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양장본 Hardcover)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양장본 Hardcover)

$14.00
Description
한국 사회 중산층 가족이 빠져든 정신적 퇴행의 국면을 그리다!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하여 선보이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제6권 『알지 못하는 모든 신들에게』. 정이현의 이번 소설은 2017년 9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것으로, 대도시의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한 가족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일상을 다루고 있다. 현대 도시라는 도식적 공간 속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이기적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을 투영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진정한 자아와 만나지 못하는 이 시대의 중산층의 불안한 삶의 고민을 담고 있다.

1990년대 초반 건설된 신도시에 사는 무원은 대학 강사를 하다 아버지의 유산인 지방 호텔의 경영을 맡기로 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다. 중2 딸 도우와 집에 남게 된 아내, 약사 세영은 남편과 잠시 떨어져 있지만 그간의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도우가 반대표를 맡으며 자연스레 학부모회 임원이 된 세영은 크고 작은 학교의 일들 속에 행정적인 일들 처리에 낯설기만 하다.

그러던 차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아이들이 연루되어 열린 학폭위에 참석할 일이 너무 괴롭기만 한 세영은 불참을 선언하고 남편이 지내는 지방으로 홀로 내려간다. 그러나 새로운 곳에서 자기만의 삶을 꾸려나가는 남편에게 어떠한 위로도 얻지 못하고, 세영이 불참한 그날의 학폭위는 가해자 아이들에게 유리하게 결론이 내려진다. 결국 피해자 아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들 앞에 벌어진 엄청난 일 앞에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고 도우를 비롯한 몇몇의 아이들은 자발적 조문으로 죽은 친구를 위로하는데…….
저자는 불미스런 사건 앞에 반발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전작의 인물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자조 섞임 읊조림인 동시에 뒤로 물러섰던 과거의 나에 대한 반성이기도 한 이번 작품을 통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의 화해를 시도한다. 이번 소설 속 인물들은 도의적 책임과 그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일 뿐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구체적 행동에 나서지는 않지만 자신 안에 존재한 이기적인 자아를 마주하며 자신 역시 그 폭력의 시스템 안의 작은 고리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까지 나아간다. 전작의 소설들 속에서 당면 문제에 도망치는 인물군들을 그려냈던 것에서 진일보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저자

정이현

1972년서울에서태어나성신여대정외과와서울예대문창과를졸업했다.2002년『문학과사회』로등단했으며,소설집『낭만적사랑과사회』『오늘의거짓말』『상냥한폭력의시대』,장편소설『달콤한나의도시』『너는모른다』『사랑의기초―연인들』『안녕,내모든것』,짧은소설『말하자면좋은사람』등이있다.<이효석문학상><현대문학상><오늘의젊은예술가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009
2부065
3부109
작품해설149
작가의말165

출판사 서평

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과함께하는
[현대문학핀시리즈]소설선여섯번째책출간!


당대한국문학의가장현대적이면서도첨예한작가들을선정,신작시와소설을수록하는월간『현대문학』의특집지면<현대문학핀시리즈>의여섯번째소설선,정이현의『알지못하는모든신들에게』가출간되었다.2017년9월호『현대문학』에발표한소설을퇴고해내놓은이소설은현대도시라는도식적공간속타인에대한무관심과이기적인사회를구성하는사람들을투영하고있다.결국은타인이아닌자신을외면하는삶의방식으로,자신의내면에존재하는진정한자아와만나지못하는,이시대의중산층의불안한삶의고민을담은작품이다.

[줄거리]

1990년대초반건설된신도시에사는무원은대학강사를하다아버지의유산인지방호텔의경영을맡기로하면서가족들과떨어져지낸다.중2딸도우와집에남게된아내,약사세영은남편과잠시떨어져있지만그간의일상을유지하며살아가고있다.도우가반대표를맡으며자연스레학부모회임원이된세영은크고작은학교의일들속에행정적인일들처리에낯설기만하다.그러던차평소잘알고지내던아이들이연루되어열린학폭위에참석할일이너무괴롭기만하고,세영은불참을선언하고남편이지내는지방으로홀로내려간다.그러나새로운곳에서자기만의삶을꾸려나가는남편에게어떠한위로도얻지못하고,세영이불참한그날의학폭위는가해자아이들에게유리하게결론이내려진다.결국피해자아이는스스로목숨을끊고,그들앞에벌어진엄청난일앞에아무도책임을지는사람은없고,도우를비롯한몇몇의아이들은자발적조문으로죽은친구를위로한다.

