은가망이좀있는거같은가?이길것같아?아닐세.곰곰이따져보면자네들도가망없긴마찬가지야.시간이노인의편이아닌것처럼젊은이의편도아니지.시간은결국살아있는모두를배신할걸세.싸우다고개를들어보면어느덧자네들도맥없이늙어있을테니까.”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