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급자족한다 (오한기 장편소설)

나는 자급자족한다 (오한기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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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급자족’과 ‘미니멀리즘’이 자본주의의 적?!
CIA 요원이 된 소설가, 글쓰기로 현실을 전복하다
한 편의 첩보 액션물을 방불케하는 오한기의 장편소설 『나는 자급자족한다』. 서른넷의 프리랜서 작가 '나'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넷플릭스, 구글, 애플, FBI, CIA, 나이로비 국립공원 같은 곳에 무차별적으로 이력서를 보낸다.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벌인 일이었는데 얼마 뒤 나는 놀랍게도 'CIA 한국지부 비밀공작처장'이라는 미아 모닝스타의 연락을 받게 되고 엉겁결에 CIA의 모니터 요원으로 발탁되는데…….
저자

오한기

저자오한기
1985년경기도안양에서태어나2012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소설집『의인법』,장편소설『홍학이된사나이』가있으며,[2016젊은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나는자급자족한다7

작품해설360
작가의말375

출판사 서평

중요한것은진실이아니다,
차라리진실을가공해내는서술의힘이다
―젊은작가오한기의두번째장편소설

지금시대한국문학의가장신선한시도를담고있는소설이라자부할만한작가오한기의두번째장편소설『나는자급자족한다』가출간되었다.
2012년『현대문학』신인추천을통해등단한오한기는2015년등단3년만에첫소설집『의인법』을펴냈고,이듬해제7회<젊은작가상>을수상한동시에첫장편소설『홍학이된사나이』를출간하며눈에띄는활발한행보를이어왔다.
그간소설창작과정을노출하는메타소설의양식을띠거나자유롭고도방대한텍스트인용과차용,각종패러디가종횡무진한오한기의소설세계에서우리는‘소설이후의소설’을끊임없이고민하는작가의대담한시도를읽을수있었다.한국문학에서가장“적극적이고끈질긴‘소설가소설’의발신처”(문학평론가한영인)이기도한작가오한기의문학적모험은소설가와CIA한국지부비밀공작처장이등장해글로벌자본주의시대에자본주의와경쟁하며‘새로운역사적적대’를창조해낸두번째장편소설에도흥미진진하게살아있다.

“그럼슬슬한국에자급자족을퍼뜨리고있는악당들을살펴볼까요?”
빈곤하고비루한삶을견뎌내던소설가,
글쓰기의권능을손에쥐다

생활고에시달리는프리랜서작가‘나’가CIA한국지부비밀공작처장미아모닝스타를만나CIA요원으로고용되면서시작되는이소설은언뜻보면스파이가등장하는어드벤처첩보액션물로비춰진다.한데이들이가공할만한적으로간주하는당사자‘자급자족단’은누구인가.자급자족(自給自足),필요한물자를스스로생산하여충당함.말그대로‘자급자족단’은요즘유행하는‘미니멀라이프’와같이주체적이고대안적인라이프스타일을모색하려는개인적인운동에가깝지만이소설에서는미아모닝스타와같은체제의수호자에의해냉전시대의영원한타자공산주의에버금가는자본주의의새로운적으로떠오르게된다.

“자급자족.이단어꼭기억하세요.우리는이제범죄자들을체포하고교화할거예요.인류의근간이무너지는걸막아야합니다.카프카,우리어깨에지구가걸려있어요.마음단단히먹으세요.”(p.126)

미아모닝스타는주인공‘나’가신혼집빌라건물틈새에상추를심는것으로시작한텃밭일구기도체제에불만을품은자급자족의활동으로간주해배격한다.그러나아르바이트로생계를유지하는프리랜서‘나’와최근대기업을퇴사한아내해인의눈앞에펼쳐진현실적인‘빈곤’은‘나’로하여금취업에관한조급함을부채질했고,‘나’는식비를조금이라도아끼기위해빈공간에상추를심었을뿐이었다.텃밭일구기가과연반자본주의의실천이자위협으로이어질수있을까?
이물음이중요한것은소설이진행될수록미아모닝스타의허황한논리에뼈와살이붙으면서실체적위협으로서의‘자급자족단’이그형태를갖추게되기때문이다.그리고여기에결정적인역할을하는것이CIA에제출하는보고서를가공해냄으로써,다시말해현실과비현실의경계를적절히허물어뜨려허구와진실을분간해낼수없게만듦으로써이소설을입체적으로만들어가는CIA요원코드명‘카프카’,즉이소설의주인공인‘나’다.

자유분방한상상력과핍진한서술이빚어내는,
오한기식소설쓰기에대한유쾌한패러디!

