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에튀드 (다와다 요코 소설)

눈 속의 에튀드 (다와다 요코 소설)

$18.00
Description
인간 사회에 동화되어 살았고 인간들 사이에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스타 북극곰 삼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동물적 정체성을 찾고자 하며 삶을 향한 굳은 의지, 사랑과 예술에 대한 강한 욕망을 드러낸다.
언어와 언어 사이를 줄타기하며 인식의 세계를 항상 낯설게 하는 작가 다와다 요코의 『눈 속의 에튀드Et?den im Schnee』(2014)가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한 다와다는 일본어와 독일어 2개 언어를 사용하여 일본 문학과 독일 문학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혹은 어디에든 속하는 초국적이고 혼종적인 작품을 발표해 왔다. 이 소설은 일본어로 쓰였다가(2012년 『눈의 연습생』) 독일어로 쓰였는데(2014년 『눈 속의 에튀드』), 다와다 요코를 한국에 최초로 소개했던 독문학자 최윤영 교수가 독일어 판본을 우리말로 옮겼다.

베를린 동물원의 북극곰 크누트(2007년 3월 23일)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크누트_(북극곰)
이누이트의 전통과 그리스 신화의 ‘칼리스토’, 단군신화의 ‘웅녀’에서 『아타 트롤』, 「곰 세 마리」, 『곰돌이 푸』, 『내 이름은 패딩턴』, 테디 베어에 이르기까지 곰은 수천 년 동안 인류 문화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되어 왔다. 다와다는 이 새로운 소설 『눈 속의 에튀드』에서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인 곰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전 세계적으로 ‘크누트 마니아 현상’을 일으켰던 독일 베를린 동물원의 유명한 아기 북극곰 크누트(2006~2011)로부터 실마리를 얻어, 여기에 그녀 특유의 상상력을 더하여 북극곰 삼대의 연대기를 탄생시켰다.

각각 익명의 북극곰-딸 곰 토스카-손자 곰 크누트의 이야기 세 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장마다 화자가 교체되고 그에 따라 어조가 바뀌는 다양한 서술 층위를 가지고 있다. 제1장의 북극곰은 냉전 시대 소련에서 서커스단의 곡예사로 일하다가 자서전을 쓰게 되는 인물(동물)이다. 당시 소련의 많은 작가들이 그러했듯 이 북극곰 또한 망명의 길을 걷는다. 제2장에 등장하는 곰 토스카는 앞 장의 북극곰의 딸로, 발레리나의 꿈이 좌절되어 서커스단으로 옮겼다가 세계 순회공연까지 하게 된다.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서커스의 흥망성쇠를 함께하는 인물(동물)이다. 제3장의 곰 크누트는 토스카의 아들로, 인간들로부터 모성애를 강요받던 토스카에게 버림받는데 이로 인해 오히려 인간들 사이에서 스타덤에 오르는 인물(동물)이다. 인간 사회 안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진 곰은 동물원으로 내몰리고, 시대는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라는 새로운 역할을 곰에게 떠맡긴다.
『눈 속의 에튀드』에서 특기할 만한 부분은 동물 이야기라고 하면 으레 우화와 같이 인간 사회의 은유로 여기게 마련인데, 다와다는 이 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의 시선이 아닌 동물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는 것이다. 즉 동물의 내면 깊숙이 파고들어, 인간의 입장에서 동물이 응당 그러하리라 짐작했던 바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에서 직접 항변하고 있다. 그렇기에 삶을 자술하는 동물의 기록은 독특한 문학적 장치로서 기능하게 된다.

[…] 작가의 진정 새로운 착상은 곰에게 자서전을 쓰도록 하는 데 있으며 이로써 ‘곰 이야기를 쓴다’는 작업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차원을 보여 준다. 자서전自敍傳의 정의가 필리프 르죈이 주장하듯 자기가 자기 삶에 대해 쓴 글이라는 점, 또한 거기에 자서전의 진실과 약속이 담겨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작가는 자서전이라는 정의까지도 동물을 등장시켜 허구임을 드러내고 유희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의 곰은 이제까지 자기가 살아온 삶이 아니라 살아갈 미래를 글로 쓴다고 하지 않는가. 삶과 글의 관계는 이렇게 전도된다. […]
_ 428~429쪽, 「작품 해설」에서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어느 한 방향에서 부감하거나 고착화된 관점에 매몰되는 것을 거부해 왔던 다와다는 이번에도 능수능란하게 월경越境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 혹은 한 인물과 다른 인물이 겪는 이야기의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곰의 언어로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삶을 그림으로써, 낯익은 것을 낯설게 만들어 진면목을 마주하게 할 뿐만 아니라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이면까지 새롭게 들여다보게 한다.
창의적인 곡예와 철학적인 깊이가 담긴 『눈 속의 에튀드』는 다와다의 독보적인 상상의 세계를 보여 주는 동시에 이민자, 사회화, 동물 보호, 환경문제, 계급 등 우리 시대의 사회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아울러 그녀 스스로가 이미 경험한 바 있는 정체성의 혼란과 예술을 향한 욕망, 사랑을 매우 섬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로 그려 낸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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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와다요코