“표준화된도시공간속거짓평화에매몰되어가는인간들의투사도”

1990년대초반지어진신도시대단위아파트단지를배경으로한이소설의주인공세영은작은약국을경영하며딸도우의교육에온힘을쏟고,남편무원은대학강사를그만두고아버지가유산으로남긴지방의호텔을직접경영하며신도시아파트의재건축위원회일까지맡아보고있다.자기가족의안온이외에는관심없는이들은다른이의인생에개입하거나역으로누군가가자신의삶에끼어드는일에본능적인거부감을가지고있다.겉으로는큰문제없이살아가는것처럼보이는이들은그러나실제로는부부간의각별함은사라진지오래고,학교폭력,자살,왕따,재건축,사이버상의불감증이란현대인의병증속에서그들이면에잠재되어있는허약한정신적인기반을투명하게노출하는인물들이다.표면적으로는안전지대에자리잡은듯보이나이들은획일화된지역공동체안에사는사람들의도덕적인지체와정신적인타락의모습을가감없이드러내는전형적인군상들이라고할수있다.

“아마도나는,나와영원히화해하지못할것이다”

이소설의「작가의말」은이렇게시작한다.“‘아마도나는,나와영원히화해하지못할것이다’라고끝나는소설을쓴적이있다.오랫동안그것을생각했다.‘것이다’는단정인가,추측인가,예상인가,결심인가.이소설은어쩌면그하나의문장에서시작되었다.”
불미스런사건앞에반발하지못하고슬그머니동조할수밖에없었던전작의인물들에대한작가자신의자조섞임읊조림이며동시에뒤로물러섰던과거의“나”에대한반성이기도하다.
정이현은이번작품을통해과거의“나”와현재의“나”의화해를시도한다.

소설마지막세영은학교폭력의피해자로결국은죽음을택한친구의빈소를찾아간딸도우를빈소에서강제로끌어내는대신자신도그자리에주저앉아울고싶다고독백한다.남편무원은사이버공간에서숨어익명의자아로살던것을후회하고잘못된모든것을차단하고,딸도우는친구의아픔을함께나누지못한것을미안해하며친구의마지막을지키는것으로그예를다한다.
물론소설속인물들은도의적책임과그죄책감에괴로워하는모습을보일뿐문제해결을위한어떤구체적행동에나서지는않는다.하지만자신안에존재한이기적인자아를마주하며자신역시그폭력의시스템안의작은고리일수있다는사실을깨닫는데까지나아간다.전작의소설들속에서당면문제에도망치는인물군들을그려냈던것에서진일보한결과라할수있다.

한국사회중산층가족이빠져든정신적퇴행의국면을그리고있는이소설은표면적으로는안전지대에자리잡은듯보이는사람들이보여주는위태로운일상을통해우리사회의이면에잠재되어있는병적인기반을고스란히드러내며인간이스스로를속이며저지르는죄악들은우리의삶을포박하고종내는모두의미래마저위태롭게만들것임을투명하게보여준다.

거짓평화에매몰된‘표준화’된도시공간에서살아가는모두에게던지는질문!
“당신은,그리고우리는정말안녕한가”


정이현의소설은인간이스스로를속이면서저지르는죄악들이채무처럼우리의삶을포박하고종내는미래를열어나갈아이들의삶마저위태롭게만들것임을두렵게경고하고있다.이러한과정을통해그의소설은현대도시의세태를세밀하게지면에묘파한리얼리즘서사이자눈에보이지않고느끼지도못했던신과초자연적인세계를향해영혼이깨어나는순간을그린영적체험담이라는중층적인구조를갖게된다.억울하게죽은아이의장례식장에외롭게남아있는또다른아이들의모습으로끝나는소설의마지막장면은얼마나비통하고슬픈가.이풍경을통해정이현의소설은우리에게마지막경고를내리는듯하다.어른들이저지르는은밀한폭력이소중한아이들을떠나보낼것이며,투명한거짓으로지은세속도시는머지않아신이지배하는거룩한불모의세상이되리라는두려운진실말이다.
-이소연,「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