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시대(하): 20세기 역사

극단의 시대(하): 20세기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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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세기 자서전
『극단의 시대(하): 20세기 역사』. 이 책에서 다뤄진 시기 대부분이 자신의 생애와 일치하는 올해 팔순의 에릭 홉스봄은, 역사극의 배우이자 시대의 관찰자로 때로는 역사에 휘말려들어가게 된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설명한다. 저자는 20세기를 1914∼1945년의「파국의 시대」, 1945년 7월∼1973년의「황금시대」, 1973∼1991년의「산사태 내지 위기의 시대」로 나눴다. 77년 가운데 50년 정도가 전쟁과 혁명과 위기로 점철된 파국 혹은 산사태의 시기인 셈이다. 그럼에도 20세기는 엄청난 경제적 폭발을 통해 석기시대 이래 일어난 사회적 혁명 중 가장 심각한 혁명을 경험한 놀랄 만한 시기로 묘사된다.
저자

에릭 홉스봄

1917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오스트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19년에 가족이 모두 비엔나로 이주했다가 1931년에 다시 베를린으로 이주하였다. 그러나 히틀러의 집권으로 이들 가족은 최종적으로 1933년 영국에 정착하였다. 케임브리지의 킹스 컬리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였으며, 1982년까지 런던대학교의 버벡 컬리지에서 사회경제사 교수를 지냈다. 이후 영국 아카데미 및 미국 아카데미의 특별회원이자 뉴욕의 신사회연구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 교수, 버크백 칼리지 명예교수로 재직하며 왕성한 활동을 한다. 또한 그는 활동하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로 손꼽힌다. 초기 저작들은 주로 19세기에 초점을 맞추나 한편으로는 17·18세기 및 20세기에 관해서도 저술해 왔으며 정치, 역사서술, 사회이론뿐 아니라 필명으로 재즈 비평가로 활동할 정도로 문화비평과 예술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대표작으로 역사에 관한 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가 있다. 이 밖에 <노동하는 인간>, <산업과 제국>, <원초적 반란자들>, <극단의 시대> <노동의 세기, 실패한 프로젝트> 등이 있다. 지병인 백혈병으로 수년간 고통을 받았던 그는 2012년 10월 1일 폐렴으로 인하여 9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목차

제10장 사회혁명:1945-90년
제11장 문화혁명
제12장 제3세계
제13장 '현실사회주의'

제3부 산사태
제14장 위기의 몇십 년
제15장 제3세계와 혁명
제16장 사회주의의 종식
제17장 전위예술의 사멸 ─ 1950년 이후의 예술
제18장 마법사와 도제 ─ 자연과학
제19장 새로운 천년기를 향하여

참고문헌
기본문헌에 대한 소개
역자 후기
인명 색인

출판사 서평

한 세계가 끝나는, 아니 한 천년기가 막을 내리는 상황을 불과 몇 년 앞둔 이 시점의 지구촌은 어떤 모습인가? 1999년에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맞을 것 같지는 않지만 세기말의 빛깔은 잿빛이다. 냉전의 종식을 뒤이은 것은 평화가 아니라 제3세계와 전(前) 제2세계 곳곳에서의 전쟁과 무정부상태이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과 나머지 세계 사이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인류가 어디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나아가 인류의 미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까지 인류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왔는가(또는 해결하지 못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될 것이다. 에릭 홉스봄의 이 책은 '우리 시대'인, 방금 막을 내린 '단기(短期) 20세기'를 다루고 있다.「극단의 시대」가 당분간 21세기의 20세기 사가들의 필독도서가 될 것이라는 평자들의 지적이 타당한 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이 진정 "20세기의 자서전"이 될 자격이 있다는 데에 있다.

거꾸로 본 '좌우 동거시대'의 진실
「극단의 시대」는 20세기를 겨우 2년 남짓 남겨놓은 현시점에 금세기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흥미진진한 책이다. 흥미진진하다 함은 이 책이 이른바 딱딱한 전공서적이라기보다는「20세기의 자서전」에 가깝기 때문이다. 책에서 다뤄진 시기 대부분이 자신의 생애와 일치하는 올해 팔순의 에릭 홉스봄은, 역사극의 배우이자 시대의 관찰자로 때로는 역사에 휘말려들어가게 된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설명한다.
이해를 돕느라 저자는 20세기를 1914∼1945년의「파국의 시대」, 1945년 7월∼1973년의「황금시대」, 1973∼1991년의「산사태 내지 위기의 시대」로 나눴다. 77년 가운데 50년 정도가 전쟁과 혁명과 위기로 점철된 파국 혹은 산사태의 시기인 셈이다. 그럼에도 20세기는 엄청난 경제적 폭발을 통해 석기시대 이래 일어난 사회적 혁명 중 가장 심각한 혁명을 경험한 놀랄 만한 시기로 묘사된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러한 사태를 인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러시아를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혁명이 19세기 역사에서 그러했듯이 1917년 10월 혁명은 금세기에 중심적인 사건이었으며, 따라서 저자가 이해하는 20세기는 무엇보다도 1917년 러시아혁명에 의해 형성되고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끝난 시대였다.
요컨대 저자는 20세기를 19세기 유럽문명이 1, 2차세계대전과 파시즘의 도전으로 붕괴되는 과정에서 등장하고 부상한 소비에트 공산주의라는 한「극단」(사회주의 내지 소비에트 유토피아)과, 전혀 제한받지 않는 시장경제를 신봉하면서 자본주의에 의해 갈수록 빠른 속도로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초자유주의적 신념이라는 또 하나의「극단」(자본주의 내지 초자유주의 유토피아)이 공존, 아니 병존했던 시대로 정의한 것이다.
저자는 소련이 2차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함으로써 자본주의를 구제했고, 또 냉전시대에는 자본주의에 대한 자극제 역할을 함으로써 또다시 자본주의를 구제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냉전은 처음부터 동등하지 않은 세력 사이의 싸움이었고, 냉전을 필요로 했던 것은 방어적인 소련이었다기보다는 오히려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측이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찾아온 20세기 말의 위기는 황금시대에 이뤄진 보편적인 세계경제의 위기로서, 당해 지역의 정치 사회 경제적 형태에 관계 없이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적인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사회주의나 자유주의와 같은 19세기가 낳은 프로그램적 이데올로기들이 오늘날의 위기에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자본주의를 지탱해온 자유시장의 논리와 무관한 과거의 유산들 이를테면 프로테스탄트 윤리, 당장의 만족에 대한 자제, 근면의 윤리, 가족으로서 져야 할 의무와 신용이 급속히 사라지면서 이제 우리는 어디서 여행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만 하는지도 모르는 세상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평자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이렇듯 비관적인 홉스봄의 진단보다는 20세기가 문명과 문명이 처음으로 충돌하는 시대이며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신대륙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보는 페르낭 브로델의 진단에 더 기대를 거는 편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잊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시키는 것을 역사가의 임무로 삼으면서, 인류가 인정할 수 있는 미래란 과거나 현재를 연장함으로써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고백하는 홉스봄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