독일베를린에살면서독일어와일본어,두나라말로글을쓰는작가다와다요코는1960년일본도쿄에서태어났다.1982년와세다대학제1문학부러시아문학과를졸업한후독일로이주했다.1990년독일함부르크대학대학원에서독문학석사학위를,2000년스위스취리히대학에서독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
1979년시베리아횡단열차를타고홀로독일로건너갔던열아홉살의경험은삶의지축을뒤흔들었다.기나긴기차여행동안물을갈아마시며서서히낯선세계에가까워진그녀는독일에도착하여전혀알지못했던언어를새로익히면서그때까지알았던세상과사물을송두리째다시보는전율적인체험을하게된다.이사건은그녀로하여금‘언어’자체에천착하도록했고,언어가지닌‘매체’로서의불안한혹은불편한속성은다와다문학의일관된주제가되었다.
다와다에따르면언어는자아와세계를매개하는데,평소에는실감하지못하다가새로운언어를새로운매개로서사용할때비로소우리가이언어(매개)를통해생각하고발화해왔음을깨닫게된다는것이다.아울러머릿속에서아무런성찰의과정없이흘러나오는말들은세계의진면목을파악하지못하도록하므로,그녀는이에안주하려는인식의자동화에제동을걸고세상의잊히고버려진또다른측면을다른방식으로다르게보고자부단한문학적시도를아끼지않는다.
장편소설로『용의자의야간열차』『뜬구름잡는이야기』,소설집으로『개사위들이기』『데이지차의경우』,문학에세이로『부적』등다수의작품이있다.
1991 군조신인문학상
1993 아쿠타가와류노스케상
1996 아델베르트폰샤미소상
2000 이즈미교카문학상
2003 이토세이문학상/다니자키준이치로상
2005 괴테메달
2011 무라사키시키부문학상/노마문예상
2013 요미우리문학상/예술선장문부과학대신상
2016 클라이스트상
2018 일본국제교류기금상/전미도서상번역부문/카를추크마이어메달
2019 아사히상

목차

『눈속의에튀드』에부쳐

눈속의에튀드
 제1장할머니의진화론
 제2장죽음의키스
 제3장북극의추념

작품해설
다와다요코작품목록

출판사 서평

제1장할머니의진화론

나는‘손잡이’라는단어가떠올랐다.그렇다,나는내운명을조종할수있는손잡이가필요하다.그러려면내자서전을계속써야한다.내자전거는바로내언어다.지나간것이아니라나에게일어날모든것에대해쓸것이다.내삶은내가글로고정시킨그대로흘러갈것이다.
소련의서커스단에서곡예단원으로활동하던북극곰은라틴댄스를연습하다가부상을입는다.다행히총살되지않고행정직원으로전직하게된그녀는서커스단을대표해회의에참석하거나하면서인간사회에깊이동화되어간다.그러는동안그녀는문득글을쓰고싶다는강렬한욕망에휩쓸려자서전을집필하기시작하고,이자서전『내눈물에대한박수갈채』는베스트셀러가된다.그러나이로인해그녀는시베리아강제노동수용소에보내질위기에처하고본인도모르는사이에시민단체의도움으로서독으로망명을당한다.작가로대우받으며자서전을계속해서쓰도록강요받던북극곰은결국캐나다로망명하게되고,결혼과출산을겪으면서동독으로망명한다.

제2장죽음의키스

바바라가내앞에서면그몸은언제나완전히긴장한상태였다.오로지혀만나긋나긋하고부드러웠다.그녀가내게모든것을다주듯혀를내밀었을때말이다.첫번째키스이후에바바라의인간영혼이한조각한조각내몸안에녹아들어왔다.내가상상했던만큼인간의영혼이낭만적이지는않았다.영혼은대부분언어로구성되어있었는데일상의이해가능한언어뿐아니라많은망가진언어조각들,그리고언어의그림자들과아직단어가되지않은이미지들이었다.
무명북극곰의딸토스카는동독에서발레리나를꿈꾸지만,힘센암곰이라는이유로번번이아무역할도맡지못한다.우연찮게조련사바바라의눈에띈토스카는바바라의서커스단에합류하여그녀와팀을이루게되고,이이색적인콤비는세계서커스계에센세이션을불러온다.그러나엄마와달리인간의언어를구사하지못하는토스카에게는꿈속에서바바라와몽롱한대화를나누는것만이유일한교감의순간이다.엄마의자서전에붙들려있는토스카를위해바바라는토스카의전기를써서엄마의자서전에서벗어나게해주겠다고약속한다.세월이흘러베를린장벽은무너지고서커스는쇠락한다.

