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편지 (김숨 장편소설)

흐르는 편지 (김숨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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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글을 읽고 쓸 줄도 모르는 소녀가 써 내려간 절절한 편지
2016년 장편소설 《한 명》을 시작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고통과 역사를 글로 옮기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소설가 김숨이 펴낸 일본군‘위안부’ 소설, 그 두 번째 이야기 『흐르는 편지』. 《한 명》이 그분들의 현재 삶을 가정하여 써 내려간 이야기라면, 이번 소설은 위안소에 살고 있는 일인칭 시점의 열다섯 살 ‘위안부’ 소녀를 등장시켜 그 시대 그 처참한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만주의 낙원위안소에 살고 있는 열다섯 살의 일본군‘위안부’ 소녀 ‘나’는 열세 살 때 중국으로 끌려와 위안소에서 아기까지 갖게 된다. 낙원위안소에는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일본 군인에게 납치를 당해, 직업소개소로부터 사기를 당해, 부모나 양부모가 팔아넘겨서 위안소까지 오게 된 10여 명의 조선인 ‘위안부’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날마다 몇 십 명씩의 일본 군인들에게 처참하게 시달리는 조선인 ‘위안부’들. 그중에는 죽은 아기를 낳은 위안부, 아기를 낳자마자 빼앗긴 위안부, 남에게 갓 태어난 아기를 건네준 위안부, 아기를 낳지 못하고 임신한 채로 죽은 위안부들도 있다. 생명이라고는 존재할 수 없는 위안소에서 생명을 품게 된 나는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인 어머니를 향해 날마다 흐르는 강물 위에 편지를 쓰는데…….
저자

김숨

저자김숨
1974년울산출생.1997년『대전일보』,1998년『문학동네』등단.소설집『투견』『침대』『간과쓸개』『국수』『당신의신』『나는염소가처음이야』.장편소설『백치들』『철』『나의아름다운죄인들』『물』『노란개를버리러』『여인들과진화하는적들』『바느질하는여자』『L의운동화』『한명』.[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이상문학상]등수상.

목차

흐르는편지007

작품해설292
작가의말308

출판사 서평

생존은충분히경이로운선善,
간신히남겨진단하나의가장위대한존엄

“어떠한말로도이고통을설명할수가없다”
[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이상문학상]수상작가김숨의
일본군‘위안부’소설,그두번째이야기!

끝나지않는역사,일본군‘위안부’의아픔을담아내는작업
“아직살아계신분들의얼굴을떠올려본다”


작가김숨은2016년장편소설『한명』을시작으로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의고통과역사를글로옮기는작업을계속해오고있다.몇분의피해자할머니들이세상을떠났다는소식을접하고쓰게된소설『한명』에이어작가는또한권의일본군‘위안부’소녀의삶을다룬장편소설『흐르는편지』를내놓는다.
1991년8월14일,일본군‘위안부’최초증언자김학순할머니(1924-1997)의공개증언이후지금까지240여명의피해자할머니들이세상에모습을드러냈다.작가가처음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의생애를문학의장으로이끌어낸『한명』(2016)을출간했을당시만해도40명의할머니들이생존해계셨지만,2018년7월현재,그수는27명으로급감했다.
이런현실속에서전작前作이그분들의현재삶을가정하여써내려간이야기라면,『흐르는편지』는위안소에살고있는일인칭시점의열다섯살‘위안부’소녀를등장시켜그시대그처참한현장으로우리를안내한다.시간의흐름으로만따진다면『흐르는편지』가먼저쓰였어야했지만,작가는그동안취재한증언과자료들을자신의것으로체화하고위안소를배경으로한소설을쓸“용기”가생기기까지2년여가걸렸다고고백한다.

[줄거리]
만주의낙원위안소에살고있는열다섯살의일본군‘위안부’소녀‘나’는열세살때중국으로끌려와위안소에서아기까지갖게된다.그곳낙원위안소에는취직시켜준다는말에속아,일본군인에게납치를당해,직업소개소로부터사기를당해,부모나양부모가팔아넘겨서위안소까지오게된10여명의조선인‘위안부’들이함께생활하고있다.온갖악취가진동을하는위안소에서꽁보리밥에단무지,건더기라고는없는묽은된장국으로연명하며날마다몇십명씩의일본군인들에게처참하게시달리는조선인‘위안부’들.그중에는죽은아기를낳은위안부,아기를낳자마자빼앗긴위안부,남에게갓태어난아기를건네준위안부,아기를낳지못하고임신한채로죽은위안부들도있다.생명이라고는존재할수없는위안소에서생명을품게된소녀‘나’는가장보고싶은사람인어머니를향해날마다흐르는강물위에편지를쓴다.

절망을희석해야할의무를진우리들의이해와공감의여정
―설명할수없는것,전달할수없는것을이야기해고통을연대한다


전작인『한명』이피해자할머니들의실제증언수백개를직접인용하는방식으로일본군‘위안부’문제에문학이라는외피를입혀냈다면,『흐르는편지』는‘지금여기’에서고통을당하고있는소녀의자기고백을통해‘위안부’피해자의내적고통,그트라우마의한복판으로한발짝더걸어들어간다.
『흐르는편지』의주인공소녀‘나’는만주의위안소에살고있는열다섯살의일본군‘위안부’이다.제2차세계대전의광풍이절정에달했던1942년,비단공장에취직시켜준다는말에속아중국까지끌려오게된조선인소녀‘나’의이름은‘금자’이지만위안소에서는일본군헌병이붙여준이름‘후유코’로불린다.날마다일본군인에게몸을빼앗기는고통속에서이름까지잊히게된‘나’가어느날자신의몸에생명이깃들었음을알게되면서소설은시작된다.

어머니,나는아기를가졌어요.
어머니,나는아기가죽어버리기를빌어요.
눈동자가생기기전에…….
심장이생기기전에…….

열세살이라는어린나이때부터끔찍한폭력에노출되어온주인공의절망적인목소리는“국가적차원에서저질러진극단적이고유례없는성폭력”(작가김숨)인‘위안부’문제의참담함을보다구체적이고입체적으로전달한다.“설명할수없는것,전달할수없는것”(문학평론가박수현)을기어코이야기하여상상을초월하는타인의고통을,절대로이해불가능한이해를진실로이해하려는끈질긴시도가이책에담긴것이다.
전시戰時라는극단적인시공간속에몰려있는주인공소녀는자신이품은생명이자라나는동안에도같은조선인위안부,일본군인들,중국마을의민간인등이끊임없이죽음을당하는장면을목도한다.그리고그죽음의행렬에서역설적으로“죽고싶지않다는생각”이야말로가장강력한삶의의지임을깨닫는다.

아무도죽지않았으면좋겠어…….죽지마…….살아…….
제발아무도죽지마…….
아가야,죽지마…….내아가,내아가…….

글을읽고쓸줄도모르는소녀가써내려가는절절한편지글속에서생명의존엄이라는문제를부상시켜작가가피력하고자하는‘살아남은’사람들을향한귀중한문학적바람과의지를읽을수있다.문학이역사를기억하고고통을연대하는,김숨의또한편의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