가히‘오한기월드’라고칭할수있을만큼오한기의소설에는이렇듯글을쓰는사람들,동일인인듯아닌듯한복수(複數)의소설가,시인,작가지망생등이등장하여이야기를이끌어나가는데,『나는자급자족한다』도예외가아니다.전작『의인법』과『홍학이된사나이』에등장하는여러명의‘나’와‘한상경’처럼『나는자급자족한다』의주인공역시작가인그들의계보를잇듯이“각기다른제목의이야기에여러모습으로이어나오는”모양새를갖추고있으며,이는“세상에서가장긴한편을쓰는매력적인작가”(산문가김신식)로호명되는오한기식소설쓰기의주요한특징을형성한다.
결국『나는자급자족한다』의진짜주인공은CIA도자급자족단도아닌,따로따로흩어져있던무질서한단서들이‘나’가가공해내는보고서를통해‘자급자족단’이라는실체적‘적’으로서탄생되는그과정자체라고도할수있다.마주보고서있는두개의거울처럼,끊임없이서로를비추어가는형태로소설『나는자급자족한다』는독자를향해‘무엇이진실이고진실을만드는것은무엇인가’에대한흥미로운사유를던지고있는것이다.

다양한갈래로읽힐수있는소설『나는자급자족한다』는작가오한기가꾸준히천착해온‘소설쓰기에대한유쾌한패러디’의정수를보여주는사건이자문학이저지를수있는한바탕시원한난장이라고할수있다.이소설은블로그포스팅의형식을갖춘서두를따라가자면개인의사적인기록이담긴문서로읽힐수있을것이고,시대적배경으로설명되는2017년봄부터2018년봄까지현실대한민국에서벌어졌던굵직한사건들―국정농단사태에서촉발된대선과사드배치논란,동계올림픽개최로이어지는―속에서일자리를잃고빈곤에휩싸이는주인공의심경을따라가자면‘소설보다더소설같은’작금의세태가읽히고도남음이있을것이다.
눈밝은독자라면이소설을읽고나서신문이나뉴스를장식하는사건들이과연진실이라고선뜻믿기지않게될는지도모른다.그만큼『나는자급자족한다』가지니고있는다채롭고흥미로운에피소드의층위들은소설이마련할수있는재미와매력을십분발휘해독자들을독서이전과는전혀다른세계로이끌어갈것이다.

▲줄거리
각종글쓰기아르바이트로근근이생계를유지하던프리랜서작가‘나’는취업을위해무턱대고여러기관에입사지원메일을보낸다.그중하나가CIA.이를계기로‘나’는CIA한국지부비밀공작처장미아모닝스타에게모니터링요원으로채용되어코드명‘카프카’를부여받는다.스파이훈련을받은뒤여러가지사건을해결하며그녀의신임을얻는‘나’.‘나’의주요업무는미아모닝스타로부터적으로지목된사람들을‘자급자족단’과연관지어가짜보고서작성및가짜뉴스,괴담을생성해유포하는것이다.임무수행을위해‘자급자족단’에접근해가던‘나’는대기업을그만둔뒤‘미니멀리즘’에심취해라이프스타일을바꾸고있던아내‘해인’을현장곳곳에서맞닥뜨리고당혹감에휩싸인다.
미아모닝스타가‘나’에게숨기고있는사실은무엇이며아내‘해인’은어째서‘자급자족단’에관련돼있는것일까?아니도대체‘자급자족단’은어떤단체이며뒤이어나타난새로운CIA요원‘주’가들려주는이야기는또무엇인가.모든진실이밝혀진지금,이제‘나’는아내‘해인’을구하기위해진짜임무를수행하게된다.

▲작품해설중에서
‘자급자족단’은차라리글로벌자본주의의도도한흐름에맞서주체적이고대안적인라이프스타일을정초하려는자기생활운동의느슨한집합에가깝다.겉보기엔평범한이들이자본주의를위협하는최대의적이라는미아의말에덜컥겁이난‘나’가“교직과신도시아파트분양권을포기하고제주도로내려가공방을연선배.한푼도없이세계일주를떠난초등학교동창.요가수련을위해인도로떠난사촌형”등“자급자족과약간이라도관련이있을법한얼굴”을떠올리는장면에서잘나타나듯자본의축적논리를비스듬하게거스르는사람들의존재는우리사회에서도이제낯설지않다.
문제는이삐딱한거스름을반체제적불온으로승격시키는편집증적망상이다.오한기는이러한망상적주체를통해투쟁의전선을다시주체와세계사이의긴장으로확대시킨다.이는첩보물의문법을갱신하는대신현재의상황을과거의문법으로재독해하는것에가까운데―소설의또다른주인공인미아가“시대착오적인스파이”로소개되는것은우연이아니다―이것이바로오한기식첩보액션물이적대없는시대에나름의핍진성을획득해내는방식이라할수있다.―한영인(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