제3장북극의추념

나를키운것은남자호모사피엔스다.그런일이잘되기는드물고거의기적과같은일이다.이기적이나의삶의이야기라는것을이해하기까지는시간이상당히걸렸다.마티아스는진정한포유동물이다,그의종족이상으로.왜냐하면그는나에게우유와그의시간이라는젖을주었기때문이다.그는모든포유류의자랑감이었다.
베를린동물원의크누트는태어나자마자엄마토스카에게버림받고인큐베이터에잠시머물다가사육사마티아스의극진한보살핌아래자란다.크누트의삶은자의식이강했던할머니와엄마의삶과는전혀달랐는데,동물원이라는울타리안에서인간의도움을받으며갇혀살았지만아이러니하게도그들보다훨씬행복했다.그는자신을엄마처럼돌봐주는마티어스와즐거운시간을보냈고엄마에게버림받은북극곰이라는사연이널리알려지면서전세계적인동물스타가된다.그뿐만아니라기후변화를경고하는심벌로서도명성을떨친다.그러나아기곰이아기곰으로있을수있는시간은그리길지않았고크누트는또다시엄마와이별하고만다.

[해외서평)
●『눈속의에튀드』속동물캐릭터들은자연상태를미화하기거부하면서혼성적존재를추구한다._《하퍼스매거진》

●『눈속의에튀드』는압도적으로인간만을위한세계에서지각知覺있는곰이란어떤모습이어야하는지에대해익살스러우면서도심도깊은관점을선사한다._《뉴리버플릭》

●다와다의작품은브루노슐츠,실비나오캄포,프란츠카프카에비견할만하다.웅장한낯설게하기._《뉴요커》

●다와다요코는언어장인匠人이다.그녀는노련하게단어들을분절해택하거나,다다이즘과비슷한종잡을수없는방식으로이새로운소리들을의미로채워새로운단어를발명한다.그녀의시와구어퍼포먼스는작가로서의진귀한재능에대한증거다.산문일뿐더러실제사건과매우밀접하게연관되어있음에도불구하고『눈속의에튀드』는바로그동일한유형의시적어조를복제하는데성공했다.그녀는독자들이초반부터안락함을느끼는이소설에서홀로자신만의몽환적인세계를창조해냈다._도이체벨레아카데미

●다와다는공위에서균형을잡거나사냥하는것같이색다른관점에서글쓰기를바라보라고요구한다.우리는이처럼글쓰기를지적예술만이아니라신체적예술로도생각할수있어야한다._「3퍼센트」(로체스터대학교번역프로그램)

●언어유희와내러티브가터뜨리는폭죽._「나이트아웃@베를린」(독일미디어ㆍ문화블로그)

●일본에서태어난다와다요코가독일어로쓴,오롯이눈부시고절대적인환희를주는이소설은외래성과글쓰기두가지모두에대한가장신선한해석이다._제니퍼크로프트(평론가ㆍ번역가)

●다와다는이초월의공간-생각건대너무도명백하게인간의것인언어가,인간이아닌다른종과의상상의친밀감을가지도록만드는공간으로독자를완벽하게데려간다._「풀스톱」(서평ㆍ인터뷰사이트)

●다와다는언어가창의적사고를맥동하는삶으로이끌수있다는진리를입증한다._《보스턴글로브》

●북극곰을주제로한곡예같은글쓰기로다와다요코는비현실과현실의경계를거닌다._《WLT(오늘의세계문학)》

●『눈속의에튀드』는망명,이주,사랑에관한담론들로넘쳐흐르고인간이라는것의의미에대해질문을던지는등여러층위에서작동한다._《스펙테이터》

●다와다에게있어글을쓴다는것은위안이다-곰들이작중에서자연스럽게쓰듯이우리가쓸수있는유일한길은,부분들을그러모아우리내부에언어로가지고있는지도몰랐던본질적인무언가를표출하는것이다.『눈속의에튀드』의위대한승리는이과정을문자화하고,표현의형이상학적문제를구체화된서술로치환하는데있다._《봄BOMB매거진》

●더할나위없이근사한다와다의이야기는유동적인세계속개인의운명을극적으로보여준다._《뉴욕선》

●새로운유럽소설의독특한편집증적문체에대한두드러진공헌._《브루클린레일》

●특출한재주를가진북극곰삼대의삶을연대기형태로기록하면서,환상적인재능을가진다와다요코는명성,예술,수감,의식의본질에대한인상적인관조觀照를보여준다.다와다는단연코오늘날내가가장좋아하는작가중의한명이다.누구도감히읽은적없을만큼,황홀하고,당혹스럽고,무시무시할정도로아름답다.『눈속의에튀드』는가히그녀의최고작이다.이곰들의눈에비친것처럼,인류가이토록감동적으로낯설게보인일은지금껏없었다._로라반덴버그(작가)

●대담하고위대한줄타기곡예._WDR(서부독일방송)

●『눈속의에튀드』작품전반에나타나는서정성과아름다운필치는그언어를전혀곰다운것이아니게한다.이기묘한전제를지나치기란어려운일이겠지만,일단그렇게만된다면명성,이민,기후변화,인권,전쟁,그밖의수많은토픽을다루는복합적인이야기가열린다.다와다는동물에관한책이인간을꿰뚫는훌륭한통찰을제공할수있음을보여주는작가들의대열에합류했다._「바벨매거진」(번역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